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경비 초소 7회
"아, 투잡이시구나. 그렇죠? 아니면 따로 공부를 하시나?"
아무튼 성훈이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에게 달가울 리가 없는 것이었다. 성훈은 애매한 미소로 대답을 얼버무렸다. 김부장이 알 것 같다는 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떻게 이런 일 경험 있으세요?"
"아, 예, 여기 오기 전에 다른 아파트에 한 두 달 정도 있었습니다, 잠깐 다닌 거라 이력서에 쓰지도 않았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근데 왜 그만 두셨어요?"
성훈은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역시 그들에게는 달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예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요."
김부장은 이력서와 성훈의 얼굴을 번갈아 한 번 보고는 묻지도 않은 말을 해왔다.
"다음 주 6월 1일이 계약 기간 만료입니다. 가까스로 3년 재계약에 성공했지요. 근데 계약 조건이 그 전에 경비원들을 전면 교체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새로 다 뽑는 거지요"
성훈은 약간은 불쾌한 심정에 접어들었다. 그는 불쑥 말을 내뱉았다.
"왜요?"
김 부장은 조금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별 생각 없는 사람처럼 말했다.
"여기 동 대표 놈들이요. 경비원들이 젊어서 버릇이 없다나. 그래서 아주 늙지도 않고 젊지도 않은 오십대로 바꿔달라는 거지요. 얘들 중에서 좀 대드는 애들도 있거든요."
김 부장의 동대표 놈들이라는 표현이 성훈에게는 의아스럽게 들렸다.
"6 월 1 일부터 출근할 수 있습니까?"
"아,예, 그럼요."
"그 전에 연락이 아마 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