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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학교 청년과정은 학생들을 돌보는 보조교사임과 동시에, 인지인문학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 샨티학교의 과정입니다. 올해 청년과정은 한해동안 보조교사로서 했던 활동과 그리고 여타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인문학적 관점의 활동평가를 시험의 형식으로 진행하였고, 샨티학교 이사장이신 황우승 선생님과, 이사이며 교육학 박사이신 한석훈 교수님에게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의
능동성의 뜻은? ‘다른 것의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제 뜻에 따라 어떤 힘이나 작용을 일으키는 성질’ 이라고 한다. 능동성이 필요한 이유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냈다’라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 크게 성장하는 과정이 아닐까도 생각한다. 또 다른 나의 능력도 새롭게 발견이 되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도 기를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사례
카자흐스탄 이동학습 내가 맡은 업무로 예를 들어보겠다. 2022년에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학습을 갔을 때 내가 영상 촬영을 맡았다. 영상의 주요 주제는 샨티 아이들이 카자흐스탄 고려인 친구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려줄 때 스스로가 맡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것을 해내고 뿌듯한 감정이 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었다. 이동학습을 떠나기 전에 아이들은 인솔 선생님들의 도움 하에 선행학습을 한다. 한국 문화를 알려주는 수업을 준비 할 때도, 가서 어떻게 먹고 자고 할지도 말이다. 그러나 출국 후 실전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모여서 해내는 모습을 내가 봤다. 해내는 과정에 있어서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자기 자신이‘안 될 줄 알았는데 이게 되네?’이런 느낌이 들면서 뿌듯해 하는 모습도 마치 능동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준형과 다은이는 두 조로 나뉜 샨티 아이들 담당교사 업무를 맡았고, 나는 선생님들께서 다른 임무를 하나 주셨다. 그것은 바로 여행 영상 촬영과 편집을 맡아보라는 것 이었다. 내가 사진 촬영은 전문으로 배우고 취미로 했어도 영상 촬영과 편집은 아예 처음이다. 샨티학교 재학생 시절 때는 동기들이나 선배들 중에 영상 제작을 재미있고 전문가 뺨치는 실력으로 능숙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지켜보기만 했지 해본 경험은 없었다. 지켜본 바로는 영상편집 때 조금의 옥의 티가 있거나 소재가 안 떠오르거든 짜증나 미쳐하고 교실에서 밤새서 편집 작업을 한 편집자들을 봤다. 나는 저런 힘든 일은 죽어도 안 한다는 생각도 했고, 촬영 개념에 있어서 사진과 영상은 다르다고 느낀다. 영상은 실력자들에게 맡기고 나에겐 내가 자신만만해 하는 사진 촬영만 시켜주시겠지 싶었다. 하지만 나의 담임 선생님이시자 현재 청년과정 선생님이신 남샘께서의 모티브가 하나 있으시다.‘안 해본 것을 도전 시키시는 것’ 바로 이거다.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 난 능동성이나 나의 성장 등은 하나도 생각 안 할 때이고 그냥 내가 수월하게 잘 해낼 수 있는 업무를 주시지 왜 사람 힘들게 안 해봤던 업무를 맡겨주시는지 이해가 안 됐다. 어쨌든 난 더 이상 학생도 아니고 교사 신분에서 어려워서 못 한다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 나도 도전 정신을 키워서 경험치를 쌓는다고 생각하고 업무를 진행했다. 어느 구도로 어떻게 영상을 찍어야 잘 나오는지, 영상 편집은 어떤 프로그램을 써야 다루기 쉬운지, 영상 편집에 앞서 꿀팁 등을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계속 찾아보고 공부했다. 카자흐스탄에 도착해서도 막막함과 걱정이 많이 들었다. 내가 과연 잘 찍고 편집까지 마쳐서 성장발표회 날 샨티 식구분들이 잘 보실 수 있게끔 말이다. 계속 찍다보니 어느 포인트로 찍어야 영상이 잘 나오는지 스스로 터득했고, 영상 편집 때도 계속 하다보니 재미있고 실력이 점차 느는 것 같았다. 결국에는 영상 편집에 맛이 들려서 지금도 꾸준히 공부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작년까지 영상 편집에 대해 1도 몰랐던 내가 올해 이동학습을 다녀오고 영상 제작에 몰두중인 아이들에게 영상 편집 기술과 꿀팁을 전수해줌으로써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다. 게다가 졸업, 입학식 축하 영상도 내가 제작해보겠다고 건의를 드렸다. 완전히 영상 편집 실력자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기본적인 부분은 누군가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작년 청년과정 초기에만 해도 내가 잘 하는 분야의 업무 지시만을 원하고 기다렸고, 내가 못 해본 것이나 안 해본 것은 걱정부터 앞서고 안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면 지금은 무조건 다 노력하고 의지가 있으면 안 되는 것은 없다라고 느꼈다.
