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지금은 586도 휠씬 지난)가 얼마 전부터 욕을 좀 먹는 듯하다. 과거에 그렇게 데모하듯이 돌멩이 던지는 시대는 지나도 오래전에 지났다고, 투쟁 이력 하나로 2, 30년 우려먹었으면 이제 그만하라고, 일선에서 물러날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났다고. 뭐 이런 말들이 5, 6년 전부터 나돈다. 맞다. 이들이 20대 초중반(대학 복학생 경우 20대 중후반) 나이에 혈기왕성하게 투쟁한 경력은 인정하나, 박수 칠 때 떠나라 했는데, 박수 친지도 오래되었다.
그런데, 일부 586세대 건재함(?)이 혹시 못마땅한 사람이라면, 잠시 생각해 보자. 데모 이력 하나 때문에 취업도 못하고, 취업은커녕 신분을 숨긴 채 10여 년 이상 쫒겨다녔다면, 나이 마흔이 넘어 되돌아본 자기 인생 지난 시절, 어떤 생각이 들까? 집회 당시 전투경찰 혹은 의경이 휘두른 봉에 맞아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면, 혹은 억울하게 전과자가 되어 10여 년 옥살이했다면, 이도 아니면 고문을 당해 40년이 지난 오늘도 후유증으로 몸이 아프다면.
필자는 어설프게 누군가를 대변하려는 수작이 아니다. 무슨 자격으로 그분들은 대변하겠는가? 주제넘게. 그냥 그분들 덕에, 민주화된 나라에서 잘 먹고 잘 삶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민주화를 이분들이 다 이루었다는 말은 절대 아님)
다만, 필자 앞에 만약, 전투경찰과 의경 부대(혹은 군인)가 최루탄을 쏘고, 거리를 가득 메운 메케한 연기 속에 재빠르게 뛰어다니는 군화 발소리 여기저기 들리고, 휘두르는 봉에 맞아 머리 터지는 소리, 날카로운 비명 연이어 들린다면, 그리고 그들이 이번엔 죽일 기세로 내가 있는 쪽으로 포위망을 좁혀온다면, 고백하건대, 도망간다. 제일 먼저.
첫댓글
저도 도망간다~~~~요.
허~허~~ 참...
회장이 도망간다고, 다들 왜....이러시면 아니되옵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