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오랜만에
중앙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 보았다
감회가 새롭다
70년대 무궁화호는 일반인들 애환이 서려있는 기차였다
소년이 처음접한 안동역사는 큰 건물이었다
산촌에서 초가집만 보다가 역사건물을보니 높고 사람들도 많았고 실내도 넓었다 짐보따리를 어깨에지고 있는 아재들, 머리에 이고 있는 아지매들, 지팡이 짚고 있는 할배들 모두가 정겹고 친근한 모습이었다
당시
산촌벽지에서는 "무작정 상경"시 열차를 많이 이용하였다
베이비붐세대 농촌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며서 도회지에 친척이나 연고자도 없는 청춘들이 상경하는게 유행이었다
안동에서 청량리행 열차 속, 옆 사람들과 인사할 때 청송,진보 사람들은 고향을 물어보면 안동이라고 했다
청송을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ㅋㅋ
당시 객실은 담배 연기가 희뿌윰하였다
비흡연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 좌석에서 술도 마시고 음식도 먹으면서 흡연도 하였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아재들은 노래도 부르고 동석자들은 박수도 치고 가요방를 연상시켰다
심야 열차칸에는 화투판이 벌어지기도 하였는데
밤은 길고 기차 속도는 느리게 꿈틀거렸기 때문이다
판매원이 통로 사이로 "식사대용 삶은 계란이 왔어요" 생방송 하면서 손수레를 밀고 다녔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은
어둠이 내리는 창밖을 물끄러미 응시 하기도 했다
개찰구
역무원이 기차표를 확인하고 손집게로 구멍을 내어 주었다
승차해도 된다는 표시이었다
할배는 중절모 중간 띠에 꽂아 모시고 다녔다
드디어 청량리역 도착
출구에 보따리 든 사람들이 긴 줄을 형성한다
한 명 한명 표를 확인해서 수거하였다
표가 없으면 역무실로 강제연행되었다
요즘 기차표 예매는
손 안에서 이루어진다
코레일톡 앱을 다운 받아서 회원 가입하고 출발, 목적지 체크하고 시간 조회하면 쭉~올라온다
좌석 예약 가능하고 예매승차권은 핸드폰에 자동 저장 된다
개찰구는 그냥 통과, 해당 객실 예약 좌석에 착석
목적지역에 하차 하여 출구로 나가면 된다
중간에 표검사도 없다
양심에 맡기는데 무임승차 시 적발되면 30배
부가운임이 징수 될 수도 있다
과거 무궁화호 객실에는
사람 사는 냄새와 살아 있는 얘기가 가득하였다
최근 고속 열차는 숨소리조차 적막하다
함께하는 소통문화는 사라지고,핵개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무궁화호는 느린 미학이 있었지만
고속철도는 너무나도 빠르게 달리고 있다
앞만 보고 질주하다가
인생 종착역에 닿아 버리지 않을까.
첫댓글 너도나도~
앞만 보고 질주하다
인생 종착역에
이미 닿아 있을수도 있겠다~~^
조명해님 감사합니다
때때로 나는 죽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생이 마감되는 그날이 멀지 않았는데 영원히 살 것 같은 기분 참 묘하지요
앞만 보지 말고 주변사람과 어울려서 정을 나누는 사회가 그립습니다
@조명해 핵개인 시대에 소중한 것이 떠내려 가고 있지요. 도도한 물결을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볼밖에요.
저는 KTX가 생겼을 때에도 의도적으로 역방향을 선호했어요.역방향은 완행열차를 방불케 하니까요.
서울역이 멀어서 SRT를 이용하다 보니 그마저도 사라졌더라고요.
'쉬엄쉬엄'이란 말이 생경하게 들리는 시대다 보니 애잔함을 금할 길 없네요.
@김금희 정성 담긴 댓글
고맙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해 감으로써 인정이 메말라 가는 것 같습니다
도시인들의 삶이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사각사각 그리는 것 같습니다
여유있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통일호-> 무궁화호 -> 새마을호 ...
이때만해도 변화하는 세상에 놀랄 준비가 되었었는데 ...
지금은 리액션 마저도 늦을때가 많습니다 ㅜㅜ
너무나 빠르게 질주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느림의 미학이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방 근무 할때 고속열차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게 진정한 행복한 삶은 아닐텐데요
댓글 고맙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플롯, 구성(구조), 스토리, 줄거리 여러 단어로 쓰고 있는데, 플롯과 구성은 같은 의미입니다.
지난해 2주차 강의록과 이번 2주차 강의록 속의 구조가 플롯에 해당합니다.
스토리가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거라면,
플롯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에피소드들을 변형시키고, 재배열 합니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이야기는 플래시백으로 거꾸로 흐르지요. 현재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과거로, 또 더 과거로 가서
결국 원인이 되는 에피소드가 가장 나중에 나옴으로써, 남자가 그런 삶을 살게 된 원인을 마지막에 부각시킵니다.
그것처럼,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장 적합한 배치를 선택하는 것이 플롯입니다.
또 이야기의 긴장감을 위해 전략적으로 변형시키고 배치를 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무엇을 먼저 전달할 것이냐, 무엇을 숨기고 뒤로 미룰 것이냐,
또 어떤 정보를 언제 독자들에게 전달해줄 것이냐 등등을 정하여 가독성을 끌고 가는 것도 플롯의 역할입니다.
네
선생님 고맙습니다
궁금한 점이 많이 풀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