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1.1.23 토요일 14시~17시 30분
장소 : 각자 집
참석자 : 나무, 루스, 송알, 도치, 오니, 슈토, 하진, 온도
https://youtu.be/sVEXyBiBbMwhttps://youtu.be/sVEXyBiBbMwhttps://youtu.be/sVEXyBiBbMw
온도님이 추천해주신 적재씨 노래로 시작하는 자유독서모임 후기입니다~ 적재의 <나란 놈> 감상하면서 모임의 즐거움을 되살려보아요~
(온도님이 추천하는 또 다른 적재 노래 : <잘지내>, <talk> <the door>)
하진 , <행복의 기원>-서은국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싶어서 읽었는데,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왜 인간이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 다윈의 진화론과 관련해서 설명한 책이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것이었다는 대목이었다. 유전적으로 외향성이 강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소극적인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복잡한 일 때문에 만남을 망설이는 것이지, 역시 사람과의 만남에서 행복을 얻는다는 문장에 공감했다. 어떤 사람은 행복을 위해서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게 신기했다.
▶ Q. 뭘 할 때 행복하신가요?
하진 - 원초적인 욕구가 충족될 때 행복하다. 맛있는거 먹고 누워있을 때 단순한 행복을 느낀다.
나무 - 지금 쇼펜하우어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행복은 고통의 부재라는 말이 나온다. 쇼펜하우어 말에 따르면 행복은 현재 느낄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은 회상에서만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나도 공감한다.
슈토 -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때 행복하다. 어렸을 때 개미를 좋아했는데, 개미집을 보고 있으면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다.
송알 - 해외에 나갔을 때 굉장히 행복해진다. 현실에서 벗어나 온전히 이방인으로 있을 수 있을 때,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
온도 - 기본적인 에고가 충족될 때 행복해진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을 때 행복하다.
오니 - 코로나 때문에 집에 강제로 갇혀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서 불행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찾다가 어렸을 때 하던 비즈공예나 뜨개질을 시도 하고 있다. 내 취향을 파악할 때, 뭐가 좋은지 알 게 될 때 행복해지는 것 같다.
도치 - 돈 걱정 없이 살아갈 때 행복하다. 식당에 가서 돈 생각하지 않고 메뉴를 시킬 때, 그게 맛있을 때 행복하다.
루스 - 취향을 찾아갈 때 행복을 느낀다. 책 읽을 때 행복을 많이 느낀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내 취향을 깨달을 때, 나 자신을 더 알아가는 느낌이다.
온도 ,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 김유진
연초나 연말에 생각 정리하고 싶을 때, 동기부여가 되는 책을 읽는다. 4시 30분에 일어나서 자기계발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새벽은 온전히 내 의지로만 이뤄질 수 있는 시간이다. 4시 30분에 일어나는 게 너무 비현실적이었지만, 어떻게 동기부여가 되는지는 알게 되었다. 작년에는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읽어야지 하고 다짐했고, 독서모임까지 가입했다.
▶ Q. 2021년의 계획이 무엇인가요?
온도 - 나만의 컨텐츠나 자격증 등 나의 능력과 커리어를 키우는 게 목표다. 또한 건강한 것.
루스 - 올해 계획과 작년 계획이 비슷하다. 작년에는 일주일에 3회 이상 30분씩 운동하기, 책 100권 읽기, 천자문이 목표였다. 올해는 거기에 더해서 느슨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 새해, 설날, 추석 때 지인들에게 안부 인사 돌리는 게 목표다. 또한 1월 1일부터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내 문장 쓰기가 목표다.
슈토 - 3월까지는 토익 850점을 넘는 게 목표다. 4학년이기 때문에 취업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원하는 병원에 들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면 내가 원하는 멋있는 모습에 가까워질 것 같다.
도치 -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결과적으로 지키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맞춰서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지 생각하는 편이다. 올해 처음으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목표는 부모님으로부터 정신적/금전적 독립을 하는 것이다. 6시 30분에 일어나서 30분 정도 책을 읽고 여유있는 아침을 먹고 출퇴근을 하겠다는 루틴을 세웠다. 최종 목표는 코로나 종식 후 갈고 닦은 영어 실력을 해외에 나가서 써먹겠다는 것이다. 1주일에 한 권 이상은 책을 읽겠다는 게 목표다.
