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답사기3 (어쩌다 해피데이)

[멋쟁이]

여행 3일차

오늘은 여행 마지막 날이다

국토의 남단 해남지역을 여행하고 서울까지 올라가야 하는 긴 여정

첫 여행지가 고산 윤선도의 흔적이 잘 보존되어 있는 보길도를 구경하고 해남의 명사찰

미황사와 대흥사를 둘러본 뒤 공룡유적지와 명량해전으로 유명한 울돌목을 구경한 뒤

목포로 가서 렌트카를 반납하고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일정이다

보길도에 가는 방법은 배를 타고 노화도에 가서 차량으로 보길대교를 건너 가야 한다

배를 타는 곳은 완도에서 배를 타는 방법이 있고, 해남 땅끝마을에서 배를 타는 방법이 있다

완도에서 배를 타면 노화도의 동천항에서 내리고

땅끝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노화도의 산양진항에서 내리기 때문에

보길도를 구경하고 나올때는 목적지가 어디냐에 따라 배타는 항이 달라진다

완도에서 갈때도  보길도 가는 배는 완도항이 아니고 화흥포항에서 출발을 하므로

헷갈리지 않아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

화흥포에서 출발하는 첫 배가 7시에 있어서 6시에는 숙소를 떠나야 한다,

마침 숙소 1층에 식당이 있어 5시부터 아침식사가 가능하도록 부탁을 해놓아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할 수 있게 됬다

화흥포항에 도착하니 대한호와 민국호가 두 배가 있는데

우리는 대한호를 타고 노화도의 동천항으로 가서 차로 보길도를 들어가야 한다

7시가 되어 배가 출항을 하자 모두가 갑판으로 나와 경치를 구경하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하늘을 보니 가을하늘을 상징하는 새털구름과 먹구름을 닮은 뭉개구름이 하늘을 양분하고 있었다

참 기묘한 현상이었다

동천항에서 내려 차를 타고 보길도로 건너 갔다

내가 제주를 자주 왕래하는데 비행기에서 보길도를 내려다 보면 섬전체가 제주의 오름이나

백록담 분화구같이 꽃봉우리가 피어나는 것 같은 모습이어서 연꽃을 상징하는 부용동이라는

지명이 생기기도 하였다

또한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1587년~1671년)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곳이다

윤선도는 본관이 해남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을 하였으나 권신,이이첨의 횡포를 상소했다가

함경도 경원과 경상도 기장등으로 유배를 갔다가 인조반정으로 풀려나 의금부도사가 되었으나

곧 사직하고 낙향하여 기거하다가 1636년 병자호란때 식솔들과 머슴 그리고 의병을 모집하여

강화도로 갔으나 인조가 청나라와 화의를 맺었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하여 제주도로 항해하다

풍랑을 만나 보길도에 오게 되어 이곳에다 낙서대를 짓고 생활을 하다가 어부사시사라는

걸작을 만들어 세연정에서 이를 노래하며 지냈다

가사문학의 대가인 정철과 더불어 시조문학의 대가로서 특히 자연을 시로 승화시키며

시문학의 쌍벽을 이루던 인물이다

그의 증손인 윤두서 또한 시화에 뛰어났으며, 자화상으로도 유명하다

윤두서가 다산 정약용의 외증조이기 때문에 윤선도는 정약용의 몇대 외고조뻘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먼저 낙서재(樂書齋)를 둘러본 다음에

세연정이 있는 보길도 윤선도 원림을 보기로 하고 낙서재로 향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300미터쯤 올라가자 낙서재가 나타났다

낙서재 앞마당 앞에 거북모양의 귀암이 있는데

이 바위가 윤선도가 이곳 낙서재 터를 잡는데 중요한 지표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낙서재라는 간판을 보니 윤선도가 글을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느껴진다

논어에서 공자는  知之者 不如好之者요, 好之者 不如樂之者니라 라고 말하였다

어떤 일에 있어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쫒아갈 수 없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느니라 라는 말씀인데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자기가 하는 일을

잘 안다고 하여도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으며

좋아한다는 사람도 그 일을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으니

즐기는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경지에 이르른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요즈음은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도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최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바로 그 순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리라 

