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파는 한번쯤은 낭만적인 모터라이프의 심볼로 생각 해 볼만한 모델이었습니다.
국내에 마신산업이라는 회사가 이태리제 바이크를 OEM으로 가져온것도, 당시 유럽문화를 접한 다는 것이
북미나 동아시아권 문화에 익숙한 우리로써는 어색한 부분이 좀 있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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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엔 바이크는 역시 일제지!
하면서 탔기 때문에 베스파는 디자인 그것 하나 뿐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베스파가 1982년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당시 일본인 60년에 4행정 바이크를 완성했다고 본다면
아직까지도 2행정 구닥다리 방식의 엔진을 쓰는 것도 참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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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멋진 포부로 시작한 마신 산업의 베스파는 소비자의 외면에 부도가 나고 맙니다.
그리고 부품과 차대가 헐값에 넘겨지고, 개개인들이 조립하여 완성차로 만드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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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베스파는 배터리가 없고, 오일이 뭍지 않으며, 힘이 좋고, 수납공간이 많다 라는 장점을 내세웠으나,
배터리 없어도 잘 굴러가고, 누유 없으며, 짐 잘 싣는 일제 바이크를 이길 턱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디자인은 베스파죠
탑기어 출연진들이 평가한 슈퍼카 비교에서 R8이 최고의 점수를 받았음에도, 막상 사게된다면 선택은 페라리를 하는 것처럼요
마신 베스파를 여기저기 수소문 했으나, 지역상 바이크의 불모지라 그런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살고 있는 바로 근처에 마신 베스파가 방치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주인을 찾아 녀석을 받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히스토리도 듣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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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광주 광역시 각화동에서 한 고등학생과 그의 아버지에 의해 제작이 됩니다.
하지만 완성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은 다름 아닌, 4발용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자주 4발이 개조를 하는 편이긴 한데, 베스파는 손으로 기어를 넣을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아마도 베스파를 개조하여 판매하기로 결정을 하셨던것 같습니다.
장애인도 운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요...
그렇게 흰색과, 빨간색 두대를 각각 만드셨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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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살아남은건 이 빨간녀석 뿐이었습니다.
광주 인근의 황무지와 벌판에서 밭갈고 방치되는데 약 20년을 세월을 풍파를 맞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온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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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가져왔을까 몇번이고 후회할 정도로 상태는 좋지 못했고, 여러가지 파츠들이 소실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때가 작년 10월 경 이었으니 벌써 8개월 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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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발이 개조 상태를 그대로 고수 할 수 있었지만,
바이크는 바퀴가 2개여야 한다는 신념아래 순정으로 복구를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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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믿었던 것은 출고 직후 바로 4발이로 개조가 되었기 때문에
차체 밸런스와 서스펜션 상태 그리고 엔진이 잘 보존되어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죠
가차 없이 분해하여 무거운 굴레를 벗어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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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중에 기본인 캬브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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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러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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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한 부위는 갈아내고 도색하고 썩어 문드러진 볼트들은 새것으로 갈아주고 하는데 5개월을 소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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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 곡절 끝에 전기를 살려내고, 소실된 유리 케이스는 국내 작업등과 사이즈가 비슷한 것을 찾아 집어 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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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신기하게도 딱 맞습니다.
저 사이즈를 찾을려고 뉴포터, 뉴코란도 헤드라이트 사이즈를 다 외우고 다닐 정도였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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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에서 주문한 사이드 카울을 도색하여 달아주었으나, 제치 색상과 다소 맞지 않아 실망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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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면 사이드 카울이 더 진한 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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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착되어 움직이지 않는 케이블은 낚시줄 신공으로 모두 재결합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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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시간은 1시간 내외였지만, 1달 정도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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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속 방치하며 고민 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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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셀렉터와 풀리를 최종 연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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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가스켓까지 만들어가며 구동계를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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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바라 같은것도 써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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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소모품적인 파츠들은 모두 구입하여 자잘한 부분까지 모두 교환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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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닝은 필수로 교환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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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족기 라인
탭과 R핀도 새로 사서 넣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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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금 탈만하다고 여겨지고 잘 타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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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라인이 문제가 있어 하나둘 잡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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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착된 브레이크 허브쪽도 쩔어서 오버홀 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부분 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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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변색된 기존 도색은 벗겨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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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지도 모를 부분 도색을 감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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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브레이크 캠이 고착되어 오버홀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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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은 날엔 동생 백구(핸디)랑 같이 바람도 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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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커 램프는 생명이라며 깍아서 만들어 넣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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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매도색 배워서 비슷한 차량을 색을 찾아 다시 재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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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치색과 5%차이 이내로 색을 맞춥니다.
국내에 돌아다니는 자주색 차의 색깔은 보기면 해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자주색을 보았고, 결국 정답은 그랜드 카니발의 체리키스 블라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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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카며 엠블럼은 당연히 새것으로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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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어느정도 완성이 되어 제법 먼곳도 가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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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에 비너스 타볼려고 중고나라를 뒤지다가
우연히 DH88이 슈퍼커브를 전신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렇게 88을 구하다가 ECS에 가입하며, 스피드 보다는 자유 감성을 배우며 바이크를 올바르게 시작했고(ㅋㅋ)
저의 첫 바이크인 FR50을 중고나라에서 사진 한장만 보고 30만원에 구입하여 타고 다니다가
스무살 시절 내내 오래된 구닥다리를
고치다가
여행 가다가
또 고장 내다가
그렇게 10년이 지나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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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나름 완성이 되듯 저도 어른이 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몇가지 남았지만, 그래도 뒤돌아 생각해보니 여기까지 온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해준 올드바이크들 감사하며,
제가 아무것도 모를때, 귀찮으셨겠지만 가르쳐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래서 더욱이 이제 바이크를 좀 안다 하시는 분들은
입문 하는 사람,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들 지나치시면 안됩니다.
우리도 처음엔 열정하나로 덤벼들었으니까요
항상 자기전 아래 녀석의 사진을 보며 잠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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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정도의 클래식 함으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ㅎ
올바 만쉐~!
와 대단하신거같아요..전 이제 핸디로 입문했는데 뭐가 뭔지 너무 어렵네요ㅠㅠ하나하나씩 공부해나가야될거같아요!존경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