오니 - 1월 1일부터 일기를 열심히 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써서 빈칸을 남기지 않는게 목표다. 두 번째는 오늘 할 일을 절대 미루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목표는 하루에 책 한 페이지라도 읽기다. 기본적으로 게을러지지 않기가 목표다.
하진 - 저 역시 3월까지 토익 800점 넘기기가 목표다. 중국어를 배워서 코로나가 끝나면 대만에 가는 게 목표다.
송알 - 독립하기, 취직하기, 책 100권 읽기, 미니멀리즘 실천하기가 목표다.
나무 - 작년에 200권을 읽었는데 힘들었다. 올해 목표는 100권에서 150권 읽기가 목표다. 구병모 작가님의 [한 스푼의 시간]을 필사하는 것과 글쓰기가 목표다. 역시 가장 큰 목표는 건강하기라서 올해 초부터 식단 관리를 하고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도 올해의 목표다.
올해 독서모임에서 하고 싶은 목표는 글쓰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도치, <이상한 정상 가족> - 김희경
팔로우하고 있던 북스타그래머가 우리나라의 가족 구성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소설책인줄 알고 시작했는데, 한국의 가족주의가 사회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문서였다. 최근 아동 학대 사건이 있었고, 아이들에 대해 더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Q. 현재 당신에게 가족이란?
나무 - 체벌을 반대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해야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가 잘못했을 때 때리지 않는데,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는 왜 때리냐는 대목에서 충격을 받았다. 나의 부모님은 나를 방목하듯 키웠다. 어떤 선택을 하든 딱히 반대하지 않으셨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어 찾아가면 그 때 조언을 해주곤 하셨다. 내게 부모님은 원의 중심점 같은 느낌이다. 내게 가족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자리다.
도치 - 요즘 학교에서도 체벌에 굉장히 민감하다. 나 역시 어느 정도는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체벌이 있어야만 바른 길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종류의 가스라이팅이었던 것 같다.
온도 - 베이스캠프를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다. 각자의 길을 걷다가 다시 돌아와 쉴 때 만나, 각자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존재다.
송알 - 양가감정의 존재다. 정서적인 안정의 대상이기도 하고 심리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것도 맞고, 정말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떠나야만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 같다.
하진 - 가끔봐야 애틋한 존재 같다. 뭘 하고 싶다고 할 때, 내가 설득을 해야만 마지못해 허락하는 느낌이 있다. 베이스캠프 같은 느낌도 맞지만 너무 많이 보면 질리기도 하는 것 같다.
도치 - 어렸을 때부터 우리 가족의 분위기는 각자도생이었다. 가족 안에 있으면 안정적이고, 베이스캠프 같은 느낌이 들지만 냉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남보다 조금 더 가까운 사이같다.
슈토 - 우리 가족도 다 따로따로 다른 느낌이다. 가족 하나로 묶어서 설명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말뚝같은 존재들이라, 어쨌든 가족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다.
오니 - 딸들은 엄마랑 친하다고 하던데, 나는 엄마랑 너무 다르다. 나는 화가 나면 입을 다무는 편인데, 엄마는 말씀이 많아지신다. 그럼에도 너무 힘들 때면 어쨌든 가족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복잡하다.
루스 - 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어렸을 때는 화목한 가정을 부러워했다. 커서 보니까 겉보기에는 좋아보이는 가정도 별다른 것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가족을 이루고 싶은 생각이 없다. <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분들이 싸우기도 싸우면서도 잘 사는 걸 보고 함께 사는 것 가족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믿을 사람은 가족밖에 없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의심스럽다. 가족관계도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것 같다.
