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하기휴가가 시작되고 이틀째가 되었습니다. 전날 서울 상암센터에서 집사람과 현진이는 컴퓨터 특강을 하고, 저와 강민이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서산의 사택으로 돌아오니 밤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강민이랑 하루종일 분위기 맞추어주느라 마음도 많이 상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직도 쌩쌩한 두 놈을 보면서 내가 늙었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일 부여로 아침 일찍 가야하기 때문에 말똥말똥한 아이들을 달래서 잠으로 빠졌습니다.
집사람은 현진이 미술학교 캠프 준비물을 챙기고, 저는 1박2일간의 여행을 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일정과 지도를 챙기고, 인터넷에서 뒤진 많은 부여에 대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조그마한 도시이기 때문에 많은 백제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잠자리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뭐 별로 걱정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늘 그 자리에 가면 나름대로 좋은 방안이 현장에서 생각이 나기에 부여에서도 별 어려움없이 편안한 휴식을 취할 것 같습니다. 12시가 넘어서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기 지작하는 모습부터 눈에 들어오네요. 부리나케 아이들을 깨우고 씻기고 짐을 챙겨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현진이와 같이 캠프에 들어가는 두 아이를 더 챙겨서 비가 오는 가운데 부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우리가 출발을 하자마자 비가 더욱 강한 장대비로 변해서 쏟아지네요. 우리는 항상 떠날때 비를 극복해야 하는 일차 시험을 받습니다. 그 시험은 비교적 쉽게 극복하고 집을 나서므로, 현장에 도착하면 비가 그치는 좋은 느낌도 많이 받았습니다. 비록 지금 하늘에서 비가 쏟아붇고 있지만 부여에 도착하면 비가 그칠 것을 저와 집사람은 확신하고 꿋꿋하게 빗길을 헤치고 나갔습니다. 그러나, 비가 더욱 강하게 쏟아지니 집사람의 표정이 조금은 굳어 지네요.
▲ 부여땅 자연미술학교
아이들은 비가 그치게 해달라고 통성기도를 올리는데 하늘은 무심하게도...
비가 계속오자 뒷좌석에 앉은 4명의 아이들이 목소리를 맞추어 기도를 하기 시작합니다. "비가 그치게 해주세요', "햇빛나게 해주세요" 같은 소리로 목청을 돋구어 가면서 3명의 캠프 참가자들은 기도를 올리고, 그와 상관없는 강민이는 시끄럽다며 같이 소리를 지릅니다. 뒤에서 4명의 참새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무슨 분신사바를 하는 아이들 같습니다. 귀가 멍멍합니다. 부여로 가는 2시간이 넘는 동안 그 시끄러움 속의 악조건에서 운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동안 비는 계속 되었습니다. 10시 30분 까지 가야 하는데 비가 많이 오니 속도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대천 휴게소에서 잠시 들러 화장실만 가고, 과자를 한 봉지씩 사주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대천IC를 나와서, 보령 시내를 지나서, 성주터널을 지나고, 꼬불꼬불한 2차선의 국도를 열심히 달려서 부여땅자연미술학교에 조금 지각을 해서 도착했습니다. 대전에서 버스로 이동한 아이들은 모두 모여있고 우리 아이들을 정신없이 선생님이 데려가고 저, 집사람, 강민이만 덩그러니 운동장에 남았습니다. 물이 고인 운동장에서 강민이랑 여기저기를 돌아보고 우리는 부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덕분인지 이제 비는 그쳤습니다.
▲ 수북정
부여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다
저, 집사람, 강민이 3사람은 1박2일 동안 부여에서 백제의 문화에 푹 빠졌습니다. 백제의 미소와 금동대향로의 심오한 예술적 가치, 정림사지5층석탑의 문화적인 의의도 느꼈습니다. 우리가 둘러 본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북정(水北亭) : 충남문화재자료 제100호
2) 백제 무왕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 궁남지(宮南池), 포룡정(抱龍亭), 그리고 연꽃의 향연
3) 백마강가의 이름다운 구드레조각공원
4) 백제역사재현단지 內 백제역사문화관
5) 정림사지박물관, 정림사지5층석탑
6) 사비시대 백제왕가의 무덤 능산리 백제왕릉원 : 의자왕의 묘, 백제금동대향로 발견된 곳
7) 국립부여박물관
현진이를 만나서 가기로 했던 부소산성, 낙화암, 고란사는 아이들의 컨디션이 별로라서 그냥 왔습니다. 그것이 조금은 아쉽네요.
