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이 어떤 분에게는 조금 부담스럽거나 불편할 수 있을것 같아 미리 양해를 구하고 글을 올립니다..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이만큼 알아야 할 필요는 없는것 맞고, 치료도 힘든데 이렇게 안하셔도 됩니다~~~
저는 그냥 제 개인적인 성향으로.. 알아야 직성이 풀릴것 같고 아이가 아픈데 뭐라도 안하면 답답해서 알아본거라..
그리고 틀린 내용이 있으면 어느 분이던 편하게 꼭 지적해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아이가 AML 이라 제가.. ALL 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래도 결과지 보는 방법은 비슷해서 한 번 남겨놓습니다.
FISH 검사 결과는 보통 염색체의 이상을 발견할 수 있고, 이것으로 진단을 확정하고 알려진 예후군을 판단하여 향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씁니다.
여기서 봐야할 것은 원글에 제리님께서 댓글 남겨주셨듯이 abnormal signal 이 몇개 있는가, 그리고 Cut off 이상으로 검출되었는가가 중요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FISH 검사는 왼쪽의 그림처럼 염색체에 형광물질을 뭍힌 후
이것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으로 검사하는 기법입니다.
(쉽게 풀어서 쓴거예요..)
어떤 형광물질은 염색체의 특정한 위치에 달라붙어서 색깔을 보이는데
이때 녹색으로, 빨간색으로.. 만약 유전자 재배열로 섞였다면 주황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이 숫자를 세어서 정상인 패턴, 비정상인 패턴의 갯수를 세고 Cut off % 이상 발견하면 문제라고 얘기합니다.
FISH 검사는 아주 정확한 검사이지만, Cut off 가 있는 이유는.. 모든 세포가 동일한 정도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어서 병리학적으로 통계기법을 통해, "이 정도 까지는 정상"의 범위를 설정한 겁니다.
그래서 염색체 이상의 종류에 따라 Cut off 도 다르더라고요.. (8;21)은 0.6%가 Cut off 이고 등등..
어려운 얘기는 끝났고, 그냥 Cut off 이상 검출되면 안된다 또는 0이 되어야 한다 라고만 기억하시고, 결과지를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음.. 하나 더 추가해서,
새로운 세포 (백혈구)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세포를 "복사" 해야 합니다.
(조금 더 맞는 설명으로는 백혈구 전단계의 세포가 분열한 후 이것이 성장하여 백혈구가 됨, ALL 의 경우 림프구 계열 백혈구가 문제)
근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복사의 과정에서 문제가 되면, 세포 속에 있는 염색체 배열이 같은 순서가 되지 않고,
일부가 서로 위치가 바뀌거나 없어지거나, 과도하게 늘어나있거나 등등의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진단서 공유해주신 글과 인터넷에서 조금 검색해보니 CRLF2 와 IGH 는 서로 관계가 있는 위치인것 같습니다만 ALL 은 잘 몰라서;;
아무튼, 현재 몸의 문제를 발견했으니까 치료를 하면서 CRLF2 유전자에 이상이 있던 세포들이 다 없어지는지, 그리고 IGH 유전자를 이용하여 더 정밀한 검사 (MRD를 이걸로 본다는것 같네요 진단서와 제리님 댓글을 보면요)를 해서 미세하게 남은 잔존 암세포마저 없어지는지를 정량(숫자로)으로 본다는 얘기이고 앞으로 진단서를 보실때 이 부분을 중점으로 보시면 안심이 되실것 같습니다.
FISH도 정량검사라고 할 수 있긴하지만 정밀한 검사 기법은 아니라서 MRD는 RT-PCR 또는 다른 정밀한 검사들을 통해 보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염색체와 유전자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보태면..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배운것 같지만 전혀 모르겠는 이런게....
22쌍의 상염색체와, 남자 XY / 여자 XX의 1쌍의 성염색체가 있는데..
비유를 하자면
염색체에는 주소가 있고, 그 주소에 유전자 단백질이라는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Xp22 (X염색체의 짧은 쪽 22번째 위치)와 Yp11(Y염색체의 짧은 쪽 11번째 위치) 라는 주소에는,
CRLF2 라는 유전자 단백질이 달라붙어 살고 있습니다.
(X나 Y 그리고 숫자로 된거는 염색체 얘기, 영어로 이름 붙은건 유전자 얘기)
근데 세포 분열하면서 해당 위치에 뭔가 문제가 생겼고, 올려주신 진단서에는 CRLF2 라는 단백질이 정상보다 과도하게 발견되었다.. 라고 읽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ALL 은 정말 잘 모르겠어요... 죄송합니다. 대충 이런 뜻이였습니다.)
번외로, AML 에서 RUNX1-RUNX1T1 재배열 (이전의 이름 : AML1-ETO) 라고 하는 t(8;21) 즉, 8번 21번 염색체 전좌(서로 바뀜)은,
이 그림처럼 8번 염색체의 긴쪽 21번 위치에 있는 RUNX1T(ETO) 유전자와
21번 염색체의 긴쪽 22번 위치에 있는 RUNX1(AML1) 이라는 유전자의 위치가
서로 바뀌어서 존재하는 경우 입니다.
