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R은 개인용 비디오 녹화기의 약자로 '기존의 VCR을 대신할 차세대 녹화 및 영상 재생기기'
또는 '아날로그 VCR이 디지털 방식으로 진화한 형태, 즉 포스트 VCR'이라고 간략히 설명..
90년대 즈음 모뎀을
이용한 통신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은 터미널과 커맨드 방식의
UI(User
Interface)를
사용하는 PC 통신을 무척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인터넷의 보급이 시작되던 때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소수의 전문가들이나
할 수 있었던 아주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실제 생물학적 바이러스와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해커라는 괴물이 세상 모든 정보를 다 훔치고 파괴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터넷이 보편화되었으며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시대에 뒤쳐졌다고 할 수
있을 세상이 됐다.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PVR(Personal Video Recorder)은 이러한 인터넷의 예처럼 지금 당장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생소한 개념일지 모르지만 가까운 미래에 보통 사람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위치에 서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견해 본다.
일반적으로 PVR은 개인용 비디오 녹화기의 약자로 '기존의 VCR(Video Cassette Recorder)을 대신할 차세대
녹화 및 영상 재생기기' 또는 '아날로그 VCR이 디지털 방식으로 진화한 형태, 즉 포스트 VCR'이라고 간략히 설명할 수 있지만
일반 가전 사용자들에게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VCR은 물럿거라, PVR 나가신다!
PVR은 VCR과 상당히 유사하지만 기록을 위한 비디오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셋톱박스의 형태이지만 디스플레이 장치를
포함한 TV 형태를 가진 제품도 있고, PC에 TV 수신 기능을 추가하여 PVR 기능을 구현한 2세대 미디어센터 PC라 불리우는
PC형 PVR이 올해 말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가지고 있고 수신된 영상을 장시간에 걸쳐 하드디스크에 기록하여 두고, 원하는 시간에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재생하여 볼 수 있으며, 저장된 영상을 간단히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EPG(Electronic Program Guide ; 전자 방송프로그램 편성표)를 이용하여 편리한 예약녹화가 가능하며, 재방송은
자동으로 녹화하지 않을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제품도 있고, 프로그램 제목, 스포츠 선수, 배우 등의 검색어로도 녹화를 할 수
있다. 시청자의 시청 습관 및 주제를 이용한 선별 녹화도 가능하며 광고를 자동으로 건너뛸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탑재한
제품도 있다.
또한 기존의 감시용 아날로그 CC 카메라는 열화에 의해 화면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PVR 제품을 이용하면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영상은 열화없이 반영구적인 자료 보존이 가능해 감시용 CC카메라 등의 기록 장치로도 각광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 발매된 PVR 제품으로는 아날로그 수신 전용이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아날로그 수신과 함께 디지털
TV도 수신하고 HD급 영상까지도 저장 및 편집이 가능한 제품들도 출시되었다(전자 제품에 익숙한 유저들은 디지털 PVR 제품을
제2세대 디지털 TV 제품군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해외 PVR 시장의 동향과 전망
간단하게나마 외국 제품을 먼저 보자. 현재까지 발매된 외국 PVR로는 1999년 미국의 TIVO, ReplayTV 등을 대표주자로
하여 UltimateTV 등 후발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이들을 효시로 하여 여러 가지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했으며,
2003년까지 미국에서만 약 3000만대의 PVR 제품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방송 규격이 달라서 우리는 보기 힘든 소니, 파라소닉 등 일본 제품도 또한 여러 종류가 있다. 외국의 대기업 및 벤처
기업에서도 이미 발매된 제품 이외에 더 다양한 고급 기능을 가진 PVR 제품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점점 더 PVR 제품으로의
기술 및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국산 PVR이 벌써?
VCR을 개발·생산하고 있는 국내 전자업계는 현재 신제품 개발은 거의 하지 않고 PVR로의 사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PVR
제품이 지금까지 벌써 몇 가지 발매되었고 해외로 수출하여 PVR의 대명사인 TIVO, ReplayTV 등과 경쟁하는 제품도 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2004년 상반기 이후에 우리나라 PVR 시장의 활성화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찾아볼
수 있는 PVR 제품을 몇 가지 살펴보자. 그 중에서 서로 비슷한 기능은 제외하고 다른 제품과 구분되는 특징을 알아보자.
