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주 동안 조천, 구좌, 성산의 오름을 다녀오면서 사계리팀은 장거리에 조금은 익숙해졌습니다. ^^;;
5주차 큰사슴이오름이 1시간 15분 정도가 걸린다는 이야기에 일찍 가서 고사리도 쪼금 따볼까 하는 여유도 부려보면서 평소보다 더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멀리있는 오름을 친구들과 한 차로 다니는 요즘 학창시절 소풍때처럼 신이나서 피곤한줄 모르고 달려오게 됩니다.
큰사슴이 오름 근처에 도착하니 3주동안 지나다니던 녹산로에 드디어 벚꽃이 만개해 있었고 인스타그램에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도착해서 고사리를 찾아보았지만 이미 주차장 가까운 곳은 솜씨좋은 고사리꾼들이 한번 쓸어간 듯 애기 고사리들만 몇 대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첫 입문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충분했고 고사리 꺽기의 재미를 알아버렸습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5주차 큰사슴이오름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 큰사슴이오름
표선면에 위치한 큰사슴이오름은 표고 474.5m 비고 125m의 높지않지만 가파른 오름입니다. 하지만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있어서 가파른 구간을 지나면 어렵지않게 오를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였습니다. 이름의 유래는 사슴을 닮아서 이기도하고 1700~1800년대까지는 제주에 사슴이 많았는데 사슴이 이 근방에 많이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한자로 대록산이라고도 불립니다.
큰사슴이 오름 입구에 위치한 안내문에는 잘못된 소개를 정성스럽게 새겨놓았는데 1개의 원형분화구로 이루어진 오름을 말굽형 분화구로안내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에서는 안내문을 만들때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김천석 교수님같은.... ^^
* 십소장과 녹산장, 갑마장길
표선면의 가시리는 목축장으로 유명한 지역이었습니다. 조선시대 세종(1430)의 지시로 10개의 국영목마장을 세워 운영하였는데 이를 십소장이라고 합니다. 이 중 한라산 중산간 지역인 해발 400m이상 지대의 목장인 2소장(조천읍), 9 · 10소장(남원읍, 표선면)을 산마장이라고 하는데, 이후 숙종(1709)때 산마장이 침장, 상장, 녹산장으로 개편되면서 생겨난 명칭입니다. 최고급 등급의 말을 갑마(甲馬)라고 부르는데 녹산장은 조선 정조때 갑마장으로 지정되어 최고의 말들만 모아 기르던 곳입니다.
가시리 마을에서 도보여행 코스로 갑마장길을 조성하는데 주변오름, 목장길 등의 길을 연결하는 코스로 약 20km에 달하며 큰사슴이오름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이가 길어서 관리가 잘 안되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게되었습니다. 갑마장길 보다 짧은 쫄븐갑마장길은 10km정도의 코스로 갑마장길의 핵심구간으로만 조성된 둘레길입니다.
* 식물과 꽃
봄에 오르는 오름은 나무에 달린 여린 초록잎의 색이 너무 예쁘고 다양한 꽃이 움트고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5주차에는 꽃과 식물을 많이 배웠습니다. 덩달아 꽃사진 찍기 팁도 가르쳐 주셨습니다.
- 현호색(꽃말: 보물주머니)
자주괴물주머니와 꽃말이 같지만 자주괴물주머니와 달리 꽃이 3~4개만 달린다.
- 질경이
차전자라고도 불리며 전차가 지나가도 죽지않는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함.
데쳐서 나물로도 먹고 차로 마시기도 하고 약재로도 사용된다.
- 왜제비꽃
- 남산제비꽃
제비꽃이 다른 꽃과 수분을해서 생긴 변종으로 꽃이 흰색이고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남산제비꽃이라고 부른다.
- 상산나무
나뭇잎을 꺽으면 상큼한 허브향 같은 독특한 향을 갖고 있다. 봄이라서 꽃이 난 나무도 있다. 독특한 향때문에 해충을 쫓아준다.
- 천남성(사두화)
사약에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풀이다.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열리는데 봄이라서 새싹을 관찰 할 수 있었다.
천남성 새순을 보고 처음엔 죽순인줄 알았다. 새순에서 나온 잎은 뱀의 머리모양을 하고 있어서 사두화라고도 불린다.
- 참식나무
잎모양은 구럼비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뒤집어 보면 색이 연두색이고 잎이 두툼하지 않다.
황갈색의 여린잎이 밑으로 쳐진 모양으로 달려 어찌보면 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린 잎이고 털은 나중에 사라진다고 한다. 꽃은 가을에 핀다.
- 사초
벼과의 식물이라고 합니다.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정확한 이름을 알기가 어렵고 사초과 식물이라는 정도로 기억하면 될것 같습니다.
