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
요즘 아이들은 아토피, 천식, 기관지염, 비염, 중이염, 충치, 음식 알레르기,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산만하고 과격한 행동을 일삼고, 폭력적이며 제멋대로인 아이도 많이 눈에 띈다. 모두 부모의 식습관과 관련 있다. 태어나기 전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에게서 받은 음식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일 것인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한번 길들인 식습관은 바꾸기 힘들다. 엄마가 차려 주는 아이 밥상에, 마크로비오틱을 가미하는 건 어떨까?
새로운 식문화 마크로비오틱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이와사키 유카 씨를 만났다. 마크로비오틱의 기본 개념과 우리나라의 우수한 건강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 첫 책 《마크로비오틱 밥상》에 이어 《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을 얼마 전 출간한 터다. 자신은 대충 먹어도 아이 입에 들어가는 것엔 소홀할 수 없는 우리 엄마들에게 새로운 아이밥상을 제안하며 벌써부터 인기다. 이와사키 씨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평생 습관이 되고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아이의 식습관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마크로비오틱 두 번째 주제로 ‘아이밥상’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요즘 아이들이 아토피, 천식, 기관지염, 비염, 중이염, 충치 등을 많이 앓고 있잖아요. 저 또한 어렸을 때 아토피로 무릎과 팔꿈치가 항상 짓물러 있었고, 성격까지 예민해질 정도로 몸이 안 좋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질병과 산만하고 과격한 행동, 폭력적이며 제멋대로인 성격은 모두 아이의 식습관, 나아가 부모의 식습관과 깊은 관련이 있었어요. 이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은 생각에서 ‘아이 밥상’을 주제로 택했습니다.
Q 《마크로비오틱 아이 밥상》을 통해 아이의 식습관을 고치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바로 ‘밥상머리 교육’이에요. 일본어로는 ‘식육(食育)’이라고 하죠. 식육이라는 말은 마크로비오틱의 기초를 만든 이시즈카 사겐 선생이 음식을 통한 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처음 쓴 말이에요. 현재 일본에서는 식육이란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훨씬 더 보편적이에요. 식사가 단순히 건강뿐 아니라 인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으니까요. 교육의 한 분야로 미각 교육을 통해 아이에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도하는 나라들이 있어요. 바로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입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슬로푸드 운동을 선언하고 1998년부터 초등학교에서 미각교육을 의무화했어요. 학교 운동장 한쪽을 텃밭과 정원으로 가꾸는, 스쿨가든을 통해 아이들이 음식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살충제와 비료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이해시켜서 식품에 대한 경험과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지요. 저 또한 이런 ‘밥상머리 교육’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전달하고 싶었어요.
Q 요즘 아이들은 편식이 심하고, 먹을 게 많아서 그런지 엄마가 따라다니면서 먹여 줘야 겨우 먹는 아이가 많아요. 좀처럼 고치기 힘든데 ‘식육’이 정말 가능할까요?
하루아침에 잘못된 식습관을 바꾸기는 어려워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잖아요. 사랑하는 아이와 가족의 건강이 달린 문제니까요. 평소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에게는 안 된다고 하면서 엄마와 아빠는 라면, 햄버거를 즐겨 먹고 군것질을 하면 아이는 그대로 따라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자연식 음식을 부모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아이도 점차 바뀌죠. 이렇게 한 가지씩 바꾸다 보면 분명히 나아집니다.
Q 아이의 식습관을 고쳐 주기 위해 엄마 아빠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요. 우선 집에서 음식 재료를 직접 기르고 이 과정에 아이를 동참시켜 보세요.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는 일을 아이가 맡게 하고, 쑥쑥 자란 콩나물로 요리해서 함께 먹는 거죠. 또 상추나 오이, 고추 등을 스티로폼 박스나 작은 화분에 심어 아이와 함께 키워 보세요. 재배한 채소로 요리하면서 아이에게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야기해 주고 각 채소가 갖고 있는 몸에 좋은 성분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주는 거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인스턴트 식품과 슬로푸드의 차이를 확실하게 이해시킵니다. 그러면서 슬로푸드, 자연식에 대한 거부감도 점차 줄어들게 되고요.