첫째로 디지털앤디지털(Digital&Digital)의 쥬빌로가 있다. 쥬빌로 시리즈 제품들은 전화선을 이용하여 다운받은 EPG
정보를 이용하여 편리한 예약 녹화를 할 수 있으며 펌웨어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또한 DVD 재생 및 DVD 타이틀을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둘 수 있는 모델도 있다.
다음으로 대우전자에서 출시된 PVR 제품의 특징은 TV 7단계 전후 고속탐색, 축소 정지화면을 통한 녹화 내용 확인, 광고방송
스킵 등 다양한 편집·재생 기능을 제공한다. 다음은 토필드라는 회사의 제품으로 유럽의 셋톱박스 전문잡지에서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은
바 있다. 2개의 튜너를 내장하여 TV를 시청하면서도 동시에 타 채널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LG전자에서 작년에 출시된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ATSC 규격 HD(High Definition)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제품으로 최초의 2세대 디지털 TV라 할 수 있다. 즉 디지털 TV 수신용 셋톱박스와 PVR이 결합된 형태이다.
그리고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셋톱박스 LST-3430은 디지털 TV, 아날로그 TV 그리고 외부 입력 등 여러 가지 입력의
저장이 가능하며, IEEE1394도 지원한다. IEEE1394를 지원하는 캠코더 및 DVHS 기기를 셋톱박스와 연결하여 서로간
AV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리고 셋톱박스가 아닌 60인치 LCD 프로젝션 TV와 PVR 제품이 결합된 형태의
TN-60SZ30HR이 있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 열거된 모든 제품들의 장점을 대부분 다 가지고 있으나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PVR의 핵심 기능,
타임시프트
타임시프트(timeshift)의 사전적 의미는 시간이동, 시간변화 정도가 될 것이다. 그 개념이 말이나 글로 전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파워유저나 개발자가 아닌 이상 정확한 의미와 그 유용함을 알기 어렵다. 그러나 타임시프트 기능은 녹화, 재생하는 기능과
버금가는, TV 시청을 대단히 편리하게 만드는 핵심 기능 중 하나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자. 주말 오후 5시, 좋아하는 야구 경기가 있다고 하자. 출출했던 시청자는 피자를 주문했고
얼마 후 피자가 도착했다는 초인종이 울린다. 피자를 받고 계산하는 불과 1∼2분 사이에 역전 홈런이 터진 것이다. 바로 이때
타임시프트의 트릭 플레이(trick play) 기능 가운데 되감기(rewind) 기능을 이용하면 홈런 장면을 볼 수 있다. 2분전
피자 배달원이 오기 전 시점으로 되돌아가서 놓친 장면부터 보면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2분의 시간 차이(타임시프트)가 발생한
것이다.
만약 이렇게 시간 차이가 생긴 후 방송을 놓치지 않고 현재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광고 또는 큰 관심이 없는 부분에서 광고
건너뛰기 또는 빨리감기 기능을 이용하여 시간 차이를 점점 줄여가면서 현재 시간에 접근할 수도 있고, 원한다면 한번에 현재 시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물론 현재 방송보다 더 앞선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의 시간 안에서 우리는 시간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다. 즉 타임시프트 기능을 적절히 이용하면 과거의 시간 제약으로부터는 TV 시청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PVR의 동작 구조
지금까지 PVR의 개요와 몇 가지 중요한 개념을 정리해 보았다. 이제부터는 PVR의 동작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살펴보기 위해 지금
개발중인 시스템 중에서 PVR 동작 관련 부분의 블럭도를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그림 1>을 보면 TP라는 용어가 생소할텐데 TP는 트랜스포트 패킷(Transport Packet)의 약자로 디지털 또는
디지털화되어진 영상을 전송하기 위한 데이터 단위이다. 그리고 Specialized Stream Controller는 <그림
2>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이상 2가지를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 용어들은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그림 1> PVR 시스템의 블럭도
먼저
TP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PEG-2 디코더로 TP가 먼저 들어간다면 일반적인 디지털 TV와
동일한 구조가 된다. 즉 현재 방송중인 화면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데이터가 아래쪽 Specialized Stream
Controller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EIDE Controller를 통해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다. <그림
2>는 TP, Specialized Stream Controller, 그리고 HDD간의 데이터 흐름을 좀더 상세히 표시한
블럭도이다. NTSC 영상(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을 수신한 경우 이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MPEG-2 엔코더를 이용하여 디지털
영상으로 만드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ATSC 영상(디지털 TV)의 경우 그 자제가 MPEG-2 규격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를 Stream Controller를 통해 처리하고, 처리된 데이터는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다. 이 과정이 바로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것이다. 반대로 하드디스크로부터 저장된 프로그램을 TP 단위로 Specialized Stream
Controller까지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이것을 디코딩하여 보여주면 이것이 바로 녹화된 프로그램이 재생 된다.
