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명철(明哲)한 치료(治療)
"신견(見)을 정(定)하는 것은 비록 그렇지만 (치료의) 일은 어렵지 않다네.
또한 반드시 명철(明哲)하여야 하니, 남의 원망(怨)을 초래(招)하지 말게나."
'명철(明哲)'의 두 글자는 그 기미(機: 분위기)를 보면서 스스로를 보호(保)하는 것
의사(醫)는 늘 분명(明)하지 못함을 염려(:患)하여야 함
만약 분명(明)하다면 병(病)을 치(治)하는 것은 쉽다.
그런데 염려하여야(:患) 할 것에는 인정(人情: 사람의 욕망이나 감정)에 있을 뿐
인사(人事)의 변화(變)는 그 모양(:狀)을 모두 다 이름(:名) 할 수 없다.
나에게 탁월(:獨)한 견해(見)가 있다 하여도 (병가의) 그들이 그것을 어찌 알겠는가?
만약 그들이 그것을 안다면 마땅히 자기들이 할 것(:自爲)이지, 어찌 나에게 의지(:藉)하였겠는가?
그런데도 매번 얕은 소견(見)을 고집(執)하면서 옆에서 지시(指示)하듯이 말하니,
'이것은 쓸 수 있고 저것은 쓸 수 없다.'고 하거나,
(약을) 중(重)하게 사용하면 '태과(太過)하다.'고 말하거나,
(약을) 경(輕)하게 사용하면 '불급(不及)하다.'고 말하느니라.
하나라도 (그들의) 마음에 합(合)하지 않으면 반드시 뒷말(:後言)들이 있다.
이것이 마땅히 그 기미(幾: 분위기)를 잘 살펴야 하는 첫 번째 이유
잡다(雜)하게 사용하며 순전(:專)하지 못한 자들은 조왕모리(朝王暮李: 아침에는 왕, 저녁에는 심부름꾼. 헷갈리다)하여 주(主)된 견해(見)가 일정(定)하지 않으니 곧 약(藥)이 이미 잘 맞아도(:投) (왜 그런지) 그것(:渠)을 깨닫지 못함.
또 홀연(忽)히 사람들의 말에 미혹(惑)되어 내 것은 버리고(:舍) 남의 것을 바라게(:慕) 됨.
나중에 온 의사는 자기의 장점(長)만을 나타내려고 하니, 반드시 앞에 온 의사의 단점(短)을 이야기하거나 및 (치료에) 자기가 실패(敗)에 이르게 되면 도리어 거짓말(:讒)로 (앞에 온 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김.
이것이 마땅히 그 기미(幾)를 잘 살펴야 하는 두 번째 이유
병(病)이 고황(膏肓: 심장에서 횡격막 사이. 병이 낫기 어려운 부위)에 들어 그 병세(勢)가 결코 치료(療)하기 어려운데, 힘써 구해 달라(:苦求)고 하므로 (그 말을) 가엾게 여기면서 치료해(:擧手) 보려고 힘쓰게 됨.
이런 일을 당(當)할 때는 파격적(破格)이거나 기발(:出奇)한 것으로 하지 않으면 어찌 그 급(急)한 것을 구제(濟)할 수 없음.
기발(:出奇)한 것으로 하여도 공효(功)가 없으면 도리어 사람들의 눈들을 놀라게(:駭) 만들면서도, 사후(事後)에는 또한 헛소문(:浮議)만 불러일으키게(:招) 됨
이는 마땅히 그 기미(幾)를 잘 살펴야 하는 세 번째 이유
시비(是非)를 가리는 장소(場)나 경쟁(競爭)하는 장소(所)에서는 남의 재앙(災)를 다행(幸)으로 여기고 남의 재앙(:禍)을 즐거워(:樂)하는데, 이와 같이 이해(利害)가 있는 곳에 가까이 하면 (도리어 의사에게) 우환(患)이 미칠까(:涉) 염려(:恐)
이는 마땅히 그 기미(幾)를 잘 살펴야 하는 네 번째 이유
의학(醫)을 경솔(輕)하게 여기고 무속(巫)을 중시(重)하는 자는 (의술은) 없어도 되고 있어도 되고, 단지 의학(醫)이라는 이름만 활용(用)하고는 인사(人事)를 다하였다고 함.
또 시골(:村)이나 변방(:鄙)의 사람들은 그 병(病)에는 정성(:懇)을 다하지 않으면서 도리어 '자신으로 인하여 그렇게 되었다.'고만 말함.
이들은 모두 (의술을) 경시(輕)하는 것이니, 누가 더 심(甚)한 것인가?(: 둘 다 심함)
이는 마땅히 그 기미(幾)를 잘 살펴야 하는 다섯 번째 이유
의논(議論)이 번잡(繁雜)하거나, 친척(親)이나 지인(:識)이 그 공(功)을 요구(要)하거나, 가족들(:內情)이 협조(恊)하지 않거나, (환자가) 자기 성질대로 하여(:任性) (병이) 반복(反覆)되는 경우들은 모두 의사(醫)들이 가장 기피(忌)하는 바임
이는 마땅히 그 기미(幾)를 잘 살펴야 하는 여섯 번째 이유
이 여섯 가지는 모두 마땅히 묵묵히(黙) (마음속으로) 알아야 하느니라.
특히 벼슬아치들(:縉紳) 사이에서는 더욱 마땅히 유의(:加意)하여야 하느니라. 대개 공(功)이 되지 않고 도리어 죄(罪)가 될 수 있음을 염려(:恐)하여야 하니, (그들 앞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변호(辨)할 수 있겠는가? 비록 '나는 나의 마음을 다하였고, 호생(好生: 살리기를 좋아하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고 말하겠지만, 권세(權勢)는 나로부터 나오지 않는 것
이에 그 기미(幾)를 보고 진퇴(:進止)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명철(明哲)하여 스스로를 다스리는(:治) 것, 결코 소소(少)하게 여겨서는 안 됨.
첫댓글 명철(明哲)의 두 글자는 그 기미(機)를 보면서 스스로를 보호(保)하는 것
곧 염려하여야 할 것은 인정(人情: 사람의 욕망이나 감정)
1. 매번 얕은 소견(見)을 고집(執)하면서 옆에서 지시(指示)하듯이 말함/ 합하지 않으면 뒷말이 무성
2. 잡다(雜)하고 순전(:專)하지 못하며 주(主)된 견해(見)가 일정(定)하지 않음/ 의사조차 자기의 장점(長)만을 말하거나 앞의 의사의 단점(短)을 이야기하거나 거짓말(:讒)로 책임을 떠넘김.
3. 고황(膏肓)의 병(病)의 치료를 거부하지 않으면 파격적(破格)이거나 기발(:出奇)한 것으로 해야 함./ 놀라게 하거나 헛소문만.
4. 이해(利害)가 관계된 곳에 가까이 하면 우환(患)이 미침
5. 의학(醫)을 경솔(輕)하게 여기고 무속(巫)을 중시(重)하는 자들 - 의학(醫) 이름만 이용(用)
시골(:村)이나 변방(:鄙)의 사람들 - '자신의 탓'이라고만 함.
6. 의논이 번잡, 친척이나 지인이 공을 요구, 가족들이 협조하지 않거나, (환자가) 자기 성질대로 하여 병이 반복되는 경우
특히 벼슬아치들 사이에서는 더욱 유의(:加意)
권세(權勢)는 나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 명철(明哲): 그 기미(機)를 보면서 스스로를 보호(保)하는 것
= 분위기를 살펴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