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1 일 07/23(수) 성녀 비르지따 수도자
인 천—이스탄불(터 키)--아테네(그리스) KE 955 A3 995
11:00 13:50 19:40 22:40 23:59
밤새 온 비가 아침에도 내린다. 여행가방에 우산에 번거로워서 어쩌나 걱정이 된다. 막상 집 문을 나서는데 비가 그친다. 꺼내들었던 우산을 현관에 놓고, 집을 나서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11시 인천공항 집결장소로 가자, 보고 싶었던 얼굴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이번 순례는 수사모팀이 거의 대부분이다. 서로 눈에 띄는 데로 반가워 어쩔줄 모른다. 전신부님 일행도 아주 건강하시고 좋아보이신다. 정말 대단하시다. 작년 여름에 동유럽순례 때 만난 비오형제를 만나니 굉장히 반갑다. 방짝 유스티나언니도 건강해보이시고, 유세실리아언니는 다리 걱정을 좀 하셨지만 여전히 씩씩하시다. 수도원순례가 자신에게는 참 쉼이요, 힐링이라고 하신다. ‘주님 안에 푹-쉬는 수도원순례’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안젤라언니 말데로 나도 뭔가를 찾으려고 너무 노력하지 말아야할까?
새로운 몇몇 분들과 인사도 없이 탑승수속을 밟는다.
인천을 2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11시간 50분 만에 (우리 시간으로 새벽 4시) 이스탐불에 도착한다. 비록 공항과 이착륙 때만 본 이스탐불이지만, 어마어마한 조명과 문명의 빛이 충만해 보인다. 마치 검은 숯으로 그려 넣은 듯한 검은 눈썹들의 터어키 사람들, 그 도시의 크기에 압도되어 감탄하면서, 출국 수속 후 아테네향발 비행기 수속을 밟는다.
크로아티아 비행기를 탑승한 시간은 새벽 4시 50분, 비행시간 1시간 20분 만에 아테네에 도착한다. 하늘에서 본 아테네의 해변가 불빛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려 정말 오랜만에 아테네공항에서 맡은 바다와 땅 냄새가 어우러지는 그리스의 냄새는 참 좋았다.
지난 4차 순례 때, 눈덮힌 메테오라에서 감격에 겨워 시를 읊었다는 가이드, 경자씨를 공항에서 만나고 호텔로 향하며 6시간을 되돌려 놓는다.
우리는 밤을 꼬박 샌 셈이다. 얼굴 가뭄이 심각하다. 가뭄은 모든 것을 쩍쩍 갈라지게 한다, 땅이든 얼굴이든...! 이게 내 얼굴인가 싶다.
우리는 아테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그리스 시간으로 밤 12시, 아테네로 서서히 들어갔다!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은은한 푸른 조명에 빛나는 파르테논신전을 보았다. 정말 신비로웠다. 혹시라도 내일 다시 볼 수 있으려나 했지만, 그때 본 것이 전부였다.
그리스의 모든 네온이 푸른색이 많아서 정말 이상하게 여겼는데, 나중에 가이드의 말을 듣고 보니 그리스의 상징색이 푸른색이란다. 그리고 질 좋은 흰 대리석과 알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드가 많이 난단다.
그리스’는 ‘명예의 사람, 귀족’이란 뜻이다. 자신들을 ‘헤레네스’라고 부르고, 그리스를 ‘헤라스’라는 부르는 그리스.
나는 정말 그리스를 보고 싶었다. 신화의 나라. 어렸을 때 「그리스 로마신화」의 12신들의 이야기를 책이 닳도록 읽고 또 읽었는데...지금도 그 신화의 인물들을 그리라면 그릴 수 있는데...
그리스신화에는 원래 성이 3개가 있었단다. 남남성, 남녀성, 여여성! 이를 제우스가 하나인 것을 반으로 나누고, 자른 단면을 끌어 모은 것이 배꼽이란다. 신은 인류를 멸망시킬 무기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여자란다.
개인적으로 그리스인, 그들은 선민의식을 가질 만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버스기사 이름은 세라핌(‘하느님에 대한 열망으로 스스로 불타오르는 존재’라는 뜻의 초자연적 존재)이다. 웬지 기분이 좋다. 이번 순례 동안에 여기저기서 성서 인물들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그러니 그들은 성경을 읽으면서 더 낯설지가 않을 것이다.
‘갈리 스테라=안녕하세요’란 말을 배운다.
빵빵한 에어콘에 종일 노출된 터라, 훅-하고 다가오는 실외의 더운 열기가 오히려 반갑고 정겨웠다. 사람 사는 것 같은 느낌의 아테네 정경이다. 조금은 브라운기가 있는 그리스인들이 그냥 좋아질 것만 같다.
아테네의 야경은 마치 별을 뿌려놓은 듯하다. 높은 건물이라곤 없어서 그저 넓은 밭에 네온들이 반짝거리는 것이 말 그대로 ‘별밭’이다. 정말 멋지고 안전하고 푸근해 보이며 마음이 푹 놓이는 전경이다.
‘그리스는 바다고, 어머니며, 아들이란다.’ 이들은 동격이다.
한밤중 2시에 호텔에 들어가는 길인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고 차를 마시고, 한 잔하면서 여유 있어 보이고, 안전해보였다.
아테네의 아레오파고광장에는 디오니시오 기념 성당이 있다. 사도행전17,16 이하에 보면 바오로가 아테네에서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제단을 언급하면서 선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바오로편에 가담하여 믿게 된 사람 중에 한명이 아레오파고스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이다. 한국 예수회 수사도 있고, 개신교 교회도 하나 있어 종교생활을 한다고 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다들 호텔에 도착하자, 바로 휴식에 들어갔다.
