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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를 맞은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지난 22일(토) 서울 목동야구장을 비롯한 전국 7개 권역별 야구장에서 일제히 팡파레를 울렸다.
지난해까지 8개 권역으로 구분 되었던 주말리그는 창단 팀 증가와 이동거리 최소화 방침으로 60개 팀이 10개 권역으로 분리, 전후반리그 합산 총 153경기가 펼쳐진다.
전반기리그는 3월 22일부터 5월 4일 사이의 주말과 공휴일에 열리며 후반기는 5월 31일부터 7월 6일까지이며 권역별로 6개 팀으로 꾸려져 있는 경우는 상위 3팀. 7개인 경우는 상위 4팀이 왕중왕전(황금사자기.청룡기) 출전권을 얻게 된다.
22일 목동구장 외야 하늘엔 ‘주말리그 개막’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애드벌룬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개막행사는 9시 30분부터 열린 첫 게임 서울권 B조 장충고와 덕수고의 경기 종료 후에 열렸다.
대한야구협회 이병석 회장을 비롯한 야구 원로, 협회 관계자등이 참석했으며 이 날 하루 야구장을 무료로 개방해 선수가족. 동문. 초·중 야구부원등 평소 보다 몇 배 많은 관중들이 입장했다.
식전 행사로 간단한 공연이 진행된 뒤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 선수가 시타자로 나와 시구자 이병석 회장과 호흡을 맞춰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시타자로 나선 이규혁선수, 왠지 폼이 어색했다 |
시간 관계상 두 번째 게임이었던 성남고-배재고전이 공식 개막경기로 지정, 인터넷 방송 유스트림 코리아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22일(토)엔 목동을 비롯해 구의, 탄천. 청주.포항.군산.구덕 구장에서 총 19경기가 진행됐다.
같은 시간에 동시에 게임이 열린 탓에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총출동 각자 맡은 권역 장소 로 이동했다. 목동구장에도 팀 별로 한 명의 스카우트만이 모습을 보였다.
22일-23일 양일간 펼쳐진 고교야구 주말리그 총 서른 경기 가운데 개막 첫 날 목동에서 열린 서울권 B조는 장충. 성남. 선린인터넷고가 각각 덕수. 배재. 청원을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전년도 우승팀 왕중왕전 직행
정정당당한 승부의 장애물?
장충고는 지난해 3관왕 덕수고를 8-3로 제압했다. 전년도 우승팀답게 덕수고는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5회까지 3-1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장충고는 6회 연속 볼넷과 수비실책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얻어 밀어내기 볼넷과 내야 땅볼 타구로 동점을 만들었고 몸에 맞는 볼과 적시타로 2점을 추가 6-3 역전에 성공했다. 9회에도 장충고는 폭투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쐐기점을 박았다.
선발승을 따낸 박명수(왼쪽)과 5타수 2안타 2타점 2도루를 기록하며 공격의 선봉에선 송성문 유격수 |
장충고 선발 박명수(3학년.좌완)은 5이닝 동안 6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승을 챙겼고 6회부터 나온 박주현(3학년.우완)은 4이닝동안 13타자를 상대하며 피안타 없이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선발 정용우를 포함 총 6명의 투수를 총출동 시킨 덕수고는 장충과 안타수는 6개로 같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비실책이 실점으로 연결 되는 등 전년에 비해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빅게임으로 여겨졌던 이 경기에 다소 맥빠진 싱거운 결과로 끝을 맺었다. 이미 왕중왕전 참가가 정해진 덕수고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지고 싶진 않겠지만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히 덜해 보였다.
전년도 우승팀이 자동출전하는 건 주말리그 도입 이전부터 있었던 관례. 하지만 이는 토너먼트로 진행되었던 전국대회에서나 통할 수 있는 배려가 아닌가 싶다.
서울권 B조는 6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어 1~3위 까지 왕중왕전 티켓이 주어지지만 덕수고가 자동출전을 하는 바람에 덕수 이외 3팀 그러니까 총 4개 팀이 참가하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전국대회 참가를 목표로 하는 대다수의 중위권 전력의 학교 입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
전년도 우승팀에 대한 예우가 자칫 승부조작의 냄새를 풍길 소지가 있다. 또 매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된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 협회는 고민하고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30개는 안되고 129개는 되고
형식뿐인 투구수 제한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성남고는 배재고를 13-8로 눌러 이겼다. 당초 성남의 우세가 예상되었던 경기였으나 배재고는 2회 1사 만루의 찬스에서 몸에 맞는 볼에 이어 3번 송희재(3학년.포수)의 싹쓸이 3타점 2루타에 힘입어 4-0으로 앞서 나갔다.
성남고 3학년 좌익수 허광우와 2루수 신혜성 |
곧바로 반격에 나선 성남고는 상대 실책과 3번 최수빈(2학년.3루수)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 붙었고 선두타자 1번 신혜성(3학년.2루수)이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5회엔 2사 만루에서 허광우(3학년.좌익수)의 좌중월 싹쓸이 3루타와 한대훈(3학년.포수)의 1타점 2루타로 간단히 역전에 성공했다. 6회에도 한 점을 추가 7-4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배재고의 뒷심도 만만치 않았다. 7회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모든 베이스를 채워놓은 상태에서 석 점을 만회.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분위기를 잡은 배재고는 9회말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해 결국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성남고는 10회초 신혜성-김재윤-최수빈의 연속 안타로 석 점을 달아났고 폭투와 희생플라이 내야 타구 등으로 다시 석 점을 보태는 등 강한 집중력을 선보이며 말공격에 나서는 배재 타선의 사기를 꺾었다. 결국 한 점 만회에 그친 배재고는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성남고 1학년 민경환 투수와 2학년 성재헌투수 |
성남고 선발 성재헌(2학년.좌완)은 8.1이닝 동안 126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8피안타 6사사구 4탈삼진 7실점(7자책)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고 이후 마백준(3학년.우완)에 이어 9회부터 7타자를 상대 3피안타 1실점(무자책)을 기록한 민경환(1학년.우완)이 승리투수가 됐다.
