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파치족의 추장이 연로하여 후계자를 선출하게 되었습니다.
아파치족의 미래를 이끌고 갈 추장 후보자는 체력,지혜,인품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젊은이어야 했습니다. 아파치족의 전통에 따라 많은 젊은 이들이 말타기,활쏘기,사냥기술,길 찿기,인디안 씨름 등 갖가지 관문도 도전아였습니다. 그 가운데 이 모든 과정을 걸치고 최종적으로 선발된 사람은 세명의 용사였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아파치 족의 노추장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파치의 자랑스런 용사들이여! 저기 눈 덮인 록키 산맥의 최고봉이 보이는가? 이제 아무런 장비 없이 저 꼭대기까지 홀라갔다가 제일 먼저 이 자리에 도착하는 사람에게 나의 추장직을 물려주겠노라."
아파치족에서 최고라고 불리우는 세 용사는 가시에 찢겨 피를 흘리고, 바위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하는 등 악전고투끝에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저마다 꼭대기에 갔다왔다는 증거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 중 가장 먼저 달려온 용사는 그 산 꼭대기에서만 피는 꽃 한 송이를 추장에게 바쳤습니다. 잠시 후 두번째 용사가 달려오더니 산 꼭대기 맨 윗부분에만 있는 붉은 빛의 돌조각을 증거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돌아온 세 번째 용사는 빈손이었습니다. 추장은 노여운 얼굴로 세 번째 용사를 바라보며 왜 빈손으로 왔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세 번째 용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추장님!, 저도 분명 저 산 꼭대기에 올라갔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서 저 산너머에 있는 비옥한 땅과 넓은 강물과 수 많은 버팔로떼를 보았습니다. 저는 누가 우리의 추장이 되든지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파치족은 저 산을 넘어가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노추장의 얼굴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활짝 퍼졌습니다. 앞서 온 다른 두 용사는 산 꼭대기에 올랐었다는 증거물만을 가지고 왔으나 세 번째 용사는 아파치족 전체를 위한 미래의 꿈, 미래의 방향성을 가지고 왔기 때문입니다. 노추장의 뒤를 이어 아파치족의 추장이 된 사람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이 세 번째 용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