2. 제 2 일 07/24(목)
아테네---메테오라(그리스)
전용버스 전 일
오늘은 호텔 조식 후, ‘그리스 아테네’ 라는 이름만으로도 매력적인 이곳의 아침을 보러 일찍 마실을 나가본다. 이곳 사람들은 부지런하다. 호텔 안을 비롯하여 동네 기념품샵들이 열려있다. 한 할아버지는 윗동네에서 우리를 손짓해 부른다. 가보니 이것저것 보여주면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며 반긴다. 그리스는 blue를 좋아한단다. 파란색이 그리스의 상징색인 줄도 모른 채 마음에 드는 푸른색의 브론즈종을 2개 산다. 동네에는 별다른 나무들은 없고 평범하다. 오렌지가 달려있지만, 이미 열매가 너무 익어서 시들어가는 중이다. 그래도 기분 좋아지는 동네다. 그냥 자연스러운 사람 사는 그 동네가 참 마음에 들었다.
▷메테오라로.
다시 짐을 싸서 버스에 싣고 우리는 메테오라로 향한다.
이집트 요르단 순례 후 이렇게 많은 유도화와 부겐베리아를 보는 건 처음이다. 장미도 많고 가문비나무도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멀리 아테네를 감싼 낮은 산들이 아늑하다. 가이드가 세르비아사태의 살육과 만행을 언급하며, “종교가 망해야 나라가 산다.”고 말한다고들 한다.
마침 내가 앉은 버스좌석 쪽으로 해가 든다. 하지만 그 어떤 강한 햇빛도 그리스를 보겠다는 내 의지를 커텐으로 가리지 못했다.
부유한 느낌은 없으나, 선good이 느껴지는 그리스!
가는 동안에 영화 ‘300’을 찍은 현장을 통과하면서, 버스에서 내려 사진 한 컷을 찍었다. 뭐 볼 것은 없다. 그냥 창을 든 동상이 있고, 올리브나무를 울타리처럼 심어 놓았다. 그래도 더러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둘러본다. 이곳은 마라톤 코스이다.
그냥 길가 동네마다 보이는 정교회의 모습은 동그스름한 지붕과 더불어 이색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정겹다. 나는 발칸에 해변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발칸이 ‘산맥’이란 뜻이란다.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곳 발칸을 알게 된 10차 순례가 고맙기만 하다. 이제 녹색의 푸른 밭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저 푸른 밭들은 무엇을 키우는 곳일까 궁금했다. 해바라기도 있고, 옥수수밭도 끝이 없다. 포도덩굴은 아닌데 덩굴인 것은 전부 머루란다. 그리고 그 푸른 밭의 정체는 바로 ‘목화’였다.
지금 무궁화 꽃봉오리 같은 것이 열려있고, 어떤 것은 활짝 펴있다. 덜 핀 꽃은 먹으면 아주 맛있단다. 기계로 면화를 따는데 면화의 최고의 집산지란다. 가을에 목화가 익을 때면 흰목화솜이 길가에 날려 도로를 하얗게 떠다녀, 여행자들이 그것만 걷어서 이불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한다나...믿거나말거나. 그래서인지 그리스와 주변의 샵들에는 우리나라 파자마스타일 옷이 연상되는 흰면으로 만든 시원하게 생긴 옷들이 많았다.
폼페이 전쟁이 있었던 곳, 역사책에서나 들었던 지명들을 들으며 가노라니 정말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여기저기 능소화가 타고 올라간다. 학 서식지도 있다.
그리스에서는 태어나고, 결혼하고, 장례 치르는 것을 전부 교회에서 한단다. 이곳에서는 또 이름을 주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그래서 어머니, 아버지, 조부, 고모 등의 이름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의 주보성인의 축일을 크게 지낸다. 학교를 갈 때는 세례증명서가 있어야하고, 성당에서 결혼하기 때문에 예식장이 없다. 결혼선물은 결혼식전에 미리 준단다. 우리가 대추나 밤을 신랑신부에게 뿌리듯이 쌀을 뿌리는 풍습이 있다. ‘쌀’이 ‘리지’인데 이것이 나무의 ‘뿌리’와 발음이 같단다. 즉 뿌리 내리고 잘 살라는 의미란다. 경건한 사람도 많고 종교의 힘이 막강하다고 한다. 공동묘지는 ‘기미뜨리오’ 라고 해서 ‘잠자는 장소’라는 뜻이다. 주변엔 사이프러스라는 쭉쭉 하늘로 뻗은 나무를 심는다. 하늘을 향해 솟은 나무는 뿌리가 옆으로 퍼지지 않고 밑으로만 자라서 묘지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는단다. 이 나무가 보이면 묘지가 있다는 것은 서유럽에서 들은 바와 동일하다. 이들은 죽었다고 하지 않고 잠들었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도 요한11,11에서 “우리의 친구 라자로가 잠들었다. 내가 가서 그를 깨우겠다.”고 하셨고, 마르5,39에서는 야이로 회당장의 딸도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든 것이라고 하셨지 않은가!
‘저들은 자고 있고, 산 사람은 눈을 뜨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부활신앙이 크다. 영정사진은 가족들이 가장 기억하고 싶은 모습의 사진으로 하고, 신발은 벗겨서 염을 한다. 맨발이란 잠잔다는 뜻이다. 문상은 묘지로만 간다.
동방교회의 정면에는 항상, 제대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강생하신 예수님이 성모님 품에 안겨 있는 이콘이, 제대 오른쪽에는 재림하실 예수님의 이콘이 어느 성당이나 똑같이 있었다. 동방교회는 수난하신 예수님보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더 강조한다.
그리고 그리스는 목욕탕이 없다.
