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임신이 어려워서 시험관 시술 2번만에 어렵게 쌍둥이를 임신했었죠.
임신이 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임신과 함께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휴직을 하라는 주위 권유에도 전 제 건강을 자신하면서 계속 근무를 했었습니다.
보통 임산부가 안정기라는 12주, 화요일이었는데 그날따라 생리통하는 것 처럼 허리가 아팠습니다.
전 생리통 증상이 유산 징후인줄도 모르고 생리통 증상이 지금 있을리 없다면서 오래 앉아있어서
허리가 아픈건가 했어요. 1시간 반정도 회의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뭔가 흐르는 느낌이 났어요.
급하게 화장실을 갔는데..드라마에서만 보던 하혈...변기에 앉는 순간 확하고 쏟아지는데
혹시나 아이들이 쓸려내려왔을까봐 사색이 되어서 병원으로 갔습니다.
배속에서 아무일 없다는 듯이 노는 아기들을 보면서 어찌나 고맙던지...그제서야 눈물이 나더군요
그렇게 12주부터 휴직에 돌입해서 입퇴원을 반복하며,,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던 시기에
휴직연장을 하기위해서 회사에 들렀어요. 출산후 돌아와야 하는 입장이라 회사에서는 복직하면 책상을 준다며
책상을 정리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책상 정리를 안했어야 했는데...1시간 반 가량 무거운 책들 박스에 옮겨놓고, 서랍속에 물건들 꺼내고, 제가보던 서류 정리하고......돌아오는 차 안에서 배가 묵직한게 느낌이 안좋더라구요..
그날이 금요일이었는데...다음 월요일 진통이 시작되었어요.
입원했던 여성병원에서는 라보파밖에 약을 쓸줄 모르는데 전 라보파 부작용이 일어나서 수축도 안잡히고 심박수는 있는대로 올라가고..결국 대학병원으로 전원해달라고 요청해서 대학병원으로 옮겼어요.
대학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은 저를 내보내고는 남편한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네요..자궁경부가 하나도 남지않았고 지금은 약을 써도 수축을 막을 수 없는 주수라고..
입원후 하루정도 진통이 잠잠해졌는데 저녁에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의사선생님은 양막염인가..무튼 아기집에 염증이 생긴게 의심된다고 이대로는 산모 생명이 위험하다고 포기하라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어요..하지만 전 버틴다고 했어요..내 목숨보다 소중한 아가들이었으니까요..결국 그 소동이 있고 몇시간 후부터 진통이 4분 간격으로 왔고.
전 온몸으로 진통을 느끼면서 울부짖고 있었어요. 다른 산모가 아이를 낳는 소리를 가림막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 들어야했죠.
선생님은 버텨도 결과가 같을 꺼라고 유도분만을 생각해보라고 하셨고, 전 차마 제손으로는 보낼수가 없어서 버티고 버텼는데
이런게 강한 수축을 받으면 건강한 아이가 나올수 없다는 말과 0~0.5가 정상이라는 염증수치가 9까지 올라가서 대학병원에 입원한 날부터 항생제를 링거로 맞은 것..이미 열렸다는 자궁문..
결국 저는 시간을 끌다끌다 18주 4일에 유도분만으로 제 소중한 아가들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제 손으로 아가들을 보내고 말았다는 이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제 고통과 아가들의 목숨을 바꿨다는 생각때문에요...
다른 산모가 분만하는 과정을 옆에서 듣고 있을때....저 아가는 건강한 엄마에게 와서 힘든 출산 과정을 견디고 우렁차게 우는구나
우리 아가들은 아무런 소리를 내보지도 못하고..아직 폐가 없어서 엄마의 태반에서 분리되는 순간 고통을 느끼며 하늘나라로 가야하는데...라는 생각에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가들을 볼 용기도 안아볼 용기도 없어서 의료용 천에 쌓인 우리 아가들을 한번 안아보겠다는 말도 해보지 못했는데...지금은 너무너무 후회가 되네요. 내새끼들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못하고 보낸것 같아서..
전 결국 제 아가들을 보내주는 날..아빠가 사온 배냇저고리와 함께 상자에 고이 담긴 제 아가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아보고 보내주었습니다....분명히 우리 아가들 태명이 있는데 고인 : 엄마(제이름)의 자1, 2라는 가슴아픈 이름으로 보내주고 말았네요.
제 이름이 그렇게 원망스럽던 적이 없었습니다......못난 엄마..엄마의 자격이 아직없는 엄마.
그렇게 두달이 지나고 이제는 복직도 하고 서서히 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너무 멀쩡한 제 자신이 싫으네요..
우리 아가들이 엄마를 용서하고 다시 와줄까요......아가들이 신고 엄마아빠한테 다시 돌아와 달라고 예쁜 신발도 두켤레 샀어요.
신발사는날 아무것도 모르는 점원이 몇개월 된 아기가 신을꺼냐, 언제 신을꺼냐를 묻는데 바보같이 얼버무릴수 밖에 없는 제 모습이 얼마나 슬프던지요......