요즘 카페에 몇개 글 올라오는 RUNX1 유전자 돌연변이의 경우는, 염색체 이상과 별개로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다시 비유하면, RUNX1-RUNX1T1 재배열은 서로 집주소가 바뀌어서 주민들이 다른 집에 달라붙었다..
RUNX1 유전자 돌연변이의 경우는 주민에게 문제가 생겼다.. 라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 검사지 읽어볼때 단어하나하나 번역해보곤했는데 설명을 쉽게 적어주셔서 이해가 잘되는것같습니다.
저도 배우고갑니다 감사해요~^^
어머나~세상에나 ㅠ
버섯이님...어찌 이런수고를 ~~
남의 일인데도 지나치지 않고 이렇게 정성스럽게 설명을 올려주시다니 너무나도 감동입니다 ㅠ
도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찾아보니 CRLF2가 ph -like
인가보군요 . 예후가 안좋다고 나와있네요 ㅠㅠ
저도 글 올리기 전에 논문 있는게 있어서 좀 보긴했는데요, """잘은 모르지만"""
PH-like (Philadelphia chromosome-like) B-ALL 환자에서, CRLF2 과발현이 자주 발견된다고는 합니다만..
CRLF2 과발현이 곧바로 PH-Like 인것인지 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 예후 관련해서는 CRLF2 과발현에 JAK2 유전자 변이가 동반된 경우 예후나 치료 반응이 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때 JAK2는 검출되었다는 얘기 없지 않았던가요?.. 이것 외에도 예후 판단에 좋은 영향, 나쁜 영향이 있는것들이 많아서.. 특히 ALL 쪽은 잘 모르지만 결과지 볼 일 있으면 보고나서 검색 한 번 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얘기도 인터넷을 거쳐서 드리고는 있지만) CRLF2와 관련된 예후는 환자의 구체적인 임상적 및 유전학적 상황,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 그리고 그 외의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너무 인터넷에 있는 글만으로 낙담하시거나 불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량 예후군에서도 얼마든지 치료 경과가 좋고 건강하게 회복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긍정적인 마인드로 환자와 같이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버섯이 (아빠/소아AML/23.03.09진단) 인터넷 이리저리 찾아봐도 CRLF2발현이 ph-like 라고만 되어있네요 ㅠ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먼저 우려하시는 Ph-like BCP-ALL일 가능성이 있는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먼저 말씀드렸듯이 예후군으로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 치료에 보다 더 집중하시고 가족분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랬었듯이 진단받고 몇달은 인터넷에 매달리며 밤마다 울었던것 같네요...
빨리 안정 찾으시고, 먼저 교수님 회진때 궁금하신것은 꼭 여쭤보시기 바랍니다.
100 사람이면 100 사람 모두 다 각자의 케이스가 있고 똑같은 사람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 몇자 적어봅니다.
1. CRLF2 과발현이 있는 원인이 여러가지 일겁니다. P2RY8-CRLF2 퓨전, IGH@-CRLF2 재배열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JAK2 돌연변이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 두가지가 동반해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2. Ph-like BCP-ALL은 불량 예후군이 맞고, 그 원인도 여러가지 인데 그 중 IGH@-CRLF2 재배열은 Ph-like BCP-ALL 에서만 발견되었다는 논문도 있네요. 원인이 여러가지인 만큼 이 경우가 아닌 Ph-like BCP-ALL도 물론 있습니다.
그래서 올려주신 검사지만으로는 CRLF2 과발현이 있다로만 읽힙니다.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위의 1, 2는 각각 독립적인 사건이라 CRLF2 과발현이 곧 Ph-like BCP-ALL이다 확정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리고 JAK2 변이도 발견되지 않았고, FISH 검사에서 IGH@-CRLF2 재배열도 검사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IGH 염색체 위치는 (14q32) 입니다. 일단 지금 검사지상에서는 못 봤던것 같아서 CRLF2 재배열이 있다고 하기에도 조금 조심스럽네요..
아, 그리고 미세잔존암 검사에서 IGH_FR1 발견됨 이거는 위의 얘기들이랑 별개입니다.
https://ksgd.org/file/forum/vol05.pdf 이거 보시면 해당 검사가 어떤 검사인지 무슨 의미인지 설명이 나와있는데,
병변이 있는 림프구가 얼만큼 있는지 찾는 검사 방법이라고 이해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어쨌든.. 교수님께 최대한 많이 여쭤보시고, 인터넷에서 봤더니 유사 필라델피아 라는 얘기가 있더라 예후는 어떤가 등등 다 여쭤보세요~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조금 오래된 논문이긴 하지만 참고했던 논문 링크 드립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404310/
최근 연구에서는 다를 수 있으니 이대로 보시기보다는.. 다시 말씀 드리지만 교수님께... ^^;
아, 그리고 진단서 다시 읽어봤는데.. gain 이라는 부분 때문에 과발현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한거라서,
CRLF2에 어떤 형태의 변이가 있다는건 제가 잘못 해석했을수도 있습니다.