▲ 부여 군청 앞 로터리의 계백장군 동상(?)
백제, 그리고 부여는 ...
비류.온조가 세운 백제는 3개의 시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백제 최대의 정복왕이자 가장 융성한 시대를 누렸던 근초고왕으로 대표되는 한성시대(약 483년간), 무령왕으로 대표되는 웅진(공주) 시대(약 63년간), 성왕 부터 의자왕 까지 이어지는 사비(부여) 시대(약 122년간)으로 나누어 집니다. 한성시대의 왕성은 정확히 어디인 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서울 풍납토성일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근초고왕은 일본에 칠지도를 하사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부여는 좁은 공주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연 성왕에서 부터 서동과 선화공주로 유명한 무왕, 마지막 의자왕 까지의 백제시대를 일컫는 시기입니다. 백제의 꽃인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견된 것은 능산리 왕궁터라고 합니다. 그 국보는 지금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 및 의의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부여로의 여행은 의자왕, 낙화암, 삼천궁녀의 부정적인 의미로 더 친숙한 백제의 잘못된 의식을 많이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백제의 잃어버린 미스테리는 아직도 거의 풀리지 않았으며, 이제 조금씩 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고구려 장수왕으로 부터 살해를 당한 개로왕의 슬픔을 뒤로 하고 한성시대를 접게 됩니다. 서둘러 한 달만에 웅진으로 옮긴 문주왕의 심정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웅진으로 수도를 옮긴 문주왕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호족세력과 왕권의 도전을 계속 받게 됩니다. 웅진시대 5명의 왕중에서 2명이 살해되는 혼란기를 지내게 됩니다. 그러나, 동성왕의 결혼동맹과 신규 호족세력과의 협조로 새로운 웅진시대의 기틀을 다지고, 무령왕에 이르러서 백제 웅진시대 문화의 꽃을 피우고 일본에 까지 그 문화를 전파하기도 합니다. 결국, 성왕에 이르러서는 사비로 천도를 단행하여 '남부여'로 국호를 고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지금의 부여에서 사비시대가 열리고, 서동과 선화공주로 유명한 무왕대에 백제의 잃어버린 영광을 재현하지만, 신라와 당나라의 말발굽에 백제를 잃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백제의 많은 유물과 문헌, 역사와 문학, 정치와 사회에 대한 모든 것이 신라에 의해 없어지고 당나라에 의해 파괴되는 길을 걱데 된 것입니다. 사실 백제의 문화는 통일신라에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문화속에서 꾸준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성왕은 일본에 불교문화를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웅진으로의 천도가 고구려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슬픈 행렬이었지만, 사비로의 천도는 계획에 의한 왕권의 강화를 알리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계획도시였을지도 모릅니다. 왕궁터로 추정되는 부소산성 근처를 가보면 교차로에 사비시대를 연 성왕의 너그러운 동상이 세워져 있고, 군청근처에는 마지막까지 백제를 지키려 했던 계백장군의 동상이 늠름하게 서 있습니다.
얼마전 텔레비젼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서동요'는 성왕의 아들 위덕왕, 위덕왕의 동생 혜왕, 혜왕의 아들 법왕, 그리고 사동 장왕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위덕왕의 동생인 혜왕이 늦은 왕위에 오른 것, 아들이 아닌 동생이 왕위에 올랐던 그 사실이 무언가 정치적인 엄청난 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 저녁을 먹었던 부대찌게 식당...황산벌 촬영 시 영화배우들이 들렀다고 대대적인 홍보싸인들
부여의 먹을거리, 그리고 어수선했던 아침식사
부여의 8 味는 양송이, 수박, 밤, 메론, 방울 토마토, 딸기, 표고버섯, 오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먹어본 것은 이번 여행에는 없었습니다. 별로 그것을 찾을려고 노력을 하지도 않았구요. 하지만 누군가 궁남지 근처의 맛있는 쌈밥집이 있다는 것을 들어서 그곳을 일부러 찾으러 간 것이 유일한 먹을 것에 대한 탐이었습니다. 관광지도에 나와있는 쌈밥집을 찾아서 전화를 하고 두어 번 헤맨 끝에 찾았습니다.
