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하 안내로 이루어졌다는 하노이는 사방으로 홍강을 건너야 들어 갈 수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탁류가 흐르는 중국의 황강을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특히 홍강 곳곳에 자리한 담수 맹그로브나무들은 탁월한 자기 정화 작용과 풍부한 먹이사슬을 생태화하여 새우양식에 최적지라고 하며 어린 새우가 약 10여 개월 자라나는 동안 외부와 차단 독거한 채로 관리한다고 하니 병.해충 방지책으로 이만큼 철저한 관리책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유일하게 베트남에서 쌓인 눈을 볼 수 있는 '인도차이나의 지붕'답게 사파의 판시판산의 정상 3143m 하늘과 맞닿아 구름위에 세워진 거대한 불상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인간의 오랜 오만과 편견을 일시에 무너뜨렸습니다
운무를 타고 떠있는 옥황상제의 기운을 잠시나마받으며 사바세계의 인간이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나야 하는지를 어렴풋이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모 원로 시인의 오를 때 못보고 내려갈 때 보았다던 그 꽃 대신 오르내림 내내 산비탈에 끝없이 이어져 있는 다랭이 논을 바라 보면서 순수 천수답의 위대한 장관은 뿌린대로 거둔다는 고금동서 진리를 깊이 되새기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볼일 보고 잠글 새도 없이 이어지는 여정은 이곳에 들르지 않고는 사파에 갔다 왔다고 할 수 없다는 소수민족 깟깟마을 차례 /강렬한 원색 천연 염료로 무장한 고유의 민속의상을 입고 기념 촬영에 여념이 없는 새색시 부부의 배시시한 미소와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은 저 혼자만의 엉뚱한 상상일까요
오르면 사파를 한 눈에 담아 갈 수 있다는 함종산에서 내려다 본 아늑한 호수를 둘러 싼 채로 고즈넉히 자리한 주거지역의 평온함이 문명의 이기가 오히려 *불편한 편의점*이 아닐까 하는 염려도 해 보았습니다
하롱에서는 치유와 힐링이란 이런 것이다를, 깟깟마을에서는 세월의 무상함을 몸 저리게 느끼게 했습니다
세계 최장의 케이블카와 최고의 탑승자라는 동시패션을 완성하였고 손에 잡힐듯한 운무속에서 멍 때리며 사는 삶의 질이 이렇게나 오리무중일 줄이야를 뼈아프게 새겼습니다
하롱베이에서 3무에 막혀 선상에서 함께 공연하는 갈매기의 떼창소리가 없어 정적만이 무섭게 흐르는 가운데 무념무상 천상의 기쁨을누리게 했던 신비한 자연의 조화와 어울어져 백마디 찬사보다 뭉쿨한 무언의 침묵을 강요하게 한 한마디로 '유구무언' 그 자체였습니다
3천 여개의 무인도 사이를 지나며 종유석은 없는 천연 석회석 동굴 속에서 대신 백색의 자연시멘트가 각종 동식물과 인물들의 형상으로 자리잡아 눈호강을 시키며 신비한 예술작품에 푹 빠져 인증샷 날리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
덕분에 예정된 새끼줄 호텔 수영장에서의 몸매 자랑은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으니 딱2% 부족한게 굳이 이유를 대라면 이것이었을까
차 한잔을 4시간 정도에 나눠 마실수 있는 여유와 호기(?)가 필요한 때론 그 지독하게 지루하고 고루함 때문에 역사의 진실을 다시 파헤치는 계기를 가져 온다고 하니 /여행에서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기 어렵다면 그대로 내려 놓아도 좋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때 꼴지와 일등이 함께 사는 공존의 길이 있습니다
산이 산답게 푸르른 이유는 힘들어도 땅속 깊이 도토리를 저장하려는 꼴지 다람쥐의 지극한 정성과 노력 덕분이라고 건강학과 이모 교수님은 설파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배려하며 살면 다 제 복으로 돌아온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사파의 동지들이 그래서 이번에는 한분 한분 모두가 영웅 처럼 우러러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를 백만송이 장미를 밤새워 바쳐 가면서 외쳐도 부족할 것 만 같은 이밤에 울컥하는 마음에서 즉흥시도 읊어 봅니다
사파의 동지들이여! 머얼리 돌아 들지 말지어다 순간의 기쁨이 영원의 행복임을 그대들은 모르는가 이제 우리 함께 놀아 보자꾸나 더 이상의 더듬거림이 우리에겐 없다 더 이상의 주저함도 무의미 하다 더 이상의 망설임도 이제는 사치이다 웬걸 '여자와 버스는 지나치면 또 온다'고 누가 쌍팔년도 식 망언을 일삼는가 아무 생각없이 오늘을 즐겨라 그 중에 최고는 지금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