능동성을 논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이 났던 사례는 카자흐스탄 이동학습에서의 내가 맡은 업무인 여행 영상제작 사례가 떠올랐다. 영상 주제부터 해서 내가 위 업무를 맡고서 어떻게 임하였고, 최종적으로 해낸 과정까지 능동성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 * 몰입 *
어떠한 일을 집중해서 몰두하는 상태를 몰입이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몰입도가 높아진다’혹은‘깨진다’라는 말이 있다. 드라마 한 장면이라도 놓치는 부분 없이 집중해서 보면 몰입도가 높아지고 나중이 돼서도 머릿속에 오래 남고 드라마 내용이 생생히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나도 청년과정 일을 하면서 거의 모든 일들은 무아지경 (無我之境) 해서 한 것 같다. 무아지경 이라는 말도 몰입과 같은 뜻의 사자성어다. 그렇다. 내가 청년과정을 2년간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몰두 할 수 있었던 것은 불타는 의지력도 있었고,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굳세게 먹었기 때문이다. 항시 긍정의 힘으로 노력한 것도 있다. 실제로 내 좌우명 중 하나가 집중하자는 것이 있다. 그렇기에 나는 모든 일을 하던 간에 집중해서 몰두하곤 한다.
올해 과제중에 드라마‘미생’을 보고‘미생에 담긴 성장과 관련된 동기부여가 가능한 인지발달 도식(schema) 연구’칼럼 쓰기 과제를 했던 적이 있다. 일단 글을 쓰려면 미생이 뭔지, 어떤 내용의 이야기인지부터 알아야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나 드라마 중에 택해서 보고 충분히 머릿속에 인지를 시켜야만 했다. 이런거는 원래 빡 집중해서 한방에 다 봐야한다. 무슨 말이냐, 나 같은 경우는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봤는데 총 20부작이다. 하루만에 20부작을 쫙~ 다 봐야 기억이 오래 남는다. 하루 몇 회씩 나눠서 시청하고 나머지는 또 내일이나 모레 시청할 경우 이전 회차 내용이 까먹거나 기억이 안 날 수도 있다. 내용은 다 이어지기에 모든 회차를 하루만에 다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서 틈틈이 글을 쓰려던 것이 내 목표였다. 그러나 샨티에서는 이 과제뿐만이 아니라 다른 업무들도 많았다. 바쁜 와중에 미생 시청과 글 쓰는 것만 집중해서 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미루지 않고 웬만해서 시간이 날 때 미생을 봤다. 그런데 이게 웬걸. 몰입도가 높아질 때쯤이면 누군가가 날 부르거나 찾고, 새로운 업무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었다. 극중에 상사가 회사 비리를 일으키는 장면에서 집중하려고 하면 교장샘께서 원예반 수업 시작한다고 나를 부르셨고, 또 극중에 전무와 차장의 갈등 관계에 대해 나와서 뭘까 하고 점점 몰입될 때 아이들 밴드 좀 봐달라고 호출이 들려왔다. 결국 한방에 보진 못 했어도 칼럼은 잘 썼다. 나중에 이런 과제를 또 받는다면 여유가 있을 때 하루 만에 책이던, 영상물이던 다 싹 보고 빠르게 틈틈이 과제를 시작해보고 싶다. 미생 드라마를 몰입해서 본 것처럼 글도 몰입해서 썼다. 마치 내가 미생 드라마에 나오는 원 인터네셔널 회사의 상사가 되어서, 혹은 차장, 상무, 전무이사가 되어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 회사에서 내가 그 상황들을 직접 본 사람인 것 마냥 리얼하게 칼럼을 쓰기 위해서 말이다. 군대에서도 몰입을 잘 해서 못 한다거나 모자라다는 소리 듣지 않고 생활 잘 해야겠다.
