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최근들어 채식에만 관심이 있고 육류섭취를 꺼리게 된데는 미국으로부터의 일방적인 정보유입도 문제라 아니할수 없다. 영양에 관한 대부분의 정보가 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것이 현실이다보니 일방적으로 그쪽 정보에만 귀를 기울여 한국인의 체질과 미국인의 체질을 동일시하고 마치 자기가 육류문화권에 사는 사람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다른 것은 들을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얼마전 TV에서 이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보았는데 채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육식은 몸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동물보호 차원에서도 무조건 육식을 금지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 나온 육식의 피해와 관련된 자료를 증거로 내보이는 것을 보면서 역시 그런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는 식물성 식품인 쌀을 주식으로 하는 쌀문화권에 속해있고 미국은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육류문화권에 속해 있다. 단순히 비교하자면 미국인들의 년간 일인당 평균 육류 섭취량은 122kg (1998년)으로 우리의 4배(28.1kg)가까이 된다. 또한 동물성지방과 식물성 지방의 섭취량을 보더라도 미국의 경우 8 : 2로 동물성지방의 섭취량이 월등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과잉 육류섭취로 인한 폐해가 여기저기서 발표되고 어떻게 하면 균형잡힌 식생활로 건강을 유지시켜 나갈수 있을까가 영양학자들의 최대 관심거리가 되곤 했던 것이다. 육식 위주의 식사로 하루 섭취 칼로리의 40% 이상을 지방으로 섭취하기 때문에 10명중 3~4명이 심장병으로 사망하고, 대장암 사망률이 세계 2위인 미국의 경우 채식위주로 식문화를 개선하는 게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할수도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식육소비량 또한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의 식생활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동물성지방과 식물성 지방의 섭취량이 3 : 7로 나타나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적극 권장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지방 섭취량은 아직도 20%이하에 머물러 있고 심장병 사망률은 미국인의 16분의 1일에 불과한 상황인데도 그네들 기준에 맞추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사람 대부분이 고기만 먹는 것이 아니라 삼겹살에 상추, 마늘, 양파, 파세리, 깻잎등을 잔뜩 싸서 먹는 것이 일반화 되었고 그것도 모자라 어떤이는 김치도 넣고 마지막에 냉면이나 된장국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식탁에서 동물성지방의 섭취가 과다하다고 할수 있는지 의문이다.
균형잡힌 식생활로 세계최고의 장수국가라 일컬어지는 일본의 경우 일인당 육류소비량이 우리보다 조금 많은 42kg정도 이지만 동물성지방과 식물성지방을 적절히 섭취하여 그들만의 식생활 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세계최고의 장수국가로서 동물성지방과 식물성지방의 섭취량을 5 : 5로 유지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육류섭취국가들의 식생활 개선 모델이 되고 있을 정도이다. 국민들의 육류섭취가 금지되었던 명치유신전의 일본인들의 체격과 육류섭취가 가능해진 지금 현재의 일본인들의 체격을 비교해보면 균형잡힌 식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 기억속에서 잊혀질수도 있지만 몇년전에 우리나라에 불었던 이상구 박사파동에서도 알수 있듯이 미국식 식생활의 폐해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좋으나 한국인의 식생활에 억지로 맞출려고 하는 것은 앞으로 지양되어져야 할것이며 언론 또한 그릇된 보도로 인해 우리 축산농가나 식육업계가 받는 타격에 대해서는 일말의 책임의식을 느껴야 할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등 육류소비국가에서 부는 스시를 비롯한 일본식 식생활 바람이 건강한 삶을 원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람과 미국사람을 동일시하는 그런 시각은 반드시 시정되어져야 할 것이다.
농협중앙회 조사에서도 채식논쟁이후 고기 판매량이 줄어든 곳이 소위 부자동네라고 일컬어지는 강남지역이 두드러졌다고 하는 조사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육식회피는 건강악화만을 초래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눈앞에 드러난 미국식 식생활의 폐해만 보고 고기를 많이 먹으면 심장병에 걸려 당장이라도 쓰러질것같은 착각속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때다.
뿐만아니라 이번의 채식파동에서 보듯이 우리의 식육업계는 연달아 터지는 구제역, 0-157, 광우병파동과 같은 사건들에 아무런 대응조치도 없이 그저 언론에서 보도하는데로 당하는 듯한 무기력함을 나타내고 있는데 바로 그런 것이 이번과 같은 채식논쟁을 불러왔지 않았나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단적으로 광우병에 걸린소나 사람 한명도 발견된 적이 없는데 마치 소고기를 먹으면 내일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보도해 육류소비를 떨어뜨리는 언론 보도행태에 대해 아무소리도 못하고 그저 빨리 잊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 가지고서는 식육업게의 발전은 요원할 따름이다.
문제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육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홍보하는데 너무나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모두가 자기하고 직접적인 상관이 없으면 남몰라라 하는 것이 이번에도 그대로 표출되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잘못된 구제역관련 보도로 손해를 본 영국의 축산농가들이 단체로 손해배상청구에 나섰다는 보도가 그래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식육에 관한 대국민 홍보와 소비촉진을 위해 일본처럼 “식육소비 촉진 종합센타”와 같은 기관이 하루빨리 설립되었으면 좋겠지만 더도 말고 앞에 언급한 채식주의자들이 TV 대담프로에 나와 채식에 대해 열심히 그것도 마치 종교적인 신념하에 일사불란하게 채식의 우월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처럼 우리 식육업계에서도 그런 열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