제가 적어드린건 교수님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소통하기 위한 백그라운드 지식으로만 보시고..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의견은 교수님께 들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버섯이 (아빠/소아AML/23.03.09진단) 안녕하세요?
답글 감사합니다
미세 잔존암검사에서 IGH FR1 이것이 2개 검출되었다고 나와있어요
이것은 그럼 무엇을 의미하는지요? ㅠ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앗… 저희 딸도 다시 입원하고 하다보니 댓글 달린걸 못 봤었네요 죄송합니다.
전에도 댓글에 짧게나마 남겼듯이 해당 검사는 남아있는 백혈병 암세포가 얼마만큼 있는지를 알아보는 검사입니다.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검사 원리는, 림프구의 유전자 배열을 분석해서 다양성을 봅니다. 림프구의 유전자는 우연에 기반해서 다양한 유전자 배열의 림프구가 태어나는데, 암세포는 스스로 죽지 않고 똑같은 복제를 무한히 만들어내는 특성이 있어서, 그림과 같이 유전자 배열을 그래프로 그렸을때 삐죽 튀어나오는 모습이 있다고 합니다.
이 검사는 또 아주 정밀한 검사라, 현미경으로 파악할 수 없는 아주 미세하게 남은 잔존암도 알아낼 수 있어서 이걸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고 합니다.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또, 그런 이유로 B-림프성 백혈병에서는 유전자나 염색체 변이 종류와 관계없이 이 검사를 통해 얼만큼의 암세포가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떤 변이를 알아낸다기보다 잔존암이 얼만큼이냐 알 수 있고요..
물론.. 치료 과정에서 항암을 거듭하여 이 잔존암이 줄어드는 폭이 클수록 예후가 좋다고 합니다.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이미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https://youtu.be/x6akDMDqyGc
아직 못 보셨다면 보시고나면 조금 더 이해가 되실것 같습니다.
PLAY
@버섯이 (아빠/소아AML/23.03.09진단) 안녕하세요? 저희아이는 1차항암끝내고 2주전에 퇴원했구요. 퇴원할때 했던 골수검사결과 듣기까지 일주일이 한달같고 너무 맘조리며 신경을 썼더니 스트레스로 제가 병이 났네요 ㅠ 의사가 혹시나 우리아이에 대해 놓치는부분이 있나 의심?도 되어서 부모라도 아이상태를 알고 있어야 되는거아닌가 싶어 의무기록떼어서 이것저것 많이 찾아봤지만 알아볼수록 점점 어렵기만하고 ㅠ 참 이렇게 힘든병이 세상에 왜 존재하나 싶어 속이 상해서 잠을 못자고 힘들었던 날이 아직도 많네요 ㅠ
버섯님 글읽고 참 대단하신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여러 회원분들 질문에 답글 달아주신부분을 보더라도
생명공학쪽을 공부하셨거나 관련과를 전공 하신분이 아닐까 추측이 되지만 자식으로위해 공부하신것 치고는 전문성이 높으셔서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실 답답해서 혹시 버섯님께서 답이라도 달아주실까 매일 들어왔었는데 그동안 따님이 병원입원 했었다니 부디 별일아니길 바래 봅니다 ..
저희 아이는 관해판정 받고서 현재는 휴식기인데 일주일전 첫외래때 관해판정받은날 (골수아세포 0.05) 받은 피검사에서 간수치가 갑자기 6배나 올라서 유지치료로 먹고있던 면역억제제인 소론도 복용을 중단했네요 ㅠ
@스포드(보호자 ALL/23년7월14진단)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관해가 잘 되었다는것은 항암제의 효과가 좋아 암세포들이 잘 없어졌다는 증거이니까요! 앞으로도 좋은 결과들 이어져서 아이가 건강히 완치되길 바라겠습니다.
“빨리” 라고 하고싶지만 겪어본 입장에서 몇년이 걸릴 긴 레이스를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없어서요..
올해는 마감된걸로 알고있고 자격요건도 있습니다만, 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부모 대상으로 “mom 케어 건강검진” 지원사업도 있더라고요..
스포드님도 장기전을 위해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겠습니다.
…. 아.. 그리고 전공은 전혀 다릅니다 ^^; 그냥 논문 보는게 조금 익숙한 정도이고.. 어차피 퇴사하고 전업보호자로 지내어 시간도 많이 남아서 그렇습니다..
저희 아이는 공고항암 끝나고 열로 입원했는데, 지금도 병원에서 저랑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간 수치 올라서 우루사 먹고있습니다 ㅎ
대단하십니다!!
끝까지 화이팅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희는 매번 항암 끝날때마다 표적 염색체 변이에 대해서 PCR검사로 정량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LL이랑 다르게 AML에서는 MRD라고 얘기를 안하는 경우도 있고, 검사하는 방법이 좀 다르기도 한것 같아서
교수님께 여쭤보셔야 정확히 아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