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머리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밀레니엄의 열기를 넘기면서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차에 몰리기 시작했다.
2002년을 전후로 북경의 마렌다오에 보이차 가게가 하나 둘씩 늘어나더니(이전에는 1곳만 있었다.) 급기야는 보이차를 팔지 않는 차가게가 이상해 보일 정도였다.
이 무렵 필자에게 던져진 큰 의문이 있었다.
시중에 나돌기 시작한 보이차가 예전부터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것과는 그 맛과 형식이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섣불리 몇 마디 거들었다가 도리어 문외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 맛이 달라진 것인가?
그렇다면, 필자가 보관하고 있는 90년 이전의 차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 화두야 말로 필자의 가슴 속으로 열정을 끌어올렸고, 급기야는 마흔 중반 이후를 보이차에 몰입하게 하였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실로 6년간에 걸친 보이차에 관한 좌충우돌은 스스로 돌아보아도 험로 그 자체였으며 무모의 극에 다달았다.
초기에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나 허언은 짧은 이 글로 보완 내지는 자기 반성의 시작을 삼고자 한다.
이렇게 서두를 거창하게 꺼낸 이유는 나름대로 결론에 도달했거나, 결론의 최근접점에 도달했다는 확신 때문이다.
2. 보이차는 흑차인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필자도 한 때 보이차를 흑차로 분류했었다.
잘 모르는 사실을 글로 여기 저기 쓴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방송 출연에서까지 이렇게 주장했었다.
궁색한 변명이지만, 책에 그렇게 적혀 있어서 그렇게 말했다.
다만, 검증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필자에게 책임이 있으며 이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보이차가 흑차가 아니란 것은 요즘에 들어와서 중국에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모차창의 직원 교육용 책자에도 나올 정도이니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다만, 한국에는 아직도 보이차를 흑차로 분류하는 분들이 많다.
유감스럽지만, 왜 흑차가 아닌가 궁금한 분은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문의하거나 최근에 나온 서적을 사서 읽어 보기 바란다.
3. 대엽종은 assamica인가?
그 동안 다녀 본 운남 각지의 300년 이상 된 차나무를 고찰해 보면, assamica가 아니라 sinensis이다. 아직도 이것을 시정하지 않는 교재나 강좌가 많은 것은 심히 유감이다.
징홍(景洪)에 있는 중독(中獨)합작연구소의 연구원들조차 sinensis로 확정한다.
4. 운남에 var bohea(microphilla, 소엽종 혹은 관목)는 언제부터 심어졌나?
문화 혁명 전후부터이다. 60년대부터라고 보아진다.
1936년부렵 심어진 것은 교목종이고 70년 전후의 수령이 여기 저기 많이 보이는 것이 이를 반증해 준다.
5. 태지(台地, 타이띠)차는 진정한 보이차인가?
먼저 용어가 정확하지 않은 점을 짚고 넘어가자.
대엽종도 어린 나무인 경우 태지차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다만, 협의의 태지차가 소엽종을 가리킨다면 결코 진정한 의미의 보이차는 아니다.
녹차를 오래 마시면 위가 약해지는데, 보이차를 마시면 오히려 위가 강해지는 것은 두 차의 성질이 달라서이다.
관목류는 차고, 교목류는 따뜻하기 때문에 찬 장부인 위장이 상반되게 작용하는 것이다.
돼지고기는 차고 쇠고기는 따뜻하게 본다.
돼지고기를 잘 요리한다고 쇠고기가 결코 될 수 없다.
6. 300년 이상된 고수차는 야생인가?
아니다. 대개 명청(明淸)교체기에 심어진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심었으나 대부분 방치되었던 것으로 정확한 명칭은 황지차(荒地茶)라고 불린다. 오랜 시절 야생 상태였으므로 야생차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물론 교목이다.
7. 70년대 들어서 왜 갑자기 악퇴차 연구가 활발했을까?
문화혁명 시절에 곳곳에 심은 관목 차엽을 가공하는 방법으로 대두되었다. 원래 교목 관목의 차이점을 몰랐던 문혁 당시 학생들이 졸업 후 다시 이 지역에 돌아오게 되었다.
넘쳐나는 관목 차엽으로 아무리 차를 가공해 보아도 보이차의 원래의 맛을 내지 못하게 되었다.
갑자기 쓸모 없게된 관목 차엽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악퇴법이다.
교목 차엽의 경우, 악퇴할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교목으로 만들어진 보이차를 맛보면 안다.
8. 관목차로 만든 보이차는 짝퉁인가?
유감스럽지만 ‘그렇다’이다.
예로부터 마셔오던 우리 녹차를 제쳐두고 보이차를 찾는 까닭은 따뜻한 성질을 가진 교목종이기 때문이다.
