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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구성법에 의한 심리진단 및 실습
1. 풍경구성법
풍경구성법(LMT: Landscape montage technique)은 미술치료 혹은 그림검사법의 하나로1969년에 중추 교수에 의해 창안되었다. 이 풍경구성법은 원래는 정신분열증 환자를 주 대상으로 하여 모래상자 요법의 적용 가능성을 결정하는 예비검사로서 고안되었는데, 독자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이론적으로 분석되어 치료적으로도 많이 활용되어 일본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한 이 풍경구성법은 1977년 제 10회 독일어권 표현병리, 표현요법 학회에 발표된 이후 독일, 미국 및 인도네시아에서도 시행되고 있으며, 진단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치료과정 속에 활용되어 많은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 풍경구성법은 로르샤하 검사(Rorschach test)와 같은 앞에 있는 패턴을 읽고, 선택, 해석하는 투영적 표상과 대조적인 접근방법으로서 4면이 테두리로 그어져 있는 구조화된 공간에 통합적 지향성을 지닌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는 구성적 표상을 기초로 하는 방법이다. 중추는 이 투영적 방법과 구성적 방법에는 서로 보완적 의의가 있으며 특히 분열증 진단에는 양자를 서로 실시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 풍경구성법의 실시방법
<준비물>
도화지, 사인펜(보통 흑색 사인펜을 사용한다), 크레파스 혹은 색연필
먼저 검사자가 4면을 테두리를 그린 도화지와 사인펜을 내담자에게 건네준다. 그 다음에 검사자가 말하는 사물 즉, (1) 강 (2) 산 (3) 밭 (4) 길 (5) 집 (6) 나무 (7)사람 (8) 꽃 (9)동물 (10) 돌 등 이상 10가지 요소를 차례대로 그려 넣어서 풍경이 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려 넣고 싶은 사물이 있으면 그려 넣게 한다. 모두 다 그린 다음에 색을 칠하도록 한다. 지도 시 사용되는 언어나 행동은 치료의 흐름을 파괴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다음에 LMT의 도입과 실시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해 본다.
1) 검사자가 한 장의 도화지를 꺼내어 사인펜으로 테두리를 그린 다음 사인펜과 도화지를 내담자에게 건네주고
“자, 지금부터 풍경을 그릴 거예요. 잘 그리는 것을 보려는 것이 아니니까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려 주세요. 단, 내가 말하는 순서에 따라서 그려 주세요.” |
라고 부드럽게 말한다. 내담자가 “싫어요. 최근에는 그림을 그린 일도 없고...” 혹은 “그림을 그리라요?” “못 그려요.” 등으로 난색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지만, “먼저 강을 그려 주십시오.” 하고 구체적으로 ‘강’을 지시하면, 조금 머뭇거리다가 사인펜을 쥐고 쉽게 그리는 경우가 많다. “이 강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고 있어?” 라든가 “한가운데서 좌우로 갈라져 버렸네,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가?”, 혹은 “아주 작은 강이네요. 이것을 표현하는 것조차 대단하게 보인다,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등 검사자는 내담자가 그리는 여러 가지 패턴을 혼자말로 관심을 나타내어 동기유발을 시킨다.
2) “자, 강을 그렸습니다. 다음은 산입니다. 산을 그려주십시오.”
처음에 “풍경을 그린다.”는 말을 염두에 둔 사람은 대개 산이나 암벽 등의 공간을 어느 정도 위치에 남겨두고 강을 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대로 안심하고 그린다. 그러나, 뒤에 그릴 것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강을 종이 윗 부분에 그려버린 사람은 “산” 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에는 당황하지만 잠시 후, 여러 형태로 산을 처리한다. 공간의 왜곡이나 주저함 없이 잘 그려 넣는 사람, 상당히 생각하고 나서 지도처럼 등고선상의 산을 그려 넣는 사람, 강의 상부를 색칠해서 그곳에 산을 그려 넣는 사람 등 다양하다.
3) “다음은 밭입니다. 밭을 그려주세요.” 일반적으로는 별 문제없이 그리지만, 밭을 본적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논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라고 말을 덧붙이는 것이 좋다.
4) “자, 다음은 길입니다. 길을 그려 넣어 주세요.”