루스 , <필사의 기초> 조경국
이 책을 쓴 조경국씨는 필사를 시작한지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 고향인 진주에서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시집에 얇은 공책을 끼우고 다니면서 필사를 하고, 만년필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천자문을 10번 필사했다고 했다. 이 책의 부제는 '좋은 문장 잘 베꼈쓰는 법'이다. 저자는 이 책을 필사에 대한 가벼운 안내서 정도로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필사노트를 쓰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어느 순간 손으로 필사를 하는게 부담으로 느껴져, 디지털 타이핑으로 옮겨 가려고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필사를 좋아했는지 처음의 마음을 되살려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저자의 필사 경험을 담은 책이다. 왜 필사를 시작했는지, 왜 좋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부터 다양한 팁까지 적혀 있었다. 이분이 필사를 시작한 이유가 나와 정확히 같았다. 나는 책을 훼손하는 것을 싫어한다. 기억을 잘 하고 싶어서 메모를 열심히 하는데, 그게 필사의 계기가 되었다. 좋은 문장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싶은 욕심이 필사의 원동력이 되었다. 필사를 하는 행위 자체 보다는, 다시 들여다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해보여서 좋았다.
필사하기 좋은 장소와 시간이라는 챕터가 있었는데, 따로 없다는 게 답이었다. 자투리시간과 책을 펼 수 있는 작은 책상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게 이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이다.
▶ Q. 여러분은 필사를 해보셨나요? 어떤 마음으로 필사를 했고, 어떤 문장을 옮겨 썼나요?
송알 - 고등학교 때는 대입을 위해 수학공부하는 심정으로 필사를 했다. 주로 이상문학상이나 젊은 작가상을 받은 한국 단편소설들을 통째로 베껴쓰는 연습을 했다. 그게 좋지만은 않았지만 글쓰기 실력의 원천이 되었다고는 생각한다.
도치 - 내가 문장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타인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어서 필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내 의견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필사를 한다.
나무 - 필사한 것을 책으로 만들기 위해 타이핑을 했다. 2020년에 필사했던 것을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는 게 2021년의 목표다. 작년에 한 필사의 분량이 450페이지 정도 된다. 올해 목표는 손으로 필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온도 - 루스님이 "필사를 할 때 저자와 나란히 서 있을 수 있다"는 구절을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에 동감한다.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필사를 좋아한다. 필사 역시 카테고리화 하는 게 좋다는 말에 공감한다. 나 역시 마스킹테이프를 활용해서 카테고리화 하고 있다. 감정적 공감, 남들에게 말하기 좋은 문장, 알아두어야 할 문장 등등을 구분한다. 다시 읽었을 때 보기 편하기 때문이다. 필사한 문장에 내 문장을 적는 것을 좋아하는데, 저자와 대화하는 느낌도 들고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오니 - 나 역시 책을 훼손시키는 것을 싫어했다. 최근에는 이렇게 깨끗하게 읽는 게 나에게 무슨 소용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었지만 돌아서면 기억이 안나는 책이 많아졌고, 필사와 메모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예전에는 감명깊은 문장을 사진으로 찍어두고 다시 보는 데 그쳤는데, 요즘은 타이핑으로라도 필사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슈토 - 나는 잊지 않기 위해 필사를 한다. 비슷한 감정을 느꼈거나, 어렴풋하게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문장을 만났을 때, 반가운 마음에 필사를 한다.
하진 - 나는 대학생이 되어서 필사를 시작했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으로 필사를 시작했다. 내가 시인이 된 마음으로 필사를 시작했는데, 몰입하지 않아서 그런지 중간에 그만두게 되었던 것 같다.
루스 - 책은 꾸준히 읽었지만 필사를 시작한 것은 대학생때였다. 이사 다니면서 노트를 잃어버렸었는데, 그게 아쉬웠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문장들을 수집하기 위해서 필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나 내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 같은 문장들을 모으고 있다.
송알,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가난한 퇴역 군인인 대령이다. 그는 매일 군인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되었다는 통지서를 기다리는 데, 56년 동안 편지는 오지 않는다. 대령과 대령의 아내는 끼니를 걱정해야할 정도의 빈곤에 시달리는데, 대령은 연금만을 기다리며 생계를 위한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들의 유일한 재산은 죽은 아들이 남긴 싸움닭이다. 그 닭은 마을 청년들의 희망과도 같은, 상징적인 존재라 대령은 차마 팔지 못한다. 대령과 아내는 늘 닭을 파는 문제로 싸운다. 소설의 마지막 아내는 폭발해, 대령에게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사냐"고 묻는다. 대령은 "똥"이라고 대답한다.