하루에도 스스로 다짐하고 용기를 내고 밝아지려고 노력하고
사람들이 위로를 견낼때 제가 더 씩씩하게 괜찮다고 이야기하는데
집에 혼자있을때에는 갑자기 제 운명이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서 우는 저........이렇게 서서히 미쳐가는게 아닐까 합니다.
첫댓글 마음 많이 아프시겠지만 기운 내세요. 곧 예쁜 아가가 다시 찾아올 거예요.
작년에 보낸 아들과 9년전에 보낸 딸과 6년전에보낸 딸이 생각나네요.그리고 가물거리는 7주도안되 유산된 6명의 아이들. 이아이들 생각하면 모두 제가 잘못해서 보낸것만같아 저도 한동안 무슨정신으로 살았나싶어요.
하지만 지금 다시 임신되서 11주가 되었답니다.
이번엔 잘 낳아보기위해 최선을 다 할꺼구요
이아이가 나오면 그동안 저한테 왔다 간 아이들 몫까지 10배로 사랑해주려구요.
님 2달이 지난 지금도 당연 생각나는게 엄마죠.
그래도 힘내서 열심히 지내신다면 곧 천사가 다시 생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힘내세요.
힘내세요. .그마음 잘알꺼같아요~~~저도 아직 우리아들 너무너무 보고싶어여ㅠ 전 매일 신랑이랑 이야기해요ㅠ 맘편하게가질려고노력중이고 그냥 우리아들잘있겠지?이러면 우리신랑 잘있을꺼야 금방 우리한테올려고 준비중일꺼야이래요. . 그러면서 무럭이 다시오면 우리 이거이거 하자하면서 이야기해요~그럼 맘아픈거보다 앞으로 올 아가와함께할 상상에 기분이좋아지더라구요~힘내세요!!시간이 약이고, 쌍둥이들도 금방 엄마보고싶어서 다시 올꺼예요!!
저는 도저히 복직할 자신이 없어서 올해 휴직했습니다. 사실은 올해안에 다시 임신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시험관으로 얻은 쌍둥 이라 남일같지가 않아요. 저고리하나 입혀보내지못하고 애들 보냈어요. 산모이름을 달고 처리되는것도 지금 알았네요.애들얼굴볼 자신이 없었어요. 그 불쌍한 아이들보면 미칠것같아서요. 우리 힘내요.
기운내세요~뭐라 위로해드려야할지..다만 님탓이 아니니 넘 자책마시고요..우리 꼭 예쁘고 건강한아이 엄마될꺼예요^^~저도 셤관으로 가진 둥이 잃고 운시간...그맘잘알아요..꼭 힘내세요♥
힘내세요~저두 주위의 만류에도 여러가지이유로 일하다 6개월 울아들 보냈답니다ㅠㅠ얼마나 나자신을 원망했던지요ㅡ지금은 조금은 덜 슬프네요~한동안 딱 혀깨물고 죽고싶더라고요ㅡ힘내시고~ 조리도잘하시고 강철만큼 튼튼한자궁 만들어 다시 아가들 기다려봐요!
힘내세요 님^^
저도 작년 7월에 무력증으로 18주된 아기 보내고 지금 다시 14주 다음주 맥수술 앞두고 밌어요~
아기는 천사니까 꼭 다시 찾아올꺼에요.
지금은 시간이 약이라는 다른사랑들 말도 들리지 않겠지만 다시 찾아올 천사를 위해서 힘내세요! !
글보고... 또 눈물이 나네요. 2년전 우리 남매둥이도 그렇게 보냈어요. 전 제가너무힘들어 포기하자고... 그랬네요.... 전 그렇게 모질고 못된엄마였어요. 시트밑에서 꼬물거리던 그불쌍한 핏덩이를 겁이나서 한번 보듬어주지도 못했어요. 손이라도 한번잡아줄걸 가더라도 엄마품에서 가게할걸... 그랬습니다. 그리구 두번째 아기... 또다시양수흘러 덤덤하게 보냈습니다. 그렇게 우리애 셋은 상자에 담겨서 나의 아이란 이름으로 하늘로 갔네요. 한동안 잊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하늘로간 우리애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까페에 자주들어오게되네요,.. 힘내세요..아픔도 같이 나누고 위로하고 위로받고.. 이겨내시리라믿어요
2년전 과배란해서 쌍태아 임신하고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쌍둥이 20주에 유도분만했어요...님 글 읽는데 꼭 제가 겪었던 일과 어찌 그리 같은지...우리 둥이 생각에 울었네요 ㅠㅠ...지나고보니 시간이 약이 됩니다...지금 많이 힘드시겠지만 몸조리 잘하시고 다시 올 아가를 위해 꼭 몸 챙기세요. 전 몸조리를 잘못했더니 지금 여기저기 안아픈데가 없어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