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처음처럼’
신 교수가 쓴 대통령기록관 현판 교체에 누리꾼 비난 봇물
“억울하게 간첩사건에 연루돼 20년 옥살이 한 분”
“친일·남로당 경력있는 박정희는 왜 문제 안 삼나”
“억울하게 간첩사건에 연루돼 20년 옥살이 한 분”
“친일·남로당 경력있는 박정희는 왜 문제 안 삼나”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이 “과거 간첩사건 연루자가 썼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체성이 훼손된다”는 한 보수단체의 민원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쓴 정문 현판을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부의 편협한 사고를 질타하는 한편, 그런 논리대로라면 과거 친일 행적과 남로당 활동 경력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흔적도 지워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8일 <한겨레>의 ‘현판 글자에도 이념 잣대…신영복이 썼다고 교체’ 기사를 본 한 누리꾼(아이디 ‘솔**’)은 댓글에 “신영복 교수는 1960년대 후반에 억울하게 간첩사건에 연루되어 20년간 옥살이를 한 분이다. 사건 관련 사항은 기록을 찾아봐라. 때로는 거짓이 진실을 덮겠지만 결국은 진실이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썼다. 신 교수는 1968년 7월 중앙정보부가 주도한 대규모 공안사건인 ‘통일혁명당(통혁당)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년2개월 동안 감옥생활을 한 뒤 1988년 가석방됐다. 당시 신 교수가 수감 생활을 하며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정체성이 훼손된다”는 보수단체의 지적을 두고, “친일과 남로당 경력이 알려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왜 문제 삼지 않느냐”는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아이디 ‘@ib****’)는 “신영복 교수의 글씨 현판을 간첩사건 연루자 글씨라고 뗐다는데, 과거 친일·남로당 출신이 대통령할 때 만든 고속도로, 새마을도 뜯어내고 다시 깔아야겠다”고 꼬집었다. 다른 이용자(아이디 ‘@free*******’)는 “박정희는 공산주의 정당인 남조선노동당(남로당)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남로당에 가입해 활동했던 죄로 박정희는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군부 내 남로당원의 명단을 실토한 대가로 무기징역을 언도받았다”며 신 교수와의 형평성을 제기했다. 페이스북 사용자인 김아무개씨는 “전국 곳곳의 다까끼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이 창씨개명한 이름)의 글씨는 민원이 없어서 그대로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신 교수가 썼기 때문에 현판을 떼어야 한다면 그의 글씨체가 들어간 소주도 먹지 말아야 하는게 아니냐는 조롱 섞인 반응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을 내놓으면서, 당시 브랜드전문가로 활동하던 손혜원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이 신 교수의 글씨체를 따와 브랜드명으로 사용해왔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누리꾼 송아무개씨는 “처음처럼 소주는? 종북소주?”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누리꾼 민아무개씨도 “그럼 처음처럼도 마시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아이디 ‘@gdak******)는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사회도 그렇다. 보수는 대한민국을 나찌 독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혹관은 한 보수단체가 민원을 제기하자 지난해 12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쓴 정문 현판(위)을 새로운 현판(아래)으로 교체했다. 대통령기록관 제공.
한겨레. 2015. 10. 8.
첫댓글 어느순간부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어요.흐
내가하면 로멘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이라하죠
정치하는 사람들 보면 이말이 딱 어울리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