관목으로 만든 것이라면 차라리 우리 나라에서 생산되는 녹차를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리 발효를 해도 찬 성질을 없어지지 않는다.
돼지 고기 요리를 아무리 잘 해도, 쇠고기가 안된다.
9. 그렇다면, 진정한 보이차 원료=교목차잎?
그렇다.
10. 교목 고수차는 너무 양이 적어서 생산량이 보잘것 없다?
그렇지 않다. 문혁 당시 교목을 캐내고 관목을 심었으나, 교체하기 어려운 산비탈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는 아직 많은 교목들이 있다. 한 산에 어림잡아 50만평(한국 평수) 이상은 있다고 봐도 좋다.
11. 맹해 쪽에만 고수차가 있는가?
원6대 차산이 있는 상명 지방은 거듭된 전란과 70년대 대형 산불로 대부분의 고차수가 훼손되었다.
마헤이(馬黑) 지방에 조금 남은 것이 ‘이무산’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는 지경이다.
그러나, 맹해현 지역은 고차수가 비교적 많다.
다만, 수요에 비해 공급히 태부족인 것은 사실이다.
12. 보이차는 중국차?
운남, 특히 시솽반나 지방은 1958년 이후에 중국 지도에 편입된 지역이다.
1,300여년 전 중국에 편입되었던 고구려가 중국의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보이차 역시 중국 차가 아니다.
실제로 중국인들은 보이차를 잘 모른다.
오히려 이 지역은 백족, 이족, 라구족 등 한국계 민족들이 정치적인 헤게모니를 장악해 왔었다.
이 분야에는 우리 역사학계의 분발이 요구된다.
13. 현재의 모차 가공 방법은 정통성이 있는가?
2002년까지만 해도, 전혀 다른 방법으로 야생차는 가공되어 왔다.
이 전래의 방법은 금방 가공한 생차도 아주 맛이 난다.
다만, 이 방식은 교목 종인 경우만 가능하고 차청이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엽저 구별이 확실하다.
작금의 가공 방식은 광주 상인들이 주도한 방식이며, 쓰마오(현 푸얼시) 등지의 한족들이 흉내내어 온 방식에 불과하다.
자세히 적지는 않는다.
왜냐면, 이 분야를 자세히 적는다면 2002년도 이전에 만들어진 야생차라고 주장하는 모든 보이차에 대해서 진위 여부가 도마에 오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쓸데 없이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다만, 몇몇 다회에서 이러한 소견을 술회한 적이 있고, 내년부터는 이 방식으로 차를 가공할 예정이다.(*)
첫댓글 거수교목대엽종과 왜수관목소엽종 차잎의 성분과 성질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그 차이만이 완성된 찻잎 성질의 온냉을 전적으로 결정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대엽종 차잎을 발효와 숙성을 억제하여 만들어(가혹하게 익히고 비벼서 말려서) 묵히지 않은 생차로 진하게 연거푸 마신다면 위장이 평안할까요? 그리고, 소엽종 차잎으로 만든 기홍이나 육안람차의 성질이 차다고 할 수 있을까요? <춘수배상>
춘수님과 같은 견해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보이차를 끓여 냉기를 없애고 나서 음용합니다.
냉온에 관한 의견은 모 중의대의 교실에 의한 것입니다. 다만, 경험칙상 기홍의 경우는 자주 마시면 냉증에 의한 위장 장애(위 벽이 얇아지는 현상)가 보고 되어 있습니다. 대엽종 차옆 생차를 마실 경우, 냉증에 의한 위장 장애가 완화 내지는 완치된 사례가 많습니다. 목하 대엽종 이름을 건 소엽종이 많이 유통되는데, 위의 질문은 그에 기초한 것이 아닌지 가늠해 봅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제 논지는 '거수교목대엽종과 왜수관목소엽종 차잎의 성분과 성질의 차이가... 찻잎 성질의 온냉을 전적으로 결정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였습니다./ 차 마시기에 의한 위장 장애의 개선 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는 적지 않으며, 굳이 따진다면 거의가 소엽종 녹차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차의 모든 공덕을 보이차 그 가운데에서도 교목거수대엽보이차로 몰아가는 의도가 궁금합니다.