구드레 조각공원 근처에 있는 '구드레돌쌈밥' 이라는 식당인데, 정말로 푸짐하고 맛있었습니다. 점심으로 먹은 쌈밥이 저녁까지 든든해서 하루종일 버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숙소를 잡고 숙소주인이 추천해 준 곳을 가니 비도 억수같이 내리고, 마침 휴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찾은 부대찌게 가게로 들어 섰습니다. 밖에보니 영화배우 박중훈이 '황산벌'을 촬영할 때 자주 들었다는 흔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인을 해서 벽에 붙여 놓았구요. 맛도 뭐 괜챦았습니다.
1박을 하고 숙소에서 나와 아침을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우리 가족의 장기인 '학교에서 아침먹기'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정림사지박물관 뒤 중학교에 차를 세우고, 구석에 나무그늘 밑에 돗자리를 깔고 라면 끓일 준비를 했습니다. 방학이라 사람들도 없어서 조용했지만 갑자기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라면이 끓어서 열심히 먹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네요. 부랴부랴 짐을 정리해서 차로 들어 갔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와중에 차안에서 밥을 말아먹는 그 맛 아무도 모를 겁니다. 1분만 늦었어도 라면먹다 비를 쫄딱 맞을 뻔 했습니다.
점심은 근처 마트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을 사서 능산리 왕릉터에서 먹었습니다. 매표소를 들어가서 왕릉터 방향인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초록빛 잔디가 아름다운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한쪽으로 소나무 숲이 소담하게 자리를 잡고있고, 한쪽은 초록의 잔디밭과 비가 그친 하늘의 푸르름이 잘 어울리는 너른 공간이 나옵니다. 잔디밭쪽 한켠에 조용하게 시냇물이 흐르고, 그 옆에 아담한 원두막이 있습니다. 거기에 돗자리를 펴고 한적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 간만에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서 마음이 편한 시간이었습니다.
▲ 부여에서 하루를 자고 아침을 먹었던 정림사지박물관 뒤의 학교 운동장...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가까스로 대피를 했다
어렵게 찾은 속소
부여를 가기 며칠 전 부터 숙소를 가지고 고민을 했습니다. 모텔이냐 찜질방이냐를 가지고 저울질하다 결정을 못하고 떠난 것입니다. 주변에 수목원, 유스호스텔이 있었지만 자리는 없을 것 같고 하루종일 피곤하게 다녔는데 잠자리는 편안하게 쉬어야 할 것 같은 느낌때문에 결정을 못한 것입니다. 저녁이 점점 지어지고 비도 계속 내리니 일찌감치 하루를 접고 숙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길가에 있는 찜질방을 몇 군데 가봤지만 그동안 가 보았던 찜질방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모습이어서 일찌감치 포기를 했습니다. 남은 것은 깨끗한 모텔을 잡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었습니다. 관광안내소에 가장 최근에 지은 모텔을 소개받으려고 전화를 했더니 6시가 넘음 시간이라 퇴근하고 전화를 안받네요. 그래서 가장 현대적인 모습의 모텔을 찾아서 무작정 들어 갔습니다.
'VIP 모텔' 이라는 곳인데요. 우선 카운터에 방을 먼저 보고 결정을 하겠다고 했더니 주인장이 온돌방, 침대방 키를 두개 주시면서 흔쾌히 허락을 하시네요. 온돌방으로 정하고 저녁먹을 곳을 여쭈어 보니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셨습니다. 비를 맞으며 식당을 찾아 갔더니 마침 휴일이었고 다른 곳에서 부대찌게를 먹었습니다. 숙소에서 하루를 정리하는 시원한 맥주나 한잔 할려고 슈퍼를 찾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냥 돌아 갔습니다. 집에서 싸온 맥주에 라면을 하나 부셔 먹으며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강민이는 목욕을 하랬더니 기분이 좋은 가 봅니다. 하루정도 묵을 수 있는 편안한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 정림사지 5층석탑
집사람의 코믹 재발견, 즐거웠던 시간
이번 부여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집사람의 우스개소리 포스를 강하게 느꼈다는 것입니다. 최근 개그맨의 흉내를 어찌나 잘 내는지 몇번이나 제가 땅바닥을 뒹굴렀는지 모릅니다. 이번 여행은 '집사람의 개그능력 재발견'의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로 표현하기는 참으로 어렵지만 우리 집사람 무지 웃셨습니다.
강민이의 능청떨기도 이번 여행의 진수였습니다. 뒷자리에 혼자 앉아서 궁시렁거리기, 딴지걸기, 사투리 쓰기 등의 각종 필살기를 쏟아내는 통에 집사람과 참 많이도 웃었습니다. 가끔가다 과자 사달라고 조르기에는 매번 한판승을 거두었습니다. 대신 끼니마다 밥을 한그롯씩 비우는 것이 과자에 대한 유일한 보답이었습니다.
