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화장 문화가 널리 보편화된 상태다. 스위스의 경우 무려 전국민의 70%, 유럽인 전체 평균의 32%, 캐나다 40%, 호주 54%의 사람들이 화장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서구에서는 ‘에코 다잉(eco-dying)’이라는 개념이 등장, 새로운 장묘문화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에코 다잉이란 시신을 화장한 뒤 남은 뼛가루를 산이나 바다 등에 뿌려 자연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친환경적 장례를 뜻한다. 나무에 뿌리는 것은 수목장과 바다에 뿌리는 것은 해양장, 정원에 뿌리는 것은 정원장으로 불린다.
1999년 스위스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래 독일·영국·오스트리아·뉴질랜드·일본 등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복지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화장과 산골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더욱 높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국민의 화장률이 70%에 가까운 스위스는 국토가 좁고 산악지대가 많아 이 에코다잉에 대한 개념이 일찍부터 도입됐다. 스위스에서는 1874년 유럽 최초로 화장협회가 설립되었고, 20세기 중반 이후 국가적인 캠페인을 통해 화장 문화가 보편화되기에 이르렀다. 스위스 생죠지시립묘지의 경우 산골시설이 묘지 한켠에 마련돼 있으며, 그 주변에 예술적인 조형물이 함께 설치돼 있다. 산골지역은 지하에 만들어져 있는데 지상에서 자동으로 개폐되는 문을 통해 지하로 화장 유골을 붓는다. 산골시설 지면에는 화분을 놓아 꽃밭처럼 꾸며놓았다.
스페인 마드리드시에서 가장 큰 시립묘지인 알무데나묘지에는 유럽 전통매장묘와 실내납골당, 산골묘지가 함께 조성돼 있다. 알무데나묘지의 산골장소는 이미 1925년에 조성됐으며, 잔디 위 또는 수벽 아래의 흙이나 지하벙커 등 시민이 원하는 곳에 산골할 수 있다.
독일에는 대부분의 숲묘지들에 ‘익명묘지 구역’이라는 곳을 설치해놓고 있다. 이곳은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은 합동납골 묘역으로 일종의 산골시설이다. 최근 세상을 떠난 후 이름을 남기길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럽 전역에서 익명 묘지의 수요가 늘고 있다. 독일에서는 화장한 사람의 절반 정도가 익명 묘지에 안장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로 꼽히는 프랑스의 종쉬롤묘지 내 ‘추억의 공원’은 19세기 파리를 피로 물들인 전쟁과 혁명으로 희생된 수백명의 희생자들을 수습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화장 유골을 나무밑 곳곳에 그대로 두어 육안으로도 볼 수 있게 했지만, 워낙 아름다운 정원으로 조성돼 묘지 곳곳에 심어진 나무 아래 벤치에 산책 나온 주민들이 책을 읽거나 명상에 잠기는 공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서산에 골회림이라는 수림장 시설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죽은 사람을 화장한 후 유골을 땅에 묻고 봉분 대신 나무 한그루를 심어 묘지로 삼는다.
해외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산골 문화’의 특징은 결코 한 가지 형태를 강요하지 않고, 수요자의 기호에 맞도록 여러 형태의 산골을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첫댓글 잘보았읍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