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 제3권
22. 불설총지경(佛說摠持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마갈타국[摩竭]에서 유행하시면서 법한거(法閑居) 중이셨다.
부처님께서 보리수[道樹] 아래서 처음 성도하실 때 많은 보살과 함께 계셨으며 일체가 성취되었다.
보현 보살(普賢菩薩)은 무원(無願)의 행(行)을 하니 그 행에는 더할 것이 없었다.
또한 공무(空無) 보살ㆍ연화장(蓮華藏) 보살ㆍ보장(寶藏) 보살ㆍ행장(行藏) 보살ㆍ묘요(妙燿) 보살ㆍ금강장(金剛藏) 보살ㆍ역사장(力士藏) 보살ㆍ무구장(無垢藏) 보살ㆍ조정장(調定藏) 보살 등 1만 명의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또한 한 부처님 세계의 삼천대천 티끌과 같은 수의 보살들이 함께 계셨으니, 각각 다른 불국토에서 와서 이 장소에 모였다. 오는 방향에 따라서 사자좌(師子座)로 변하였으며, 부처님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린 후 부처님 앞에 있는 사자좌에 앉았다.
이때에 이들 보살대사들은
‘우리들은 청정하며 허물이 없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각각 마음속으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이것이 무슨 인연인지 불가사의하구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가지고 있는 경계는 헤아릴 수가 없구나. 모든 부처님 세존의 본원(本願)은 특별하구나.
어떠한 인연으로 모든 부처님 여래는 감동하실까?
불가사의한 무괘애행(無罣礙行)은 무엇을 말함인가?
세존께서는 어떻게 무념무상으로 이 특별한 경지에 이르셨는가?’
이때 세존께서는 이들 여러 보살들의 마음 속 생각을 곧 아셨다.
“이 자리에 있는 여러 보살들이여, 모든 부처님은 그 있는 곳이 없으나 또한 머물지 않는 곳도 없다.
여래께 묻고자 한다면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일체를 비추시리니, 부처님의 위신(威神)의 덕과 정진(精進)은 비교할 수가 없으며다 건립하게 하느니라.
모든 부처님의 여러 총지법에 다 들어가게 되며 이것은 광대하고 성스러운 깨달음으로 이들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뛰어남은 이와 같이 걸림이 없으니, 몸이 들어가는 것 또한 모두 이와 같다.
모든 부처님의 권속들이 모든 번뇌를 버리지 않으면 부처님의 법을 얻을 수 없어 항상 안온할 수 없느니라.”
이때 연화장 보살은 모든 법이 나아가는 바의 마음에 들어가서 걸림이 없었으며, 생각한 바의 법문이 좋지 않거나 거리끼는 것이 없었다.
여러 보살행은 보현(普賢)의 원이 되었으며 이것을 모아 평등하게 행하고 그 원에 바르게 머무니, 모든 부처님의 법에 들어가 시방의 부처님을 뵙고 대자비심으로 많은 사람을 제도하며 중생을 항복받아 나쁜 갈래에 가지 않았다.
일체의 보살은 여러 가지 삼매의 정(定)에 들어 그 본래의 경계를 보고 깨달았다.
모든 부처님의 지혜는 그 행하는 바가 끝이 없으며 귀의하게 하여 항복사키지 않는 것이 없었다.
여러 도의 지혜에 나아가 총지를 모두 비추고 모든 바라밀의 연화장(蓮華藏)을 분별하였다.
여러 보살들은 부처님의 거룩하신 가르침을 이어받아 각각 말했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다 들어주신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행하신 바는 무량하며 대변화를 일으키며 그 본래의 모습에 따라 모든 법을 밝게 깨달아 일체를 다 알고 계신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특별히 뛰어나며 가려 덮임이 전혀 없고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널리 법계에 두루 하고 법계에 들어가시나니,
모든 부처님의 세계는 그 처소가 없으면서 걸리는 것도 없는 것이다.
열 가지란 무엇인가?
도솔천에서 수명을 다하여 홀연히 없어지니 금하여 제어할 수가 없고 또한 있을 곳이 없어 어머니의 배 안에 들어가 열 달 동안 있다가 태어난다.
또 그 집을 버리고 즐겁게 밖으로 나가니 마음은 항상 기쁘고, 보리수 아래에 앉아 일체 모든 부처님의 법을 쌓은 후 한 순간에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널리 나타내 보이니, 여래의 감동은 상서로운 기운이 되어 나타난다.
항상 법륜(法輪)을 굴리시며 덕의 근본을 모두 심고 분별하여 해설한다.
부처님이 될 때에는 보살이 함께 이루어지며 법으로써 이루어진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영원히 머무는 곳이 없으면서 있는 곳마다 지혜가 있고 지혜를 건립하니, 이것이 불자(佛子)이다.
있는 곳이 없고 역시 머무는 곳도 없다.
또한 불자여, 여러 세존께서 열 가지의 가르치신 항목이 있으니,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일체 모든 바라밀을 교화하고 일체의 지혜가 없는 법을 없애 버리며, 항상 대자비심을 닦는다.
열 가지 힘을 가지고 있어서 널리 법륜을 굴린다.
중생을 교화하여 중생이 계를 지켜 평등한 깨달음을 이루게 한다.
중생을 열어 통하게 하여 머무는 바가 없게 하고 이 행상(行相)이 없는 법에 스스로 귀의하게 하여 고요함을 얻게 한다.
또한 다른 이를 가르쳐서 멸도의 깨달음을 이르게 한다.
이것이 열 가지이다.
또한 불자여, 다시 열 가지 일이 있으니, 이로 인해 여래를 빨리 보게 된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바로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면 곧 중생을 보니 일체를 버리고 여러 가지 귀의해야 할 것으로 향한다.
요점을 말하면 복덕(福德)과 권속(眷屬)을 빨리 구족하고 여러 가지 덕의 근본을 빨리 받아서 청정을 얻으며 잘못이나 결핍됨이 없고 의심을 제거하여 바로 모든 부처님을 뵙는 것이다.
중생들을 위하여 대승을 보여주고 두려움이 없게 하여 즉시 성취하며 불퇴전에 오르고 바로 모든 부처님 세존을 뵙는 데 이르게 된다.
중생의 근원을 분별함을 빨리 구하고 그들을 제도하고, 즉시 세간을 제도하여 중생들의 감각기관을 깨끗하게 하면 바로 모든 부처님 세존을 뵙게 되어 곧 폐악하거나 장애되는 것이 없으니,
이것이 열 가지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여러 보살들이 이 경을 듣고 기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