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봄나들이 후기]

[나무지기]

오두막 봄나들이 늦은 후기입니다.^^*

멀리서 참석하신 님들 빗속 먼 길 잘 들어가신듯 합니다.

긴 겨울 덕분에 복사꽃은 없었지만

복사꽃 보다 더 이쁜 오두막 식구들을 만난

즐거운 봄나들이였습니다.

지난 4월2일 토요일 정오, 빈가을님을 모시고 길을 나섭니다.

염려했던 비는 오시지 않고 날이 참 좋습니다.

동해 바닷가 마을로 손님들을 초대 했으니

싱싱한 동해바다 회를 사서 얼음을 쟁여 차에 싣고

7번 국도를 따라 영덕으로 향합니다.

시간이 남아 영덕 시외버스 터미널에 차를 대어놓고

빈가을님에게 당구 두 게임을 내리 지고 나니

경산의 소도둑(손호석)님과 대구의 철수깜맘님이

시외버스 편으로 도착하여 네사람이 먼저 하늘정원으로 향합니다.

서울에서 내려오시는 승희네와 인천에서 오시는 향원님은

시간이 맞지를 않아 아무래도 읍내까지 한번 더 나와야겠습니다.

세시가 조금 넘어 하늘정원에 도착하니

하늘정원 쥔장 문수화님과 멋쟁이 나무꾼 기홍씨,

영덕 식구들인 흙내음과 딸래미 효주가 반가이 맞아줍니다.

먼저 도착하신 포항의 하루님과도 첫 인사를 나눕니다.

마당의 가마솥에서는 천연염색을 할 염액이 끓고 있고

두부를 만들 콩은 벌써 물에 불려놓았네요.

철수깜맘과 소도둑 등 힘 좋은 젊은이들이 나서서

문수화님이 후배에게서 얻었다는

사기그릇 한 광주리를 설거지합니다.

지금은 민속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그러나

그리 오래 전 이야기도 아닌 서민들의 사기그릇 들…

주발, 대접, 종재기, 접시, 술잔 등 다양합니다.

세월의 때를 닦는 듯 합니다.

설거지를 마치고 문수화님 지휘 아래 천연염색을 해 봅니다.

각자 준비해온 티셔츠를 염액에 담가 주무르고 치대기를 합니다.

꼭두서니와 감물을 혼합한 염액이 어떤 색으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철장으로 매염한 견본을 보니 짙은 자줏빛이네요.

빨랫줄 한 가득 티셔츠를 널어 놓습니다.

염색을 마치고 콩 갈기를 시작으로 두부 만들기를 합니다.

하루님과 철수깜맘, 손호석님이 전기멧돌을 돌리는 동안

주당들은 평상에는 회 접시를 늘어놓고

막걸리 내어놓고 술잔을 돌리구요.^^

그러는 사이에 흙내음님은 읍으로 나가 승희네 모녀 모셔오고,

영천으로 귀농하신 사형수님 부부와 아이들 도착하고,

안강의 만세인님과 로그보스님도 도착하시고,

흙내음님은 집에 불을 피워 놓고 또 한번 읍내로 나가

인천에서 오시는 향원님을 모셔옵니다.

아이들은 금새 친구가 되고 서열이 정해져서

자기들끼리 신나게 놀이를 찾아냅니다.

갈아놓은 콩을 가마솥에 퍼담고 한소큼 끓인 후

베자루를 펴서 콩 물을 빼고 콩비지를 걸러냅니다.

따스한 콩 물도 한잔씩 마시고 걸러낸 콩물을 다시 한 번 더

끓이다 간수 부으니 조금씩 엉겨 순두부 되고,

순두부 한 그릇씩 돌리고 나서 (대부분 두 세그릇씩^^*)

두부 틀에 베보자기를 깔고 순두부를 부은 후

두부가 되도록 통나무로 눌러 놓습니다.

아궁이 담당 빈가을님, 불 피우느라 눈물 깨나 흘렸지요 ㅎㅎㅎ

그러는 사이 청하의 소소원님 부부와 농부 친구분 부부가 오시고,

멀리 경기도 광주에서 금강송님, 돌천지님이

딸래미를 데리고 도착하셨습니다.

두부 만들기 두 번째 작업을 하는 동안 날이 저물어

교실 안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각자 간단한 소개와 함께 귀농이야기, 꿈꾸는 이야기,

자연에 사는 이야기가 두런두런 이어집니다.