구드레조각공원에서 잡시 쉴려고 한적한 곳 나무 그늘 밑에 돗자리를 깔았습니다. 저는 책을 읽고, 집사람은 잡을 한숨 때리고, 강민이는 만화책을 보았습니다. 백마강변의 시원한 바람, 비가 온 오후의 한적함, 잠시 개인 하늘의 싱그러움, 조각공원의 조용한 예술적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풍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30분 정도 지나자 갑자기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집니다. 사태의 삼각성을 처음에는 깨닫지 못하다가 빗방울이 굵어지자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짐을 주섬주섬 챙기고 주차장 까지 세명이 돗자리를 뒤집어 쓰고 갔습니다.
한 가족이 딴 짓하다 미쳐 비를 피하지 못하고 돗자리를 뒤집어 쓰고 공원을 걷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챙피한 것도 모르고 그져 즐거운 웃음을 뿌렸습니다. 아마 어른이 되고 처음으로 돗자리로 비를 피하는 법을 터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가장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 궁남지의 아름다운 연꽃들
서산 집사람 친구집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다
아이들을 부여국립박물관에서 다시 만나 복귀를 시작했습니다. 해미를 지나서 서산에 도착을 하고 집사람 친구분 집에서 저녁식사를 멋지게 했습니다. 이츨만에 먹는 가정에서 먹는 밥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유쾌 상쾌 통쾌 아주머니의 신나는 이야기 속에서 소화도 거의 다 되었습니다.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시려고 늘 우리를 댁으로 불러주시는 분입니다.
간신히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하루를 마칩니다. 다른 집 아이들을 잘 데리고 갔다 왔다고 아주머니들이 집사람을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불러 내네요. 아이들은 모두 잠이들고, 집사람은 비람이 스산한 밤 11시가 넘어서 아주머니들을 만나러 가고, 저는 혼자서 쓸쓸히 텔레비젼을 보면서 맥주나 한잔 했습니다.
피곤해서 응접실에 이불을 펴고 불을 끈 시간에도 바람은 시원하게 습기를 머금고 방안으로 밀려 들어옵니다.
참고로 부여여행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첨부로 올리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부여관광 안내도, 요금표)
▲ 능산리 백제 왕릉의 원두막에서 점심을 먹다
후기 : 또 다른 Episode
휴가를 가기 전 토요일에 바람이 불고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에 난지도 해수욕장을 다녀왔습니다. 잘 놀고 왔는데 집에와서 짐정리를 하다보니 아이들 수영복이 없어졌네요. 잘놀고 나올 때 짐을 꾸리는 중에 잘못되어 쓰레기 더미에 빨려 들어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자리가 있는 슈퍼에도 전화를 했지만 옷같은 것은 근처에 없었다고 하면서, 아침에 근처의 모든 쓰레기를 버렸기 때문에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습니다.
혹시 몰라서 같이 갔던 사람들 모두에게 전화를 했지만 다들 없다고 합니다. 서울로 가는 도중, 부여를 가는 중에도 계속 마음이 쓰였습니다. 급기야 서울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수영복을 샀습니다. 이번 현진이 캠프에 물놀이도 있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찾았습니다.
부여를 다녀오고 다음날 냉장고를 정리하던 집사람의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냉장고에 검을 비닐봉지에 싸인 채 잘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난지도 해수욕장을 다녀오고 짐정리를 제가 했는데 검은 비닐에 싸여 있어서 무슨 야채인 줄 알고 냉장고에 고이 보관했던 것 같습니다. 바닷물에 찌들고 모래가 묻었는데 시원한 곳에 부패하지 않고 잘 보관되어 다행입니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이것입니다.
"다음에는 내가 짐정리를 하지 말아야지!"
2007. 8. 7 ~ 2007. 8. 9
▲ 부여국립박물관 앞의 금동대향로의 아름다운 자태
▲ 백마강가의 구드레조각공원에서
▲ 백제역사문화관
▲ 7기의 대형 무덤 앞에서. 이곳 능산리에서 금동대향로가 출토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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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동적이네요.
백제에 대해서 거의 잊혀져 가는데, 갑자기 관심이 용틀임 합니다.
제 부모님께서 사는 곳이 전북 무주이니, 백제 문화권이라고 봐야 겠지요.
한번 백제꿈을 꾸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