<그림 2> PVR 내부의 데이터 전송 블럭도
이상 녹화와 재생에 대한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타임시프트의 동작을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타임시프트 동작에서 데이터의 흐름을 분석해보면 현재 시각에 방송중인 프로그램이 하드디스크로 저장되는 동시에 이미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프로그램의 재생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이 두 가지 동작은 동시에 일어나지만 녹화되는 프로그램과 재생되는 프로그램은 하드디스크를 이용하여 ‘시간차이’를 가지고 제어할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타임시프트의 동작원리이다. 그리고 이 시간 간격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제어하여 시청하고 싶은 시점을 정하는
모든 동작을 일반적으로 ‘트릭 플레이’라고 한다.
트릭 플레이는 일반 VCR에서 사용했던
일시정지 기능, 그리고 테이프를 돌려가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었던 되감기, 빨기감기(fast forward) 등의 기능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VCR에서는 없었던 임의위치 재생, 구간반복, 장면전환 검색, 요약보기, 광고
건너뛰기 등의 고급 기능까지 PVR의 기본 기능에 포함되기도 한다.
이처럼 타임시프트를 적절히 이용하면 시청자는 방송사에서 정한 시간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그리고
원하는 장면만 골라서 볼 수 있으며 PVR를 개인용 비디오 녹화기라는 의미에서 한층 더 발전된 의미로 사용할 수 있다.
PVR 확산에 따른 주요 이슈
아직은 초보 단계이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미 PVR 관련 컨텐츠 공유를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또는 커뮤니티를 형성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PVR에 관심을 보여준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자발적 소비자인 그들의 요구 사항을 수렴해 가고
있다. 지금까지 그들이 제기한 문제점 또는 앞으로 예상되는 몇 가지 문제점과 그 대책들을 살펴보자.
컨텐츠 공유와 불법 복제
가장 전통적인 컨텐츠 공유 방법은 PVR에서 녹화하거나 편집한 컨텐츠를 기존 VCR과 연결해 VHS 테이프에 녹화해 보관하거나
돌려보는 경우가 있다. 고급 사용자는 IEEE1394 규격을 이용한 DVHS 기기를 사용해 그 테이프를 교환하는 사용자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기존 VHS 테이프에 녹화하여 주고받듯이 하드디스크를 직접 주고받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현재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것이 DVD-RW와의 결합이다. 이것은 PVR과 DVD-RW를 결합한 형태를 가진다. 그리고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컨텐츠를 DVD 미디어에 저장하거나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방법이 되고 있다. 최근 게임기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대세인데 PVR 또한 그런 방향으로 진보하는 것은 당연하다. 네트워크를 활용한 컨텐츠 공유는 물리적인
미디어를 공유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
DVD-RW나 인터넷을 이용한 방법이 컨텐츠 공유라는 문제의 해결 방법 같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저작권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사용해 온 아날로그 영상의 경우 화질 및 저장 특성상 그리고 시간 흐름에 따른 화질, 음질의 열화 문제 때문에
저작권이 걸림돌이 된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전혀 이해 관계가 달라진다. 디지털로
전송되는 음악의 경우도 저작권 논쟁이 불거지고 있으며, 법정 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더군다나 모든 디지털 컨텐츠는 원본과 사본이 완전히 동일하고 특히 고화질 HD 영상의 녹화가 가능한 PVR의 경우 저장된 HD급
컨텐츠를 이용한 복사본이 발생시키는 저작권 보호에 대한 문제가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문제가 되는 HD급 영상의
경우 SD급으로 낮추어 공유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하드디스크, DVD 등을 포함한 저장
매체에 걸려진 복제방지가 쉽게 크랙된다면 상당히 큰 문제의 소지가 있으므로 업체 측에서는 복제 방지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방송 편성과 광고 건너뛰기 기능