동방교회는 바오로를 제1의 설립자로 보고, 십자가의 속죄보다 빛의 신비를 중요시하며, 비잔틴전통전례를 사용한다.
순례 시작 즈음에 김정우 사도 요한신부님께서는 “모든 종교만행의 역사의 시작이 그리스도교라는 아픈 사실이 상기되는 순례이다. 역사를 직시해야하는 우리로서는 마땅히 아파야할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 호교론에 익숙하여 자칫 묵과하기 쉬운 과오를 바로 보고 반성해야하는 장소에 온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뿌리가 있는 초대 오리지날 수도원의 동방교회를 찾아온 만큼 타산지석 온고이지신의 마음으로 출발하자.”고 순례자의 마음을 다지는 초대 말씀을 하셨다.
메테오라까지는 버스로 5시간이 소요되기에 김신부님의 1차 봉숭아 학당이 열렸다.
⇒1차 봉숭아 학당
{메테오라 가는 중의 신부님의 강의}
“우리는 서유럽의 유명 수도원들을 다 섭렵했다.
그런데 동방교회는 무엇이고, 그리스정교회는 무엇인가?”
1. 그리스정교회
그리스는 사도행전에 바오로가 2,3차 전도여행에 걸쳐 아테네의 전교에 심혈을 기울인 곳이다. (사도행전16,9에서는 바오로더러 마케도니아로 와달라고 청하는 환시가 나온다. 사도17장, 테살로니카에서 선교하던 바오로가 베로이아를 거쳐, 아테네에 이르러, 우상으로 가득한 아테네의 모습을 격분하며 아레오파고스광장에서 날마다 설전을 벌이며 ‘알지도 못하는 신’ 따위에게 향하는 종교심을 버리고, 하늘과 땅의 진정한 주님인 하느님을 전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한다. 여기서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와 다마리스 등의 사람이 회개한다.)
사실 아테네는 교회가 서방으로 가는 관문이었다. 그리스 수도원은 10세기 시작되었고, 14세기에 더 활성화되었다. 아토스섬을 비롯한 동방교회의 수도원에서는 4세기초의 바실리오 수도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서방은 베네딕도 규칙서를 적용한다.)
수사들은 독신이며, 수도원사제가 더 인기다.
사실 예수님의 탄생지는 아시아지역인 이스라엘이고, 예루살렘교회가 원교회이며, 동방교회가 원조이다. 동방교회는 수도원의 수사에 의해 전교된다. 지금의 여성금지구역인 아토스섬 남자수도원이 그 예이다. 반면 서방교회의 시작은 성 아우구스티노가 성베네딕도에게 제의한 것에서 출발한 것이고, 6세기의 베네딕도가 시조이다. 이미 3-4세기에 동방교회는 왕성했었다. ‘동방이교’ 혹은 ‘동방교회’라고도 하는데, ‘동방교회’가 정식명칭이다.
하나였던 그리스도교가 왜 1054년 갈라졌을까?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경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동방에서는 ‘성령이 성부를 통해서 온다.’고 하고, 서방에서는 ‘성령이 성부와 성자에게서 온다.’는 ‘Filioque’라는 교리 때문이다. 이에 동방은 서방을 나무라고, 자신들을 ‘Orthodox’ 즉 ‘정교회’라고 (‘원래의 것을 보존해나간다’는 뜻) 부르기 시작한다. 서방에서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 후부터 동방교회를 ‘동방정교회’라는 명칭을 써 줌으로써 존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정교회들은 그리스정교회, 불가리아정교회, 러시아정교회, 시리아정교회 등의 자치교회로서 민족적 성격을 띤다. 이들은 가톨릭을 배신자로 본다. 그들은 십자군 운동으로 인해 핍박을 받은 설움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성지회복이라는 미명아래 찬탈의 전쟁을 벌이고 신앙을 이용했던 가톨릭을 그들을 우습게 여기고 부정적으로 본다. 더구나 터키 이슬람 치하에서도 자신들의 종교를 지켜낸 이들 그리스정교회의 자존심은 높다. 성 치릴로, 메토디오, 사바가 그 대표적인 동방수도자들이다. (이번 124위 시복자 중에서도 ‘사바’본명이 있었다.)
2. 동방교회
1054년 동쪽에 있기에 동방교회라고 부른 동방교회는, 아프리카북부의 아르매니아교회, 시리아교회, 이집트콥트교회 3가지였다. ‘예수님은 신성뿐이다.’는 단성설과, ‘예수님은 신성+인성이지만 분리된 이성이었다고 주장하여, 성모님께로부터 난 예수님은 인성만 있다’고 주장하는 이성설은 천주의 성모를 거부했다. 이러한 이성설인 경교 네스토리우스파는 431년 에페소공의회에서 단죄 받는다. 바오로 사도는 1코린11,19에서 ‘분파도 있어야 참된 이들이 드러날 것이다.’라고 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도 “이단이 어떤 작은 영혼들에 의해 생긴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위대한 인간만이 이단을 만들었습니다.”라며, 이단을 ‘교회의 배설물’이라고 표현하고, 암초 같이 위험하다고 경계한다.
신학적으로 볼 때 동방교회는 전통을 준수하고, 역사적으로 볼 때도 동방교회가 자리를 잡았다. 동방교부들이 많이 나타났고, 5세기에 급성장을 했다. 더구나 서방교회는 라틴어를 사용하고, 동방교회는 그리스어를 쓰면서, 신학적 언어적 차이와 함께 문화적 차이가 점점 더 신앙의 차이로 이어졌다. 750년 스테파노교황 때는 로마교황청을 침공하기도 했으며, 신앙이 아닌 인간적 여러 이유로 동,서방은 점점 멀어졌다. 898년 교황을 파문하는 사건으로 심화되면서 동,서방 서로가 서로를 파문을 시키며 대립했다. 조사단도 거부하고, 교황수위권다툼으로 갈등이 오래 지속되었다. 그리고 사제독신거부, 누룩 안 넣은 빵, 성령문제 3가지 문제로 완전히 갈라졌다. 동방교회는 서방교회자체를 파문해버릴 뿐 아니라, 로마교황은 물론 그 수위권도 인정하지 않게 되었다. 이후 동방은 슬라브쪽으로 선교해갔지만, 동로마 동방교회가 이슬람에 의해 정복당하고, 십자군에게도 상처를 입게 된다.