이 단계에서 “2개 그려도 괜찮겠습니까?” “다른 길을 그려 넣어도 됩니까?” 등을 묻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강이나 산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려진 수는 단수든 복수든 상관없다. 산, 강, 밭, 길이 그려지면 <풍경>은 거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다시 말하면 풍경의 골격을 갖추고 구성의 기본을 형성한다. 그런데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만성분열증자나, 정신지체자, 사춘기형의 일부는 ‘풍경’을 구성하지 못하고 들은 순서대로 나열하듯이 그려 넣는다. 이 현상은 <구성포기>라고 불리 우는 것으로서 그 자체가 하나의 두드러진 증상이며 표현이기 때문에 느낌을 말하거나 수정시키지 말고 그대로 계속 시행한다.
5) “길 다음은 집입니다. 집을 그려 주세요.”
이와 같이, 집, 나무, 사람을 순서대로 그려 넣게 한다. 창안자는 “집이 있었으면 좋겠네”, “나무가 있어도 괜찮을까?” 등으로 대상에 따라서는 웃으면서 말끝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시하였다. 아무튼 검사는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참여하여 하나의 그림을 서로 음미하는 듯이 진행해 나가는 것이 좋다.
집, 나무, 사람은 일반적으로 인격을 투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때문인지 사람을 그리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 앞 단계에서는 길을 좀처럼 그리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또한 사람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멀리 아주 작게 그려 넣거나, 혹은 가까이에 크게 그리기는 했지만 stick figure라고 하는 선 묘사만의 도식적인 표현으로 처리하거나 또는 사람만 색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표현은 그만큼 저항이 강한 항목인 것 같다.
6) “자, 다음은 꽃입니다. 꽃을 그리세요.”
내담자에게 있어서 사람 다음으로 거부감이 큰 것은 꽃에서 여실히 들어 난다.
7) “꽃 다음은 동물입니다. 어떤 동물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동물을 그려 놓어 주십시오.” 사람을 그리는 것을 거부한 사람도 동물은 그리는 경우가 많다. 선택되는 동물은 그 사람의 어떤 측면을 절묘하게 나타낸다.
8) “다음은 돌입니다. 돌을 그려주세요.”
일반적으로 어떤 풍경화를 보아도 빠짐없이 그려져 있는 항목이다. 대부분 눈에 띄지 않아 돌을 길가, 물가, 혹은 집구석, 밭두렁, 나무 밑 등 10개 항목의 맨 구석진 곳에 둔다. 정신 분열증 환자들은 사람이나 동물, 길을 거부해도 돌만은 지키려고 확실하게 바른 위치에 두는 경우가 많으며, 신경증 환자들은 많은 돌을 여러 곳에 흩어 놓은 경우가 많고, 강박증 환자들은 강가에 세심하게 정돈해 놓는다.
9) “자, 내가 말하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엇인가 부족한 것이나 자신이 그려 넣고 싶은 것을 그려 주세요. 또한 더 첨가해서 그리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그려도 좋습니다. 아무튼 풍경을 완성시켜 주세요.”
가장 많이 추가하는 것이 다리이다. 다리는 흔히 길의 단계에서 강을 건널 때 이미 그려 넣는 경우가 많다. 태양이나 달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다. 하늘에 구름, 강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그리는 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풍경화의 장식물들은 환자의 내면 상황을 아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10) 풍경화가 완성된 후 12색 내지 24색 크레파스나 색연필을 제시하고 “자, 여기에 색칠해 주세요.”라고 지시한다. 분열증 환자들은 흔히 강과 길을 바꾸어서 색칠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낮 풍경에 하늘을 까맣게 칠해 버리거나, 빨갛게 칠하는 자도 있다.
풍경구성법에서 가장 현저한 변화를 보이는 부분은 색이라고 하였으며, 색채는 투영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떤 색을 선택하여 산을 칠하는가 하는 의미로는 확실하게 투영적이지만 item과 item사이의 공백을 채색하여 묘화를 마무리해 나가는 단계에 있어서는 색채도 또한 구성적이다. 그리고 채색은 구성의 마지막 단계에 실시하기 때문에 풍경구성법에 따른 변화가 묘화면 보다 색에 있어 현저하게 나타난다고 말할 수 있다.
색칠이 끝난 뒤 검사자는 내담자가 그린 그림을 보고 2~3가지 질문을 한다. “자, 가르쳐 줄래요?, 이것은 사계절 중 언제 입니까?, 시간은 몇 시경입니까? 기후는?, 강은 어디로 흐르고 있습니까?, 사람은 몇 살이며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등의 질문을 한다. 날씨는 대부분 맑음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나 때로는 소나기가 내리는 것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3.각 item의 상징과 의미
독해법이 표준화된 것은 없지만 대개 모래상자요법의 독해법에 준거한다.
