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가 전북 군산에 소재한 중국 수산물 회사와 방어진 특산 용가자미 수출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중국 업체의 연 매출 규모는 2021년 기준 72억여 원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또 협약이란 게 구속력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사업 전개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방어진 특산물이 해외 수출길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인들도, 지자체도 용가자미를 해외에 내다 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었다.
2021년 전국 용가자미 소비량의 70% 이상을 방어진 용가자미가 채웠다. 이런 상황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바로 눈앞에 진주가 깔렸는데 누구도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 뿐이다. 11월 초부터 전국에서 몰려드는 구매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방어진 용가자미는 울산의 명물이 된 지 오래다. 또 겨울철 방어진항에 용가자미가 지천으로 널려 건조되는 모습은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진 진풍경이다. 문제는 용가자미를 잡아 올리는 사람도, 이를 파는 사람도, 해당 지자체도 여태껏 이런 특산품을 특화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진흙 속 진주를 찾아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울산 동구는 조선산업을 연상케 한다. 또 실제로 동구지역 경제가 조선업 호ㆍ불황에 좌우될 만큼 영향력이 크다. 그런 탓에 조선업체들의 불황으로 많은 주민들이 지역을 떠났고 동구 인구가 크게 줄어 기초 지자체 성립요건에 미달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태다. 해결책은 지자체의 조선업 편중 현상을 줄이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동구 특산품 관광 자원화다. 따라서 이번 용가자미 수출에만 몰입할 일이 아니다. 주위를 살피면 동구에 제2의 용가자미가 한둘이 아니다.
중국 업체가 동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동구에 가공공장을 설비할 수 있는 부지 제공을 요청했다고 한다. 공장을 지을 테니 땅을 달라는 이야기다. 그들의 제안을 어떻게 수용할지 또 동구가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지금부터 고심해야 한다. 이번 중국 업체와의 업무협약은 하나의 물꼬일 뿐이다. 이런 사실이 국내외에 알려지면 적지 않은 업체들이 동구를 찾을 게 틀림없다.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수출 다변화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