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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군 대지면 본초리 68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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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송장골지에서
번데기 미끼로 50.5cm 붕어
글 이기선 기자 / 사진 최세운 창녕 리더낚시 대표
지난 10월 27일 아침 7시 경남 창녕군 대지면 본초리 송장골지(6천평)에서 50.5cm 붕어가 낚였다. 5짜를 낚은 주인공은
창녕군 남지읍에 사는 임대영(38)씨다. 지난 3월 창녕 무솔지에서 51.5cm가 낚인 이후 두 번째 출현한 창녕산 5짜 붕어다. 더구나 이 붕어는 붕어낚시용 미끼로는 낯선 번데기에 낚여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 창녕 송장골지에서 낚인 5짜 붕어의 위용. 10월 27일 아침 7시 반경 창녕꾼 임대영씨가 제방에서 번데기 미끼로 낚았다.
▲ “이 녀석 끌어내느라 진땀 뺐습니다.” 임대영씨가 자신이 낚은 5짜 붕어를 들고 활짝 웃었다.
▲ 송장골지 전경. 제방 좌측에서 상류를 바라본 모습이다.
송장골지는 일명 관동지라고도 불린다. 우포늪의 상류에 있는 효정수로와 연결되어 있어 장마 때 효정수로가 범람하게 되면 우포늪의 붕어까지 송장골지로 유입된다. 올해 호황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라고 한다. 지난 7~8월 두 달 동안 많은 비가 내려 우포늪의 굵은 붕어들이 대거 송장골지로 유입되었다는 게 현지꾼들의 주장이다. 송장골지는 10여 년 전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된 곳으로 ‘걸었다하면 4짜’인 대물터지만 터가 세고 블루길의 성화가 심해 몇몇 단골꾼들 외에는 잘 찾지 않는 곳이다.
그러다가 2년 전 가을 석 달 동안 4짜급만 무려 50마리(창녕 리더낚시 최세운 사장 추산)가 낚이는 호황을 보였다. 하지만 단골꾼들이 쉬쉬하는 통에 외부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 가을에 ‘52cm가 낚였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올해는 10월에 들어서서 4짜가 본격적으로 낚이기 시작했지만 초봄부터 그 징후가 나타났다. 3월 초에 창녕 리더낚시 회원들이 제방 근처에서 4짜급 8마리를 낚은 것이다. 그러나 이틀 반짝 낚이고 조용해졌다. 7~8월에 많은 비가 내렸고 송장골지도 만수를 이루었다. 흙탕물이 가라앉고 수위가 안정을 이룰 무렵인 9월 3일, 리더낚시의 99피싱클럽 회원(방인엽, 이창호, 오세정씨 외)들이 그간 송장골지에서 볼 수 없었던 7~8치급 붕어를 10여수씩 낚아 돌아왔다. 효정수로가 범람하면서 중치급 붕어들이 송장골지로 올라온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다. 10월 초 99피싱클럽의 이창호씨가 송장골지에서 34, 31cm 월척을 낚으며 본격적인 출조가 이뤄지게 되었는데, 임대영씨도 소문을 듣고 송장골지를 찾았지만 27, 32cm 두 마리를 낚는 데 그쳤다.
그 후 리더낚시의 한 단골꾼이 10월 21일 밤낚시에 39cm 월척붕어를 낚았고, 26일 이 소식을 접한 임대영씨가 박석국씨와 함께 송장골지를 다시 찾게 되는데, 두 사람은 송장골지 제방 우측 끝에 나란히 앉아 밤새도록 입질 한번 받지 못하다 다음날 7시경에 임대영씨가 첫 입질을 받아 꿈에 그리던 5짜 붕어를 만나게 된다.
원주꾼 오창빈씨는 하룻밤에 4짜 3마리
임대영씨는 특이하게 번데기를 미끼로 사용했다. 밤새 새우와 콩을 미끼로 썼으나 아침에 옆의 박석국씨가 지렁이로 월척을 낚는 것을 보고 번데기 통조림 속의 번데기를 써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임씨는 그 전에 번데기로 붕어를 몇 번 낚아본 적 있었다.
▲ 원주꾼 오창빈씨가 혼자 낚은 4짜급 붕어들. ▲ 바늘에 꿴 번데기 미끼.
이날 밤 중상류에서 낚시하던 꾼들은 입질 한번 받지 못했으나 임대영씨가 낚은 5짜 붕어를 보고는 철수를 미룬 채 다시 함께 밤을 새우게 되었다. 27일 저녁에는 전날과 달리 입질이 빨리 왔다. 주인공은 원주에서 온 오창빈씨였다. 그는 케미를 꺾자마자 43cm 붕어를 낚았고, 9시쯤 같은 3.2칸 대에 42cm짜리 붕어를 낚았다. 그리고 11시쯤에는 46cm를 낚았으며, 새벽 1시에는 또 39cm 붕어를 낚으며 원맨쇼를 펼쳤다. 이날 밤 오창빈씨 외에 나머지 사람들은 입질을 받지 못했다.