배재고 선발 문석종(3학년.우완)은 9회 1사 노볼 투스트라이크에서 올해 새롭게 마련된 한계 투구수(130개) 룰에 걸려 마운드를 내려왔다.
뒤를 이어 나온 조재웅(3학년.우완)이 1.2이닝동안 3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패를 안았다.
대한야구협회는 선수 보호를 위한 개선 방안으로 투수의 한 경기 최대 투구수를 130개로 정해 이에 도달한 경우는 자동 교체하고 이후 3일간 경기출전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130개보다 한 개 적게 던질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재고 선수들과 동문들의 모습 |
주말을 맞아 야구장을 찾은 배재고 동문 선배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후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길 수 도 있었던 경기를 놓친 것이 아쉬웠던 지 선수 몇 명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선배들은 야구장 주차장에 후배 선수들을 모아 놓고 격려의 메시지와 함께 힘찬 응원가를 합창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고교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었다.
헤드샷 퇴장 규정 발동!
고교야구에서도 필요할까?
청원고와 선린인터넷고의 경기는 2회 목동 경기 1호 홈런을 쏘아올린 선린의 승리로 돌아갔다.
선린인터넷고의 2회 1사 주자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6번 안준모(2학년.지명)는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겨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9번 임경석(2학년. 2루수)은 3루 실책으로 출루한 주자를 중전안타로 홈으로 불러들였다. 3-0으로 앞서던 선린인터넷고는 3회엔 타자일순하며 집중 4안타를 몰아쳐 4점을 더 달아났다. 콜드게임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청원고는 4회 3루타에 이어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하는 걸 시작으로 6회, 7회,9회 각각 한 점씩 보태는 등 추격의 의지를 보였지만 초반 대량실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주말리그 목동경기 첫 홈런의 주인공 선린인터넷고 2학년 안준모 |
선린인터넷고 선발 이영하(2학년.우완)은 5.2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8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 첫 승을 안았다.
이 경기에서는 올해 프로야구에서 새롭게 정한 머리 쪽의 빈볼을 던진 투수 퇴장 조치가 적용되어 눈길을 끌었다.
6회초 2사 주자 2.3루의 위기상황에서 선린인터넷고는 선발 이영하를 내리고 김대현(3학년. 우완)을 올려 세웠다. 그런데 김대현이 던진 4구째 볼이 김명서(1학년.1루수)의 헬멧을 맞추고 말았다. 이에 김재영 주심은 마운드를 향해 내려오라고 손짓했다.
선린인터넷고 윤성기 감독과 코치진들은 그라운드로 나와 어필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는 선수 보호를 위해 '주심은 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았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고 규정했고 이를 아마 야구에서도 적용한다는 것이 심판과 경기감독관의 입장이었다.
잠시 게임을 중단하고 퇴장 조치 상황을 설명하는 심판진과 이를 듣고 있는 선린 코칭태프 |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자 선린 덕아웃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대현을 대신해 갑자기 마운드에 선 이태민(2학년.사이드암)은 첫 타자에게 안타를 내줘 한 점을 허용했으나 다음 타자를 낫아웃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 상황을 막아냈다.
몇 몇 스카우트들은‘김대현이 던진 볼은 스트라이크가 아닌 커브’였다며 직구만 적용되는 것 아니냐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변화구가 손에 익지 않아 빠져 나가는 경우가 많은 학생야구에서 굳이 프로에서 정한 규정을 따라야 하는 지도 되짚었다. 더불어 고의적으로 빈볼을 던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투수 퇴장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소극적인 피칭을 할 수 밖에 없고 전체적인 게임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린인터넷고 2학년 우완 이영하 |
청원과 선린의 세 번째 목동경기는 저녁 7시 19분 종료됐다. 어두워지기 시작한 8회 부터는 나이트를 켜고 게임이 진행됐다.
23일 다음날엔 목동에서 경기가 없었다. 시범경기를 마감한 넥센 구단의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주말리그가 다시 목동에서 열리는 건 4월 19일, 20일로 잡혀 있다.
고교야구도 나이트 시설이 구비된 환경에서 번듯하게 펼쳐지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보며 2014 고교 주말리그 첫 날 목동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나머지 권역 경기결과는 블로그 '홍희정의 베이스볼 다이어리' http://blog.naver.com/ayo3star 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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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세한 정보에 감사 합니다!
덕수는 저리도 여유를 부리며 골고루 뛰게 하는데 대 선린은 꿈도 못꾸고 있으니 ㅠ
그러나 이번 감독 교장을 바꾸면 내년부터는 훌륭한 감독이 와서 후년정도면 서광이 비추지 않을까요?
좋은 선수들을 각 포지션별로 스카웃해와야 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