{동방교회의 영성과 신학의 특징}
부정신학 ... 원죄론에 가까운 신학으로서, 서방은 창조신학 위주인 것에 반해, 동방은 원죄에서 빚어진 신앙의 결과를 많이 표현한 부정적 시각이 두드러진다. 프레스코화에서도 죄의 온상, 영혼구령(교리문답) 같은 교리의 성화들이 대다수다. 그 예로 “하느님은 ∼ 분이 아니시다.”라고 표현한다. 반면 서방은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구원이시다’등의 희망신학의 표현을 쓴다.
신화의 신학 ... 하느님의 힘을 강조한다. 하느님을 신격화하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구원된다는 것을 강조하여, 인간은 영이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오로지 하느님의 도움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적주의 신학 ... 사막, 광야에서 관상하고 은거하는 경향이 많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또한 하느님은 머리카락까지 헤아리시고, 이미 말하기도 전에 다 아시기 때문에 따라서 염경기도나 말하는 기도는 기피하며, ‘∼ 해 달라는..’ 청원기도를 하는 것도 믿음이 없는 행위로 본다. 다만 관상하라는 신학이다.
{교리면의 차이}
성령이 성부와 성자에게서 오는 것의 차이로 이는 결국
삼위일체교리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성경에서의 차이}
동방은 구약이 49권이다. 에즈라3서, 마카베오3권, 예레미야 가 더 있다.
신약은 우리와 같고, 구약만 3권이 더 있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견해 차이}
동방은 아담에서부터 인간은 거룩하다는 주장이다.
천주의 모친교리/평생 동정...2가지교리는 공통된다.
원죄 없으신 마리아(안나의 태중에서 잉태될 때 마리아는 무죄...)이 부분은 차이가 난다. 성모인식은 동방에서 먼저 있었으며. 성모승천교리는 서방에서 먼저 나왔다.
{이콘}
원래 교리설명을 위한 목적이었다. 따라서 이콘은 ‘읽어야한다’. 당시의 신학은 오로지 ‘복음선포’가 그 목적이었다. 그러나 희랍어도 라틴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그림이 선교에 이용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콘은 교리교육의 방법이었다.
후에 서방은 입체 성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성상 파괴운동이 야기되면서 서방교회와의 갈등도 깊어진다.
하지만 787년 니체아공의회에서 성인공경을 위한 성상과 성화가 가능하다는 성화에 대한 교리를 정의한다. 그러나 공경이나 흠숭 예배의 대상은 아니다.
{전례, 성사}
서방교회는 동방전례를 중시한다. 칠성사를 비롯해, 전례의 핵심은 동방전례에 기초한 것이다.
세례는 침수였다. 견진은 세례와 동시에 베푼다.
서방은 고해소가 있고, 동방은 고해실이 없이 성당 안이나 성화 앞 등 공개된 장소에서 한다. 사제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라고 생각하여 영대를 고해자에게 얹고 사제는 사죄경을 해준다.
성체성사는 성체성혈의 성사라고 부른다. 늘 양형영성체를 한다.
혼인성사는 좀 더 성대하게 한다.
병자성사, 성품성사(주교품, 사제품, 부제품이 있으며, 부제품 받기 전에 독신여부를 결정함. 독신이어야 주교가 된다. 보통 30세 이전에 사제품, 25세 전에 부제품을 받음)도 그대로 유지한다.
찬송이 주요해서 동방교회사제들은 노래를 잘해야 한단다. 악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찬송한다. 보통 2시간 30분-3시간 전례를 한다.
주일미사참례의무는 없고, 미사 중에 들어가도 되며, 중간에 나와도 된다. 실제로 전례 예식 중에도 돌아다니며 이콘들에게 친구를 하고 초를 봉헌하면서 자유롭게 왔다갔다하는 신자들이 있다.
의자가 없어서 서서 예배를 드린다.
즉 전례중심이 아니고 개인신심이 우선인 동방교회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여자는 왼쪽, 남자는 오른쪽에 앉는다. 원죄의 주범인 여자는 마귀이기 때문이다. 천사의 자리는 오른쪽이다. 중앙에 카텐을 치고 미사를 하던 시기도 있었다. 약현성당(중림동성당)이나 종현성당(명동성당)도 옛날엔 편을 갈라 미사를 드렸었다.
현재 동서방교회는, 동방서방교회의 일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대화중이다. 요한 바오로2세는 동방교회와의 일치를 모색하기 위해 1979년 교황청에 신학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결국 이 모든 결별의 원인은 인간이다. 따라서 인간의 문제이기에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high church는 교리나 전례 차원에서 볼 때 일치 가능성 높은 교회로서, 동방교회, 성공회 일부를 말한다.
low church는 개신교 정신화 된 교회들을 말하며, 여성사제 등의 문제에서는 성공회도 로우쳐치다. -강의 끝-
아테네에서 메테오라까지는 355km의 거리로, 5시간 걸린다고 했으나 길이 좋아져서 5시간 보다 덜 걸려 메테오라에 도착한다. 수도원에 들어가면 화장실 쓰기가 어렵다고 하여, 우리는 일단 이날 묵을 호텔에 가방을 내려놓고, 화장실도 이용한 다음 메테오라로 향한다. 호텔 로비에서 보는 경치가 참 기분 좋다. 호텔 입구 수영장에서 유유히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수영복이 있었으면 그냥 몇 번만 왔다갔다해도 좋았을텐데...아쉽다. 이렇게 발칸 호텔에 그림의 떡인 수영장이 몇 곳 있었다.
