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부 작은 도시 굿우드 자연 속에 자리잡은 롤스로이스 본사와 공장은 영국의 장인정신으로 롤스로이스의 전통과 역사를 다시 창조하는 곳이다. 2003년 1월부터 롤스로이스 팬텀을 생산하기 시작해 드롭헤드 쿠페와 컨터버블에 이여 2009년부터 고스트를 라인에 더했다.
1904년 첫 롤스로이스가 세상에 소개된 지 100년이 지난 2003년 1월 1일 롤스로이스 팬텀이 부활했다. 영국 의전용 자동차로 사용되면서 ‘왕실의 자동차’로 알려졌지만 이후에 재정문제로 파산을 맞게 돼 다른 곳으로 인수되기를 여러 번. 결국 1998년 폭스바겐과 BMW가 롤스로이스 인수전쟁 끝에 폭스바겐이 벤틀리와 롤스로이스의 크루 공장을 차지했고, BMW는 브랜드에 대한 권리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게 된 BMW는 롤스로이스 본사와 공장 부지로 알맞은 지역을 찾아 나섰고 영국 웨스트 서섹스(West Sussex)의 굿우드로 결정했다.
시트와 도어트림의 가죽은 전부 재봉틀로 박는다
이곳은 런던에서도 가깝고 해안으로도 접근이 쉬울 뿐 아니라 근처에 매년 클래식카와 컨셉트카의 축제가 열리는 굿우드 모터 서킷이 있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롤스로이스와 잘 어울린다. 영국의 유명 건축가 니콜라스 그림쇼(Nicholas Grimshaw)가 설계한 굿우드 공장은 2002년 8월 완공과 함께 팬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닦고 광내고 또 닦는 환희의 여신상
‘ROLLS-ROYCE MOTOR COMPANY’ 푯말이 보이는 입구를 지나자 깔끔하게 다듬은 잔디밭 너머로 잔잔한 호수에서 헤엄치는 백조 두 마리가 우리 일행을 빠꼼히 쳐다본다. 안으로 들어가면 ㄷ자 형태로 넓게 펼쳐진 롤스로이스 본사와 공장이 나타난다. “찌잉~, 쿵쿵~” 하는 시끄러운 소음에 기름때 붙은 작업복을 입고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일 것이라는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버리는 가죽을 최소화하기 위해 레이저로 알맞게 배열한다
동물이 함께 뛰어노는 자동차 공장
2층 구조로 커다란 통유리와 산림지대에서 벌목한 목재들이 건물 외벽을 덮고 있는 외형은 자동차공장이 아니라 식물원, 뮤직홀 또는 갤러리라고 해도 좋을 모습이다. 롤스로이스가 확보한 굿우드의 공장부지 중 불과 5분의 1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40여 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녹지대와 고운 잔디를 덮은 들판 그리고 물고기와 동물들이 뛰어노는 호수로 꾸며져 있다고 한다.
화이트 고스트는 일본과 미국LA에서 주문을 많이 한다고
1층 로비에 들어가자 전시된 팬텀과 드롭헤드 컨버터블 위로 쏟아지는 자연광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로비를 지나 두 개의 문을 통과하자 뼈대만 있는 팬텀 위에서 대시보드를 붙이고 있는 직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공장 하면 떠오르는 것은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려 줄줄이 내려오는 자동차 섀시에 반복적이고 빠른 동작으로 부품을 끼우고 있는 직공의 모습이지만 이곳은 달랐다.
장인정신과 첨단기술로 만들어지는 롤스로이스
공장 바닥은 사무실처럼 깨끗했고 각종 부품들은 색색가지 박스에 담겨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롤스로이스 유니폼을 입은 두 명의 직원이 여유롭게 작업지시서를 읽으며 드롭헤드 컨버터블 섀시에 시트를 끼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대신에 작업을 하고 난 뒤에 직접 손으로 밀거나 보조장치를 이용해 차체를 이동시킨다고 한다.
하루에 7∼8대의 롤스로이스가 완성된다
롤스로이스 홍보 직원의 공장 설명을 들으며 차츰 앞으로 지나갈 때마다 섀시만 덩그러니 있던 차체에 인테리어가 완성되고 도어가 붙고 엔진과 바퀴가 결합되어 한 대의 롤스로이스가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원하는 색상의 최고급 가죽이 준비되어 있다
한쪽 구석에는 롤스로이스만의 최고 도장 품질을 위한 도색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부식코팅, 색상페인팅, 클리어코팅, 샌딩, 광택 등의 5단계를 거쳐 섀시와 범퍼에 작업하는데 꼬박 7일이 걸린다고.
컨베이어 밸트 대신에 여유롭고 꼼꼼하게 작업한 차대는 직접 손으로 민다
그 다음으로 들어간 곳은 진한 가죽 향기가 그윽한 공방이었다. 온갖 색상의 가죽이 둘둘 말려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내부 인테리어와 시트를 덮는 가죽을 선별해 레이저로 커팅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알맞게 잘려진 가죽은 2층 제봉실로 옮겨진다. 대부분 여성 직원들이 일하는 재봉실에서는 롤스로이스의 최고급 가죽 시트를 위해 재봉틀로 정성스레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제작 과정을 하나씩 사진으로 담아 앨범으로 만들어 주기도한다.
롤스로이스 한 대 당 한 그루의 나무
‘WOODSHOP’이라고 쓰인 곳에는 대시보드, 콘솔박스, 암레스트 등 나무를 사용한 부품을 만들고 있었다. 나이테와 재질을 통일하기 위해 차 한 대 당 한 그루의 나무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기계사용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최대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다듬는다
독일 뮌헨에서 제작한 엔진과 섀시 그리고 영국 옥스퍼드 BMW그룹 부품 물류센터에서 보관된 부품을 굿우드 롤스로이스 공장으로 가져오는데 작은 시골 도시와 환경 보호를 위해 하루에 이동하는 트럭의 수를 20대로 제한했다고 한다.
도색과 광택 과정만 7일이 걸린다
보통 붕어빵 찍어내듯 만드는 자동차공장에서는 평균 20시간이면 한 대의 자동차를 뚝딱 완성한다. 하지만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롤스로이스는 한 대 만드는 데 빨라야 20일이 걸리며 주문생산을 하면 최소 3∼6개월이 걸린다고. 더욱이 고스트를 선보이면서 롤스로이스 공장은 무척 바빠졌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2교대로 근무해 2010년 팬텀(드롭헤드) 1,000대와 고스트 2,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글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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