왼) 사초의 꽃 오) 사초의 전체 모습
- 편백나무(사이프러스)
편백나무는 잎이 납작하고 가지를 기준으로 잎이 어긋나기로 난다.
삼나무는 잎이 가시모양으로 잡기가 힘들정도이고 측백나무는 잎이 편백과 비슷하지만 잎이 나는 방향이 윗쪽으로 난다.
* 행기머체
행기는 놋그릇을 머체는 제주말로 돌무더기를 뜻하는데, 머체 위에 행기물 즉 놋그릇에 담긴 물이 있었다해서 행기머체라 부른다 한다. 큰사슴이오름에서 본 큰 돌을 보고 머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가시리에는 유명한 행기머체가 있다. 오름 안의 마그마가 시간이 지나 노출된 것을 크립토돔이라 하는데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가시리 행기머체가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가시리에 꽃머체까지 두 개의 유명한 머체가 있으니 다음에 가시리에 갈 기회가 있을 때 찾아 볼 예정입니다.
왼) 이름없는 머체 오) 가시리 행기머체
* 주변의 오름
- 물영아리, 여문영아리 오름
물영아리는 분화구에 물이 차있어서 붙은 이름. 여문영아리는 분화구에 물이 없고 여며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
- 따라비, 다랑쉬 오름
따라비의 따, 다랑쉬의 다는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북방어로 산, 높은 산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를 한자로 바꾸면서 밤하늘의 달로 해석을 해 '월(月)' 자를 사용하면서 다랑쉬는 월랑봉 화순에 다래오름은 월라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정석비행장
정석은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호이다. 큰사슴이오름 근처 교래뜨르에 대한항공 연습비행장인 정석 비행장이 있다. 이외에도 아래에 있다는 뜻의 알뜨르, 반듯하다는 뜻의 정뜨르, 길이가 길다는 뜻의 진뜨르가 있다. 알뜨르엔 알뜨르비행장, 정뜨르엔 제주공항이 있다.
* 진지동굴
큰사슴이오름에는 1개의 진지동굴이 있다.
이번주부터 다소 조촐해진 심화반 수업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이별에 아쉬움도 있었지만 모두의 앞날을 응원하며 남은 심화반 동기들과 마지막까지 열심히 출석하기로 결심을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녹산로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꽃구경을 급히 하고 돌아왔습니다.
고사리부터 벚꽃과 유채꽃까지 제대로 봄을 느낄 수 있었던 5주차 수업이었습니다~
첫댓글 꽃과 나무들에 대한 상세한 내용으로 다시 한번더 배워었요
고생많이했습니다
지윤씨~~^^
몇 개 빠트린것 같은데도 많이 배웠더라구요~^^ 첫댓글 감사합니다~ 😍
큰사슴이 오름 사진 너무 멋있고 글도 너무 잘봤어요 설명이 완전 이해됩니다^^ 고사리 유채 엄청 신났던 대록산❤️
고사리는 사랑이에요~❤️
고사리 철입니다
고… 고마워요
사… 사랑합니다
리… 리해해요 ㅎㅎㅎ
이해하려 해도 꼭 고사리에게
의문의 1패를 당하는 느낌? ㅎㅎㅎ
담담하고 이쁘게 글을 쓰셨네요, 수고했어요^^
교수님 뵈러 간 곳에 고사리가 있었을 뿐입니당~ 🥰 교수님 승이에요~ 👍
달‘은 북방어로 산, 높은 산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자로 바꾸면서 밤하늘의 달로
해석을 한거지요 ㅎ
이 부분을 놓쳤었네요~ 추가해 놓겠습니당^^
@김지윤 엑설런트~~^^
말이 예쁘네요. 그리고 모든 생명체에 이름을 붙여줘서 의미를 부여했다는것에 놀랐습니다. 그냥 지나칠수도있는데 관심갖고 이름불러주고^^♡
이제야 댓글을 쓰네요
대록산 수업은 고사리가 한 몫을 하였네요
꽃수업과 고사리꺽기 실습이 반반인 느낌ᆢ
후기를 정갈하게 잘 쓰셔서 쉽게 읽히고 이해도 잘 되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봄의 오름은 유혹이 너무 많네요^^;; 작은 들꽃도 고사리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워요~
그날 결석을 하는 바람에 수업을 못들었지만.그래도 꼼꼼하게 후기를 써주신 덕분에 잘 이해할수 있었어요~
확실히 예쁜 꽃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제 마음도 더 예뻐지는것 같아요^^
후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얼른 가기 나으셔서 이번주엔 더 재미있게 가길 바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