2. * 배려 *
어린 시절에 성당에서‘배려’를 주제로 교리 공부를 한 기억이 있다. 그때 배려에 대해 공부한 기억이 떠오른다. 타인까지 생각하며 마음을 써서 도와주고 생각해주는 것이 배려라고 배웠다. 나 자신이 배려를 실천하면 나와 타인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고, 내 자신이 뿌듯하다. 또는 내가 타인에게 역으로 배려를 받을 수도 있다.
내가 학생 때는 선생님들께 배려를 많이 받았다. 맛있는 간식이 제공되었는데 종류가 다양하다면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에게 먼저 선택권을 양보하셨다. 그리고 나서 남은 종류의 간식을 드시곤 하셨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맛이 있으실텐데, 또는 드시고 싶은 양이 있으실텐데, 학생들부터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이때 생각하면서 나도 청년과정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배려를 실천하고 있다. 저녁간식 준비 담당을 하면서 과자나 빵, 사발면 등을 여러 가지 종류로 준비를 한다. 각자의 취향들이 있으니까! 먼저 먹고 싶은 것을 가져 갈수도 있지만 아이들 먼저 고를 수 있게 양보를 하고, 개수가 남아서 추가배식이 가능한 상황이여도 나는 아이들에게 양보를 한다. 나도 학생 때 선생님들께 배려를 당했으니까, 똑같이 실천했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학생 때도, 청년과정 때도 실천하던 배려다. 밴드 무대를 준비하면서 나의 세션인 건반을 연습해야만 했다. 강당에 피아노가 있어서 연습을 하다가 다른 악기 세션이나 보컬을 맡은 친구들이 연습하러 오면 쉬엄쉬엄 연습한다 치고서 연습을 잠정중단 했다. 다른 세션들도 각자 해야 할 연습량이 있을텐데, 내 피아노 소리에 신경이 쓰이거나 연습이 잘 안 될까봐 그렇다. 다른 사람들도 편하게 악기 연습을 할 수 있게끔 배려를 해준 것 이다. 예를 하나를 들자면 내가 밴드 세션에 안 들어 갔을 때도 심심하면 피아노를 치러 강당에 자주 갔다. 하루는 이제 막 5분정도 쳤을 때 영진이도 기타 솔로 부분을 연습하러 강당에 왔다. 내 전자피아노 소리에 신경이 쓰이는지 엠프에서 기타 소리가 잘 안 들려 하는 것 같았다.‘피아노야 뭐, 저녁이던.. 혹은 아이들 귀가한 주말이던.. 그때 여유있게 치면 되니까!’당장 밴드 무대를 준비하는 아이들 연습이 급선무이기에 나는 흔쾌히 편하게 기타 연습을 하라고 양보를 해줬다. 물론 다른 아이들이 와서 시끌벅적 떠들고, 피아노 똥땅띵땅 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라도 이렇게나마 배려를 실천했던 기억이 난다.
3. * 의지 *
어떠한 일이나 목표를 달성하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의지라고 한다. 내가 청년과정 일을 하면서 굉장히 힘들고 관두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내 생각과 달리 빡센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말로는 때려치우고 싶다고 하지만,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잘 버텨보자고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끈기있게 긍정의 힘으로 의지력을 불타오르면서 까지 일을 했더니 결국에는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데이비드 블레인이라는 마술사도 잠수 마술, 얼음 속에 갇히는 마술, 오래 매달려 버티는 마술 등을 해왔는데 의지력을 통해 버텼다고 한다. 이정도로 누구나 다 노력해서 의지력을 기르면 된다.
올해 다녀온 프랑스 및 스페인 이동학습을 예로 들겠다. 작년에는 촬영하는 사람으로써 따라갔지만, 올해는 샨티 아이들이 속해있는 조 하나의 담당 선생님으로써 따라갔다. 작년과는 다른 역할로 따라가기에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됐다. 조원 아이들도 조금 힘든 친구들이 속해있고 이 친구들과 놀이수업을 준비할 수 있을지. 산티아고 길을 걸을 수 있을지 말이다. 그래서 나는 목표를 세웠다. 어떤 일이 발생하던, 내가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결코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버티기로 했다. 역시나 40일 이동학습 기간에 평화로웠던 적이 그리 많지는 않았었다. 다사다난한 순간들이 많았지만 내가 마음먹은 목표를 생각하면서 긍정의 힘을 잊지 않았더니 끝내 잘 마쳤다. 인솔 교사로써 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을 했다라고 생각한다.
