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민담입니다.
한 번 정도 읽어 봐도 괜찮치 싶어 올립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친한 사람들과 많은 장난도 하곤 그럽니다.
하지만 아래 글을 읽는 순간 장난도 가려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날이 많이 차가워지네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추억방 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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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성(山東省) 문등현(文登縣)에
곽(郭)과 엄(嚴)이라는 서생이 서로 이웃해서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한 마을에서 함께 나고 자란 죽마고우의 사이로,
어릴 때부터 얼마나 장난이 심했던지 문등현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였다.
나이가 들어 장가를 가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을에서 이 두 사람의 장난으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는 사람이 드물 지경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때마다 악의 없는 이들의 장난에
웬만하면 그냥 서로 웃고 넘겨 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곽의 마누라가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돌아와 남편에게 말했다.
이웃집 노파가 얼마 전 엄의 마누라가 아이를 낳는데 가서 거들어 주고 왔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우스워 죽겠더라는 것이다.
곽이 마누라에게 물었다.
"우스워 죽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한 번 해봐!"
그러나 곽의 마누라는 샐샐 웃기만 할 뿐 좀처럼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곽은 더욱 안달이 나서 따져 물었다.
그랬더니 마누라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옮기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뒤 말했다.
"글쎄, 그 사람 거기에 녹두알만 한 물사마귀가 두 개나 나 있다지 뭐예요!"
그러자 다시 장난기가 동한 곽이 시치미를 딱 떼고 다시 물었다.
"거기에 사마귀가 나다니? 도대체 거기가 어디라는 말이야?"
"이이가 또 장난치네… 당신 정말 몰라서 그래요? 거기가 거기지 어디예욧!"
소리를 지르고 난 곽의 마누라는 마침내 한 손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리켜 보였다.
그제서야 곽은 우스워 죽겠다는 듯이 "풋핫하하!" 하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마누라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난 곽은 그 즉시 친구 엄을 곯려 줄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음 날 곽은 입이 싸기로 유명한 마을의 한 친구를 불러다
술을 권해 가며 은근히 말했다.
"자네 엄의 마누라를 어떻게 생각하나?"
입 싸기로 유명한 사내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엄의 마누라를 어떻게 생각하다니?
남의 마누라가 어떻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런데 그건 왜 묻나?"
그러자 곽은 주위를 한 번 두리번 거리며 살핀 뒤
그 사람의 귀를 자신의 입으로 바짝 당겨 기울이며 속삭이듯 말했다.
"사실은 내가 그 마누라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거든."
이 말을 들은 사내는 픽 웃으며 말했다.
"자네 또 장난치려고 그러지?"
그러나 곽은 정색을 하고 다시 말했다.
"정말이야! 자네가 정 못 믿겠다면 그 증거까지 내가 댈 수 있어.
내 말이 맞나 안 맞나 엄에게 직접 한 번 물어 보라구!"
그러면서 곽은 다시 사내의 귀를 자신의 입 쪽으로 바짝 당겨 속삭이듯 말했다.
"엄의 마누라 그곳에는 녹두알만 한 크기의 물사마귀가 두 개씩이나 나 있다네."
곽의 말을 들은 사내는 그만 "풋핫하하!"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부랴부랴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갔다.
그 이튿날 밤이었다.
엄의 집에서는 밤새도록 부부가 들볶고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그러더니 다음 날 아침 그 집 앞 감나무 가지에는
혀를 길게 빼물고 늘어진 엄의 마누라 시신이 발견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마누라의 시신 앞에 넋을 놓고 퍼질러 앉아 있던 엄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자리에 뉘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엄의 마누라 장사를 치른 지 하루가 지난 날 밤이었다.
잠자리에 누운 곽이 막 잠이 들었을 무렵이었다.
잠결에 누가 방안으로 들어서는 느낌이 든 곽은 놀라서 깨어났다.
눈을 뜨고 보니 침대 가에는 며칠 전에 죽은 곽의 마누라가
산발(散髮)을 한 채 서 있다가 말했다.
"흥, 멀쩡한 사람을 죽여 놓고 잘도 자는구나!"
그러더니 그녀는 느닷없이 자신의 사타구니 속에 집어넣고 있던 한쪽 손을 빼내어
곽의 입술을 정통으로 한 대 쥐어박아 버렸다.
그러고 나서 돌아서며 말했다.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고놈의 주둥아리!"
그 순간 곽은 그만 다시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자신의 입으로 손을 가져갔다.
꿈속에서 엄의 마누라에게 쥐어 박힌 입술이 얼얼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마누라가 곽의 입술을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물었다.
"엄멈머, 당신 입술에 그게 뭐예요?"
그제서야 곽은 거울을 가져다가 자신의 입술을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자신의 입술에는 난데없는 물사마귀가 아래위로 하나씩 보기 흉하게 박혀 있었는데,
그 크기가 꼭 녹두알 만했다.
다음 날 곽의 입술에 난 물사마귀의 소문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빠르게 번져 나갔다.
이 소식을 들은 곽의 친구들이 몰려와 한 번씩 보고 난 뒤에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리고 전에 엄의 마누라 해산 때 거들어 주었던 노파가 와서 보고난 뒤 머리를 갸웃 거리
며 말했다.
"거 참, 이상하네?
죽은 엄씨 마누라 아랫도리에 붙었던 물사마귀가, 언제 곽씨 입술로 올라가 붙었노?"
이 소식을 들은 엄도 와서 보고는 소스라치듯 놀라 한동안 머리를 갸웃 거리다가,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허정허정 가버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엄과 곽의 장난은 씻은 듯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그 후 늙어 죽을 때까지 둘은 한 번도 서로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었다.
또 한 가지.
곽의 마누라는 이후부터 곽과 잠자리를 함께 하면서도, 어디든 곽이 자신의 몸에 입술만
가져다 대면 기겁을 하고 몸을 움츠러뜨리는 버릇이 생겼다.
게다가 그 접촉 부위가 입술이면, 남편이 잠든 뒤 일어나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물로 씻고
또 씻은 후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소름이 확~~돋습니다~~ 말한마디가 이렇게 비참하게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군요~~~ 함부로 세치되지않는 혀로 말조심해야조심해야함을 느낍니다.
머리 염색을하구 돋보기를 착용못하니 상기의 글이 시야에 들어오질 않는군요. 에고고머니나유 ㅠ ㅠ ㅠ.
장난이라고 하기엔 좀...
동창회와서 모텔에서 댓글 답니다~ 우 좋네요 수고 많이 해주세요^^
섬짓 하네유
그렇게 전해져오는 민담의 여파탓인지 중국인들 대개가 주위에서의 일어난 일에는 대부분 무관심으로 일관하는군요.
장난이기 보다는 가정 파괴범 입니다~~~남에 피해를 주는 장난은 삼가 해야 겠다는 생각이~~~~좋은날 되세요~~
섬찟해요.
장난도 심하면 화를 불러오지요
장난은 서로가 기분 상하지 않을 정도로만 하는것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