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쌍둥이 중 첫째 이동호(오른쪽) 군과 막내 진호 군이 여자축구를 통해 심판으로 데뷔했다. | ||||||
한국축구 최초로 `세 쌍둥이 심판`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번 선수권대회에서 국내 축구계에서 처음, 세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 심판이 배정돼 화제다. 고교 1학년생 신분으로 대회 개막일 여자축구 초등부 경기를 통해 심판 데뷔전을 치른 이동호·진호(부산 신정고) 형제가 그 주인공. 이들은 지난 4월 울산축구협회에서 교육을 받은 뒤 이론과 실기, 체력테스트 등에서 합격, 3급 축구심판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이날 대기심과 선심으로 경기에서 나서 `그라운드 포청천`이 되기 위한 신고식을 치렀다. `가문의 영광` 뒤에는 다소 아쉬움도 있다. 세 쌍둥이 중 둘째인 이승호 군이 빠졌기 때문이다. 둘째 승호군도 같이 3급 자격증 코스에 응시했지만, 아쉽게 마지막 체력테스트에서 떨어져 이번 대회에는 함께 참가하지 못했다. 동호·승호·진호 삼형제는 97년 2월생으로 한 날 한 시, 2분 간격으로 세상의 빛을 봤다. 처음 심판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주위의 권유였다. 축구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심판 교육을 받으면서 점차 흥미에 빠져들었고, 이젠 1급 심판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겠다는 꿈도 생겼다. 또한 삼형제 모두 한 경기에 나서 주심과 부심을 도맡아 보는 것도 희망사항이다. 그러기 위해선 둘째 승호 군이 하루빨리 자격증을 따내는 것이 우선이다. 승호 군은 체력을 키워 올해 한 번 더 심판 자격증 코스에 응시할 예정이라고 이들 형제는 전했다. 여자축구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 형제의 소감은 어땠을까. 첫째 동호군은 “너무 긴장을 많이 해 어떤 경기에 심판을 봤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며 경기가 끝난 뒤에도 두근거리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어 “단 하루였지만 심판 선배님들이 알려준 여러 가지 동작과 운영의 묘를 배웠다”며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 1급 심판이 되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이들은 초년생이어서 아쉽게도 5일 하루 소중한 체험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동호·승호·진호, 세 쌍둥이가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사무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