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ross the land "
드디어 도쿄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이전 이틀짼가에 심바시역을 지나면서 오사카행 신칸센 표를 이미 사두었으므로,
점심시간까지 반나절은 마지막으로 도쿄의 몇군데를 좀더 둘러보고,
오후 즈음해서 신칸센으로 오사카로 이동해서 저녁은 오사카의 번화가인 도톰보리에서
먹는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 고꾜와 히가시교엔
도쿄에서 마지막으로 들릴곳은 물론 번번히 가려다 실패했던 일왕의 궁전과
히가시쿄엔이었다.
이곳은 어떻게보면 일본의 상징이랄수도 있는 곳으로 내가 일본에 와서 이 곳을
보는데 실패하고 그냥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이번 배낭여행의 의미가 상당히 퇴색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침일찍 동광을 나와서 지하철로 히가시교엔으로 향했는데 이번에는
기타노마루공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마루노우찌 번화가에서 곧장 고꾜(일왕의 궁전)로
걸어나갔다.
평일이라 공원은 한산했고 일왕의 궁전주위라서 그런지 곳곳에 경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을 세우며 검문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도책을 열심히 보아가며 고꾜의 관문인 메가네바시를 찾기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며
우찌보리도리라는 길을 걷다보니 과연 고꾜의 관문이랄수 있는 해자위에 놓인
메가네바시가 보였다.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사진을 찍고 줌으로 당겨서 고꾜안의 건물 사진도 찍었다.
그 주위를 맴돌면서 해자와 건물들을 살펴보다가 일왕의 정원중에 유일하게 개방된
히가시교엔으로 향했다.
큰 문을 통과하여 들어가려하는데 그 문을 지키고 있는 경찰 한명과 마주쳤으나 잠시
쳐다볼뿐 말을 걸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곳은 입장객의 수를 제한하기 위해서인지 출입소에서 나무로 된 입원표를 받아서
들어가야 했으며 나올때 다시 반납하여야 한다.
나는 이미 가이드북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입원표를 받아서
안으로 들어갔다.
일본의 나무들은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수많은 까마귀와 함께
나름대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주지하다시피 교꼬나 히가시교엔은 원래 일왕의 궁성이 아닌 에도막부시대부터
도쿠가와 막부의 성이었다.
이곳에다 이에야스가 바쿠후를 세운후 오랫동안 이곳에서 전일본을 다스렸었다.
일본이 근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막부가 폐쇄되고 메이지유신이 단행되면서
수도를 도쿄로 옮기고 일왕이 교토에서 도쿄의 이 성으로 이사와서 살게 된 것이다.
히가시교엔은 무척 넓은 곳인데 이곳에서 주요볼거리로는 텐슈다이유적와 돌로 만든
창고인 이시무로, 경비병의 초소였던 오반쇼등이 있다.
나는 오떼몬을 통과해 입원표를 받아 들어갔으므로 먼저 작은 반쇼(반쇼라는건 초소라는 뜻)
를 하나 지난후 100명의 사무라이가 성의 경비를 위해 지키고 있었다는 하쿠닌반쇼에
직면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강아지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아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케했다.
오떼몬으로 들어가면 처음 나오는 반쇼 (경비초소)
100인의 사무라이가 쇼군을 위하여 경비를 섰다지만 지금은 썰렁한 하쿠닌반쇼
이곳에서 먹고 잤는지..아니면 경비서면서 바둑이나 두었는지는 모를 일.
매점에서 음료수를 사먹고 그림엽서들을 잠시 구경한후 계속 안으로 들어가 약간 가파른
길을 올라가다보니 이번엔 성의 최종경비실이었던 오반쇼가 보였다.
오반쇼를 통과해 중심부로 진입했는데 많은 나무들과 벽들, 그리고 이시무로를
상세히 구경한후 텐슈다이 유적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원래 텐슈까꾸가 있었던 흔적으로 불에 타 소실이된 지금은 돌로된 기반만
남아 있는 그런 것이었다.
텐슈다이에서는 평일아침시간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텐슈다이 유적에서 밑으로 좀 걸어가니 도까라꾸도라는 음악당이 보이고 그 밑으로
난 길을 내려가 갈림길에서 울창한 숲길과 연못등을 볼 수 있는 길로 접어들었다.
이 곳 옆에 있는 화장실에서 일본에 온 이래 처음으로 큰 일을 보았다.
(갑자기 일본에 와서 없던 변비증세가 ...ㅡㅡ;)
** 소니 쇼룸
도쿄에서 마지막날 드디어 일왕의 정원을 살펴본 나는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입원표를 반납하고 이곳을 나와 긴자의 중심가로 들어갔다.
첫날밤에 온후 다시 긴자에 온 것이다.
목적지는 첫날밤에 이미 문을 닫은 이후로 건물만 구경한채 발걸음을 돌렸던
소니 쇼룸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가 한층한층 천천히 구경하며 내려왔다.
