안녕하세요. 당장 오늘 하는 컨텐츠에 지금 써봤자 언제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생때 겪었던 일화를 써보려고 합니다.
초등학생 당시 저는 학교내에서 아람단이라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아람단을 모르는 햄치즈들이 있다면 걸스카우트, 보이스카우트 같이 (이것도 모르면 어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체험활동 등을 하는 연맹입니다. 유니폼 입고 활동하는 단체인거죠.
4학년부터 가입이 가능한 아람단 내에서 2년간 활동을 하며 어느덧 6학년이 되었고
그러던 중 4학년의 신입 아람단원들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 중 만났던 후배를 편하게 A라고 부르겠습니다.
A는 꽤 조용하면서도 나긋한 성격인지라 왈가닥 하는 저와 안 맞을줄 알았지만
제 이야기도 재밌게 들어주고 반응 해주는 놀기에 아주 좋은 동생이었어요.
서로 아주 잘 맞아서 저도 A와 노는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여름방학을 맞이함과 동시에
아람단에서는 부산으로 2박3일 체험활동을 떠나는 통신문이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6학년들은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었지만 저는 놀러가는것을 좋아하고 부산을 한번도 가보지 않아
가겠다고 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6학년수에 맞게 조들이 구성되었고 저는 이 A와 같은 조가 되었습니다.
조 안에 편한 동생이 있다는건 저로써는 더 좋았죠. 이번 여행은 아주 즐거울 것 같았습니다.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일정이었고, A는 당연히 저와 같이 앉게 되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부산은 어떨까,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A는 저에게 한가지의 비밀을 말하고 싶다고 조용히 말문을 열었습니다.
무슨 비밀이길래 이렇게 조용히 말하나 싶었는데
A가 말한 비밀은 '자신이 귀신을 볼 수 있다.' 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이런말을 들은... 당시 6학년 햄치즈는.... 솔직히 안 믿었습니다!
무서운게 딱 좋아! 같은 만화책 좋아하고 괴담 좋아했던 저지만은...
솔직히 같이 놀던 A가 갑자기 귀신을 본다고 고백한다..?
별로 믿음이 가진 않았어요.
하지만 나름 진지하게 말하는 A의 표정과 대놓고 거짓말이라고 놀리기 뭐해
일단 믿겠다고 하고 이야기를 더 들어주었습니다.
당시 A의 말을 기억나는대로 정리하자면
사람마다 특유의 기운이 있는데 이 기운에 따라 곁에 귀신이 있고 없고가 간혹 보인다.
물론 모든 사람 옆에 늘 귀신이 있는건 아니지만 가끔 이 타고난 기운이 약하면 귀신이 더 잘 보이고
기운이 좋으면 오히려 귀신이 곁에 다가오질 않는다. (진짜 기억나는대로 적은겁니다) ㅋㅋㅋ
그러면서 언니는 이 기운이 좋아서 늘 곁에 귀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언니가 편하고 좋았다. 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솔직히.... 전혀 믿진 않았지만 A가 나름 좋다고 표현해주는 방식일까 싶어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넘겼습니다.
그 후 부산에 도착해 활동을 즐기면서 까먹게 되었죠.
그리고 그 날 저녁 갑작스런 호우가 쏟아지면서 저녁 일정이 취소되었고
저희는 단체로 머물게 된 숙소로 이동하여 밥을 먹고 씻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숙소는 당시 2인이 들어가는 마치 기숙사? 같은 곳이었습니다.
단체로 오게 될 경우 머무는 그런 곳이었던것 같아요.
저는 A와 같은 방을 쓰게 되었는데
기숙사 같은 방에는 2층침대 그리고 간이 책상, 옷을 넣을 수 있는 수납장만이 있었습니다.
기억을 되살려 당시의 구도를 그려봤습니다.
되게 낡아 보이는 숙소였고 솔직히 저희끼리는
숙소 욕을 좀 했었습니다 ㅋㅋ
아무튼 어느덧 취침 시간이 되면서
저는 1층 A는 2층에 누워 잠을 자기로 했습니다.
당시 호우는 저녁 늦게까지 계속 내렸고 내일 일정은 괜찮을까
걱정하며 잠에 들었던것 같아요.
그러던 중 몇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A가 저를 깨우더니 제 옆에서 자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창 밖에는 비는 아까보다 더 많이 내리는지 천둥소리와 함께 엄청난 빗소리가 들리더군요.
창 밖엔 나무도 있어서 이따금 나무가 창에 살짝씩 부딪히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갑작스럽게 천둥과 비까지 더 쏟아지고 있으니 무서워서 그런건가 싶어
저는 흔쾌히 제 옆에 A를 자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비좁긴 했지만
활동으로 피곤했던 저는 더 이유를 묻지 않고 그대로 잠에 들었어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A에게 새벽에 비가 많이 내려
무서웠던거냐 하며 물었지만 돌아온 A의 말은 달랐습니다.
A의 말이 빗소리에 잠에 깨서 창문을 쳐다보니
두 사람이 창가에 서 있었다는겁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두 사람은 머리를 축 늘어뜨리고 서로 손을 잡고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한 사람이 손을 들어 창문을
톡, 톡톡...톡톡
두드리고 있었다는군요.
그걸 보자마자 너무 무서워 바로 제가 있는 1층으로 내려온거라 말했습니다.
솔직히 좀 소름돋긴 했습니다만은.... 별로 믿기진 않았습니다.
얘가 컨셉을 계속 유지하기로 한건가..싶기도 했고요.
숙소 밖에 나무가 심겨져 있었고 밖은 꽤 어두웠으니 나무를 사람으로 착각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래도 많이 무서웠겠다. 그래도 지금은 안 보이지? 같은 이야기를 하며
씻고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고 다른 친구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려는데
친구들끼리 조금 어수선하더라고요.
왜 그런가 싶어 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선생님들끼리 아침에 뉴스 이야기를 하던걸 들었는데
어젯밤 이 근처 바다에서 갑작스런 폭우에 휩쓸린 사람이 생겼다고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커플이었고? 아직도 시신은 찾지 못했다고 하더라.
같은 이야기 였습니다.
솔직히 여기까지 듣고 A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나더라고요.
A가 새벽에 봤다던 창 밖의 두 사람은 바다에 빠져 아직 찾지 못한 두 사람이었을까.. 하고요.
당시 집에서 돌아온 후 관련 뉴스 기사를 찾은 기억이 있는데
실제로 시신을 찾지 못했다는 기사를 봤고 그걸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며 소름 돋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거의 10년보다 더 된 이야기이고 지금 찾으려보니 잘 찾아지진 않더라고요.
저는 딱히 귀신의..존재를 크게 부정하는것도 아니지만은
A가 정말 귀신을 보던 친구였을까? 생각하면 잘은 모르겠습니다
지컨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상 이야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