28일 밤에는 소문이 퍼져 6천 평 저수지에 20여 명의 낚시인들로 붐볐고 소란 때문인지 중치급 붕어 몇 마리와 32, 33cm 월척 두 마리만 낚였을 뿐 4짜급은 낚이지 않았다. 그 뒤 11월 초 현재까지 송장골지는 조용하다. 최세운 사장은 “낚시인들이 빠지면서 좀 조용해져야 할 것이다. 재작년에는 4짜가 얼음이 얼기 전까지 낚였다. 올해도 12월까지 계속해서 대형붕어가 더 낚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IC에서 내려 유어면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20번 국도를 타고 4km 정도 가면 본초삼거리에 이르고, 이곳에서 우회전하면 곧 관동마을에 닿는다. 마을 끝에서 우회전해 500m 정도 가면 도로 우측으로 송장골지가 보인다.
▒취재협조 창녕 리더낚시 055-533-1599, 010-9303-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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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골지는?
최세운 창녕 리더낚시 대표
‘관동지’로도 불리지만 옛날부터 이 마을에 송씨와 장씨가 많아 송장골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붕어 시즌은 3월과 10월 하순부터 12월 사이로 5~6월부터는 블루길의 성화가 심해지고 전역에 마름수초가 뒤덮여 낚시가 힘들다.
평지지인데도 중상류 쪽은 준설공사를 하여 수심이 2~2.5m 내외로 깊으며, 오히려 제방 부근이 1.5~2m로 얕은 편이다. 따라서 제방과 좌우측 연안이 일급 명당이다. 지령이 오래되었고 오랫동안 물이 마르지 않아 대형붕어 자원이 많다. 바닥이 고른 편이어서 짧은 대부터 긴대까지 고루 사용할 수 있으며 저수지 주변을 따라 포장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차량 통행이 적어 주차 여건도 좋은 편이다. 작년까지 필자가 직접 본 최대어는 45~46cm. 올해 47cm와 50.5cm가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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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cm 붕어 조행기
문득 떠오른 번데기가 행운을 불렀다
임대영 창녕군 남지읍 마산리
송장골지는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조용한 곳이어서 작년부터 간혹 찾던 곳이다. 올해 몇 번 출조했지만 월척 한 마리 외에 별 재미를 보지 못하다 10월 중순경 4짜급 붕어가 낚였다는 소문이 또 내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10월 26일 늘 함께 다니는 박석국씨와 송장골지를 찾았다. 일 때문에 날이 어두워져서야 도착했는데, 늘 앉던 송장골지 제방(도로로 되어 있다) 우측 밭 밑에 가보니 이미 낚시꾼(원주 오창빈씨)이 앉아 있어 할 수 없이 제방에 나란히 앉아 낚싯대를 폈다. 송장골지는 준설한 뒤로 상류가 깊고 제방이 얕아 제방권을 선호한다.
이날 밤 송장골지에는 모두 여섯 명이 낚시를 했는데 다른 날보다 쌀쌀한 덕에 블루길의 성화는 덜했다. 서둘러 오느라 새우를 챙기지 못해 차에 있던 옥수수와 메주콩을 꿰어 밤낚시를 시작했다. 케미를 꺾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지만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져서인지 밤새 입질을 받지 못했다.
다음날인 27일 새벽 5시쯤 박석국씨가 지렁이로 첫 입질을 받았는데 32cm 월척이었다. 내 찌는 미동도 없다. 수온이 떨어져서 그럴까? 그때 차에 넣어 둔 번데기 통조림이 불현듯 떠올랐다. 나는 잔챙이가 성화를 부리는 곳에서 번데기를 미끼로 붕어를 낚아본 적 있다. 9대 중 7대의 미끼를 모두 번데기로 바꿔보았다.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는 7시쯤 드디어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3.4칸대의 찌가 꼬물꼬물 두 마리 올라오는가 싶더니 그대로 멈춘다. 그리고 끝이다. 그대로 뒀더니 20분 정도 지나 같은 대에 또 꼬물꼬물 찌가 두 마디 올라오다 멈춘 뒤 쭈욱 솟는 게 아닌가. 놀라 챔질했는데 마치 바닥에 걸린 것처럼 묵직한 상태로 몇 초가 지난 뒤 녀석이 옆으로 째기 시작했는데 엄청난 괴력에 속수무책, 낚싯대만 잡고 버텼다.
다행히 채비가 터지지 않고 녀석이 수면에 떠올랐다. 그러나 녀석의 덩치가 얼마나 큰지 뜰망에 잘 들어가지가 않았다. 얼른 친구를 불러 낚싯대를 넘겨주고 내가 뜰채를 들고 수면 가까이 내려갔다. 뜰망이 작아 붕어 대가리만 간신히 담아 건져 올릴 수 있었다. 계척자에 올려보니 무려 50.5cm. 이렇게 큰 붕어를 내가 낚을 줄이야. 그 뒤 박석국씨와 송장골지에서 3일을 더 낚시했지만 월척 한 마리 잡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