곧 군대에 입대를 하는데 요즘 군대 좋아졌다, 군대가 예전이랑 똑같다. 등으로 이야기가 들린다. 기왕 현역으로 가게 된 거 1년 6개월 동안 열심히 군생활을 해서 사회로 다시 나오겠다. 의지를 불태워서 긍정의 힘으로 잘 버티면 샨티에서 해냈던 것처럼 군대도 잘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4.* 투지 *
나는 투지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본 결과‘싸우고자 하는 굳센 마음’을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어린 시절 엄마와 촛불집회,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등을 참석해서 연대 의무를 실천한 적이 있다. 그때도 경찰들과 정부, 또 다른 시민들 등을 목표로 삼아서 싸우고자 하는 굳센 마음을 먹고 참여한 것으로 기억난다. 싸울 때가 있으면 참지 말고 싸우는게 맞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주장도 있는데 용기가 없거나 다른 사람의 주장이 더 맞는 말이라고 한다면 나는 결코 지지 않고 강력하게 나가 볼 것이다. 당연히 내가 질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고,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일단 어떻게 상황이 흘러가던 할 말은 하자.‘투쟁’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이번 이동학습 때 마드리드에서 학생 한 명을 잃어버렸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가 갔던 솔 광장이라는 큰 광장에서 대규모 축제가 열렸었다. 스페인 국기 깃발을 들고 몇 백 명 아니, 천 명 이상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도로를 통재하고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나와 태언샘은 아이들 셋을 챙기며 솔 광장에 있는 한 카페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붐비다보니 한 친구가 좌회전해서 우릴 따라오지 않고 직진을 한 모양이다. 결국 그 친구는 미아가 되었고 사람이 많은 광장에서 돌아다니며 찾기 어려웠다. 경찰 분들은 매우 여유로운 사람들인지 제대로 실종된 사람을 찾아주지 않았고, 안내방송 스피커는 전선이 고장이 났다며 안 된다고 했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도 비켜주지 않았고 따닥따닥 붙어서 즐기고만 있었다. 내가 스페인어 번역기로‘사람이 없어졌다. 나랑 같은 한국 사람이고 지금 찾아야 한다.’또는 그 친구의 인상착의를 써서 돌아다녔다. 순간 작년의 이태원 참사가 생각났다. 뒤에서는 사람들이 지나가자고 밀고, 앞에서는 길을 안 터주고, 그냥 가슴이 꽉 막히고 숨도 안 쉬어졌다. 왜 사람들이 압사 당하셨는지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 순간 나는 학생도 찾아야하고, 나머지 우리 조원들이 기다리는 곳으로도 가야만 했기에 착잡했다. 짜증나서 스페인어로 욕을 찾아서 할까 하다가 무의식 적으로 한국말로 욕을 하면서 비켜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못 알아들으실 거 알지만 화가 난 나머지 외쳐버렸다. 특히 스페인 경찰들에게 실망이 제일 컸다. 남은 심각한데 자기네들은 도와준다더니 여유있게 웃으면서 축제를 지켜보질 않나, 경찰차라도 시동 켜고 움직이면서 찾아주셨으면 좋겠는데, 축제 중이라 차도 못 몰아준다고 하질 않나, 도로 통제가 안 된 곳의 경찰들에게 지원 요청도 어렵다고 했다. 진짜 지나가다가 어떤 시민은 나한테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시더니 그 일행들은 내가 가려고 하자 길을 안 비켜줬다. 싸워야 할 대상이 몇 명인지 모르겠다.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교장샘 식구분들도 오셔서 찾기에 나서주셨고, 뒤늦게 학생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교장샘 따님께서 법 쪽으로 일을 하시는 분이신데 경찰 분들이 할 말이 없도록 따끔하게 말씀도 하셨다고 한다. 경찰서에 얌전히 있었고 잘 찾아서 천만다행이었다. 아무리 내가 굳센 마음을 먹고 투지력으로 축제 현장에서 학생을 찾았지만, 교장샘 따님께서도 투지력으로 도와주신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정말이지 잊지 못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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