빈곤 속에서 존엄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보통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해"하는 귀감으로 여겨진다. 이 책을 읽다보니 가난은 현실이고, 현실적인 빈곤 앞에서 인간의 존엄이라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깔끔하게 양복을 입고, 체면을 지키며 살아가는 대령에게 마을 사람들은 존경어린 눈빛을 보내는데, 나는 그게 또다른 폭력처럼 느껴졌다. 대령의 빈곤을 책임져주지도 않을 거면서 대령에게 닭을 팔지 말아야 한다고, 그게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요하는 것 같았다.
▶ Q. 만약 당신이 대령이라면 닭을 팔 것인가요? 계속 편지를 기다릴건가요?
루스 - 성격상 편지만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닭은 진작 팔고 없었을 것 같다. 자존심이나 존엄성이 배를 불려주지는 않는다. 그걸 지키겠다고 배를 곯는 것은 어리석은 것 같다.
나무 - 정부 기관에 찾아가서 따질 것 같다. 시위를 하고 요청을 할 것 같다.
송알 - 아들이 죽었을 때 닭을 팔고 다른 마을로 떠났을 것 같다.
오니 - 진짜 존엄성과 알맹이 없는 자존심은 구별해야하는 것 같다. 나도 닭을 팔 것 같다.
온도 - 닭을 팔고 또 다른 닭을 사서 재기와 회복의 또 다른 상징을 부여해서 키울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그 주인공 역시 통지서를 받고 출근을 하는데, 대령의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도치 - 주인공이 덜 배고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식욕은 가장 아랫단계의 욕구인데, 참을만하니까 닭을 팔지 않고 버티는 게 아닐까 하다.
슈토 - 하루정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돈이라면 안팔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팔고 도망가겠다.
하진 - 닭을 팔겠지만, 그러고도 마을에서 살아야 한다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계속 설명할 것 같다. 그럼에도 설득이 되지 않으면 도망가겠다.
나무, <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꿀벌을 좋아해서 따뜻하고 가볍고 감동적인 내용을 기대하고 읽었다. 여성기자인 작가가 양봉가 할아버지와 꿀벌을 통해서 어린시절의 상처를 극복해 낸 회고록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엄마는 자존감이 낮고 여린 인물이다. 남편과 이혼 후 외갓집에 갔을 때, 자식들을 돌보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할아버지와 작가와의 관계를 보면서 힐링이 되었다. 양봉에 대한 정보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괴로운 날엔 쇼펜하우어> 셀린 벨로크
고등학교 때 윤리시간을 좋아했고, 그 중 쇼펜하우어의 '허무주의'에 굉장한 흥미를 느꼈었다. 쇼펜하우어의 사상이 불교의 교리와 맞닿은 부분이 많고, 이 책에도 그 교리를 인용한 부분들이 많다. 쇼펜하우어의 유명한 제자가 니체인데, 니체는 스승의 사상에 염증을 느껴서 개인주의를 연구를 했다. 그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인물이 프로이트다. 그런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외투> 리꼴라이 고골리
1842년에 발표된 러시아 단편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평범한 하급 공무원이고, 글을 베껴쓰는 일을 한다. 주인공은 상사가 봉급을 더 많이 주는 일을 제안해도 그냥 지금 하는 일이 좋다고 안주한다. 이 사람에게는 오래된 외투가 하나 있는데, 수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았다. 어느 날 아카키는 돈을 아끼고 아껴서 새 외투를 한 벌 맡긴다. 아카키는 그 외투가 완성되면 바뀔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굉장한 과몰입을 한다. 외투가 완성되고 입고 출근 한 날 동료들은 축하파티를 하자고 한다. 그 날 저녁 아카키는 강도를 만나 외투를 빼앗긴다.