6층에는 각종 전자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물론 공짜)
열중하고 있었다.
나도 재미삼아 몇 가지 게임을 해본 후 다음 층으로 내려가니 로봇강아지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는데 서양 여자애가 재미있다는 듯이 만져보고 있었다.
로봇강아지를 재미있다는듯이 만져보는 어린소녀
쇼룸에 진열되어있는 소니의 최신전자제품들
그밖에도 각종 최신전자제품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어 일본전자산업계의 최근
동향을 파악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던중 홈시어터를 볼 수 있는 룸에 들어가 한참 화면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바닥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밖으로 나와보니 아무이상 없는 듯해서 다시 룸에 들어가 화면을 보고 있으니 다시 바닥이
흔들거리는 진동이 분명이 느껴졌다.
이 룸이 실감나기위해 진동도 주는가? 아니면 이것이 그 유명한 일본의 지진인가?
아니면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내가 제정신이 아닌가? ㅡㅡ;
노트북,핸디캠,디카,오디오 등 수많은 전자제품을 충분히 구경한후 소니쇼룸을 빠져나와
동광주인부부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오사카로 출발하기 위해 지하철을 갈아타고
미타로 갔다.
가보니 점심시간이라 한창 손님이 많은 관계로 곧장 3층 일하는 아주머니 방에서 잠시
쉬다가 점심시간이 끝나고 한산해지자 1층으로 내려가 주인부부와 마지막 식사를 하였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얘기와 더불어 도쿄에서 보낸 감상도 얘기해 주었다.
거리에 담배꽁초 하나 못 볼 정도로 무척 깨끗하다는 점과 여자들이 뚱뚱한 사람 하나없이
무척 날씬하고 예쁘다는 얘기등...
(그런데 아주머니 말로는 일본남자들이 한국에 가면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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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식당 동광
동광은 한국식당으로 도쿄에서 꽤 알려졌다고 한다.
실제로 식당벽에는 스타급 인물들이 방문해서 같이 찍은 사진과 싸인들을 붙여놓는데
이곳에는 다카다 노부히코 라는 과거 격투기 선수였고 현재는 프라이드라는 대회를
운영하고 있는 인물이 방문해서 찍은 사진과 그 싸인을 붙여놓고 있었다.
그러니 도쿄를 방문하시게 되면 한번 방문해 보시길...
음식의 맛은 직접 평가해보시고...너무 기대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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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주머니는 아까전에 지진났을때 어디있었냐고 물었다.
(아항~ 아까 쇼룸에서의 그 진동은 역시 지진이었구나...)
전봇대가 흔들릴정도로 제법 컸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정도는 일본에서는 비일비재해 특별히 놀라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쟁위험에 비교적 태연한것처럼...
동북부 지방인 센다이 일대에서는 강진으로 건물이 붕괴되고 기차의 운행이 정지되었다는
뉴스가 텔레비젼에서 흘러나왔다.
다행이 내가 오늘 갈 예정인 칸사이 지방에는 지진의 피해가 없어 신칸센으로 칸사이로
이동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천만다행!
그런데 마침 주인부부와 친한 일본여자가 한 명 와있어서 같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이 아가씨는 영어를 못하고 나도 일본어를 못하므로 대화는 주인아주머니의
통역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아가씨의 나이가 76년생이니 나하고 적당하다고 잘해보라는 식의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떠나려는 찰나에 뭘 잘해보라고..ㅡㅡ; 좀 일찍 소개시켜 주지...)
약간 작은 체격의 나름대로 발랄한 매력이 보이는 아가씨였는데 일본어를 구사하는
표현이 귀여운 느낌을 주었다.
** 드디어 신칸센을 타고 열도를 가로지르다.
이 아가씨한테 신칸센 표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이용하는지 정보를 얻은 후에
드디어 주인부부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배낭을 메고 신칸센을 타기 위하여
시나가와 역으로 출발하였다.
시나가와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최신예 신칸센인 노조미
잠시 기다린후에 드디어 신칸센중 최신예인 노조미가 들어왔다.
(노조미는 JR패스로 탑승불가)
그런데 이게 웬일 ~!!
사람들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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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칸센의 이용에 대하여
신칸센은 지정석과 지정석이 아닌 것이 있는데 지정석은 가격이 조금 더 비싸면서
타야할 객차와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일부로 지정석이 아닌 것을 사서 4일차에
도쿄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었다.
그러나 지정석이 아니라고 해서 자리가 없을 줄이야...
그리고 표는 두장인데 한장은 신칸센을 탈 수 있는 역까지 JR을 탈 수 있게하는 표고
다른 한장이 신칸센 본 티켓인데 신칸센 개찰구에서는 두장다 집어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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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10만원 이상되는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무려 2시간반을 가면서 서서
가야하다니...ㅡㅡ;
흡연칸과 금연칸이 있는데 흡연칸은 젊은 애들이 온통 담배를 피워대서 완전히 너구리
굴을 방불케했으므로 금연칸에서 책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서서 갔는데
자리가 없어 서서가는 사람은 나를 비롯하여 서너명에 불과하였다.
