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正見] (312) 즉각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알겠다!
, '이거구나!', '어쨌다는거냐?'
공부인이 빨리 쉽게 깨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스스로 공부하며 자꾸 규정하려 하기 때문이다. /셔터스톡
요즘 마스터 8기 과정이 한창 진행 중에 있으며 벌써 몇 분이 깨어나셨습니다. 하지만 똑 같은 얘길 들으면서도 아직도 못 깨어난 채 자꾸 생각으로 이거다 저거다 규정하고 그 내용만 되새기면서 알긴 알겠는데 체험이 안 온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공부인이 빨리 쉽게 깨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비교적 간명합니다. 가장 큰 첫째 이유는 공부하며 뭐라고 스스로 자꾸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알겠다! 이거구나! ]하는 그 규정이 바로 자기 생각이며 그런 생각이 재빠르게 앞장서는 한 그 생각이 본래의 성품자리를 가리므로 절대 깨어날 수가 없습니다.
모든 생각은 그 내용이 어떠하든 간에 다 성품이란 하늘을 가리는 구름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도 그동안 생각을 자기로 삼아 생각 속에서만 살아왔기에 좀처럼 그 생각 밖으로 나오질 못하시는 겁니다.
이런 분의 특징은 남의 언행에 공감하며 같이 실감하거나 같은 감정, 감각을 깊이 잘 느끼질 못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공감능력이 부족하신 것입니다.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감정적으로 풍성해본 적이 없으며 그 이유는 그 성격이 감각느낌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일을 싫어하거나 기피합니다.
오직 생각으로만 거의 모든 걸 다룹니다. 누군가 가르치는 것에 같이 실감나게 느껴보는 게 아니라 생각으로만 정리합니다.
자기가 이런 유형의 사람인지 아는 법은 자기 삶이 평소에 얼마나 지루한가를 스스로 되돌아보면 압니다.
삶이 지루하고 권태스러우며 뻔하니 깨달음 공부를 해보자는 것이라면 먼저 생각으로 모든 걸 재단 평가하여 알려는 그 습성부터 고치지 않으면 깨어남도 불가능합니다.
같은 얘길 들으면서도 누구는 힌트를 주면 그 힌트 속 상황을 실제로 공감하면서 거기서 뭔가 번쩍하는 영감이 오게 되는데 생각에 깊이 중독된 이는 그 힌트도 자기 생각으로 [그런거군! ]하고는 알았다고 대충 이해하곤 넘어가는 겁니다.
이런 생활습관이 자기에게 심하면 심할수록 그는 깨닫기 어렵습니다. 답안을 많이 쓰라하니 같은 얘길 반복해서 중언부언하는 분도 계신데 그 많은 말과 글들의 본질은 결국 생각하나가 아닙니까? 그만치 아직도 생각 속에서 상상관념으로만 [이거구나!]하고 구름만 만들고 계시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어린아이 때 그 작은 돌멩이 하나, 손에 닿은 풀의 감촉하나, 온몸을 적시며 흐르는 물의 자애스러운 손길과 산들바람 속에서 내이마를 어루만져주던 그 알지 못할 깊은 자연의 사랑에 행복해하던 그 마음, 그 모든 것에 깊이 깨어있던 경이로운 삶의 존재방식은 지금 다 어디로 갔습니까?
예수가 [어린아이처럼 되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던 그 뜻을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왜 누군 쉽게 깨어나는데 난 아직입니까?
그 이유는 당신의 마음이 그토록 완고하며 세상에 상처받아 굳어져 있는 채 모든 걸 머리로만 다루면서 이 경이로운 삶에 가슴을 활짝 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상에 마음이 없으면 그 텅 빈 무념무상의 생생하게 살아있는 지금이 있는 그대로 본성자리입니다. 그것이 이렇게 보고 듣고 느끼며 지금 여기조차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또 [이렇게 보고 듣고 느끼는 자리]라는 생각으로 정리해 대상으로 만들어 알겠다면서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고 반문하고 있지 않으십니까?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