일단 점심을 먹고 메테오라로 오를 것이란다. 40분이 넘게 완전 S자 로 산을 휘돌아 통과하여 식당으로 간다.
중식 후 1.발람 수도원, 2.성 스테파노 수도원, 3.루사노 수도원 순례를 할 예정이다.
메테오라가 바로 보이는 길가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1시30분에 출발한다.
메테오라를 보며 달려가는 기분이 몹시 설레고 묘하다. 이 곳 메테오라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난 이곳이 좋아졌다.
Meteora는 공중에 떠 있는 수도원이란 뜻이란다. 호수에서 산이 하늘로 치솟았고, 11세기 이후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은 하늘 가까운 그 바위꼭대기 위에 수도원을 지었다. 하늘 가까이서 기도 훈련을 하고자 했던 기도훈련장이다. 도르래와 줄계단에 위지해 올랐던 그 모습을 상상해본다. 겉보기에도 신비롭고 경이로운 수도원들은 유네스코에 올랐다. 18세기 이후 지금은 남자 수도원5개와 1개의 수녀원이 있다. 우리는 5개의 수도원을 순례했다. 핀도스산맥과 테살리안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오르면, 저절로 신심이 솟을 듯하다. 너무 그 광경이 신기하고 좋아서 미리 사진 한 컷을 찍어보려고 버스 안에서 부질없는 용을 썼다.
경자가이드는 콜로새서3,2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라는 구절을 말하며, ‘하늘의 것을 추구하십시오.’한다. 넬라 환타지아를 틀어주면서 우리의 감성에 호소한다.
제일 먼저 16세기 세워진 발람 Varlaam 수도원을 순례했다. 여자가 바지를 입고 입장할 수 없어, 랩치마를 빌려주고 있었다. 입구에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라는 요한묵시록15,3의 말씀이 쓰여져 있었다.
34도의 날씨.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정말 아뜩하다. 현재 방문한 수도원꼭대기에서 마주 보이는 수도원을 찍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모든 수도원은 5시30분에 문을 닫기에 3곳을 다 보기 위해 천천히 서두른다. 그리스에는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말이 있단다.
두 번째로 16세기 St. Stephen 스테파노수녀원을 방문했다.
그 높은 곳에도 유도화는 피어있었다.
그리고 5곳의 수도원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전망대 같은 공간이 있었다. 위에서부터 내려다보며 향하는 수녀원의 정원은 동방교회의 십자가 형태로 꽃밭이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밑에서부터 올랐던 예전의 사다리가 위험스럽게 바위에 걸쳐 있었다. 어떻게 그 사다리를 타고 올랐을까...!
세 번째로 14세기 Rousanou 루사노 수도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절벽 암벽에 붙어 있어서 돌계단을 걸어서 다소 어렵게 접근했다. 가장 메테오라다운 전경을 가진 수도원이다.
모든 수도원에는 삼종을 치는 용도의 종과, 식사를 알리는 종이 따로 있었다.
이렇게 오늘은 비교적 쉬운 곳 1,2곳과 다소 어려운 곳 3을 방문했다. 이곳은 항상 3곳은 오픈하고 2곳은 번갈아 닫는데, 오늘은 이렇게 되었단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참 잘 된 것으로 내일 순례하는 2곳이 다 어렵기 때문이란다.
▶오늘의 강론.
미사는 호텔로 돌아와 저녁식사 전인 오후 5시 45에 드렸다.
년중16주간 목요일 복음 마태13,10-17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이번 10차 순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순례에 참례한 분들의 우여곡절 사연들을 들었다. 오늘 복음이 이런 사연에 가르침을 준다. 눈귀를 주신 이유는 세상의 많은 것을 보고 들으라는 것이 아니라, 참 진리를 알게 하려는 것이다. 자칫 눈귀는 자만에 빠지게 한다.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가지고 다 듣고 보았다고 한다. 이렇게 자만으로 눈귀를 가려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하느님께로 가는 여정에서 눈귀는 중요하다. 하느님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듣고 보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인간이 듣고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더구나 무한한 하느님에 관해서야 더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하느님을 더 듣고 보려고 여정을 시작했다. 새롭게 말씀하시는 하느님, 더 많은 것을 들려주려는 하느님을 향해야 한다.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이 바리사이보다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우리는 이 순례에서 하느님을 더 많이 듣고 보려고 노력하자. 내가 아는 것에서 벗어나서 주님께 더 가까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자. 생명의 샘이신 하느님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자.]
미사 후 저녁시간까지 황금같은 자유시간에 동네 마실을 나간다. 메테오라가 보이는 마을! 그 안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참 편안하고 행복했으며 좋았다. 메테오라로 올라가는 쪽에 있는 집들은 카페와 식당들...입구에 있는 길 양 옆에서는 기념품 가게가 쭉 늘어서 있다. 상품 종류들이 다양했다. 기념품은 물론, 엔틱, 창작 악세서리, 털 가게 등. 특히 털 가게의 남자 주인은 얼마나 장사를 잘하는지, 일단 무조건 지나가는 여자들의 어깨에 목도리를 둘러주며 예쁘다고 감탄한다. 같이 간 분도 하마터면 살 뻔 했다. 간간히 보이는 집 안 뜰에는 뽕나무 2대가 그늘을 만들기 좋게 양쪽으로 가지를 늘여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지금도 그곳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난 또 소의 목에 거는 목동의 종을 샀다.