방송와 광고 산업에서의 이슈를 생각해 보자. 언뜻 생각하기에 방송 업계와 무슨 문제가 있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PVR이 방송사의
수익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PVR의 출현과 동시에 예견된 것이다. 지금 어느 가정이나 한 대 이상 가지고 있는
VCR을 PVR이 대신할 때가 되면 시청자들은 방송사가 정해 준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과는 독립적으로 TV 시청 시간을 주관할 수
있다. 즉,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될 것이다. 마치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보는 영화처럼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앞서 설명했던 ‘광고 건너뛰기’ 기능이다. 많은 수익을 기대하며 편성된 프라임 시간대 광고들을
사용자가 마음대로 건너뛰어 가면서 실제 방송만 골라서 시청한다면 누가 비싼 광고비를 들여 광고를 제작하고, 광고 수주를 하겠는가?
그러므로 어떤 정해진 시간대보다는 타임시프트를 이용하기 힘든, 꼭 라이브 방송을 시청해야만 하는 스포츠, 속보 뉴스 등의 시간대가
프라임 타임을 능가하는 광고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들이 개발되고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한 PVR 업체에서는 광고 건너뛰기 기능을 이용하는 데 한 달에
10달러 이상의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도 PVR이 대중화되면 논의돼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PVR이 어느 가정에서나 가지고 있는 필수 가전이 되면 PVR은 당연히 인터넷과 연결되고 양방향 통신이 가능할 것이다. 이
시점이면 방송사들은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시청률, 시청 습관, 광고스킵 행태 등을 분석할 수도 있고 이에 대응한 더 새롭고
효과적이 광고방법 과금 체계 및 새로운 광고 미디어도 만들어 낼 것이다.
100마리째 원숭이 이론
혹시 ‘100마리째 원숭이 효과’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1950년대 일본의 무인도에서는 고구마를 주식으로 하는 원숭이의 무리가
서식하였다. 그들은 고구마를 땅에서 캐고 흙을 털고 먹었는데, 어느 날 한 마리의 원숭이가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행동 양식으로 시작했다. 점차 원숭이 무리는 하나 둘 그 원숭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그 섬에 서식하는
모든 원숭이가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었다.
그 섬에서 고구마 씻기를 하는 원숭이 수가 일정한 숫자 이상으로 늘어나자 그 섬과는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 먼 곳의 다른
원숭이들도 똑같은 행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는 행위를 따라 하는 원숭이 숫자 또한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두 집단 사이에는 어떤 통신 수단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을 바로 100마리째 원숭이 현상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사람들의 행동 양식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로 관찰된 바 있으며,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의 수가 일정량에 달하면 그 행동은 그
집단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공간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어 가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말한다.
신제품이 나오면 먼저 사용해 보고 그것을 먼저 이해하려 하고 실험해 보고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상에서 그 물건을 혹독하게 평가하기도
하며, 후발 주자들에게는 도움을 줘야 직성이 풀린다는 얼리 어댑터들은 벌써 국내에서도 몇 가지 발매된 PVR에 대한 사용기와 평가
및 지적 사항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이 PVR에 대한 첫 번째 원숭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그 사람들에게 PVR은 TV 시청을 조금 더 편리하게 도와주는 역할이 아닌, 이미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가전기기가 되어,
PVR을 즐기는데 익숙해져 가고 있는 듯 했다. 그렇다면 이제 조만간 PVR을 이용한 TV 시청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독자들 가정에도 TV 곁에 한 대씩 가지고 있던 VCR을 대신해 PVR이 그 자리를
채우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