낙서재를 보고 내려오는데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피어있는게

우리에게 지금 이순간을 즐기라고 노래하는 것 같았다

낙서재에서 바로 건너편 산을 바라보면 글이 씌여진 큰 바위에 정자가 보이는데

여기는 하늘로 통한다는 동천이다

시간이 부족하여 동천까지 오르지는 못하고 세연정으로 향한다

세연정은 윤선도 원림안에 있는 정자인데 윤선도가 낙서재에서 글을 일다가

내려와 어부사시사 등 시조를 읊고 술한잔을 나누며 인생을 즐기던 곳인데

그 풍광이 너무너무 아름다워 흥이 절로 날 것 같은 분위기이다

한국의 3대 전통정원을 꼽으라 하면

첫째 보길도 부용동 세연정

둘째 담양의 소쇄원

셋째 서울의 성락원 이라 하는데

세연이라 함은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 지는 것" 을 말하는데

우리는 보통 자연이 빚어놓은 멋진곳에 인간이 놀러 가는데

여기 세연정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곳에 자연이 와서 노닌다고 할 만큼 멋지게 만들어져 있다

윤선도 원림에 입장을 할려면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헐~~

코로나 때문인지 시간이 일러서인지 문이 잠겨져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입장금지란다

보길도에 들어와서 세연정을 보지 못하고 간다는게 말이 되느냐?

이번에 못보면 언제 또 여기를 온다는 보장이라도 있더냐?

갈등을 하다가 살짝 울타리를 넘어 잠깐만 보고 오기로 하였다

몰래 들어가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데 관리인 같은 분이 거기를 어떻게 들어갔느냐며

빨리 나오라고 소리지른다

멀리서 왔는데 사진 몇장만 찍고 나가겠다고 하니 빨리 찍고 나오란다

뛰어다니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나왔으나 놀러 온 자연을 더 느끼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쉬움을 배가 시킨다

아쉬운 마음을 씻기 위해 예송리 몽돌해변으로 갔다

바닷가에 서니 밀려오는 파도가 몽돌에 부딪혀 부서지며 내는 소리가

마음속의 모든 근심과 묵은 찌꺼기를 다 씻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서둘러 산양항으로 달려 갔더니 땅끝으로 떠나는 배가

뱃고동을 울리며 곧 출발을 알린다

일행을 먼저 태우고 부랴부랴 티켓팅하여 겨우 배에 올라 탔다

대륙의 최남단 땅끝

배를 탄지 얼마되지 않아 저 멀리서 사자봉에 우뚝 선 땅끝전망대가 시야로 들어왔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북위 34도 17분 38

30여년 전에 여기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 당시는 한자를 써서 토말(土末)이라고 불리웠다 사자봉에 올라 다도해를 보면서

큰 감동이 일었던 기억, 토말탑에서 만세를 불렀던 추억 등이 서린 곳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상 땅끝전망대나 토말탑을 구경하지 않고 곧바로

미황사로 향했다

미황사는 749년에 의조화상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인도에서 인도에서 경전과 부처상을 싣고 온 배가 있어 인도와의 교류가 있었다는

설화도 있는데 실제로 대웅전 천장에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쓰여진 글씨들이 있어

어떻게 저런 글씨가 여기에 쓰여지게 됬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미황사에서는 세가지 아름다움을 볼 수가 있는데

첫째는 수직암봉이 아름다워 남도의 금강이라 불리는 달마산의 암봉들이고

두번째는 세번만 절을 하면 한가지 소원을 이룬다는 대웅전 천불벽화이고

세번째는 사찰마당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황금낙조이다

미황사 주지스님은 금강스님아라는 분인데 이분이 미황사의 주지스님이 되는데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

금강스님은 전국의 사찰을 돌아다니며 수련을 닦고 계셨는데 미황사 주지스님으로부터

며칠만 다녀올 곳이 있으니 절을 지켜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받고 그렇게 해주기로 했단다

그 당시만 해도 미황사는 이름없는 절이라 찾아오는 신도들도 없어 공양도 없고

세끼 끼니를 걱정해야할만큼 운영이 잘 안되던 곳이었단다

며칠동안을 기다려도 떠나간 주지스님은 돌아오지 않고 찾아오는 신도들도 없어

마을로 내려가 먹을 것을 시주받고 나서,사람들에게 주지스님이 안돌아 온다는 얘기를 했더니

그 주지스님은 사찰운영이 너무 어려워 멀리 떠나신 것이라고 얘기해 주시더랍니다

그래서 주인이 도망간 절을 객이 맡아 새주인이 되었답니다

딱히 할 일이 없어 절마루에 앉아 있다가 어쩌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붙잡아 차를 한잔 대접하면서