맛있는 저녁식사 후 돌아온 호텔방에는 반가운 콘센트가 여러개 보인다. 어제는 콘센트라고는 보이지 않아서 충전을 못시켰는데 반가웠다.
밤새 호텔방 베란다에서 바로 올려다보이는 메테오라를 보면서 하느님을 찾는 인간이 마음이 더욱 느껴지고, 이런 방에 머물게 되었음에 감사하면서 수시로 베란다로 나와 저 멀리 높이 있는 메테오라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방에서 보인 수도원이 성삼위일체 수도원이었다.
3. 제 3 일 07/25(금)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메테오라--테살로니키(그리스)
전용버스 전 일
호텔 조식 후 수도원 ( 1. 대 메테오라 수도원, 2. 성트리니티 수도원,) 순례 후
메테오라 식당에서 미사 후 점심먹고,
테살로니키로 이동하여 (280km 3시간 30분)
석식 및 호텔 휴식
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리고 바람이 분다. 그러나 기분은 매우 좋다. 방짝 언니도 바람이 좋단다. 메테오라의 햇빛을 가려주신 하느님, 서울에 도착할 때는 폭풍도 비켜가게 해 주셨다. 사랑합니다, 하느님!
1. 대 메테오라 수도원
먼저 메테오른 수도원에 오른다. 14세기의 가장 오래된 수도원이다.
어제와는 달리 많이 걷는다. 돌계단을 돌고 돌아 오르면서 내려다보는 풍광에 가슴이 서늘하다. 중간 바위틈을 비집고 꾸며진 작은 성화가 힘을 준다.
구원된 이들을 품은 아브라함의 성화가 눈에 띈다.
동방교회 제대 앞 지성소의 문은 미사 외에는 늘 닫혀있다. 그 안에는 제대가 있고, 제대는 동쪽으로 난 창문을 향하고 있다. 삼위일체 하느님-천사-예견자들-성인들-4복음사가-12사도들 순서의 이콘이 들어간 커다란 팔각형(8은 하늘의 수, 주일은 제8일이라고도 함, 8이란 수는 완벽을 나타낸다. 세례당도 거의 8각형이다.)모양의 호로스라는 등이 있고, 그 밑엔 큰 동그라미와 그 안에 약간 파인 듯한 중심 동그라미가 있다. 이 등은 촛불을 켤 수 있는 것도 있고, 전기등인 경우도 있다. 이는 하느님께 오르는 향과 빛이라고 했다. 후에 성 베드로 성당에는 이 큰 팔각등이 없었다. 수도원에만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성당은 예배하기 위한 곳이고, 수도원은 기도하기 위한 곳이라고 했다. 안식의 숫자인 8은 왕관을 뜻하고 재창조를 의미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고 한다. 벽에 순례자들이 손을 대고 기도하는 바람에 프레스코화들이 많이 닳았다. 제대 앞 양 옆에는 8각형의 독서대가 있다. 하느님을 모르던 시대에 여러 신을 모시는 군중에게, ‘신은 하나’라고 유일신 사상을 주창하던 아리스토텔레스나 프로타고라스 등의 철학자들이 있었다. 원래 신학은 철학에서 출발했다. 희랍의 철학자들에서 동방의 신학자들이 나왔다. 곧 신학은 철학을 복음화 시킨 것이다. ‘철학은 신학의 시녀다’라는 말이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신앙과 이성」 이라는 회칙에서, 19세기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을 가톨릭교회의 공식 철학으로 선언한 <교황 레오13세의 「영원하신 아버지」 라는 회칙>을, 현대성을 고려해 재천명하셨다. 여기서 신앙은 체험을 말한다. 요한 바오로2세는 이 책을 통해 “철학은 진리탐구에의 끊임없는 호소와 더불어 사상과 문화를 형성해야 하는 커다란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복잡한 현대 속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참조할 기준점’을 제시하고 싶으셨다‘고 하셨다.
수도원들에는 독수리 2마리 문양이 늘 있었는데, 이는 메테오라 수도원을 상징한다고 했다.
올리브잎들은 평화의 천사 날개를 상징한다. 이곳 대 수도원 박물관에는 나무 십자가도 있었는데, 마치 우리 14처가 새겨진 십자가처럼 예수님의 탄생에서부터 성서의 내용들이 새겨져 있었다. 경자 가이드는 그 그림을 보면서 성화를 읽어 내려갔다. 직접 써내려간 성서들, 예전의 바실리오예식서, 음표 없는 성가악보도 보였다. 천사가 잔을 들고 예수님의 창에 찔린 가슴에서 성혈을 받는 성화가 인상적이다. theotokos 에 대한 벽화는 어디에나 있었다. theotokos 는 ‘하느님의 어머니’ 직역하면 ‘하느님을 낳으신 분’이라고 성모 마리아를 일컫는 말로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선포되었다. 그리스인들은 넘어질 때도 성모님을 부른단다. 홀로 뜨개질하시는 성모님 이콘도 있다. 이곳 동방교회의 성모님얼굴은 폴란드 체스트 호바에서 본 루가가 그렸다는 성모님의 얼굴과 눈매가 비슷하다. 이는 서방의 서글서글한 눈매의 성모님과는 매우 다른 느낌을 준다. 아들 예수님과 아주 가까이 뺨을 대고 있는 성모님도 계시고, 심지어 거의 입맞춤할 정도로 가까이 있는 성 모자 이콘도 있다. 턱을 괴고 양눈꼬리가 축 쳐져 눈물을 흘리며 가장 슬퍼하는 성모님의 이콘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이콘을 살 수 있으면 사려고 했는데,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나찌의 그림도 있었다.
