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치 못한 대한민국』
전 교육공무원
나루문학회장
김 종 범
북한의 삼대 세습에 걸쳐 절대권력의 그늘 아래 40여년간 2인자로 군림했던 장성택이 그 권좌에서 숙청되고 처참하게 사형 당하였다. 기관총으로 사살하고 화염방사기로 시체의 흔적을 없앴다고 한다. 장성택은 김일성의 외동딸 김경희 남편으로 유일한 사위였고 김정일과는 친 여동생의 남편 즉 매제였다. 그리고 김정은에게는 어려서부터 따르던 따뜻하고 인자했던 고모부였다. 군의 강경파에 의해서 숙청되었는지 김정은 스스로 고모부 장성택한테 위협을 느껴서 내쳤는지 모르지만 반인륜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다.
지난 12월 17일은 북한 평양체육관에서 김정일 사망 2주기 추모대회가 열렸다. 김정일의 여동생이고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의 참석 여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였는데 김경희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경희가 김정일의 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언론은 여러 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장성택을 사형집행하는 과정에서 김경희는 반대했는데 조카인 김정은이 들어주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돈다.
추모행사에서의 김정은 표정이 무척 어두웠다. 눈에 초점이 없고 머리는 헝클어진 채 지친 모습이었다. 추도사와 연설을 들으며 간간이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시종일관 오만하고 어두운 낯빛이었다. 이 같은 김정은의 모습을 어느 심리학자는 ‘최근 장성택 숙청 등에 대한 심리적인 동요와 착잡함, 앞날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얼굴 표정에 나타난 것 같고 일종의 「파더 콤플렉스」도 보인다’고 했다. 「파더 콤플렉스」는 아버지의 그늘에 가린 아들이 아버지를 닮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열등감에 시달리는 것을 말한다.
「캠벌」 전 美동아태차관보는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하던 시절의 반 친구들과 인터뷰해봤더니 매우 위험하고 예측 불허이며 폭력적인 성격이었다’고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상가로 알려진 「신기원」은 김정은 관상을 ‘인생에 험난한 형살(刑殺)이 있어서 부친도 제거할 수 있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하였고 ‘성격이 난폭하여 북한의 순탄치 못한 앞날’을 예견하고 있다.
장성택 숙청 후 북한의 실질적인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가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군부를 장악했다. 김정일은 생전에 최룡해를 불러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을 잘 보좌 해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김정은에게는 ‘최룡해를 아저씨처럼 여기고 의지하라’고 했다고 한다. 한때는 최룡해가 장성택의 사람이었지만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이 되면서 둘 사이가 멀어졌고 서로 견제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최룡해에게 정권 보위에 가장 중요한 군을 맡길 정도로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다. 장성택은 기싸움에 밀려 온갖 누명을 쓰고 만고의 역적으로 처참하게 처형당한 것이다.
북한 권력의 실세로 부상한 최룡해는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에서 ‘폭풍처럼 화약에 불이 달린 것처럼 단숨에 달려나가 남한을 쓸어버리겠다’는 발언을 쏟아냈고 전쟁은 광고 없이 한다며 기습 도발을 예고하기도 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괴변이라 생각하지만 그 괴변이 핵무기를 앞세우고 행동으로 옮겨져 현실로 닥쳤을 때를 가상해보자 남한을 정복한 그들은‘남조선의 반동분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기관총이 아닌 박격포로 날려버릴 것이다. 물론 허무맹랑한 기우(杞憂)이겠지만 한편 걱정이 되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공격 징후가 있을 경우 선제 타격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그동안 연평도 폭격도발, 천안함 폭침사건을 떠올리며 국방부장관의 말을 반신반의(半信半疑) 할 것 같다. 국방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철통같은 방위태세를 갖추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우리 우방인 미국 국무부에서도 ‘북한의 도발 위험성이 크다면서 한미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였다. 김관진 장관은 내년 봄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측하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였다. 북한정권의 붕괴 예측상황도 우리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남북 통일문제와 북한을 보는 시각이 이념과 세대, 계층간의 견해차가 심한 것도 풀어야할 숙제이다. 이같은 갈등의 골을 메우고 하나 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 북한의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땅에 또다시 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내용의 이른바 ‘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가 정치권은 물론 대학가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피바람이 불고 있는 북한의 참혹한 실상과 철도노조 파업 그리고 대선관련건을 부각시켜 역전의 빌미를 삼고자 하는 여야의 지루한 대치국면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안녕치 못한 것 같다.
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밝아오는 갑오년 새해에는 독자 여러분들의 행운을 기원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데 모두 동참하길 바라면서 필을 놓는다.
2013.12.30일자
당진신문 오피니언에 게재
첫댓글 우리 곁에는 선생님같은 원로가 계시어 바른말 쓴소리를 듣게 되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새해에도 좋은 말씀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