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고해 성사 관련 용어
대사
대사(大赦)란 보속을 면해 주는 것을 말한다. 고해 성사를 통하여 죄를 용서받았어도 그 죄에 따른 벌, 즉 잠벌(暫罰)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잠벌은 속죄를 통하여 사면될 수 있는데, 현세에서 속죄, 즉 보속을 다하지 못할 경우, 연옥애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대사란 이 보속을 면제해 주는 은사(恩賜)를 말한다. 현세에서의 보속은 미사, 영성체, 기도, 극기, 희생 등으로 할 수 있으나, 죽은 후 연옥에서는 스스로 보속을 할 수 없기에, 대사를 통하여 면제받게 된다. 예수님과 성인들의 공로로 잠벌의 일부 혹은 전부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일부를 없애 주는 은사를 한대사(限大赦), 전부를 없애주는 은사를 전대사(全大赦)라고 한다. 그리고 대사는 죽은 자를 위해 양도할 수 있으나, 1일 1회에 한한다. 이 한대사에 있어서 기간은 초대 교회에서 범죄한 자에게 공적으로 정해 준 보속 기간을 말한다.
연령. 연옥
연령은 세상에서 보속을 다하지 못하고 연옥에서 단련을 받고 있는 영혼을 말한다. 세상에서 지은 죄에 대한 잠벌이 남아 있는 영혼은 일정한 기간 동안 연옥에서 단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정화(淨化)의 기간이 끝나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사는 자들의 기도와 공로, 그리고 희생과 사랑의 실천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회에서는 연령을 위해 위령기도, 장례미사, 위령미사를 드리도록 하고 있다. 특히 11월은 위령의 달, 11월 2일은 위령의 날로 정하여, 연령을 위해 기도하도록 하고 있다.
연옥은 연령이 하느님 대전에 나가기 위해, 즉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연옥불에 의해 정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정한 장소라기보다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연옥은 최후심판 후에는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연옥은 성서에는 확실하게 계시되지 않았으나, 성전(聖傳)에서는 확실하다. 그래서 그레고리오 13세, 우르바노 8세 등의 교황과 트리엔트 공의화에서 이를 신조로 정의한 바 있다.
실고, 각고
이는 지옥과 연옥의 고통을 말한다. 세상에서 대죄의 용서를 받지 못하고 죽은 자의 영혼은 하느님을 직접 뵈올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기에, 악마와 더불어 영원한 벌을 받게 된다.
실고(失苦)란 대죄로 인해서 지선하시고 전지 전능하신, 그리고 생명과 사랑이신 하느님과 영원히 격리된 상황에서 오는 지옥의 영벌의 큰 고통을 말한다. 그런데 각고(覺苦)란 이 벌에 따르는 감각적인 고통, 즉 뜨거운 불속에서의 고통을 말한다.
보속(속죄)
보속(補贖)이란 속죄(贖罪)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는 지은 죄에 대하여 그 대가(對價)를 치르는 것, 죄에 해당하는 벌을 받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죄는 세상에 사는 동안 고해 성사로 일단 용서받으나, 그 죄 값에 해당하는 벌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벌을 사후에 받는다면 연옥에서 받아야 할 것이고, 세상에서 받는다면 고해 성사 후 사제가 정해 준 보속, 즉 기도나 희생, 혹은 선행 등를 해야 한다
사죄경
여기의 사죄((赦罪)란 고해 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으로부터 죄의 용서를 받고 교회와 화해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사죄경이란 고해 성사를 집전하는 사제가 하느님께 참회자의 죄를 용서해 주기를 비는 기도문이다. 이는 중세기부터 사용되었다.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구원하시고 죄를 용서하시려고 성려을 보내 주셨으니 교회를 통하여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는 성부와 +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
죄
1. 의의
죄란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나쁜줄 알면서도 자유 의지로 하느님의 계명을 거스르고, 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함을 말한다. 이는 하느님의 질서를 파괴하고 인간을 육체적 감각적 노예가 되게 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데 방해가 되게 한다. 결국 이는 하느님과 이웃을 거스르는 것이 된다.
죄는 인간성에 속한 것이며 악습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인간 본성에 대한 배신으로서, 이성을 거슬러 성덕을 파괴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죄란 영원한 법(하느님의 법)을 거스르는 생각이나 말이나 행위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 죄는 인간이 책임 있는 행위와 자유를 가지되 택한 목적을 위해 잘못 실행한 행위에서 생기며, 인간의 원의가 무한한 것처럼 죄의 다양성도 무한하다.