바오로가 아레오파고광장에서 전교하는 벽화도 있다. 바오로와 베드로가 같이 있는 벽화가 많았는데, 바오로는 칼로 참수를 당하고, 베드로는 거꾸로 매달리는 벽화였다. 수많은 순교자들을 많이 그려놓은 정교회의 벽화들도 기억에 남는다. 간헐적으로 내리는 빗속에서 대 메테오라 수도원을 참례하고 나오는 마음은 더욱 숙연해진다. 밑에서 수도원으로 짐을 나르는 케이블카가 빗속에서 위태롭게 가늘 줄에 의지하여 움직인다.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 밑은 아찔하여 멀기만 하다. 세상에서 멀어지려고 높이 오른 것일까? 아님, 하느님께로 더 가까이 가려고 한 것일까? 서방 가톨릭의 기둥에서 살았다는 수도승들이 생각난다. 1054년 이후 동서양교회가 갈라진 후에 제작된 이콘에는 서방의 성인들의 모습은 성화에 없다.
그리고 이곳 대 메테오른 수도원에서 저 멀리 보이는 트리니티(성삼위)수도원의 모습이 그림보다 더 그림 같고 경이롭다.
2. 성트리니티 수도원(삼위일체)
이 수도원은 매우 높은 절벽 꼭대기에 있어서 가장 험난한 코스의 수도원이다. 여태까지 수없이 가이드를 하면서 막상 이 수도원에 입장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가이드, 오히려 우리에게 고맙다고 했다. 수도원을 향하는 입구 부분에 산딸기 덩굴이 늘어진 것이 이집트 시나이의 카타리나수도원의 모세의 떨기나무를 연상시킨다.
예전엔 바구니를 타고 올랐다는데, 지금은 1925년 쪼아 만들었다는 140개의 돌계단을 오른다.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있어 서로 팔을 의지하면서 걷기도 했지만, 우리 일행은 모두 한 분의 낙오 없이 순례했다. 가이드는 이렇게 불참자가 한 명도 없는 팀도 처음이란다. 제임스 본드의 ‘For your eyes only’라는 영화에 나온 수도원으로, 이 수도원에서는 핀데스산맥을 잘 볼 수 있다. 그 높은 곳에서도 장미가 피고 있었고,
수도원의 텃밭에서는 토마토, 호박, 가지, 피망 등이 가꿔져 있었다. 호박이 덩굴로 뻗지 않고 포기로 커나가는 것이 좀 특이하게 보였다.
아찔한 바위 전망대에서 마음껏 세속풍광을 내려다보고, 사진도 찍고 있는데..., 가야한다는 가이드의 독촉이 우리를 부른다. 순례 후 나오는 길에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동방사제들과 사진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그분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곤 하셨다.
메테오라를 내려오는 길, 버스 안에서 경자 가이드는...소금은 염장할 때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불을 붙일 때 소금을 뿌리면 탁 탁 소리를 내며 불꽃이 튄다. 즉 불을 붙일 때도 쓰인다는 것이다. 성직자는 음식 가미를 위한 소금의 역할로 쓰이고, 수도자는 하느님께 가는 빛 같은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메테오라 한 바위 위에 구채구에서 본 천 같은 것들이 있다. ‘와, 티벳 사람들이 거기에도 와서 기도했나?’ 했는데, 알고 보니 과부와 지체부자유 아들에 관한 전설이 있었다. 어머니가 아프자, 메테오라 산위 수도원 앞 나무를 베어오면 어머니가 산다는 말에, 나무를 베러 올라갔다가 굼벵이가 된 아들을 보고, 완쾌된 어머니는 자신의 탓이라며 손톱으로 바위 위 수도원을 올라가면서 기도했다고 한다. 이때 정상이 된 아들을 보고 어머니가 드릴 감사의 예물이 없자,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걸어드렸다는 전설이 있어서, 사람들은 지금도 오며가며 수건을 걸어준단다.
삼위일체수도원을 잘 보고 내려와서 이상하게도 난 기진맥진한다. 하나도 힘들지 않았는데, 너무 메테오라에 심취했나보다.
점심 전 11시 50분, 식당 한쪽에서 미사를 드린다. 비록 식당에서지만 메테오라를 바라보며 드리는 야고버 축일 미사는 감격이었다.
전날 아테네에서 샀던 종으로 미사 때 종을 쳐도 되겠느냐고 신부님께 여쭈어 허락을 받았다. 이후, 한 할아버지가 복사를 하면서 종을 치신 크로아티아 성당 한곳을 제외하고는 미사 내내 종을 쳤다.