1) 강
강은 일반적으로 무의식의 흐름에 비유할 수 있다. 무의식에 지배되어 있는 상태의 환자들은 흔히 물이 세차게 흐르는 큰 강을 그리고 나아가서 군데군데 범람하여 물이 넘쳐흐르고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2) 산
산은 그리는 사람의 주어진 상황과 앞으로 전망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으며 극복해야 할 문제의 수를 시사하는 경우도 있다. 눈앞에 우뚝 서있거나, 앞길을 막고 있는 경우는 어떤 어려움이나 장애 등이 가려 놓여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3) 밭(또는 논)
논에 모를 심고 있을 때, 벼가 푸르고 번성할 때, 벼 이삭이 돋은 것, 벼 베기, 수확한 후, 수확한 후의 한가한 논의 모습을 그린 경우에는 그린 사람의 마음이 지향하고 있을 때를 암시 하며, 때로는 발병의 시기, 즐거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때로는 미래를 암시하는 경우도 있다.
밭에서 일하는 사람의 모습이나 논 혹은 밭을 갈고, 정리하고, 손질하는 모습에 있어서 학생과 아동의 경우에는 면학과의 관계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는 과제나 의무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으며 인격의 통제된 부분으로 볼 수도 있다.
4) 길
강을 무의식에 비교한 반면에 길은 의식이며, 방향을 암시하고 인생의 길로서 명확하게 의식되는 것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그 길이 확실하게 강 위의 다리와 연결되어 있으면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여성의 경우에 길이 강으로 차단되어 그대로 끝나있는 경우가 1/4이나 된다. 남성에게 있어서는 결혼이란 다른 세계로 향한다는 정도의 큰 변화는 없으나, 여성에게 있어서는 강을 건넌다는 의미가 강을 건너서 다른 세계로 간다는 것 즉, 결혼을 의미한다고 한다. 남성에게 있어서 강을 건넌다는 의미는 다른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
5) 집, 나무, 사람
기존의 HTP 묘화검사에서 언급된 것과 같다.
6) 꽃
꽃은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 개화에서 결실에 이르는 최초의 단계이기 때문에 성장 발달의 상징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여성스러움을 의미하고 강조하는 경우에 그리는 일이 많다. 그러나 높은 산봉우리의 꽃, 장례식용 꽃, 새빨간 색으로 길가에 피어있는 꽃 등은 그대로 자신의 영혼을 공감하는 꽃이며, 양친의 죽음을 애도하는 그림에서 많이 나타낸다.
7) 동물
동물 그 자체가 상징성을 나타낸다. 팬더, 기린, 공작 등 눈에 띄는 것, 코알라, 애견, 고양이와 같이 귀여운 동물, 뱀, 돼지 등 일반적으로 싫어하는 동물 등 각 동물이 지닌 속성을 중심으로 부여되는 인간의 여러 가지 이미지와 동물의 세심한 특성과 생태, 신화, 전설 등에 그 의미를 맞출 수 있다.
집, 나무, 사람, 산, 강, 길을 전부 안쪽 밑에 아주 작게 그리고 동물을 크게 그리는 환자의 경우는 작아져 있는 현실을 보상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사람은 내면에 큰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하는 것이 치료목표가 될 수 있다. 동물의 크기는 기분을 인간에게 둔다. 인간을 1로 하여 1보다 크며 인간이 지닌 에너지의 총량이 크다. 1보다 적으면 인간이 지닌 에너지의 총량이 적다.
분열증 환자나 대인공포증 환자는 토기를 좋아하며 그리는 경우가 있다. 혹은 싸워서 상처를 입은 고슴도치, 매, 사자 등을 많이 표현하기도 한다. 등교거부아동은 자주 소나 말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학교 내 폭력 소년은 고양이에게 몰려있는 듯 한 쥐 모습을 그린다.
8) 돌
돌의 의미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 속성은 단단함, 냉정, 불변성이다. 돌은 일반적으로 눈에 띄지 않고 무수히 많은 것으로 그 존재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것이 큰 돌이나 큰 바위로서 전방을 가로막고 있으면 장애가 되고 큰 짐이 되며 어려움을 나타낸다. 그러나 큰 돌이라 하더라도 그 위치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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