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전통건축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현재 학부때 부터 전통건축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두군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명지대 건축학과의 전통건축학부와 한국전통문화대학교(명칭이 학교에서 대학교로 바뀌었습니다.)의 전통건축학과입니다. 명지대는 종합대학으로 건축학과 안에 전통건축학부를 두고 있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문화재청이 설립한 학교로 문화재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수업방식이나 커리큘럼, 수업방향이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편입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두 학교 중 한 곳으로 결정하시되 커리큘럼과 학과의 목표등을 한번 따져보시고 결정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전통문화학교에 대한 설명은 뒷 부분에 하겠습니다.
일반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계시다고 하셨으니 졸업하시고 대학원에 진학하시는 것도 전통건축을 공부하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예전에 질문자 님과 비슷한 질문을 하셨던 분에게 답변해 드렸던 것과 같이 대부분의 전통건축전공자들이 석사과정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형편입니다. 각 대학 대학원의 교수님을 소개해 드리면.
경기대 김동욱 교수님, 안창모 교수님
고려대 주남철 교수님(정년하셨지만 연구실은 아직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명지대 김홍식 교수님, 김왕직 교수님
서울대 전봉희 교수님
성균관대 이상해 교수님
연세대 김성우 교수님
한양대 한동수 교수님
한국예술종합대 김봉렬 교수님
홍익대 박언곤 교수님
부산대 이호열 교수님
경북대 조재모 교수님
전남대 천득염 교수님
영남대 이우종 교수님
경일대 장석하 교수님
충북대 김경표 교수님
이밖에도 카이스트, 청주대, 울산대.... 등 각 대학의 건축역사연구실에서 전통건축을 전공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올해(2011년) 6월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내년 9월 부터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대학원에서도 전통건축 석사과정에 진학 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는 건축역사를 전공하신 장헌덕교수님, 김상태교수님, 전통건축물 구조를 전공으로 하고 계신 황종국 교수님 등이 교편을 맡고 계십니다.
다음은 전통건축 공부 후 진로에 관한 것입니다.
전통건축, 즉 한국건축역사를 전공하시게 되면 진로 선택 폭이 무척 구체적이게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 폭이 줄어들게 되지요. 전통건축역시 설계, 시공, 연구 분야로 나뉘게 되는데,
설계분야의 진로는 실측설계사무소가 있습니다. 이들 중 큰 회사 몇군데를 알려드리면 서울 소재의 금성, 삼아성, 삼풍 등이 있고, 충남 공주 소재의 아름터도 꽤 많은 일을 하는 사무소로 현재는 숭례문 현장 실측을 맡고 있습니다.
시공분야로 진로를 정한 많은 분들이 목표로 하는 것이 문화재 보수수리기술자 입니다. 이는 문화재 수리를 위한 전문가로서 문화재 수리를 업으로 하는 회사에 소속되어 문화재 수리 현장을 관리감독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매년 10월에 시험을 통해 문화재청에서 선발하고 있으며, 시험은 산업인력공단에서 맡고 있으므로 공단 홈페이지에서 시험 일정과 요강등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목표로 하는 문화재 전문인력 양성에서 전문인력이란 문화재 보수수리기술자를 말한다고 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며 커리큘럼도 여기에 비중을 두어 짜여져 있습니다. 실재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시공분야에 그 진로를 두고 있습니다.
다음은 연구분야 진로 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해 계속 공부를 하신다면 연구직으로 그 진로를 정할 수도 있습니다. 각 대학의교수,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각 박물관 등 국가기관의 학예사 및 일반 연구원, 그 밖에 건축역사를 전공한 분들을 필요로하는 연구소의 직원이 되어 건축역사학계나 전통건축, 문화재와 관련한 일반 행정, 정책에 관련된 일을 맡을 수 있습니다.
[* 진로에 관련해 사족을 달아보자면 돈문제가 빠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세 진로 중 가장 보수가 좋은 직업이 문화재보수수리기술자입니다.(연봉 5천~6천만원 수준) 다른 진로에서는 여타의 건축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거친 근로환경에서 일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자님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면.
1. 대학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것을 배울수 있을지 의문이 드네요.
당연히 배우실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글에서는 전통건축을 공부하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만 보이므로 원하는 무엇을 배울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 어렵습니다. 다만, 전통건축 전반에 대한 공부와 함께 실무능력도 키우고 싶으시다면 한국전통문화대학교를 추천합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졸업생들은 이 분야에서 유일하게 학부를 졸업하자마자 실측설계사무소나 시공현장에서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학생들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 연구실 역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부 졸업생의 능력을 건축역사 전공 석사 졸업생과 같거나 혹은 더 낫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제가 졸업생이라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2. 전통문화학교로 편입을 해야할까요? 아니면 여기서 4년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전통건축학과로 시도해볼까요.
역시 본인의 진로와 관계된 문제입니다. 앞의 글을 찬찬히 읽어보시고 목표를 세우신 다면 더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인맥에 관련한 문제입니다. 다니시고 계시는 곳에서 졸업하신다면 그 학교가 모교로서 질문자님에게는 큰 의미나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종합대학의 건축학과 이므로 건축에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의 졸업동기생, 선후배들도 나중에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학부 때부터 전통건축을 전공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일반 건축에는 힘을 쏟기가 힘듭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편입이나 대학원과정 진학을 선택하신다면 좀더 나은 선택을 하실 수 있겠습니다.
3. 그리고 이쪽이 과연 비젼이 있을까요?
일단 모든 일에는 비젼이 있다라고 당연한 답변을 드려야겠네요. 앞서 말한 진로들 모두 전문인만이 수행 할 수 있는 전문분야로 평생 -늙어 죽을때까지- 이 분야에서 일 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야의 특성에 대해 생각하는 점을 말씀드리면, 건축역사라는 것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이 드물고, 문화재급 건축물에 대해서는 그 이력을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것이 많이 질 수밖에 없고 대우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진로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숙지하신다면, 이 분야를 선택한 동기에 대해 다른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래가 걸린 중대한 고민인 만큼 심사숙고 하셔서 결정하신다면 누구라도 질문자님의 꿈을 지지해 줄 것입니다. 저 또한 질문자님의 꿈을 지지합니다. 노력하신다면 충분히 비젼이 있는 분야이며, 전통건축에대한 애정이 크신 만큼 성실히 공부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좋은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사족 하나. 책한권 추천해드립니다.
로져 루이스, 김현중 역, 건축가가 되는길, 도서출판 국제, 2008.
첫댓글 도움이되네요
감사합니다
감사
이런 글을 어디가서 볼수 있을런가..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도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