▶오늘의 강론
오늘 복음 마태오20,20-28 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 어머니
[이번 순례를 준비하면서 ‘신앙이 무엇이길래?’라는 화두를 잡았다. 메테오라 외 수도원들...왜 그들은 그런 곳에서 자리잡았을까? 신앙 때문인데, 다 아는 신앙이지만, 그럼 신앙이 무엇인가?!! 질그릇 속에 담긴 보화는 곧 신앙이다. 즉 하느님을 드러내는 보물이다. 신자들은 하느님을 드러내기 위해 죽음, 환난, 박해를 당한다. 수도원 경당 벽화 속, 하느님께 이르기 위해선 순교자들의 수많은 순교장면들이 떠오른다. 그 보화의 가치를 알기에, 하느님과 함께 산다는 것이 이 세상 무엇보다 값짐을 알았기에! 제베대오의 어머니는 거룩한 변모 후에 예수님께 인간적 청탁을 한다. 심지어 마르9,34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 길에서 논쟁하는 제자들의 순위다툼도 있다. 신앙에 인간의 욕심이 개입되었을 때의 부끄러움! 동방 서방이 인간의 욕심 때문에 맞게된 결과를 생생이 보는 순례중이다. 질그릇은 깨지기 쉽고 흙이다. humble한 곳에 하느님은 보화를 담으셨다. 신앙은 하느님의 보화로 인간이 신성화되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우리안의 보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하느님의 영광에 이르는 십자가를 잊고...예수님의 “알고 있느냐? 마실 수 있느냐?” 헨리 나우엔 「이 잔을 들겠느냐?」 우리는 술을 마실 때만 건배한다. 음료수를 마실 때 건배하지는 않는다. 건배에는 축복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술을 따를 따른다는 것은 삶을 담는 것이고, 잔을 높이 드는 것은 그 삶을 드러내고 나누는 것이다. 이것은 서로 축복이 된다. 즉 예수님의 잔을 마신다는 것은 예수님의 삶과 일치한다는 표현이다. 예수님이 강생하여 인간이 되어 인간과 일치되어 사신 것처럼 예수님을 살겠다는 뜻이다. 예수님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각오가 미사이다. 예수님은 ‘수난을 통해 영광에 이를 수 있겠는가?’고 물으신다. 순종, 낮아지고, 희생해야 그럴 수 있다는 가르침이 오늘 복음이다. 이는 자신을 버려야 가능하다. 메테오라의 수도자들은 이를 위해 버리고 하느님께 오른다. 머리, 입으로 하는 찬양에는 향기가 없다. 신앙이란 감성적인 것이 아니다. 신앙은 하느님이 나의 모든 것이라고 고백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하느님을 통해 세상을 살지만, 성인들은 세상을 통해 하느님을 섬긴다. 신앙을 통해 하느님께 이를 수 있다. 순례는 우리는 성인이 되도록 초대된 것을 깨닫기 위한 여정이다. 벽화 속의 이냐시오는 사자에게 찢기고, 안토니오는 “내가 누구를 섬기고 살 때, 하늘의 천사가 나를 섬기고 있다”고 했다. 하느님은 순례중인 우리를 변하시키실 것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음식으로 건강하단다. 보조식품이라곤 없다. 올리브 기름, 제철 과일과 야채, 요구르트가 최고란다. 세계 5대 블루죤에 들어가는 그리스. 손질과일은 안 먹는다. 그 땅에서 나온 것을 먹는다. 샐러드에 얹은 노란 옥수수도 쫀득쫀득하니 입맛을 당겼다. 우리는 이번 여행 내내 곳곳에서 아주 맛있는 수박을 후식으로 먹었다. 우리나라 맹동수박 만큼이나 크다. 이곳은 비닐하우스가 없다.(불가리아에서는 봤다.) 낙농이 뛰어나고 양은 적지만 질이 아주 좋다.
아직 배는 안 고팠지만, 맛있게 점심을 먹고 탈진했던 기운을 내어, 이콘 제작 판매하는 곳을 구경 간다. 교황님도 방문한 곳이고, 이콘을 사면 뒤에 받을 사람의 이름과 함께 작가가 싸인을 해 주었다. 싸인이 마치 그림 같았다. 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있었으나 너무 무겁고 크고 비쌌다. 끝까지 망설이다가 포기한다. 한 번 짐 때문에 혼난 일이 있어서리...!
첫댓글 양윤희 사비나님 덕분에 발칸순례 3일을 돌아다녔다.
예쁜 글씨안에 목소리도 들리고
아름다운 경관안에 고운 모습도 보이고
봉숭아학당에서 강론에서 들려오는 신부님의 목소리도
함께여서 더욱 좋다.
천천히 더 음미한 다음 아껴두었다가 4일째로 가야겠다.
아나운서 아님 기자가 아니길 천만다행이다.
수도원순례라는 만남을 통해 함께하는 이들에게
유쾌한 즐거움과 기쁨을 주리라는 것은
주님만이 알고 계셨으리라~
참 ! 우리 수도원 순례팀원들은 ㅡ주님께서.안배ㅡ해주심을 느끼게해준다.. 순례중 내내..후에는 다시금 묵상할 시간을 미소지으면서.행복했던 시간들을 미쳐 알지못한 일들까지..잊어버린것을 생각나게 하면서 행복감속에서 감사드리며 즐겁다..사비나덕분에 이렇듯 순례시간을 이어갈 수 있다는게 이얼마나.감사하고 감사한가!
사비나 고마워..^^가정과 간것은 섭리였음을 ^^많은이들에게 행복주는 일임을.. 덕분에 미소띄며 주일 잘지낼께..고마워..잘 지내요..건강하고..
네, 덕분에 여러가지로 좋은 순례를 잘 마쳤습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같이 늘 이렇게 순례다니게 되기를 바랍니다.
덕분에 감사했습니다ㅡ 언니!
도움을 드리기는 커녕, 든든한 방짝 덕분에 많은 은혜를 입었습니다.
곧 다가오는 추석 무리하지 않게 잘 지내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부지런하고 상냥하고 친절한 사비나님^^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와 감탄하며 그리스순례를 다시 하였습니다.
사진, 글 보며 마음으로는 사비나가이드(?)의 설명과 신부님 강의가 들리는 듯~~
천천히 나누어서 보며 행복한시간 보내야겠네요.
감사!! 감사!!
제 일터와 가까이 사시니
수일내 얼굴보며 대화할 시간 만들어보아요~~^*^
연락을 주시면 하시라도...콜-!!!
그러나 상냥하다는 표현은 카타리나님께 더 잘 어울린답니다.
상냥과 부드러움의 종결자같으셔요!
감사합니다.
글을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이 글이 올라오기를 참 많이 기다렸는데
정말이지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9차 때 올려주신 것에 비하면 초라합니다.
11차 때 또 그 멋진 작품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