소통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마을사람들과 조금씩 가까워져

어느 해인가부터는 가을걷이가 끝난 뒤 마을주민들이 농사를 지은 쌀이며,콩이며,호박이며를

갖고 올라와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게 됬답니다

기독교로 얘기하면 추수감사절을 지낸거지요

금강스님은 옳거니 바로 이거구나 하고 절에 오는 모든 분들께 차를 대접하며 소통의

범위를 넓혀가 오늘날의 미황사로 발전시켰다 합니다

미황사는 우리나라 사찰중에서 맨처음으로 템플스테이를 실시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시작하였답니다

나도 10여년전에 두번씩이나 단체로 미황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종교가 기독교라서 예불에 참가는 하지 않았지만 곁에서 예불모습도 지켜보고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가를 하였습니다

새벽 네시에 딩~~딩~~~ 하고 종이 울리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대웅전으로 모여 아침 예불을 드렸습니다

예불이 끝나면 앞마당으로 나와 금강스님을 따라 마당돌이를 몇바퀴하고 절 주변을 산책하는데

미황사에서 인도에서 온 배가 도착했다는 땅끝 작은 포구까지 연결된 오솔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을 한시간정도 걷다보면 엄청난 바위들이 쏟아져 내린 너덜바위 지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각자가 앉을만한 바위에 올라앉아 20여분간 참선을 하고 가던 길을 되돌려

미황사로 돌아오는데 스님은 이 길을 마음수행의 길이라 부르고 "다르마 로드(Dharma Road)"라

명명하였다 나중에 다시 방문하였더니 천년의 향기 길인가 하는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한시간여 걷고 와서 세면을 한 뒤 아침을 먹는데 그 맛이 가히 꿀맛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나면 금강스님이 쓰시는 방으로 가서 스님이 따라 주시는 녹차를 들며

좋은 말씀을 듣곤 하였다

스님께서는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이라는 책을 지으셨고 친필사인을 해서 선물로 주셨다

개인적으로는 열번 가까이 방문했던 절이지만

아름다운 절 미황사는 내가 평생 절대 잊을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다

미황사를 나와 대흥사로 향한다

점심시간이 되어 대흥사 입구에서 식사를 하고 대흥사까지 30여분 걸리는 길을

걸어서 올라가면서 두륜산 자락에 멋지게 자리잡은 모습을 그려본다

대흥사가 가까워질 때쯤 오른쪽에 오래된 한옥이 한채 있는데

이곳이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선여관이다

가장 최근에는 노을빛고을산악회에서 두륜산 등반을 왔을 때도 사람들이 드나들고

사진도 찍고 하였는데 코로나로 문이 굳게 잠겨져 있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대흥사는 백제시절에 지어진 절로서 남도지방 사찰의 본사로 위치하는 절이다

이 절이 커지게 된 시기는 서산대사가 자신의 가사와 발우를 봉안하면서이다

앞서 만덕산 백련사 대웅보전 간판에 대해서 얘기했었는데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로 유배를 가면서 해남땅에 도착해 이 곳 대흥사를 들렀다가

대웅보전 간판을 보니 글씨가 형편이 없었다

주지스님을 불러 이 간판을 누가 썻냐고 물으니 당시 이 지방에서 유명했던 원교 이광사가

썼다고 대답하자 추사는 내가 직접 간판을 써 줄테니 그것을 달라고 하였다

주지스님은 어쩔수 없이 간판을 추사가 쓴 간판으로 교체하고 원교의 간판은 창고에

넣어두게 하였다

당시 추사 김정희는 병조참판까지 지내다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길이었다

제주도 대정으로 유배를 간 추사는 8년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붓글씨 공뷰에 매진하여 추사체라는 후세에 길이 남길 명필체를 남기게 되었다

추사도 다산이나,허준,사마천 등과 같이 역경속에 꽃피운 인물이다

추사가 제주도로 유배를 가보니 본인이 벼슬에 있을 때 찾아주던 사람들은 연락조차 없고

자기 혼자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못하고 있을 때 그의 제자 이상적이 중국에 다니며 구한

귀한 책들을 추사에게 보내주는 것을 보고 이상적이야말로 변함없는 송백과 같다하여

이상적에게 그림과 마음을 담은 글을 써서  선물을 한 것이 세한도이다

논어의 자한편에 세한연후에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柗栢之後凋)라는 말이 나온다

날씨가 차가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쉽게 시들지 않고 푸르름을 알 수 있다

는 뜻으로 

추사 본인은 송백과 같이 임금님에 대한 충절이 변함이 없으나 임금님은

아첨하는 간신배들에게 둘러쌓여 누가 충신이고 누가 간신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계신데

