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4일 일요일
오늘이 입춘이란다.
설을 일주일 앞두고 맞는 입춘이라
의미있게 느껴진다.
새해 새 봄
뭔가 근사한 일이 생길거 같은
발칙한 꿈을 꾸어본다.
'시대가 뒤숭숭해서...'
라고 애꿎은 핑게를 대곤 하지만
실상은 내 나이가 꿈을 앗아간다.
입으로는
젊은 날이나 변함없는 마음이라고 지껄인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노노노~
절대 아니더라~
난 지금
새로운 일에 대한 투지력이 샘 솟기 보단
익숙하고 안락한 안정감이 좋다.
나를 위한 그 어떤 것 보다도
어미로서의 의무감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꿈꾸던 이상은 어디로 숨었을까?
어제 오후엔 비 예보가 있었다.
아침부터 하늘이 찌뿌둥 한데다가
수시로 그림이 변하는 기상청 천후표엔
16시부터 몇시간은 비 그림이 계속 찍혀있더라.
시원하게 한바탕 퍼붓고 지나가길 기대하며
저녁을 맞았건만
빗방울 몇개 흩날리는둥 마는둥...
이럴거면 비 올거라고 요란하게 예보나 말던지.
도로 위 아스팔트가 온통 하얗다.
겨우내 염화칼슘을 뒤집어쓰더니만
아스콘에 비벼진 채 들러붙어 있던 작은 자갈 알갱이들이
제각각 떨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살수차로 염화칼슘을 한번 씻어주면 좋겠다.
물 부족 국가에서
별 사치스런 생각을 다 하네...
원주를 휘감아 흐르는 섬강 물 퍼다가 뿌리면
그래도 도로 재포장비 보단 비용이 덜 들텐데...
생각만이라도 사치좀 떨어보자.
사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니
'그대라는 사치' 노래가 떠오른다.
엠넷 슈스케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마자
각 방송사 마다 우후죽순처럼 서바이벌 경연프로가
생겨났었다.
그때 mbc의 '위대한 탄생'이라는 경연프로에서
한동근이라는 걸출한 가수가 탄생했었다.
그가 불렀던 '그대라는 사치'를 난 참 좋아했었다.
4차원인듯 엉뚱미를 뿜어내며 승승장구 하던 그는
무명의 설움 없이 갑자기 유명세를 타서인지
초심을 잃은채 사회적 물의를 빚기에 이르렀고
아무리 연예인일지라도
재능보다는 사람 됨됨이가 우선이라 여기는 난
그의 노래를 의식적으로 멀리했었다.
내가 JTBC 프로그램 '팬텀싱어'의 광팬이라는 건
이젠 밤 쥐, 낮 새도 다 알거다.
지난해 팬텀싱어4에서
결승진출 12인이 4인 1조로 팀 결성이 된 후
결승전 경연 순서를 정하기 위해
장르를 분류하고
각 장르당 팀별 1인씩 노래 대결을 했었다.
아이돌그룹 '펜타곤'의 메보였던 조진호군은
모두가 댄스음악 장르에 도전 할 줄로 알았었는데
그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발라드로 승부를 걸더라.
그때 불렀던 노래가 바로 '그대라는 사치'다.
알고보니 조진호군은 그룹 펜타곤 멤버가 되기 전에
SM연습생으로 있었고
규현군과 듀엣으로 발라드 앨범도 냈었다고...
도저히 30대라고 믿겨지지 않는 앳된 얼굴에
자그마한 체구인 그가
어찌 그리 폭발적인 가창력을 뽑아내는지
난 정말이지 홀라당 반했다.
어쩌면
그토록 즐겨듣던 '그대라는 사치'를
사회적 물의 일으킨 원곡가수가 아닌
다른 사람의 노래로 듣는다는게 반가워서
더 그랬을수도 있겠다.
팬텀싱어4에서의 조진호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아래 사진속 무대인 듀엣대결 때의 무대였다.
오죽이나 대단했으면
심사위원 군단의 돌부처 손혜수씨가
'천상계에서 잠시 내려온 엔젤이 아니냐~'
라고 극찬을 하던 조진호군이다.
프로듀싱 능력은 또 어찌나 뛰어나던지...
테너 김모세군의 잠재된 매력 까지도 100% 끄집어 낸
능력자 진호군이다.
사회자 전현무도..
심사위워 군단도..
시청자도..
모두가 흠뻑 빠져들어서 감탄을 자아내던 무대다.
조진호군의 목소리로 '그대라는 사치'를 들은 후
난 한동안 그의 솔로곡을 담은 유튜브를 찾아서
감상하기 시작했다.
어스름 여명일때
전기압력솥에 아침밥 안쳐놓고
어둑한 식탁에 홀로 앉아 상념을 쏟아내다 보니
천후표 불만에서 시작해서
염화칼슘에 맥을 못추는 아스팔트로...
살수차로...
그리고 노래 '그대라는 사치의 노랫말처럼
'사치로 여겨질만 한 그대가 내게도 있다면'...'
으로 까지 생각이 치닫는다.
에비~!
에비~!
어느새 날이 밝었다.
상념은 이쯤에서 접자.
오늘 하루는 '그대라는 사치'를 흥얼거리며 보내겠군.
안녕하세요 김보연님^^
원주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있나봅니다.
제겐 낯설기만 한 곳인데 말이지요 ㅎㅎㅎ
외곽으로 신도시가 두개나 들어섰고
구도심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고 해요.
시부모님이 안계시고
아이들이 다 크고나니
설날이 되어도 별 감흥이 없네요.
그나마 차례를 지내다 보니
준비를 하면서 설을 인지하게 됩니다.ㅎㅎㅎ
덕담 감사드려요.
김보연님도 새해엔 더 건강해지시고
좋은 일이 많이 있기를 빕니다^^
감성파 시인의 행복한 상상 속에서 잠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태백님 안녕하세요?
닉네임이 심상치 않으세요~ㅎㅎㅎ
실제로 앞에 계시다면
부르기가 민망할거 같기도 해서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ㅎㅎㅎ
저의 글에 잠시나마 행복한 마음으로 머무셨다니
고맙습니다.
자주 오셔서 글나눔 하시면 좋겠어요.
뵈어서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