2, 성서상의 죄
구약에서는 하느님의 율법과 원의에 대한 침범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죄는 규율의 회피이고 침범이며, 주님의 계명을 거스르는 불순명이다(창세 3장 ; 신명 28,15-68). 구약에 나타난 죄의 근원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사악한 지향과 마음이었다. 예를 들면 야훼께 반항함(민수 149 ; 신명 28,15-44), 하느님의 명예를 더럽힌 것(1사무 12,10 ; 이사 1,4), 불충실과 간통(에제 16,59 ; 호세 3,1) 등이 그것이다.
신약에서는 대체로 죄의 의미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먼저 구원을 잃고 하느님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죄는 모든 자유와 선의 근원이시며 구원의 원천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인간을 떼어놓고, 인간이 하느님께 드려야 할 찬미와 영광을 거부하고 대항함으로써, 하느님을 잃고 파멸에 이름을 말한다.
또한 죄는 계시된 하느님의 의지에 대립함을 의미한다. 즉 창조주의 뜻을 거역하고, 율법에 표현된 하느님의 뜻을 어김으로써, 하느님께 대한 가장 무례한 불의를 행함을 의미한다.
3. 원천
죄의 원천은 칠죄종(七罪宗)이다. 이는 죄의 근원이 되는 일곱가지로서, 그 자체가 죄이면서 동시에 다른 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즉 교만, 인색, 음욕, 탐욕, 나태, 분노, 질투 등이 그것이다. 또한 죄의 원인의 내적 가능성은 지성, 감성적 욕망, 의지 등이고, 외부에 있는 죄의 원인의 가능성은 마귀이다.
4. 구별
죄는 반대되는 덕에 따라 구별된다. 예를 들어 나쁜 표양은 타인에 대한 애덕을 거스름이요, 불신앙은 신앙의 덕을 거스름이고, 경신의 덕을 거스름은 미신이다. 또한 덕이 명하는 중요한 의무 내지 책임을 어김에 따라 구별된다. 예를 들어 순결을 빼앗은 죄는 하느님의 은총을 거스름과 순결덕, 건강, 좋은 결혼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중요의 덕을 벗어남으로써 죄가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재산의 낭비, 과소비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이 한 가지 죄가 많은 덕을 그르칠 수 있으므로 고해 성사 때 양심의 판단에 따라 죄의 번수와 종류를 일일이 고백해야 한다. 또한 죄는 마음의 죄와 행동의 죄로 구별할 수 있다. 내심에서 악을 즐기는 경우와 악한 의향으로써 악을 행할 실제적 결의를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5. 종류
죄의 종류에는 원죄와 본죄가 있다. 그중에 원죄(原罪)는 아담으로 말미암은 것으로, 인간성의 순조로운 조화에 파괴를 초래했고, 무질서를 가져다 주었으며, 모든 악에로 이끌리는 경향의 근원을 이룬다.
또한 이 죄는 인간이 하느님께 반항하여, 하느님으로부터 이탈함과 육체가 영혼에 반항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인간은 본성이 받던 성화(聖化) 은총을 잃고 죄에로의 경향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는 하느님께 대한 복종을 거부하려는 경향이 생겼고, 영신의 지도를 뿌리치려는 육신의 반항적 움직임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로, 그리스도의 구속 공로로 말미암아 잃었던 성화 은총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고,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게(구원) 되었다.
본죄(本罪)는 원죄로 말리암아 인간 본성의 무질서와 결함으로부터 많은 악한 행위가 흘러 나와 이루는 죄이다. 그런데 이 죄는 크게 대죄와 소죄로 나뉜다. 그중에 대죄(大罪)는 영혼 안에 있는 성화 은총을 잃게 하여 영신적 생명을 파괴시킨다.
이 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중대한 일이나 행위가 있어야 하며, 그 중대성을 완전히 인식하고 자유 의지로 행해야 한다. 물론 소죄와 대죄의 판단은 양심에 의하나, 대죄는 성화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을 잃고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격과 모든 공로에 가담할 자격까지도 잃는다. 그래서 이를 중죄(重罪) 혹은 사죄(死罪)라고 하며, 사죄는 죽음에 이르는 죄이다(갈라 5,19-21 ; 로마 1,29-32 ; 2고린 6,14-15).
소죄(小罪)는 성화 은총을 잃어버리지는 않으나, 영신적 생명의 완전하고 건전한 작용을 손상시킨다. 이는 대죄의 성립 요소 중 하나라도 결여되었을 경우에 성립한다. 이 죄는 하느님을 등한히 하거나 덕행을 거스를 때 짓게 된다.
6. 범죄 예방
결국 소죄도 하느님을 모욕하는 행위가 될 수 있으며,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은총을 방해하고 갖가지 벌을 가중시키며, 대죄에 떨어질 위험을 초래한다. 따라서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세상 물질의 허무함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 겸손하고 순진한 마음으로 의탁해야 하며, 자제, 극기, 보속, 희생 등으로 양심이 가르치는 바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특히 죄지을 기회를 피하도록 해야 한다.