그 당시에는 아직 국내에서 KTX를 타보지 않았던 나는 신칸센과 국내고속철을 비교할
수 없었지만 과거 유럽배낭여행 시절 독일에서 ICE를 타보았기때문에 신칸센도 비슷하게
평가할수 있다.
빠르지만 너무 빨라서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승차감이 좋았다.
노조미의 경우 신칸센중에서도 가장 빨라서 도쿄에서 나고야까지 1시간반이 걸리고
나고야에서 신오사카역까지 1시간이 더 걸린다.
다행히 나고야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마지막 1시간은 앉아서 졸면서 갈 수
있었다.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중간에 정착한 역은 오로지 나고야와 교토 두 군데뿐...
나고야역에 잠시 정착했을때 찍은 나고야의 풍경
신칸센 내부의 모습
** 오사카와 첫대면
드디어 칸사이 지방 신오사카역에 도착!
도쿄와는 다른 오사카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역내의 많은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내가 머물려고 이미 예약한 미쓰이 어반 호텔은 우메다역 근처에 있었으므로
일단 체크인을 하기위하여 우메다역으로 향했다.
미쓰이 어반 호텔은 비지니스급의 그저그런 호텔이었지만 싼 가격에 비한다면
의외로 괜찮은 수준이었다고 생각되었다.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졌으므로 체크인을 한후 방배정을 받고 방에다 짐을 풀고
가볍게 샤워를 한후 가벼운 차림으로 호텔을 나서서 활기찬 밤거리가 유명하다는
도톤보리로 향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처음보는 오사카의 거리를 도쿄와 비교해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도쿄는 정말 담배꽁초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도로에 휴지통 같은 것은
없었다.
반면에 오사카는 서울 같은 풍경으로 거리에 담배꽁초가 종종 보였으며 도쿄에 비하면
서민적인 풍경으로 활발하지만 지저분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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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한 거리를 위하여...
과연 거리에 공공휴지통을 두지 말고 자신의 쓰레기는 자신이 책임지고 가져가는
풍토를 만들어야 서울도 도쿄처럼 깨끗해질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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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톰보리는 운하를 사이로 양쪽에 유흥가가 발달했으며 많은 음식점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운하위의 다리에 서서 운하와 주변풍경을 조용히 감상하다가 도톤보리에서 유명하다는
상징물들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운하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마라톤주자의 모습을 그린 쿠리꼬 간판을 발견할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이 오사카의 상징같은 간판을 찍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곧이어 거리를 돌아다니다 북치는 피에로 인형인 쿠이다오레따로 인형을 발견하였고
그 멀지않은 곳에 간판에 매달린 집채만한 움직이는 큰 게 인형인 카니도라꾸도
발견하였다.
과연 유흥가다운 이런 오사카 도톤보리의 풍경이었지만 의외로 운하에서 흘러가는
물과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조용한 상념에 빠져들기도 하였다.
저녁을 해결할 식당을 찾았는데 언어장애(?)인지라 메뉴가 영어로 된 곳이 아니면
불편하므로 적합한 장소를 찾기위해 도톰보리를 서너번 배회한후 결국 넓은 양식당
으로 들어가 식사를 해결하였다.
음식은 일본에선 그저그런 가격에 먹을만한 정도였다.
오사카의 밤거리를 조용히 걸으며 호텔로 돌아와 음악을 들으며 나머지 일정의 계획을
세웠다.
일본의 고도시인 쿄토에 하루를 투자할 것은 결정했지만 오사카성과 고베,히메지 등도
보려고 했는데 마땅히 좋은 아이디어가 없어서 장고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변수는 내가 너무나 지쳤다는 것이다.
워낙 2,3일차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심신이 피로하였고 게다가 여유있을 거라는
4일차에 신칸센에서 1시간반을 서서 오느라 더욱더 피로가 누적되었기 때문이었다.
I'm exausted...
쿄토관광은 6일차에 잡아놓았지만 5일차에는 건물구경이라든가 이런것 보다는
재미있게 놀고 싶은 생각에 오사카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하기로 결정하였다.
가서 여러가지 놀거리를 즐기면서 선진적인 놀이시설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배낭여행가답지않은 호사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한국으로 출발하는 7일차 오전에는 오사카성을 가보기로 했으므로 결국 고베나
히메지는 못가보는것이 되었지만 워낙 지친 나는 고베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가서
놀고 싶은 마음에 일단 이렇게 결정하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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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째날의 일정 (2005.8.16)
고쿄 - 히가시교엔 - 미타(동광) - 시나가와역 - 신칸센 - 신오사카역 - 오사카역 -
미쓰이 어반 호텔 - 도톤보리
첫댓글 잘봤어요...^^* 내가 가고싶은곳이라 더...담편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