이 작가 이전에는 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만 나왔는데, 이 소설 이 발표된 이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그린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러시아 문학사에서는 중요한 소설이다.
▶ Q. 아카키의 외투처럼, 지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욕망했던 물건이 있나요?
나무 - 어릴 때는 그런 게 많았다. 중고등학교 때는 핸드폰이 나에게 '외투'같은 것이었다.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아카키가 부러웠다. 그렇게 욕망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게 부러웠다.
슈토 - 나에게는 명예가 그렇다. 좋은 대학 병원을 가고 싶은 것도 내 명예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토익 점수도 마찬가지다.
송알 - 중학생 때 나는 아카키가 외투를 욕망했던 것처럼 빈폴 코트를 욕망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게 없다. 물건은 절대 내 생활을 바꿀 수 없다. 물건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도치 - 어렸을 때 내가 욕망했던 것은 MP3 였다. 지금은 그런 게 물건은 없다. 다만 헬스를 욕망한다. 몸이 달라지는 게 느껴지니, 운동과 몸 가꾸기를 더더욱 욕망하게 되는 것 같다.
온도 - 서울에 대한 선망이 있었다. 실제로 서울에 잠깐 살기도 했었다. 신사동에 살았었는데, 그럼에도 이질감이 들었다. 나 역시 강남 토박이들처럼 살고 싶었는데,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지금 욕망하는 것은 아이패드나 카메라다.
하진 - 지금 당장은 내가 치러야할 많은 시험들이 외투 같다. 예전에는 키플링 가방을 욕망했다. 아이들이 따르던 유행을 욕망했던 것 같다.
루스 - 나에게 외투는 물건보다는 공연 관람이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 공연을 갈 수 있는데, 세끼 다 챙겨 먹으면 못 간다고 한다면 굶는 것을 택하는 것 같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가지 못한지 딱 1년 되었다.
오니 - 대학생때는 옷을 욕망했었다. 늘 유행에 맞춰서 새 옷을 다양하게 입고 싶어했다. 요즘은 의식주 중 "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니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최근 독립에 큰 관심이 생겼다. 혼자 산 지 거의 10년이 된 황선우라는 사람과 그의 김하나가 어떻게 함께 살게 되었는지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에세이다. 저자는 망원동 아파트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혼자 살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었다고 한다. 혼자 사는 데 염증을 느끼고 있는 차였다.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았고, 지금의 동거인을 꼬셔 아파트에 함께 거주하게 되었다.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정서적인 불안정함을 채워주며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이상적으로 생각되었다. 결혼은 보다 복잡한 문제가 예상되지만, 1인 가구 둘이 합쳐지는 것은 보다 심플하게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좋아보였다.
▶Q. 비혼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나무 : <피리부는 여자들>이라는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이웃에 사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혼자 살아도 자기의 안부를 물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배달음식을 함께 시켜먹을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보였다.
슈토 : 엄마가 혼자 살았으면 더 행복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비혼으로 발전했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행복해질 것 같지 않다. 차라리 결혼을 하지 않는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진 : 아버지가 그렇게 다정한 편이 아니다. 아빠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굳이 결혼을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알 : 현실적인 결혼이 그렇게 행복해보이지가 않았다. 할머니께서 고창의 관동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사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 사셨는데도, 마을 공동체 안에서 지내셨기 때문에 외롭지는 않았다. 나 역시 그런 공동체를 만나서 사는 게 꿈이다.
오니 : 남자 여자를 떠나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뤄서 살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럽다.
루스 : 혼자 산지 9년이 되었다. 가족을 이루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나 혼자 오롯이 이 집의 안위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 사람이 계속 혼자 있다보면, 부정적인 생각에 끝도 없이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맨날 집에 혼자 있으면서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결혼을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지만, 비혼으로 살겠다고 한다면 너무 가까운 친구보다는 적당히 선을 지킬 수 있는 메이트를 만나서 살고 싶다.