겨울삭풍이 불어오는 것처럼 나라가 어지러운 때가 되면 누가 푸르른 충신인지를

알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도 한다 

이 세한도는 국보 18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제주도 대정읍에 가면 추사기념관이 있는데

이 곳 벽에는 세한도와 글이 벽에 그려져 있는데 실제 그 크기가 가로 69센티 세로 23센티로

결코 작지 않은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제주도에서 외로운 유배생활을 하던 추사는 유배가 끝나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흥사에 다시 들르게 되고 자신이 원교 이광사의 대웅보전 간판을 업신여겼던 것을 깨닫고

자신의 간판을 내리고 원교의 간판을 달게 했다고 한다

그래도 추사는 유배기간동안 자신을 스스로 낮출 줄 아는 겸손을 배웠으나

요즈음은 자신만이 최고이고 자신만이 잘났다고 우쭐대는 인격장애자들이 너무 많아

세상이 많이 탁해져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내로남불이 여러 이름으로 변질되어 유행하고 있는가보다

이렇게 세태에 찌들어 오염된 몸과 마음을 씻는데는 조용히 앉아 차한잔을 마시고

마음을 가다듬는 수행이 필요한데 이렇게 차를 한잔하는데도 법도가 있으니

이를 우리는 다도(茶道)라 하고 이 다도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정립한 분이

바로 초의선사이시며 이곳 대흥사에서 활동하셨다

대흥사 경내 한켠에는 초의선사 상이 모셔져 있다

대흥사를 나와 근처에 고산 윤선도의 고택인 녹색비 내리는 녹우당이 있는데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곧바로 우항리에 있는 공룡화석박물관으로 향했다

초대형 공룡발자국 화석지인 이곳은 다향한 공룡모형을 선보이고 있어

어린아이들이 있는 젊은 부모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22미터 높이의 알라모사우르스가 거대한 몸을 드러내어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이런 공룡들과 같은 시대를 살지 않은 것이 불행일까? 다행일까? 생각하면서

다음에 손자들을 데리고 꼭 한번 놀러 오고픈 마음이 들었다

이제 마지막 여행지는 울돌목이다

물들이 울면서 돌아 휘감는다는 울돌목,

이 곳은 이순신장군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곳으로 영화 명량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지금은 진도대교가 놓여져 있어 진도에 쉽게 갈 수가 있었는데 대교가 놓이기 전에는

많은 선박 침몰사고가 있었을 것이다

울돌목은 아니지만 진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고도 이지역 일대가

물살이 센 곳이라는 의미를 더해준다

성웅 이순신

두번씩이나 백의종군을 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세계 해전사에도 길이 빛날

23전 23전승을 거두고 그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내가 제일 존경하는 분

당시 일본군은 330여척의 배를 거느리고 있었고 우리 수군은 고작 13척 밖에 없는

절대 불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전략으로 일본군 배를 31척이나 수몰시키고

반파된 배들도 수없이 많았으며 수천명의 일본군들이 수장시켰으나

우리는 고작 전사 2명 부상 2명뿐인 완벽한 승리

이는 이순신이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놀라운 대 사건이다

명량해전 직전의 이순신은 어떤 상태였던가?

그는 국명을 어긴 죄로 요즈음으로 치면 해군참모총장의 자리에서 쫒겨나고

投獄되어 곧 사형에 처해질 상황까지 갔었다

오리 이원익의 사람볼 줄 아는 눈 때문에 겨우 살아나 권율장군 밑에서 백의종군을 하고 있었다

이때 해군참모총장으로 있던 원균이 칠전량해전에서 대패를 하여

우리가 갖고 있던 거북선을 포함한 군함을 대부분 잃었고 겨우 12척만이 도망쳐 살아남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 이었다

원균까지 전사하자 조정에서는 어쩔수 없이 궁여지책으로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을 하게 되는데 보통사람 같으면 그 직을 거절하는게 맞다고 생각할텐데

이순신은 "신에게는 아직도 배 열두척이 남아 있습니다" 라는 말로 명을 받들었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튼튼한 군대를 맡겨도 이기기 힘든 상황인데 대부분의 배도 다 잃고 군사도 다 죽은 상황에서

꼴랑 배 열두척을 가지고 삼백여척이 넘는 일본군을 상대로 싸우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말이 되남유?

말이 안되지유~~ 당신이 가서 싸워봐유~~!!

그저 전장에 나가서 되져라 하는 말이 솔직하지유~~!! 안 그래유?

