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에 대해 간단하게 점검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기아차는 IMF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경영환경이 나빠지면서 부도 처리되었던 종목입니다.
당시 기아차 매각대금은 70억 달러로 연간 150억 달러의 이익을 내던 포드가 그 대상이었습니다. 지금 기아차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현대차의 지분가치가 90억 달러 정도이니, 당시 파산전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 망해서 쓰러진, 자동차 시장이 협소하고 기술 수준이 낙후된 업체 인수에 70억 달러를 투입한 것은 당시까지만 해도 자동차 산업의 경쟁구도가 치열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데, 당시 세계 2위였던 포드의 이익규모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등 지금 자동차 업체들과 비교해 차원이 다른 수준입니다. 특히 통화가치를 감안할 때 현재 기준으로 50조원 가량의 순이익 규모이니, 세계 수위급 이익을 창출하는 현대차의 6조원과 비교하면 좋은 시절은 다 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감자 전 환산주가로 보면 기아차의 89년 가격은 주당 473000원입니다. 일단 현대기아차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과거에 비해 자동차 산업 자체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그래서 한계가 분명한 업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동차 산업이 녹슬어가는 산업 취급을 받게 된 것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성장 때문입니다. 일본 업체들은 대대적인 투자확대와 공격적인 판매, 그리고 잔고장이 없는 모델을 출시하면서 자동차 수명을 늘렸고, 그 결과 시장 자체가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지비 증가도 큰 몫을 하였고, 한국자동차 업체들의 약진과 중국, 인도에서 신생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진 부분도 한몫합니다.
일단 업황보다는 현대기아차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한데, 장점은 충분히 알고 계시리라 보고 단점 위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현대기아차에게 가장 큰 약점은 노조 문제입니다. 언론에서 현대차 노조가 상식을 벗어난 집단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렇게 된 원인은 노조가 지나친 요구를 한 것 외에도 현대차 쪽에서 과장된 정보를 흘려 조장한 측면도 있습니다.
원칙을 가지고 상생의 차원에서 협상을 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매도하고 뒤통수를 때린 격이니 노조가 현대차 경영진을 불신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매번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원칙대로 처리하는 것보다 노조의 요구를 못이긴 척 들어주고, 이를 차량가격 인상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노조관계 개선 의지도 부족해 보입니다.
물론 최근 전임자 임금지급 중단 등 원칙대로 압박하고 있지만 문제가 곪을 대로 곪아 현대차, 기아차 입장에서는 이들이 퇴직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개선 방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특히 생산성이 해외 업체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이 국내시장 독점에 따른 고마진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FTA 체결로 자동차 시장이 개방될 경우 큰 타격이 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이익이 국내시장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볼 때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도요타에서 현대기아차를 잡기 위해 한국자동차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고가 차량을 위주로 시장잠식을 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타격을 입힐만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언론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휴 공장에서 다른 공장 발령을 거부하고 계속 회사를 다니면서 9명의 근로자를 위해 청소, 급식, 경비 등에 필요한 인원유지를 하면서 연간 10억원 이상의 비용소모를 하고 있고,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공장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못해 입는 기회비용 상실까지 감안하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서 기아차가 노조측에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버티면 된다, 투쟁하면 된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노조문제 외에도 현대기아차가 판매증가를 가져온 배경을 보면 낙관할 수만은 없는데,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내놓은 판매조건은 무상보증 5년 10만킬로미터입니다. 물론 수출용 차량의 품질이 국내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고 하니 해당 조건이 확실하게 부담이 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해당 조건을 제시했을 때 현지 언론이 미친 짓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상식밖에 보장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이 정도 보장을 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권리 의식이 부족하고, 바쁜 사람들이 많아서 대충 넘어가고 말겠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깐깐함을 감안하면 나중에 문제가 확산될 여지는 충분합니다.
도요타 자동차가 대량 리콜을 당한 이유를 살펴보면 기아차도 무사하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도요타 자동차가 급격히 성장할 당시 도요타의 자동차 부품업체 관리는 동반성장이었습니다. 도요타 자동차의 납품 조건은 매우 합리적이었고,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 개선과 원가 절감에 동참하였고, 도요타 자동차는 부품업체의 실적이 늘어나더라도 해당업체의 원가절감에 의한 것이면 구매협상에서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부품업체 육성을 도왔습니다. 그 결과 일본 자동차의 품질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고, 대량 리콜 사태가 터진 부분도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이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이었으며, 그 리콜대상 부품도 미국 업체가 만든 것이었습니다.
