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49만5천명인 양천구에는 동(洞)이 딱 세 개 있다. 목동, 신정동, 신월동이다. 이런 양천구는 서울에서 많은 시민들이 선호하는 ‘살고싶은 구’에 속한다. 하지만 이는 3개동 중에서 목동을 두고 나오는 얘기다.
신시가지로 조성돼 강남 못지 않은 아파트값을 형성하고 있는 목동은 뛰어난 교육수준에 녹지가 풍부해 쾌적한 주거지로 각광받는다. 반면 신월·신정동은 노후 주택이 밀집한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환경 열악지역이다.
이 때문에 양천구는 구의 동쪽인 목동, 서쪽인 신월·신정동 사이의 ‘동서 격차’ 해소를 위한 균형발전에 진력하고 있다.
양천구청이 동서 격차를 없애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뉴타운 건설’이다. 2003년 11월 서울시의 뉴타운 지역으로 선정된 양천구 ‘신정뉴타운’은 신월2·6동과 신정3동 일대 21만2천평이 대상이다.
이 지역에는 1만3천여 가구, 3만7천여 주민이 살고 있는데, 1960~70년대 조성된 철거 이주민 정착촌 2곳 등 노후 주택이 집중돼 있다. 주택가 골목길 폭이 2m에 그쳐, 화재가 나도 속수무책인 것을 비롯, 도로·주차장·공원 등 도시기반시설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양천구는 뉴타운 지구에 폭 12~15m의 도로 4곳을 신설하고 남부순환로, 신월로·강서로에 접해 있는 대로변에는 상업·업무시설과 주상복합건물 등을 올릴 방침이다.
신월6·신정3동에는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1곳씩 신설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고 공원 7곳을 추가로 만들어 ‘문화 인프라’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해서 목동 신시가지에 버금가는 고급 주거지역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양천구의 궁극적인 목표다.
신정4거리 주변지역은 분장, 음반 및 영화제작사, 연예학원 등 영상관련 산업과 상설전시장, 공연장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영상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어갈 방침이다.
양천구는 경전철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전철은 신월동에서 남부순환로와 트럭터미널을 경유, 당산역까지 이어지는 12㎞ 구간을 민간자본을 투입해서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신월동 지역의 교통을 분산할 대체 수단을 마련함과 동시에 낙후된 ‘서쪽’지역의 개발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문화·복지시설도 목동보다는 신월·신정동에 집중되고 있다.
양천구는 신월4동에 최첨단 디지털정보도서관을 건립 중이다. 신월4동 동사무소 부지에 세워지는 정보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내년 1월 완공 예정이다. 이 곳에는 도서관 이외에도 어린이집, 치안센터 등이 함께 들어선다. 공사비만 90억원이 투입된다.
2003년에 폐쇄된 신월3동 신월정수장 부지 4만1천평을 ‘서울청소년의 숲’으로 가꾼다는 목표 아래 구체적인 개발안을 만들고 있다. 구청측은 이 곳을 선유도공원처럼 정수장의 일부 시설을 활용해 리모델링, 야외체험·극기체험장 등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이 외에 신정7동 등 6개 지역의 지역개발 사업, 신정3동 공동주택건설사업 등도 동·서간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