^^
소엽종 차를 계속 마시게 되면 여러 위장 장애(위궤양 등)가 있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녹차에 의한 속쓰림을 완화하고자 회석요리나 다식 등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녹차의 공덕은 위장 장애 개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아닐지요? 원래 보이차는 대엽종이 원류란 것을 말했을 뿐이고, 여기서의 주제가 대엽종에 관한 것인데 '대엽종으로 몰아가는 의도'라는 것은 글의 문맥을 오해하신 까닭은 아니신지요? 글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대엽종 홍차와 함께 먹는 다식도 풍성하구요, 심지어 대엽종 차는 양젖과 소젖 등과 섞어서 마시지 않나요?/ 아무리 읽어봐도 대엽종을 찬양하고 소엽종을 폄훼하는 느낌입니다./ '차-칼럼'에 있는 147 번 글을 권해드립니다.
소엽종이 대엽종에 대해 무슨 컴플렉스가 있는 것도 아닌데, 대엽종 얘기만 하면 지나치게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이 이상합니다. 대엽종 홍차는 전홍이 있는데, 다식을 어떤 것을 쓰는지...전 운남에서도 전홍의 다식은 아직 못 봤습니다. 대엽종을 젖이나 우유와 섞어서 마시는 것은 물이 귀한 유목지에서의(티벳, 몽고 등) 관습으로 야크 젖이나 우유를 물 대신 쓰는 의미가 있습니다. 양유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나 우유는 찬 성질을 가지는데, 우유에 대엽종차를 섞는 것은 우유의 음기와 대엽종의 양기가 서로 섞이는 음양의 균형에 멋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엽종 다식에 어떤 것이 있는지 듣고 알고 싶네요.
대엽종 홍차는 전홍 밖에도 많습니다. 다질링, 아쌤, 우바.../ 시야를 넓히시어, 대엽종 홍차와 소엽종 녹차 가운데 섞어 마시기와 곁들어 마시기의 실제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본문에서 얘기하는 것은 아세미카 쪽이 아닌 시넨시스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아세미카와 시넨시스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통상 시넨시스는 (중국)소엽종을 뜻합니다. 차의 분류법은 학자(군)마다 다르지만... 님께서는 운남의 거수대엽종을 '시넨시스'라고 우기시나요?
시넨시스에도 2-3가지가 있습니다. 소엽종은 보헤아로 대엽종은 마크로필라로 부릅니다. 전 개인적으로 소엽종은 마이크로필라로 부릅니다. 요즘은 산지를 학명에 넣기도 합니다. 운남인들은 자기네들이 중국이란 데에 반대하고 있으므로 시넨시스란 말에 다소 신경질적이어서 산지를 뜻하는 용어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맹해 부근에 세계적인 학자들이 수십 명이 연구하는 중입니다. 저는 대체로 독일쪽 연구소(베를린 흄볼트 대학)와 견해를 같이 합니다. 서적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실사구시할 때란 생각이 드네요.
차나무를 대엽종-아싸미카와 소엽종-씨넨시스로 나누는 것이 국제 기준입니다. 장씨등의 중국 차학자들이 중국종 안에 대엽종, 중엽종, 소엽종 들을 나누고 심지어는 지역별로 나누지만.../ 님의 주장은 실사구시가 아니라 중체서용 아닌가요?/ 운남은 중국이 아니라면서요? 그런데 운남차가 중국종(시넨시스)이라뇨? 자가당착!!!
답글을 맨 밑에 적었습니다. 무릇 이런 탁상논쟁은 현학으로만 흐를 뿐! 만약 시넨시스 마크로필라를 보실려면, 제가 서울에서 다회를 할 때 한 번 와 보세요. 백문이 불여일견! 확실성을 기하기 위해 참가하실 때 님께서 아세미카 표본을 하나 갖고 오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다회 일정은 주로 제 카페에 올립니다.(cafe.daum.net/qingdaoclinic) 이번 주에 한 번 모임이 있을 예정입니다. 원래 서울에 살지 않는 분이 남대문의 문턱에 대해서 더 많이 말을 하는 법! 참고로 전 운남 시솽반나 맹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새파람님 녹차를 오래마시면 위가 약해지고 보이차를 마시면 위가 강해진다는 것은 어디에 나오는건가요? 윗글에 나오는 모 중의대 교실에 의한것인가요???