어명을 어긴 죄로 투옥된 이순신을 심판하는 자리가 열렸다

조정대신들과 선조임금까지 참석한 자리에서 대신들은 모두

"어명을 거역한 이순신을 당장 목을쳐 죽이시기 바랍니다" 하고

선조에게 어명을 내릴것을 간구하고 있었다

이순신을 관직에 천거한 유성룡까지도 이순신의 샤형에 찬성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 유일하게 이순신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이 바로

바로 오리 이원익 이셨다

오리 이원익은 87세까지 장수하며 요즈음의 장관,국무총리,국가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기간만도 44년이 되는 조선 최고의 명재상이며 말년에는 오리에서 기거하셨다 하여

오리라는 호를 갖게 되었는데 지금 광명시 소하동에 가면 오리기념관이 있다

그가 80이 넘어 관직에 물러나 있었는데 조정에서 다시 필요해 사람을 보내 델러 오도록

한 적이 있었다.

그가 산다는 시골마을에 가서 이장에게 이원익을 물었더니 우리동네는 쌍것들만 살지

양반은 살지 않는다고 하였다.

무슨 소리냐며 재차 물었지만 그런 높은 벼슬을 하신분이 이런 동네에 사실리가 없다며

이장 본인이 이동네서 태어나서 자라왔는데 양반은 한명도 없었다고 했다

그럼 80이 넘은 분이 있냐고 묻자 두분이 있는데 한 분은 여자, 한분은 남자라고 해

남자분 집으로 안내하라고 해서 가보니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에서 이원익대감이 기거하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요즈음 고위직 공무원들에게 집은 한채만 갖도록 하자 일부 공무원들이

관직은 짧으나 부동산은 길다며 집 팔기를 거부하고 관직을 사퇴하는 모습을 보면

극명한 대비가 되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게 사실이다

이렇게 옳곧은 이원익이 계속 반대를 하자 선조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초저녁에 시작된

재판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마침내 이원익이 포기를 했다

이순신을 죽여도 좋다고

단 죽이기 전에 이순신을 대체할 사람을 찾아내고 죽여라, 원균은 말고

그러자 대신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고

선조는 어쩔수 없이 이순신을 살려주었고

목숨을 부지한 이순신은 권율장군 밑으로 가서 백의종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원균이 대패를 하였고 결국 이순신을 다시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밀물과 썰물의 때를 정확히 알고 이를 이용하여 큰 승리를 거둔 명량해전에 대해서는

많은 곳에서 다루고 영화에서도 나와 여기서는 생략할까 한다

진도대교 밑에 있는 울돌목에 내려서자 정말 엄청난 물살의 세기를 느낄 수 있었고

물이 휘돌며 우는 소리가 이순신장군이 나라를 걱정하며 흐느끼는 울음소리로 들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핑 돌고 말았다

울돌목을 뒤로하고 이제는 돌아가야할 시간

목포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

목포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이번 여행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들어보니

너무너무 유익한 여행이었다고 하여 인솔한 나로서는 모든 피로를 씻게 하는

청량제 같아 그동안 쌓인 피로가 눈녹듯 하였다

저녁먹을 곳을 찾다보니 북항에 가서 회를 먹으란다

회를 썰어 파는 가게에 가서 회를 떠서 2층 상차림 집으로 가서 어제처럼 맛있게

회와 매운탕,쐬주를 마셨다

2박3일의 여행기간이 한시간도 안된 것처럼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인생도 이와 같이 지나고 보면 순간인 것을

너무 아둥바둥 살지 말고

비우며,내려 놓으며 자유롭게 살다가 갔으면 좋으련만~~~

이로서 2박3일간의 남도 여행을 마무리 하고

다음 여행은 연말쯤해서 부산으로

볼까 한다

[민트]

몇년전 다녀왔던 그곳들~~
잊고살았는데 사진.글로 세세하게 올려주시니
그곳에 다녀왔던 추억들을 다시 생각하고 돌아보게 됩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곳들도 다 사연이 있으니
마음이 뭉클해 집니다.
여행은 현재도 과거도 미래도
오래된 추억들도 생각하면 매 순간순간들
모두가 해피 합니다^^
긴글 써 주심에 감사드리고
너무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회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멋쟁이]

졸작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킬러사랑]

회장님의 남도여행기를
보면서
그저 풍경과 먹거리에만 신경쓰며
즐기기만 했던것들이 진정한 여행이 아니란것을 느끼게되며
세세한 설명과 사진까지 첨부하니
자리에 가만히앉아 남도에 무전여행을 다녀왔네요...
감사히
느끼고 관람하며 좋은여행 하였네요..
수고 많으셨읍니다.., , ,

[멋쟁이]

읽어줘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