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의 대중화로 인해 1인 1디카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디카를 구입할 때는 언제나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격? 제조사? 화소수? 줌 배율? 디자인? 물론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건에 부합되는 카메라가 있다면 갈등할 이유가 없겠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모두를 만족시키는 카메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좋은 카메라의 기준은 무엇일까?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겠지만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고른다면 실패를 최소화 하고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1. 내 인생 첫 번째 카메라
첫 번째 자동차와 첫 번째 카메라만큼 고르기 힘든게 또 있을까? 욕심을 따르면 가격이 올라가고, 무작정 고급 제품만 탐하면 실력이 뒷받침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땐 기본에 충실한 카메라로 시작해 보는게 좋다. 후지필름의 F시리즈는 우수한 배터리 스태미너와 어두운 곳에서도 깨끗한 사진을 보장하는 점이 강점이다.
파나소닉의 FX 시리즈는 라이카 렌즈를 사용하여 광학 성능이 우수하고 손떨림 방지 기능을 채택하여 흔들린 사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시리즈 모두 저렴한 가격에 초보자도 꽤 우수한 결과물을 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평범한 3배 줌과 수동 기능이 약한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2. 블로그용으로는 이너줌 렌즈가 최고
모든 사람이 카메라로 작품을 찍을 필요는 없다.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가 조금 아쉽다면 휴대가 편리한 이너줌 렌즈가 가장 적합하다. 렌즈가 튀어나오지 않기 때문에 보관이 용이하고 촬영 대기 시간도 짧다. 즉,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도 재빨리 꺼내서 찍을 수 있다는 말이다.
블로그에 올리거나 일상에서 찍은 스냅 사진을 인화하는데도 500만 화소 이상이면 충분하고 소니의 T 시리즈나 삼성의 VLUU 시리즈가 이런 조건에 잘 부합되는 카메라이다. 대부분의 이너줌 디카는 디자인이 이쁜 대신에 두께가 얇아서 촬영시 흔들릴 가능성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3. 여행이 취미라면 광각 카메라
사진을 찍기 위한 여행(출사)이 아니라 일반적인 여행을 다닌다면 DSLR 카메라는 부담스럽고, 스냅 카메라로는 2%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이럴땐 컴팩트 디카 중 광각 카메라를 선택해 보자. 일반적인 컴팩트 디카가 35mm 정도의 화각을 가진데 비해 리코의 GX100이나 코닥의 V705는 23mm~24mm의 초광각을 지원한다.
이런 초광각 카메라를 이용하면 일반적인 달력사진이 아닌 조금 더 역동적이고 멋진 여행지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게다가 뒤로 물러나지 않아도 높은 건물이나 넓은 풍경을 한 장의 사진에 담기에 유리하다. 대신 망원 성능은 일반 디카에 비해 부족한 경우가 많다.
4. 내 인생에 작품 하나는 있어야 한다
사진을 취미로 할 생각이 있다면 과감하게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를 이용하는게 좋다. 렌즈를 교환해야 하는 불편이 있고, 수동 기능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하지만 한단계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에 뿌듯할 것이다.
최근 캐논, 니콘, 삼성, 올림푸스, 펜탁스, 소니 등 많은 제조사에서 DSLR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전통의 광학회사인 캐논과 니콘, 펜탁스의 경우에는 렌즈군이 다양한 장점이 있고, 올림푸스는 일반 디카처럼 LCD를 보고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 DSLR을 출시한 삼성과 소니의 경우에는 가격대에 비해 한 단계 높은 기능을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가격적인 부담과 액세서리 비용(렌즈, 세로그립 등), 동영상 촬영이 불가능 하다는 단점은 감수해야 한다.
5. 하이 아마츄어를 위한 고성능 DSLR
보급형 DSLR은 말 그대로 보급형일 뿐이다.
보다 전문적인 촬영을 원한다면 프로들이 사용하는 카메라에 눈을 돌려보자. 필름과 비슷한 크기의 CMOS 센서를 가진 캐논의 EOS 5D와 초당 10매의 초고속 연사를 지원하는 EOS 1D Mark III는 보도용 사진으로 쓰기에 손색이 없고, 넓은 색 표현력을 가진 후지필름 파인픽스 S5PRO은 스튜디오용으로 제격이다. 물론 프로급으로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결과물의 만족도는 가장 클 것이다.
6. 완벽주의자를 위한 고배율 카메라
DSLR이 일반 디카에 비해 표현의 폭은 넓지만 한계는 존재한다. 그런 부족함을 보완해 주는 카메라가 고배율 디카이다. 보통 광각에서부터 망원까지 10배 줌 이상을 제공하고, DSLR로는 구현할 수 없는 1cm 초접사와 동영상 촬영까지 가능하다. 스냅 디카에 비해 수동 기능도 어느 정도 맛볼 수 있고, 손 떨림 방지 기능도 채택한 경우가 많다.
올림푸스의 SP 시리즈와 소니의 H시리즈는 고배율 디카중 최고의 스펙을 자랑한다. 다만 높은 줌 배율 때문에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불균형적인 경우가 많다는게 단점이다.
7. UCC 세대를 위한 최고의 카메라는?
최고의 UCC를 위해서라면 핸디캠을 구입해야 겠지만 디카중에도 핸디캠 못지 않은 실력을 가진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산요의 VPC HD2는 HD급 화질을 제공하고 10배 줌을 지원하면서도 크기는 일반 핸디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 밖에 캐논의 파워샷 TX-1 역시 동영상 촬영용으로 특화된 카메라로 꼽을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핸디캠과 비슷한 10배 줌과 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지만 핸디캠에 비해 렌즈 밝기가 상대적으로 어두워서 야간 동영상 촬영에는 약점이 있다.
8. 손 맛을 느끼고 싶다면...
필름을 직접 갈아 끼우고 릴을 돌리는 필카 특유의 손 맛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 디카에서도 비슷한 손 맛을 느낄 수 있는 카메라가 있다. 엡손 R-D1s와 라이카의 M8 같은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RF 카메라)가 바로 그 것이다.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는 자동 포커싱 기능이 없어서 촬영자가 직접 촬영 대상까지의 거리를 지정해 줘야 하는 카메라로 사진 촬영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촬영이 실패할 경우도 자주 발생하지만 결과물의 완성도는 DSLR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앞서 말한 불편 외에도 연사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고를 수 있는 제품의 가격이 비싸고 선택할 수 있는 모델도 두 종류 밖에 없다는 단점도 고려해야 한다.
내게 잘 맞는 카메라가 최고의 카메라 우리 나라 사람들 중 일부는 집이나 자동차를 고를 때 필요 이상으로 넓고 비싼 것을 고르는 과시구매 성향이 있다고 하지만 카메라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집이나 자동차와는 달리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카메라를 아주 가끔 사용하기 때문에 비싸고 화려한 카메라 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카메라를 고르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컴퓨터로 사진 파일을 옮길 일이 없고 그저 휴대폰으로 즐기는 것도 충분하다면 휴대폰의 폰카도 훌륭한 카메라가 될 수 있고, 디지털의 시대에도 여전히 필카를 고집하는 정통파도 다수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