온도 : 20대에 바라보는 비혼과 30대가 보는 비혼은 다른 것 같다. 20대보다는 30대에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내 가족도 힘든데 다른 가족을 생각해야하고, 출산과 출산 후 경력단절에 대한 문제도 현실이다. 지금 현재로서는 나를 보호해 줄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사실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슈토 ,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이랑
아무튼 식물을 쓴 작가님이 쓴 식물에세이다. EBS에서 식물 관련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하는 분이다. 식물에 대한 경험과 감정을 서술한 책인데 술술 읽혔다. 그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나 역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식물의 성장에는 휴지기가 있다. 이 때는 비료와 영양제를 아무리 줘도 해가 될 뿐이다. 사람처럼 식물도 성장의 때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에게서 위로를 받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내게도 그런 대상이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 Q. 작가가 식물에게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여러분들에게도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대상이 있나요?
나무 : 식물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너무 공감이 간다. 나 역시 식물 덕분에 심리적으로 치유를 받았던 경험이 많다. 마음이 괴로운 사람이 있다면 식물을 키우는 것을 권해주고 싶다.
루스 : 음악이 내게는 그런 대상이다. 첫사랑이랑 헤어지고 나서도 가장 위로를 많이 준 것이 음악이었다. 평소에도 음악을 늘 틀어두는 편이다. 작년 4월부터 지금까지 바질을 키우고 있는데, 계속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위안이 되고 뿌듯했다. <아무튼 식물>을 읽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직접 식물을 키워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나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송알 : 예전에는 글쓰기가 그랬다. 찐한 짝사랑을 끝내고 난 뒤 소설을 쓰면서 극복했다. 내가 상처를 받고 성장을 하는 기록이 그대로 남는 게 좋다.
오니 : 최근에 뜨개질을 다시 시작했는데, 잡생각이 없어지는 게 좋다. 한 번 했다하면 3시간이 훅 지나가는데,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그 시간이 내게는 위안이 된다.
도치 : 취미가 내게 위로를 준다. 여러 취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상이 늘 바뀐다. 베이킹을 하는 걸 좋아했는데, 가족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게 기뻤다. 베이킹 덕분에 코로나 블루도 겪지 않고 이 시국을 잘 버텼다. 지금은 자취를 하는데 새벽시간이 위로가 되었다. 야경이나 새벽 풍경을 보며 넷플릭스를 보거나 와인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스스로에게 큰 위로가 된다.
온도 : 운전하는 것이 내게 큰 위로가 된다. 차 안은 온전히 내게만 주어진 공간이다. 슬픈 일이 있을 때는 그 안에서 통화하면서 울고 소리지르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한다. 일을 하는 중간에 낮잠을 자기도 하고, 무언가를 먹기도 하는데, 그럴 때 위안이 된다. 그 외에는 운동이 그렇다. 어떤 행위를 할 때 몰입을 하게 되면,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 같다.
하진 : 좋아하는 연예인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얼마 전 대만 배우에게 빠졌다. 순수하게 생긴 외모에 좋아하게 되었다. 긴 무명시절을 거쳐 스타가 된 사람인데, 그의 무명시절 영상에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비대면이었지만,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글쓰기 모임, 운동 모임도 기대되네요!!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 다음달에 만나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첫댓글 이번에도 빠른 후기를 올려주신 송알님! 1월 달장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이랑 함께 하니 이야기가 더 풍부해져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두들 주말 마무리 잘 하시고 다음 모임에 봬요 ^^
송알님 덕분에 알찬 시간 보냈어요!❤️
이렇게 빠른 후기까지!!!!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ㅋㅋㅋ 진짜 새로오신 분들이 많이 들어오셔서 더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나눌 수 있어서 꽉 찬 독서모임이었습니다!
음악까지 첨부해주시다니.. 넘나 서윗..
송알님 끝 멘트처럼 글쓰기, 운동 모임도 너무 기대됩니다!😆
줌 모임 처음 참여하봤는데 좀 뚝딱거리긴 했지만 재미있었어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얘기했어욬ㅋㅋ 좋은 모임이었습니당~~!
너무 재밌었어요!!!! 송알님 너무 수고하셨읍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한 모임이라 부담 많으셨을텐데 시간 순삭... 다 달장님 덕분이지요. 담 모임 때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