Q 《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에 엄마가 아이와 함께 요리할 수 있는 메뉴가 있나요?
그럼요.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썼으니까요. 아이들이 채소를 좋아하는 모양으로 자르거나, 반죽해서 쿠키를 만들고 장식하는 등의 과정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자세히 실었어요. 아이는 함께 요리하면서 엄마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지 알게 되고, 자신이 만든 음식에 애착을 느껴 편식을 안 하게 되죠.
Q 아이와 엄마가 함께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니 놀랍네요. 그 외에 이 책이 다른 아이 대상 요리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의 특징은 세 가지에요. 첫째, 식재료가 가진 고유의 맛을 살려 아이들이 약간 싱겁게 혹은 덜 달게 먹는 습관을 들이게 했어요. 짠 음식은 아이의 섬세한 미뢰를 자극해 미각세포를 죽이고 소화기관에 부담이 됩니다. 어릴수록 향신료나 겨자, 고추, 소금 등 자극적인 맛을 피하고 싱겁게 먹거나 덜 달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해요. 음식을 달게 먹는 것은 설탕을 이용한 단맛이 아니라 식재료 고유의 단맛을 살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둘째, 키를 크게 하는 단백질, 지방, 수분이 듬뿍 들어 있는 요리를 많이 소개했어요. 성장기 아이들을 위해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콩, 곡물, 밀고기 등의 식재료를 즐겨 사용했죠. 또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통해 지방을 섭취할 때 소화가 잘 되도록 무, 생강, 열무, 파, 양배추, 버섯, 레몬, 사과 등 채소나 과일을 곁들여 먹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수분 섭취를 고려해 빵처럼 오븐으로 구운 요리보다는 찌거나 조리거나 국물로 된 요리가 많아요. 국, 수프를 하루에 한 번 이상 먹으면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됩니다.
셋째,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갖게 했습니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것이야말로 마크로비오틱의 기본이며, 건강의 기원, 발육의 시작이에요. 자칫 사소하게 생각하고 잊어버릴 수 있지만, 씹는 동작만으로 턱이나 가슴 주변의 근육이 길러지고 호흡기가 건강해져 천식이나 폐렴, 비염에 걸릴 위험이 낮습니다. 충치를 막아 주고 치열이 고르게 되며 비만이나 소화불량을 예방할 수 있어요.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은 기억력, 학습능력 등 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요합니다.
Q 《마크로비오틱 밥상》이 출간된 후 많은 독자가 ‘낯선 단어, 복잡해 보이는 조리과정에 선뜻 시도해 볼 용기가 안 난다’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마크로비오틱은 어렵나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전혀 어렵지 않아요. 이번에 책을 만들면서 스태프 중 한 명이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제가 콩나물국을 만드는 중이었는데 마크로비오틱은 재료를 통째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콩나물을 물에 씻어서 그대로 냄비에 넣고 국을 끓였거든요. 그 모습을 보고 그녀는 “어렸을 때 엄마가 콩나물 다듬으라고 시키면 너무 힘들어서 하기 싫었는데, 선생님 요리법대로 하면 콩나물국 끓이는 게 아주 간단하네요”라고 말했어요. 콩나물뿐만 아니라 마크로비오틱은 모든 식재료를 통째로 사용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음식 쓰레기가 나오지 않고, 곡물과 채소 중심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기름기가 없어 설거지도 편해요.
<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은 심신(心身)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엄마, 몸이 허약한 아이를 키우느라 마음 고생이 심한 엄마, 앞으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싶은 예비 엄마에게 추천합니다. 물론 ‘마크로비오틱’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많은 엄마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자료제공 《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비타북스)
/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