대부분 오두막을 인연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이지만

금새 쌓여가는 술병들만큼이나 십년지기 벗들이 되어 갑니다.

자정 다 되어서 경산의 공병님이 청도의 귀거래님 모시고 도착하시고

잠시 후 ‘내술~!!!’ 하며 수암님 도착했지만 

이미 사라진 돌천지표 야관문주와 들국화주 냄새만 맡아야 했지요^^*

농부 되려면 술도 잘 마셔야 하는가 봅니다.^^

작은 몸에 당찬 하루님, 사라진 술 절반은 혼자서 마신 듯 하구요^^

나무꾼님, 향원님도 거의 밑 빠진 항아리 수준..^^

술이 아쉬운 수암의 구성진 노랫소리 듣다가

잠시 눈 붙이려고 마을회관으로 내려갑니다.

부실한 보일러 때문인지 산골 밤 추위인지 떨며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나오니 어제 오지 못한 비가 그제서야 내립니다.

시간이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지니 산행은 포기해야 할 듯 합니다.

부지런한 귀거래님과 철수깜맘님, 어질어진 상을 치워 설거지 하고

해장국 겸해서 김치국밥으로 아침을 준비합니다.

문수화님이 싸주시는 두부와 콩비지 한덩이씩 챙겨들고

대구방면으로 떠날 공병, 귀거래, 손호석, 철수깜맘, 향원님은

빗속의 주산지를 꼭 들려 가시겠다고 주왕산 방면으로,

저와 빈가을님은 포항방면으로 빗길을 나섭니다.

하늘 정원을 나서려니 자꾸만 허전해 집니다.

바쁜 시절에 먼길 마다 않고,

또 밤 늦게까지 찾아와 주신 여러 님들께

늦게나마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참여해 주신 벗들 덕분에 즐거운 하룻밤을 지새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문수화님, 나무꾼님 등 하늘정원 식구들, 흙내음과 완두콩님

모임 준비해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알림 말 ; 비가 와서 매염작업 마무리를 못해

염색 한 티셔츠들은 그대로 남겨두고 왔습니다.

날 좋을 때 매염해서 보내주신다고 하니 또 수고를 끼칩니다.

완성되면 제가 받아다가 여러분께 보내드리던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꼬리 말 ; 회비를 걷어도 받지를 않으시니

이번 모임은 따로 회비를 걷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봉화모임때 걷었던 회비도 아직 남아있구요.

그간, 보고 싶으니 자주 보고 살아야지,

그리고 귀농을 꿈꾸는 분들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또, 허상 같은 온라인상 나눔의 부족함을 메우려고

가끔씩 오프모임을 했습니다만

멀리서 오셔야 하는 님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모임을 준비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민폐를 끼치는 듯 해서 오프모임을 자제할까 합니다.

모임 후 오히려 서먹해지는 후유증도 있는 듯 하구요...

대신, 귀농 답사의 시간을 마련하신 오두막 님들

혹은 일손돕기를 하면서 귀농체험을 원하시는 님들

찾아가시는 장소와 시간을 오두막에 미리 공지해 주시면

특별한 준비 없이 인근의 오두막 식구들이 연락하여 모이는

그런 작은 번개를 했으면 합니다.

누구든 이쪽으로 오시는 길 있으면

부담없이 공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여행을 가게 되면 미리 공지를 올리겠습니다.

[네꼬]

수고 많으셨구요~ 언제쯤에나 아침 저녁으로 흙 밟고 살수 있을지 아득 합니다.

[한우물]

쥔장행님!지도 함 뵙고 작은 번개--로 돌림이 어떨지.......여하간 수고하셨습니다.

[위대한영웅]

반겨주심에 감사드립니다,,,내내 건강 하십시요,,,

[하루]

으응~ 그날 지기님 기운없어 보이셨는데...당구에 져서 그러신거아녀요? 아님, 이쁜 마나님을 못 뫼시고 오셔서 섭하셨나?

[나무지기]

한우물님, 함 뵈러 가겠습니다.^^* 영웅님~ 소소원댁과 함께오신 분이시지요? 양동마을 근처에서 농사지으시는..^^* 반가웠습니다. 이야기 많이 못나눠 아쉬웠구요^^* 자주 뵙고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하루님, 저 원래 기운이 그 정도구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