통회
1. 의의
이는 뉘우침, 참회, 회심, 회개, 회두 드와 혼동하여 사용되는 말로, 자기가 지은 죄를 마음 아프게 뉘우치며 행실을 고쳐 다시는 죄를 짓지 않기로 작정함을 말한다.
교회에서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마음을 상해 드렸음을 뉘우치며, 자기의 마음을 돌려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의미로 회두(回頭)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이는 다섯 가지의 고해 성사의 요소 중 하나이다. 통회가 없이는 고해 성사의 근본 의미를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2. 분류
통회는 완전한 뉘우침(상등통회)과 불완전한 뉘우침(하등통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후자는 범죄로 인해 남에게 준 상처와는 전혀 관계없이, 오직 자신이 그 죄로 말미암아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며 뉘우치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이를 '불완전한 뉘우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자는 '완전한 뉘우침'이다. 이는 자신이 벌을 받을 것보다는 상대방을 위주로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에 대한 아픔에서 나오는 뉘우침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하느님 앞에서 지옥 불이나 연옥 불이 무서워 행하는 참회는 불완전한 뉘우침이요, 하느님의 선성(善性)에 누를 끼친 것에 대해서 참회하는 것은 완전한 뉘우침이다.
따라서 고해 성사로 죄 사함을 받기 위해서는 불완전한 뉘우침만 있어도 되나, 고해 성사를 받을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완전한 뉘우침만으로 죄를 사함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차후에 반드시 고해 성사를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언제 사함을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참회 예절
참회(懺悔)란 과거의 범죄 사실을 기억하고 자신이 죄인임을 느끼며, 범한 죄를 뉘우치고 죄가 사해지기를 원하면서, 죄를 혐오하는 의지적인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참회 예절은 고해 성사를 위해서나 생활의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참회하는 예절이다.
참회 예절의 목적은 죄인과 하느님과 교회 간에 화해를 시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를 고해 성사의 사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참회 예절은 주요 부분은 말씀 전례, 양심 성찰, 개별 고백, 경우에 따라서는 조건부 일괄 사죄, 감사의 기도 등으로 되어 있다.
총고해
어느 일정한 기간이나 일생 동안 범한 죄에 대하여 그때마다 고해 성사는 보았으나, 다시 한꺼번에 모두 고백함으로써 모든 잘못을 용서받는 것을 말한다. 과거의 고백이 잘못되어 모고해(*)나 무효의 고백이 된 채 지내 온 경우나 의심스러울 때 반드시 총고해를 할 필요가 있다. 보통 혼인, 수도 서원, 성품을 받기 전에 한다. 이는 고해 신부와 미리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모고해 : 모고해란 고해 성사를 모독하는 경우나, 죄를 고의로 은폐시키거나, 중죄의 경우 불완전한 뉘우심(하등 통회)조차도 하지 않고, 고해 성사를 보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죄를 용서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음에 다시 고백해야 하며, 모고해 사실도 말해야 한다.
화해(화해의 성사=고해 성사)
이는 서로의 대립 관계를 없애고 상호 유대 관계를 맺음으로써 평화와 일치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신앙 안에서는 인간이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멀어졌더라도, 회개와 용서를 통해 다시 하느님께 돌아와 친교를 이루게 됨을 말한다. 구약의 제사, 기도, 율법 등은 모두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회해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의도적 죄는 속죄될 수 없었다(민수 15,30-31). 그리스도의 죽음은 속죄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 상의 죽음을 통하여, 인간이 속죄하고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어 새 생명을 얻게 하셨다. 이로써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전격적인 화해가 이루어진 것이다.
회개(회두, 회심)
회개란 죄스런 생활 태도에서 탈피하여, 하느님께 귀의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길을 바꾸다', '돌아오다' 라는 뜻으로, 구약 시대는 악을 피하고 하느님께 향하는 행위, 생활 방식을 바꾸어 생활 전체에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였다.
신약에서도 하느님께 귀의하여 실제 생활을 개선하는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에피스트레포(Episterpho), 즉 내적 방향의 전환을 나타내는 메타노이아(Metanoia)와 같이 사용하였다. 메타노이아는 불신을 버리고 신앙을 가지며, 죄를 끊어 버리고 덕행을 실천하는 전인적인 변화를 말한다.
- 참고문헌 : 천주교 용어 사전. 최형락 신부 엮음. (出)작은예수. 2001년 개정초판. -
"하느님 제가 죄를 지어, 참으로 사랑받으셔야 할,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사오니, 악을 저지르고 선을 소홀히 한 모든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나이다. 또한 주님의 은총으로 속죄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으며, 죄지을 기회를 피하기로 굳게 다짐하오니,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공로를 보시고,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