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후기 Dolomite 산행 1, Gardena pass and Marmolada

[Dooley]

드디어 기다리던 돌로미테에 도착했습니다.   Dolomite는 이태리 북부 알프스 지방에 위치해서 오스트리아,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손꼽히게 아름다운 풍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죠.  Dolomite는 엄밀히 말하면 백운석이라는 광물이름인데, 색갈이 백색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보통 돌로미테라고 발음하는데, 이태리 사람들은 돌로미테라고 하면 잘 못 알아듣고 돌로마이트라도 발음을 고쳐주곤 합니다.   알프스 산맥의 일부인 북부 이탈리아의 돌로미테 산맥(The Dolomite)은 높이가 3,000m 이상인 봉우리가 18개 있고, 가파른 수직 절벽과 폭이 좁고 깊은 계곡이 길게 형성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 경관을 연출한다고 합니다.   저도 당초에는 그저 돌로미테하면 우리나라 대관령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상상을 초월하게 넓은 지역임을 호텔예약할 때 처음 알았습니다.   돌로미테는 흔히 동부 돌로미테와 서부 돌로미테로 나누어서 이야기 하는데, 동부에서 서부까지 직선 거리는 약 40Km정도이지만 실제 자동차 도로 거리는 100 킬로 정도이고, 산속에 길을 만들었기에 자동차로 2시간 이상 걸립니다.   해발 2000 미터 전후의 고개가 여러개 있는데, 이런 곳에 자동차 도로를 멋지게 만들어 놓은 것에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산악지역의 자동차 도로 경사가 거의 20도 가까이 되는 곳이 수없이 있는데, 자동차도 쩔쩔매면서 올라가야 하는 곳을 자전거로 체력에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더 감탄하게 만듭니다.  왜 이태리가 자전거 강국인지 이해가 갑니다.

특히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이 돌로미테의 코르티나입니다.   저는 그저 용평 스키 리조트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용평 같은 마을의 100배는 더 큰 것 같습니다.   자동차로 2시간을 달려도 계속 스키 리조트가 이어집니다.   우리가 얼마전 평창 올림픽을 했는데, 이곳 사람들이 평창의 규모를 보고 코웃음을 쳤을 것 같이 생각되네요.  마을 진입할 때부터 왜 우리가 그렇게 돌로미테를 외치면서 왔는지 이해가 가고, 안 왔으면 얼마나 좋은 기회를 놓치고 인생을 사는가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첫날 도착한 호텔은 서부 돌로미테의 Residence Aetares라는 곳인데 돌로미테 초입에 있는 곳입니다.

저희가 당초 이태리 여행을 계획할 떄 9월에 갈지 10월에 갈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은 9월로 잡았는데, 돌로미테는 9월말이 되면 겨울에 스키 시즌이 돌아갈 떄까지 비수기가 됩니다.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대부분의 케이블카, 곤돌라들이 운행을 중지하며, 돌로미테의 산장들도 대부분 9월말에 문을 닫기 때문이었습니다.

돌로미테가 뒤로 보이는 경치 좋은 곳에 최신식으로 올림픽을 대비해서 지었는지 각종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고, 주차빌딩에는  전기차 충전 시설까지 갖추어져 있습니다.  유럽에는 전기차 보급이 미국보다 훨씬 많고 곳곳에 충전시설이 있더군요.  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은 저녁 식사는 에리카가 탄성을 자아내곤 했습니다.  (이제부터 오드리님이 추천하신 대로 저희 집 식구의 닉네임을 에리카라고 하겠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사진을 찍는 것도 잊었네요.

돌로미테의 일기예보를 보스톤을 떠나기 전부터 관심있게 보았는데, 저희가 있는 동안 1주일 내내 계속 비예보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도착하는 날 아침하고 다음 날 오전은 날씨가 괜찮았습니다.  호텔에서 편하게 하루 밤 지내고 아침은 주변의 카페에서 빵하고 커피로 간단히 먹었지만 워낙 경치가 아름다와서 빵도 커피도 분위기를 타는지 더 맛있었습니다

우리는 자동차로 아침에 싱그로운 바람을 맞으며 Gardena pass 산길을 드라이브했습니다.   이런 패스가 여러개 있는데, 보통 2200 미터 정도의 고지를 넘은 약 30분간 걸리는 드라이브 코스 입니다.   

그리고는 돌로미테에서 가장 높은 Marmolada 정상에 케이블카로 올라가려고 1시간 반 정도 멋진 산길을 드라이브했습니다.  Marmolada는 해발 3265미터로 돌로미테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1963년 부터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계획하였고 3단계에 걸쳐서 만들어졌는데, 2010년에야 완공이 되었다고 합니다.   케이블카를 3번 타는데 첫번째 것은 1450미터에서 2350 미터까지, 두 번쨰것은 2950미터까지 그리고 마지막 것은 3265미터 까지 올라갑니다.   2번째 2950미터 까지 올라가면 휴게소 식당이 있고 여기에서 알프스의 경치를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3번째 케이블카로 정상에 오르면 알프스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가랑비가 내리는 상태에서 케이블카에 도착했는데 안개가 끼어서 밑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표를 샀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우리가 올라갈 때는 안개가 걷힐거야, 아니면 정상은 구름위니까 날씨가 맑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케이블카의 승객은 저희 두 식구와 노르웨이에서 온 부부 모두 4사람뿐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쓸 떄는 이미 이 케이블카는 올해 운행을 중지했더군요.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올려다 본 풍경입니다.  저 위에는 무엇이 있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3번 타고 10여분 동안에 1800미터 정도 거의 수직 상승하고 나니, 갑자기 현기증이 났고 정상에 올랐을 때는 울렁울렁했습니다.  정상에는 펜스가 쳐져있고 케이블카 도착지점에서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폐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거금을 들여서 올라간 정상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같이 올라갔던 노르웨이 부부와 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만일 정전이 되어서 케이블카 운행이 중지되면 저희는 산속에서 조난을 맞게 되는 셈입니다.

그 정상에 동굴이 하나 있고, 그 안에는 놀랍게도 예수님의 동상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곳에 촛불 하나를 켜고 우리가 이렇게 건강하게 이제껏 살아온 것을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도 우리의 앞 길을 주님꼐서 지켜 주시기를 빌었습니다.   결국 날씨는 우리를 도와 주지 않아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아마도 돌로미테를 다시 한 번 가라는 암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동부 돌로미테의 트리치메를 트레킹하는 스케쥴입니다.

[산공주]

기도 들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얼만큼 준비 하셔서 출발 하셨는지 알차게 하시는게 보입니다.^.^

[기름챙이]

돌로미테 참 넓네요. 전 트리치메만 가 보았습니다. 둘리님 넓은 맘과 맥을 같이 하네요. 주님께서 님의 가정을 잘 인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역사공부에도 많이 도움되었습니다.

[청연]

둘리님! 여행기의 진수를 보여주고계십니다 함께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