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안경은 구조상으로 크게 두가지 형태로 나눈다. 경통이 수직으로 뻗는 루프프리즘 타입과 경통이 두 번 꺽인 형태를 포로프리즘(porro prism) 타입이라고 한다. 포로프리즘 타입이 더 고전적인 형태이며 최근의 일부 쌍안경 전문회사들은 포로프리즘 쌍안경을 클래식 모델이라고 해서 아직까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대적인 형태와 사용의 편이성으로 인하여 최근의 고급스러운 쌍안경 대부분이 루프프리즘으로 가기 때문에 소비자가 루프프리즘의 선택만으로도 괜찮은 쌍안경을 구입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이런 경향을 비웃는 최고의 해상력을 갖는 포로프리즘 쌍안경인 니콘의 superior E 시리즈가 있다.
나의 최초 루프프리즘 쌍안경 사용기로 최근에 구입하게 된 pentax의 DCF WP 시리즈의 8x42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여기에 써보고 싶었다. 여기서 쌍안경의 배율에 대해 말하자면 앞의 8은 배율을 뒤의 42는 대물 렌즈의 크기를 의미한다. 쌍안경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물론 상(image)의 질(quality)이다. 쌍안경의 해상력에 대한 NEED 테스트 등이 있으나 여기서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고 pentax DCF WP는 현재 최고급 해상도를 갖는 니콘의 superior E 시리즈나 Venturer Lx, Swarovski ELs 보다야 낮은 값을 갖지만 Leica의 trinovid나 fujinon의 CD 시리즈 보다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조립의 완성도, 렌즈의 질, 렌즈의 코팅, 대물렌즈의 크기, 렌즈 설계에 의한 왜곡의 보정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사실 아사히광학의 phase coating이야 알아주는 기술력이다. 이외에도 쌍안경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사용자의 편이성과 쌍안경 자체의 내구성 및 무게, 외관 및 외부마무리 자재등 다양하다.
pentax DCF WP시리즈는 완벽한 방수 성능을 자랑하는 일단의 제품군으로 다른 쌍안경 전문 제업체에 비해서는 잘 안 알려진 메이커이다. 중요한 쌍안경 제조업체를 들자면 유럽의 Swarovski, Leica, Zeiss, Doctor, Steiner 등이 있으며 미국에는 Bausch & Lomb, Swift, Celestron, 과 일본의 Fujinon과 Nikon을 선두 주자로 하는 다양한 광학 업체가 있다. 전체 메이커에서 마이너 업체의 하나인 Pentax가 최고급 사양으로 내놓은 DCF WP 시리즈는 일반적인 루프프리즘 쌍안경의 기본을 따라가고 있다. 마그네슘 합금으로 이루어진 경통과, 질소충전으로 내부에 습기가 차는 일은 방지한 것이나, 1m 정도 깊이의 물에서 방수력 등이다.
외관이 모두 검은색 고무로 코팅 되어 왠만한 충격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물 랜즈 쪽의 코팅이 5mm 정도 튀어 나와 있어 충격을 예방하기보다는 너덜거린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고무 코팅은 겨울철에 맨손을 만질 경우 살이 달라붙는 경우가 없어진다. 루프 프리즘 쌍안경은 대부분 대안 렌즈쪽에 eye relief를 공간을 만는는 아이컵이 있어 접안렌즈부분을 똑하는 소리가 날때까지 당기면된다. 아이컵는 13mm 정도 뽑을 수 있고 여기에 맨눈을 딱 붙이면 관측시 주변 빛을 피하고 편안한 화각을 즐길 수 있다. 안경 착용자의 경우 뽑지 않은 상태로 안경에 바짝 붙여서 관측하도록 하지만 안경을 늘 착용하는 나의 경우 5mm 정도 뽑았을 때 가장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양쪽 눈의 시도차이를 조절은 pentax DCF WP시리즈의 경우 오른쪽 대안 렌즈의 아이컵을 회전시키는 것으로 가능하다. 오른쪽 아이컵에 양각으로 표시된 +, - 기호를 따라 한 스톱마다 딸각거리는 것으로 보정을 확일 할 수 있다. 대물렌즈용 캡의 경우 Fujinon의 CD시리즈와 같이 따로 떼어서 보관시 스트렙에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다. 니콘의 경우처럼 이러한 배려조차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이점에 있어서 swarovski에서의 캡처럼 경통에 매달리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본인이 갖고 있는 니콘 8X32 superior E와의 비교에서도 상의 질에서는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질이 낮은 쌍안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레어 현상이나 쌍안경의 주변부에서 물체의 선 부분에서 나타나는 색의 번짐현상은 없었으며 주변부와 중앙부와의 상의 외곡의 차이는 발견할 수 없었다. 비슷한 종류의 다른 제품에 비해 짧은 최소초점거리를 갖고 있으며 대물렌즈의 크기로 인하여 어스푸레한 새벽녘에서의 사용에 필요한 상의 밝기 또한 매우 만족스러웠다. 무게또한 750g으로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시야각이 넓은 표준적인 쌍안경이기에 야생조류 관찰등의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기 편해 보인다.
국내에서 이 쌍안경을 구입하려고 노력하다가 모 카메라 상점에 부탁한 결과 DCF WP라는 상표는 모든 쌍안경 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이름이라 정확한 제품명이 아니란 황당한(?) 설명을 듣고 인터넷을 통해 미국에서 운송료를 포함하여 45만원 정도에 구입하게 되었다. 현재 pentax DCF WP 8X42의 미국에서의 최저 인터넷 가격은 $265까지 떨어진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본인의 생각으로 비슷한 가격대에 비슷하거나 낮은 성능을 보인다고 생각되는 fujinon의 8X42 CD($454.69)나 Zeiss의 Diafun ($304.69), Leica Trinovids($639.69)보다도 낮은 가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pentax보다 약간 우위의 성능을 보이는 Swarovski ELs($1189.69), Zeiss Vitory($739.69), Nikon venturer Lx ($799.69), Bausch & Lomb의 Elite 8x42 Waterproof Binoculars ($749.69) 보다 훨씬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국내에서 이들 쌍안경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관세를 물더라도 인터넷으로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