대맥인 보리는 따뜻하고, 소맥인 밀은 차갑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보리는 소화도 잘 되지만, 밀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가루를 내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요리를 합니다. 위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하는 것이지, 반드시 보리가 밀보다 좋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녹차를 마실 때 다식을 하거나 회석요리를 먹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보이차에는 다식이나 회석 요리가 따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춘수님 글에 답합니다.) 국제 기준 운운하시는 것으로 보아서 차에 관해 갓 입문하신 분 같네요. 엄밀하게 국제 기준이란 것은 없거든요. 시넨시스가 소엽종이라면 중국엔 대엽종이 없다는 얘기입니까? 대엽종은 아세미카로 무조건 분류하는 것은 현지에 와 보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운남에 있는 대엽종은 아세미카와 확연히 다른 종입니다. 그래서 시넨시스 마크로필라(중국 대엽종)이란 학명이 나오죠. 자가당착이니 이런 얘기는 제가 쓴 글을 자세히 독해하지 않아서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답을 피합니다. 불온한 목적이 아니라면 답글은 차인답게 진중하고 예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통상 소엽종-시넨시스, 대엽종-아싸미카로 나누는 것을 국제기준이라 한 것이구요, 학명은 국제적으로 승인한 것인데, 카멜리아 시넨시스가 차의 학명이고, 그 안에 바 시넨시스-소엽종과 바 아싸미카-대엽종 등이 아종으로.../ 장씨 등을 필두로 중국 차학자들이 중국 소,중,대엽종 등으로 나눈다고(근래에) 적시한 바 있습니다. 주장일 뿐 국제적으로 승인 되었는지는 과문하여.../ 볍씨 쟈포니카가 일본 볍씨만을 국한하지 않듯이.../ 제 차력은 www.hadongtea.com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누차 말씀하시는 장씨가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현지에는 중국 학자들 중에 보이차를 연구하는 분이 한 분도 계시지 않습니다. 주로, 유럽인들과 몇몇 일본인...그리고 제가 모두입니다. 중국인들이 보이차에 대해서 논한다니 새삼 신기하군요. 연구하지 않고 논문이 나온다는 것도 이상하구요. 통상 소엽종-시넨시스, 대엽종-아세미카는 어느 국제 기구에서 인정하는 것인지요? 현지의 유럽 학자들도 그런 식으로 나누는 분은 없는데...혹 참조하신 문헌이 있다면 알려 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현대 중국 차학의 성과와 수준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다경'과 '중국차엽대사전'을 한번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중국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짜깁기 한 것으로 현장감이 전혀 없습니다. 탁상공론이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뛰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어떻게 좋은 책이 나올 수 있나요? 두텁고 요란한 책들은 많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워낙 많아서 차라리 '전설의 고향'을 보는 것이 좋은 것 같은(너무 심한 표현인 줄 압니다만) 생각입니다. 보이차의 진실은 그렇게 거창하지도 않고, 현장에서 보면 일목요연한데, 오히려 현학적인 서적들이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이 아닌지요?
중국 차학계를 깡그리 무시하시니.../ 문자와 관념에만 천착하다보면 완고몽롱에 빠지고, 현상과 실물에만 몰입하다 보면 집착천박에 얽매일 수 있지요?!
차나무와 차잎의 외형과 내질은 재배환경에 영향을 받습니다. 운남에 계신다니, 거수대엽종을 대규모로 밀식한 차밭의 실태를 살펴봐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하동 화개에 차농사를 짓고 있어서 중,대엽종이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한 실례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저도 기회가 닿으면 만나 뵙고 절차탁마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나라 중대엽종에 대해서 말씀하시니 이 종은 어느 쪽인지요? 김해 쪽은 아세미카일지도 모른다는 얘기와 대렴이 전해온 가야산 것은 중엽종으로 나눈다는 것이 실제인지요? 혹 린네학회에 보고된 적은 있는지요? 제겐 국내산 대중엽종의 표본이 없는데, 혹 표본이 있으시면 제게 사진으로라도 보내 주실 수 있는지요? 만약, 사진이라도 보내온다면, 여기(경홍)의 유럽계 연구소를 통해 한국의 중엽과 대엽을 등록했으면 합니다.
학회 등록을 위해서는 라틴어로 문안을 작성해야 되는데, 제가 고대 중근동 언어를 공부한 적은 있으나, 심히 짧은지라 여기 유럽쪽 연구진들에게 도움을 구해 볼려구요. 샘플 있으시면 꼭 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화개의 차잎은 검증이 안된 자생종과 역시 미검증된 고대의 인도 도입종, 중국도입종과 근현대의 일본 도입종, 중국 도입종이 혼입되어 왔고, 실생 위주의 유성번식으로 교잡되어 있습니다. 재배와 제다를 통한 유의한 관찰과 실험을 해오고 있으나, 제 능력 밖이라, 뚜렷이 내놓을 성과가 없어 부끄럽습니다.
두 분의 토론으로 옆에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아마 현지에서 차를 직접 관여하고 계신 분들이신 것 같은데, 두 분 다 직접 만나 얘길 나누는게 중요할거 같습니다. 각자는 충분한 경험과 자료가 있을거 같네요. 혹 가능하다면 그 자리에 저도 함께 불러주시면 더 심오한 공부가 될거 같아 설렙니다. ^^
차연구소에서 한때 논란거리가 되었던 호암님의 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