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2002년의 찬란한 태양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도 21번째 해를 맞았다. 강산이 2번 바뀐다는 20년 동안 프로야구는 웃음과 눈물, 환희와 감동 속에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차곡차곡 쌓였던 각종 이색기록을 추렸다.<편집자주>
▲한국야구위원회(KBO) 선동열 홍보위원(39)이 프로야구계를 대표하는 주당으로 선정됐다. 숱한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선위원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밑 빠진 주량'으로 영예를 차지했다. 선위원의 주량을 아직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한편 KBO 박용오 총재(65)와 SK 정회열 코치(34)도 폭탄주의 대가로 이름이 올랐다.
▲프로야구선수 중 최장신은 기아 박진철(27)로 194㎝다. 201㎝를 자랑하던 삼성의 외국인 선수 리베라(33)를 비롯해 두산의 니일(37·198㎝)과 기아 산토스(36·195㎝) 등 전봇대 선수들이 줄줄이 퇴출당해 박진철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 명실상부한 최장신 선수로 떠올랐다.
▲프로야구 20년 통산 최단신은 두산 김광수(43)와 현대 김성갑 코치(39)로 각각 168㎝다. 건국대 선후배인 이들은 서로 자신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똑같다.
▲역대 최고 '먹튀' 선수는 96년 LG에 입단했던 이정길(28)이다. 계약금 3억8,000만원을 받고 1차지명으로 입단,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이정길은 99년 단 1승을 거두고 2000년 10월 조용히 선수생활을 마감해 구단을 멍들게 했다.
▲프로야구 최고의 허슬러(당구의 달인)는 현대 김재박 감독(48)이다. 당구실력 700을 자랑하는 김감독은 내기에서 져본 기억이 없는 고수 중의 고수. 현대의 훈련장인 원당구장 숙소 1층에 당구대가 3대나 있지만 김감독만 보면 누구나 꼬리를 내린다.
▲골프의 달인은 유백만 전 MBC 청룡 감독(60)과 역시 청룡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조호씨(45)다. 유씨는 현재 골프코치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조씨는 서문여고 골프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역대 최다 이적생은 200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동봉철(32·삼성→해태→LG→한화→쌍방울)과 이광길 한화 코치(42·삼미→롯데→빙그레→태평양→삼성). 현역 선수 가운데는 최익성(30·삼성→한화→LG→해태→기아). 둘은 모두 삼성에서 출발해 LG 한화 해태를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역 최익성은 요즘도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트레이드 공포증'에 시달린다고.
▲한화 정민철(30)은 22㎝의 긴 손가락을 자랑한다. 다양한 변화구는 긴 손가락에서 나오는 '조상님 유산'인 셈.
▲야구계 최고의 입담꾼은 단연 두산 정수근(25)이다. 정수근은 재치있는 말솜씨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또한 인터뷰 때마다 튀는 발언으로 스포츠신문 '이말저말'의 단골손님이다.
▲코끼리 김응용 감독(61·삼성)은 최장수 감독으로 유명하다. 지난 83년 해태 시절부터 19년째 지휘봉을 들었고, 소속 팀을 10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켜 9차례 우승을 거머쥔 승부사다. 현역 최장수 코치는 현대 류영수 코치(57)와 삼성 유남호 코치(51)다. 두 사람은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MBC와 해태 코치로 각각 부임, 올시즌까지 20년간 코치로만 몸담아왔다.
▲현역 최고령 선수는 한화 김정수(40)로 86년 해태에 입단, 올시즌까지 16시즌을 뛰며 최장수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김찬익 심판위원장(53)과 이일복 심판원(52)은 82년부터 20년 동안 목이 터져라 '스트라이크'를 외친 끝에 최장수 심판원의 길을 계속 걷고 있고, 김재권 기록위원(42)은 지난 86년부터 16년 동안 묵묵히 기록실을 지키며 최장수 공식기록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O 이상일 차장(43)은 도곡동 터줏대감. 지난 83년 기록원으로 입사해 운영 및 홍보분야에서 19년째 활약 중이며, 2000년부터 사무차장을 맡고 있다.
▲롯데 이상구 기획부장(49)과 기아 김경훈 스카우트 팀장(45)은 최장수 프런트. 82년 12월1일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경기운영과 직원으로 포지션을 바꾼 김팀장은 2군 코치를 거쳐 92년부터 스카우트로 변신, 이종범 김종국 이대진 김진우에 이르기까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프로야구의 꽃' 치어리더 중 최고참은 김희경씨(29)다. 93년부터 LG 응원단으로 맹활약한 김씨는 9년 동안 변함없이 단상을 주름잡았다.
▲LG의 털보아저씨 원한식씨(56)는 87년 MBC 시절부터 선수단 버스의 핸들을 잡아 전국 각 구장을 누빈 LG의 길잡이였다. 15년 동안 52만㎞를 무사고 주행, 지난 28일 정년 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