즉 생산 규모가 커지고 해외생산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품질관리에 헛점이 드러났는데, 현대기아차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국내 업체들 중 계열 부품회사를 제외하고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품질개선과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경우에도 단가 협상에 반영해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기술개발 의지를 꺾고, 언론에 크게 보도되지 않았을 뿐 결함으로 인한 리콜도 여러번 나오면서 파열음이 새어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는 것은 오너 위주의 경영에서 찾을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오너가 까라면 까야 하는 조직구조입니다. 이런 조직 구조는 오너가 리더쉽을 발휘할 때 단단함을 유지하는데, 지금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품질에 몹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겨우 겨우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억눌려 있던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해외 거래선을 확대하면서 현대차, 기아차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 과연 이런 부당한 관계와 오너의 호통으로 유지되는 현재 역학 구도가 계속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기아차가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어가고 주도업종으로 남기 위해서는 위 문제에 대한 우려감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구도로는 폭탄 돌리기식의 버티기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차가 보여줘야 할 3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부품업체들 관리에 있어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과 단가협상부터 물류, 생산계획까지 부품업체와 공유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은 시장개방이 되고 부품업체들이 현대차, 기아차 비중을 낮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두번째는 노사문제를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아야 하는데, 최근 보여준 원칙준수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거기다 생산직 평균 연령대가 50대에 접어들고 있어 10년만 잘 버티면 이들이 정년퇴직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전에 무리를 해서 바로잡으려 하거나 계속 퍼주면서 사태를 악화시키지만 않으면 주가에 타격을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번째는 해외판매 과정에서 제시한 무리한 보장조건과 관련된 것인데, 2005년 이후 생산된 기아차의 품질과 내구성이 뛰어나 큰 비용소모로 연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운전자의 습관, 도로사정, 운행빈도 등 예측할 수 없는 복합적 요인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기 전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보장프로그램이 문제가 된다거나 서비스 비용이 늘어 실적에 타격을 줄 정도가 되는 경우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할 부분입니다.
종합하자면 기아차는 다 좋은데, 노조 문제와 판매 보장과 관련된 문제, 판매는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수익구조는 국내시장에 치우쳐 있다는 것, 자동차 부품회사와의 상생이 부족하다는 점과 자동차 시장이 과거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유관점에서 대응을 하면서 해당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첫댓글 오늘은 카리스마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의 1위 종목 기아차에 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주로 단점 위주의 내용이었는데 이를 타개해결해야 그야말로 글로벌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환영받을 듯하네요~~ 싸부님 수고 많으셨구요~~ 울님들도 화이링^^*
하나만 있어도 될거 같아서 삭제 했슴돠... ^^ 수고 하셨습니다 ...
걍 카리스마님께 맡기셔도 될것 같아요 ^^* 오~~제발님두 수고하셨어용!!
에궁~~ 수고하셨는데 죄송하네요^^;;
쿨하게~~~ ㅋㅋ 상관없어요.... 저도 공부하면서 정리 한거라서 ....
오늘도군요..감사합니다. 카리스마님 ^^*
ㅎㅎㅎ 티오피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기아차였군여~~ㅎㅎㅎ 정리 감사합니다. 카리스마님 즐건 주말 보내세요~~^^*
녜^^* 지가 좋아라 하는 기아차였답니당~~ ㅋ 페이님 즐/행 주말이요~~ ㅋ
기아차에 관련해서 분석글을 쓰면서 미쳐 알지 못한 것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해서 한눈에 볼수 있게 해주신 카리스마님 감사합니다..^^
아흑~ 진짜 쿨한 님~~ 감사합니다^^*
깔끔한 정리 고맙습니다~~~~~
청포도님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리스마님 감사합니다~~
개망초꽃님 감사합니다^^*
카리스마님 기아차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월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읽으니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낼 또 복습할께요 ㅎㅎ
ㅎㅎㅎ 눈에 쏙쏙 들어오신다니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칼님!
모라도님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