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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아름답게 밝혀주는 세 개의 빛나는 섬, 세빛섬. 점, 선, 면을 나타내는 유리소재의 LED 조명들이 사용됐다. |
연말 볼거리 중 하나는 조명이 수놓은 야경이다. 특히 도시 건축물을 비추는 생동감 넘치는 미디어 파사드는 행인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불꽃놀이처럼 화려한 무늬를 내뿜는 미디어 파사드를 보면서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미디어 파사드는 미디어(media)와 건물의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가 합성된 용어로, 건물의 외벽에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투사하는 것을 말한다. 건축물 전면부에 LED 조명을 일체화해 디지털 미디어의 형식을 빌려 움직이는 그래픽, 텍스트, 이미지 영상 구현이 가능한 조명 방식이다.
건축물에 빛으로 색상을 입힘으로써 ‘변형 불가’인 건축물의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효과가 있다. 건축물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시ㆍ공간 예술의 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건축물 파사드는 예술과 접목돼 미디어아트, 디지털아트의 거대한 화면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점에서 선, 선에서 면으로 표현
미디어 파사드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조명이다. 조명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미디어 파사드도 다르게 연출된다. 미디어 파사드 표현 방식은 크게 점과 선, 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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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스퀘어에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파사드에서는 매일 밤 다양한 예술가의 아트워크와 기업광고를 볼 수 있다. |
점으로 표현한 미디어 파사드는 작은 점 모양의 조명을 수천, 수만개 사용해 각각의 불빛을 밝혀 미디어 콘텐츠를 나타내는 방식이다. 서울역을 대표하는 서울스퀘어 벽면에는 4만2000개의 LED 조명이 적용됐다. 자유롭게 모든 디자인과 색깔을 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서울역을 오가는 시민과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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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멀티미디어 판타지 쇼’에 등장하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 2만8000여개의 LED조명으로 이뤄졌다. 제공=갤럭시아 일렉트로닉스 |
삼성 에버랜드는 2만8000여개의 LED 조명을 통해 포시즌 가든을 예술적이고 낭만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매일 밤 9시부터 30분가량 진행되는 ‘멀티미디어 판타지 쇼’에 등장하는 폭 28m에 높이 10m의 LED 영상 시스템으로, 현재 국내 LED 단일 모션 조형물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선을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는 점 모양의 조명이 선으로 길게 연결된 조명 시스템을 활용해 건축물 외벽을 감싸는 형상이다. 건축물 외벽의 유리와 유리 사이에 조명을 설치한다. 단일 색상 연출을 넘어서 다채로운 경관조명 색채를 나타낼 뿐 아니라 건물의 독특한 조형미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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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송도사옥 외벽에 설치된 선모양의 미디어 파사드가 송도신도시의 밤을 밝히고 있다. 제공=갤럭시아 일렉트로닉스 |
송도신도시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송도 포스코건설 빌딩은 선 모양의 조명 제품 2700개를 적용해 아름다운 야간 경관을 뽐내고 있다. 64층에 달하는 고층 빌딩을 단조롭지 않게 꾸며 송도신도시 야경의 품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반포한강공원의 ‘세빛섬’은 면으로 미디어 파사드를 구현한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이곳은 점, 선, 면을 나타내는 조명 제품이 모두 쓰였다. 반포대교 남단에 조성된 3개의 섬이 ‘한강의 꽃’이라는 주제로 유리 소재의 LED 조명 제품을 적용해 ‘안갯속에 핀 등불’을 형상화한 화려한 미디어아트 영상을 연출하고 있다.
미디어 파사드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다. 낮에 불을 껐을 때도 미디어 파사드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건축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한다.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조명이기 때문에 방수는 필수이고, 자외선에도 오래 견뎌야 한다. 조명이 고장났을 때는 전면부에서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단계부터 고려해야 한다.
조명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파사드의 결과물은 미디어 콘텐츠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도시적인 좋은 디자인의 미디어 콘텐츠와 미디어 축제를 연중 개최하는 등 충분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랜드마크를 뛰어넘는 예술의 장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조명을 인터넷과 센서로 연결해 인간의 감정까지 표현함으로써 건물과 인간이 교감할 수 있다. 도시를 대표하는 고층건물에 건축물 파사드에 LED 조명을 적용하는 순간 랜드마크를 뛰어넘는 예술의 장이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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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레트라스 광장을 밝히는 미디어 파사드. 제공=필립스라이팅 |
스페인의 마드리드시는 2010년 레트라스 광장에 필립스라이팅의 ‘컬러키네틱스(Color Kinetics)’를 활용해 LED 미디어 파사드를 만들었다. 컬러키넥틱스의 LED 경관조명인 노드(node) 형태의 ‘아이컬러플렉스SLX’이 총 536줄로 구성됐다.
마드리드시는 대형 컬러 스크린을 통해 전 세계, 특히 마드리드의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상영해 젊은 세대가 디지털 문화를 창조하게 했다. 시민의 참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정보 전달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상호작용하는 화면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미디어 파사드를 보며 직접 게임을 하는 것 또한 가능하며, 마드리드시에서는 미디어 파사드에 적용할 영상을 공모전으로 선정하기도 한다. LED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레트라스 광장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주요 관광지가 됐으며, 마드리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정민지기자 jmj@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