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오월입니다
낮은 따스하고 좋은데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새벽에는 춥기도 합니다.
여기는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고 합니다.
산이나 숲이 없어 겨울에는 바람 때문에 춥고 땅이 사막화가 되어가고 있어
여름에는 덥다고 합니다. 비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난 4월 무척 바쁘게 살았습니다.
수업이 6교시가 더 생겼습니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6시간 수업을 합니다.
사실 바쁜 것이 힘이 들긴 하지만 잡생각이 나지 않아 좋은 점도 많습니다. 십여 년 전
처음 왔을 때 별로 할 것도 없고 적응도 어려워 긴장한 탓에 극도로 피곤해 낮에 낮잠을
자주 자곤 했습니다. 자고 나면 긴장과 피곤이 풀리긴 했지만 그리움들이 밀려오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피곤해도 낮잠 잘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새로운 반은 비전공수업입니다 그러니까 교양수업으로 개설했습니다.
19명이 수강신청을 해서 6교시 배정을 받았는데 1교시수업이 1시간20분 수업이라
시간은 8시간이 더 늘어났습니다. 당연히 급여수당도 더 받습니다.
대부분 1학년 학생들과 외국어 2전공이 한국어 인 학생들인데 졸업생도 3명이 있었습니다.
그중 내무부공무원 여자 분이 수강신청을 해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여기도 소수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간간히 연락하는 분이 아닌 어떤 고려인이
저를 초대해 집에 간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 딸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자와 결혼해서 한국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한국물건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사람은 군인인데 고위간부라 했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못 찍는다고 했습니다. 사진이
유포되면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이때가 한국 사람이 간첩으로 구속된 시기라 더욱더 민감했습니다. 이 사람이 구속된 이유가 정보 전달이라 사실 지금도 사람만나는 것도 그렇고 어떤 특정 정보를 말하는 것도 전달하는 것도 쓰는 것들을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과거 정보국에 가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어 조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위군인고려인이나 내무부공무원등을 전직여당국회의원을 인맥으로 두면 신용이
보증이 되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직국회의원은 저를 대학교에 소개한 선생님 동생분이 지금의 여당인 2선 국회의원출신
입니다. 지금은 건강이 안 좋아 쉬고 있다고 합니다.
전번에 이야기했던 오윤 이라는 티베트학생이 삼월에는 바빠서 간간히 연락(공적인)을 하거나 학교에서 봤는데 최근에 한국어를 배운다고 해서 다시 연락도 자주하고 만나기도 합니다.
저는 혼자살기에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여기에서도 매우 조심해합니다. 특히나 여학생들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적으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연락을 먼저 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한국어는 매우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이 학생도 한국어를 공부하는데 질문할게 있다고 연락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 등을 한국어로 핑계 삼아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4월 말에 한국 1층 강당에서 일주일간 불교행사가 열렸습니다. 여기를 신정국가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다른 종교는 국립학교에서 행사 하면 안 되는데 불교는 가능합니다.
승려가 와서 불경을 설파 후 질의문답의 시간을 갖는 듯 했습니다. 이곳은 달라이라마를
따르는 종파입니다. 달라이라마가 다녀왔다 갔다고 해서 기념 수도사원도 있습니다.
제 수업 3개가 오후 4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있어서 세 번 지켜봤습니다.
저녁이 되니 사람들이 건물입구부터 줄서서 승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여러 명의
승려들이 오면 인사를 하고 그 뒤를 따라 강당으로 들어가 승려들이 앉으면 따라 앉아
강의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수업 후 집에 가려는데 여전히 집회를 하고 있어 가 봤더니
질의문답을 하고 있었습니다.
4월 초에는 몽골 올란바트라대학교와 울란우데 부리야트 학자들이 학교를 방문해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분들이 입고 온 전통 옷들이 영화에서 자주 봤던 청나라 옷과 원나라 옷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중국 전통 옷들이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학자들이 지금의 몽골어가 아닌 예전 (금나라)위구르 글자를 강의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 사람들은 세 개의 언어를 배우고 사용합니다. 러시아 몽골 위구르입니다 자신의 전통이나 역사를 지키고 따르려는 이곳 사람들이 참 대단하기도 합니다.
또 얼마 전에는 외국예비유학생들에게 대학교내 전공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예비학생들을 과에 유치하기 위해서 그런 행사를 자주 합니다.
이번에는 아프리카학생들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과는 한국어와 중국어 몽골어를 소개했습니다. 저는 한국어 대표로 가서
바둑을 소개했습니다.
학교에서 행사를 하면 우리 과는 저를 자주 대표로 보내곤 합니다. 이것도 케이열풍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이렇게 4월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바쁘기는 했지만
나름 재미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사람만나는 일이고
그 사람들에게 우리의 복된 소리와 그것을 문화로 담는 것을 전하는 일이기에 그렇습니다.
이번 5월도 많은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