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 가족 24-8 ''아쉬운 만남''
개나리 만발하게 핀 봄날 오후, 경석 씨가 가족 모임을 참석하기 위하여 준비를 하고 있다.
''경석 씨, 오랜만에 어머님 뵈러 가는 데 기분이 좀 어떤가요?''
''짝꿍~ 뭐가 오랜만이야ㅎㅎ~, 저번 달에 엄마집에 가서 자장면도 먹었는데...''
''그러고 보니 경석 씨 말이 맞네요! 그래도 한달 만인데, 오랜만 아닌가요?''
''그래도 좋아ㅎㅎ''
''경석 씨, 창문 좀 열고 갈까요?'' 이동 하는 차량에서 차창을 통해 봄 바람이 살랑거린다.
''짝꿍~ 바람이 참 시원해.''
''네'
'어머님과 누님은 약속 시간 전에 이미 식당에 와 계셨다.
오늘 점심 메뉴는 닭 갈비이다.
큰 불판을 가운데 두고 가족이 얼굴을 맞대고 앉아 이야기를 시작해 나간다.
''엄마~ 나, 나들이 나가~''
경석 씨가 어머니와 누나 앞에서 외출한다고 자랑을 한다.
''경석아, 누구랑, 어디로 가는데?''라고 누님이 묻자 ''직지자립센터...''
''미동산 수목원...''
''미동산 수목원? 많이 들어봤는데...미원에 있는거 아닌가?''
경석 씨 말을 듣고 누님이 관심 보이며 인터넷 검색을 시작한다.
''봐, 미원에 있는 거 맛네ㅎㅎ''
''경석아, 잘 다녀 와~''
''엄마는 오늘 엄청 빨리 왔네?''
경석씨가 다시 대화를 이어나간다.
''응, 엄마는 버스 타면 바로야~ 여기가 종점이니까 경석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다
''닭갈비가 익혀서 나왔으니 바로 드셔도 되요''
종업원의 설명이 끝나자 가족들이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어머님하고 누님~ 오늘은 식사 후에 경석 씨와 꽃구경 나들이 가시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은 약속시간이 촉박해서 경석 씨와 다온빌에서 차를 끌고 나왔어요.''
''그 동안 밥 먹고 커피 마시고 헤어졌었는데, 경석 씨하고 꽃 구경하고 나들이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그것도 좋을 것 같네요! 벚꽃은 아직 아니지만 목련하고 개나리가 한창이던데ㅎㅎ''
갑자기 직원에게 카니발 차량을 이동 주차해 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 죄송해요. 주차장에 잠시 다녀 올게요~''
5분 정도 지났을까 직원이 차량을 재주차하고 돌아와 다시 식사 자리에 합류했다.직원이 무심결에 보니 경석 씨의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 있는 것 같았다.
''경석 씨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
경석 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엄마와 누나에게 소리를 친다.
“갈거면 가고 안 갈거면 가지마~,짜증나게...”
''경석 씨 진정해요!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해요?"
“나들이를 어디로 갈 건지 상의하고 있었는데...경석이가 갑자기 좀 짜증을 내서요.”
누님이 경석 씨를 대신해 말하였다.
누나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는 옆에 앉아서 식사를 돕던 어머님께 경석 씨가 퉁명스럽게 소리치기 시작한다.
''나들이를 데리고 갈거면 가고 아니면 말라고...''
조금씩 격앙되어가는 경석 씨의 목소리는 주변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 시작한다.
''누가 오늘 이거 닭갈비 먹자고 했어~''
''내가 시켰어. 경석아~''누님의 대답에 경석씨는 이제 투정을 넘어서 짜증 섞인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기 시작한다.
주변의 시선과 이목이 부끄럽고 죄송할 틈도 없이 어머님과 누님 그리고 전담 직원까지 경석 씨를 다독여 보지만, 이미 폭발해 버린 경석 씨의 감정은 쉽사리 누그러지지 않았다.
본인 자신도 어찌할 바를 몰라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고함을 지르며 주의의 시선을 휘감아 버린다.
''나 이거 안먹어~'' ''나 이거 안먹어~~''
''오늘 괜히 나왔어~'' ''오늘 괜히 나왔어~~''
''경석아, 여기 사람들 많아~ 조용히 얘기해''
''너 이게 무슨 행동이야?''
어머님과 누님의 말에 경석씨는 점점 더 큰 소리로 ''이리와~ 이리와~~''고함을 지른 후, 거친 숨 소리로 어머니의 옷 자락을 부여잡고 놓지 않으려 하였다.
직원이 가까스로 경석씨와 어머님을 분리시켰다.
명확한 원인도 없이 순식간 일어난 경석 씨의 모습에 온 가족과 주변인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어머님은 속상한 표정으로 식사 모임을 여기에서 중단하고 헤어지자고 제안하셨다!
''어머님~ 오늘 경석 씨 기분이 안 좋은가 보네요! 죄송합니다.''
''아니예요 저희가 더 죄송하네요~''
''복지사님 이거 받으세요''
''어머님, 뭔가요?''
''경석이 다온빌에서 먹으라고 집에서 밑반찬 몇개 준비했어요''
''고맙습니다 어머님~ 냉장고에 보관해서 경석 씨 먹고 싶다고 할때 꺼내서 먹도록 도울게요~''
''경석이가 저런데 다음에 보는 수 밖에 없네요''
''다온빌 도착해서 경석이 진정되면 연락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어머님~''
직원은 다온빌로 돌아오면서 경석 씨가 오늘 가족 앞에서 보인 투정과 짜증어린 행동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족들이 편안한 만큼 경석 씨가 어머님과 누님께 좀 더 예의를 갖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경석 씨 역시 본인이 오늘 보여주었던 행동과 태도에 대하여 다온빌로 돌아오는내내 울면서 후회를 하였다.
다음 달 모임에는 좀 더 성숙되어지고 밝아진 경석씨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가족이란 어떠한 흠이나 상처까지도 보듬고 품어버리는 원대한 사랑이 아닐까...생각해 보는 하루였다.
2024년 3월 27일 유원욱
모두들 많이 당황하셨겠네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 좋겠네요. 어머니가 아들 위해 정성껏 만들어 주신 밑반찬이 귀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