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경기수 133중 각 팀별로 약 50%내외의 게임을 소화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시즌 개막전 올 시즌을 호기있게 예상하면서도 야구공은 둥글다느니, 예상은 어차피 예상이라느니 온갖 개소리로 빠져나갈 구멍을 교묘하게 만들어 놓았던 터라 당시의 예상과 잘 안맞는다고 누가 내게 돌을 던지겠냐마는 그래도 반환점을 막 지난 지금쯤이 돌을 덜 맞을 적기인 것 같아 갖가지 변명을 늘어놓으려 한다.
사실 올 시즌 프로야구를 전망하며 국내편이라고 써 놓았던 것은 일본편과 미국편도 쓰려고 했던 것이었다. 실제로 이 두 나라의 프로야구 올시즌 예상과 함께 관심있게 지켜볼 만한 몇 가지의 관전포인트를 써놓았었는데, 게으름과 바쁘단 핑계로 시기를 놓쳐버린게 아쉽다.
또한 이종범과 이치로의 올해 전망도 해보았는데, 이종범이 이상하게 돌아와버리고, 이치로는 상상이외의 성적을 내고 있으니 안올리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과연 이치로는 여름시즌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을까???
각설...
시즌 초반 4강 2중 2약의 구도가 쫌 지나면서 2강 4중 2약으로 변하더니, 오늘 현재는 아예 2강 6중의 느낌이다.
사실 시즌 전 여러 악재(내년 월드컵을 겨냥한 축구열기가 한반도 남쪽을 뒤덮을 것이다, MBC가 박찬호 중계를 맡으면서 더 많은 한국선수들의 플레이를 중계할 것이다 등등)의 우려속에서도 치열한 중간 순위싸움때문인지 관중수의 증가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삼성
시즌 전 강점 : 짜임새있는 선발진, 막강한 화력
시즌 전 약점 : 왼손투수 부재, 불안한 마무리, 모래알같은 팀웍
삼성의 현재까지의 성적은 사실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지 않은가! 시즌 시작부터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시즌 전 강점으로 꼽혔던 요인이 제대로 성적에 반영되고 있고 또한 약점으로 손꼽은 마무리문제는 리베라라는 특급 소방수가 등장할 줄은 며느리도 몰랐다. 이 시점에서 한마디. 역시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니까.... 씨발.
얼마전 임창용의 항명파동에 대한 김응용감독의 태도는 도무지 김응용답지 않은 대응이었지만, 그래도 김응용이니까 얘들이 이만큼 근성이 생겼다고 보는 것은 선수장악에 있어서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국내최고의 감독에 표하는 예의다.
올 가을잔치에서 삼성의 푸른 옷을 만난다는 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쩌면 최후의 승자가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다.
현재까지의 수확 : 배영수의 성장, 임창용의 선발변신 성공, 강동우의 부활, 그런데, 5억짜리 신인 이정호는 어디갔을까??
현대
시즌 전 강점 : 2000 시즌 멤버의 건재
시즌 전 약점 : 부실한 허리, 클러치 능력의 좌타자 부족
시즌 초반 현대의 성적이 밑바닥에서 헤맬 때 끝까지 이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으리라. 언제 치고 올라오느냐의 시간이 문제였을 뿐이다. 실제 현대는 작년도 잘나가던 때의 기억을 잊고, 또 정민태와 조-조 브라더스의 트레이드 후유증을 털어낸 5월중순이후부터 치고 올라오더니 어느덧 양강체제의 한 축을 굳건히 하며 현 챔피언다운 실력을 과시중이다.
4朴은 여전하고 작년도 멤버가 건재하다는 장점을 고스란히 살리며, 약점으로 평가받던 조-조 브라더스의 공백을 예상외로 전준호, 마일영, 신철인, 박장희 등 젊은 신인들이 잘 메우고 있기에 현대는 여전히 우승후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복방출의 아픔을 딛고 현대의 해결사로 자리잡길 기대했던 심정수의 부상은 너무도 가슴 쓰린 일이다. 그의 쾌유를 기원한다.
시즌 막바지까지 한국시리즈 직행티켓을 놓고 벌일 삼성과의 선두다툼이 끝까지 프로야구에서 눈을 떼게 하지 못할 것 같다.
현재까지의 수확 : 전준호, 마일영의 선발축 담당,
두산
시즌 전 강점 : 막강한 클린업,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의 신뢰
시즌 전 약점 : 상하위타선의 심각한 불균형, 선발진의 부상회복 여부, 팬들의 분노
작년 포스트시즌의 선전으로 받았던 폭발적인 팬들의 애정를 스토브리그에서의 찜찜함으로 어느 정도 돌려주고 시작한 시즌초반 두산의 기세는 놀라웠다.
제대로 자리도 갖춰지지 않은 선발진을 데리고 운영했던 김인식감독의 변칙기용도 약발이 다한 현재는 3위자리 지키기로 올시즌 목표를 바꿔야할지 모른다. 진필중의 선발전환이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지, 후반기에도 이경필, 최용호, 구자운 등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물량공세로 투수를 투입한다면 제아무리 상위타선이 강하다하더라도 선두권 유지가 힘에 겨워 보이기 때문이다.
심재학이 이렇게 잘해주기에 심정수를 잃은 팬들의 분노가 그나마 사그라질 수 있었다. 우즈와 장원진은 꾸준하지만 김동주, 홍성흔, 정수근의 최근 부진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까지도 계속된다면 2강을 제외한 나머지 6개팀의 포스트시즌 티켓잡기는 미로속에서 헤맬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의 수확 : 데뷔 첫타석 초구 끝내기 만루홈런이라는 만화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송원국
한화
시즌 전 강점 : 없음
시즌 전 약점 : 투타 전연 부조화,
약 두 달간 고공비행을 순항하던 독수리둥지에 누수현상이 나타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니, 팀 스스로도 고고히 비상할 때부터 추락을 겁냈을지도 모른다. 이런 팀이 초반에 잘나간 건 정말 재수였다.
김정수 62년생, 한용덕 65년생, 송진우 66년생, 강석천 67년생, 장종훈 68년생. 30대 중반의 초반 돌풍은 어차피 돌풍으로 끝냈어야했다. 시즌 중반이후를 책임지고 갈 젊은 주전들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었어야지, 눈앞의 성적을 위해 그대로 끌어오다가 코치들 자리만 1,2군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