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2024년 6월 11-12일(화-수)
여행지: 경남 고령군 가야고분과 합천 해인사
참가자(8명): 운암 김종철, 초포 소종섭, 석계 송명수, 청안 양완식, 송원 장용관, 양우 정상범, 백사 조운제, 후묵 채희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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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이라는 곳을 1박2일로 다녀왔다.
고령이라면 대부분 뭘하러 거기까지 가서 1박을 하느냐고 반문할거다. 필자도 그런 생각으로 갔다. 보송회 8명 모두 처음 가 본 곳.
고령은 고령토가 나는곳인가, 경상남도가 아닌가 할 정도로 보송회 회원들에게는 생소한 지명이었다. 인구 3만.
조선초기 영남 사림의 태두로 무오사화시(1498) 부관참시를 당한 김종직 (金宗直,1431~92) 선생의 후손 집성촌인 쌍림면 개실마을 한옥에서 하루밤을 보냈다.
종손의 얘기를 들으며 타임머신을 타고 점필재(佔畢齋) 시절을 더듬어보고 지금의 정치와 비교해보는 시간이 되기도했다.
고령은 고대국가 연맹체 가야의 최대 맹주 대가야(42~562)의 고분발굴로 유명해진 곳임을 알게되었다.
고교시절 여섯 가야중 가장 큰 부족으로만 알았던 곳에 고분 2기를 발굴해 순장한 모습을 재현해 당시 왕 또는 고위신분의 봉분안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철기문화가 발달된 가야국의 왕들과 귀족에게 한 발 다가가는 기회.
보송회원은 갑작스런 한여름 34도 불볕에도 야산 능선에 산재해 있는 700여기의 무덤군을 둘러보기까지하는 무모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곳 출신 거문고의 대가 우륵 선생도 잠시 만날 수 있었고 가야금뜯는 체험까지 했다.
551년 신라에 투항하여, 진흥왕 (534~576)의 사랑을 받으며 더욱 가야금을 발전시킨 분이었다고 한다.
소쩍새가 소쩍소쩍 우는 소리에 고교3학년 시절 전주 다가산이 소환되었으며, 개구리가 방금 모를 이앙해놓은 논에서 빈소년합창단보다 더 멋지게 노래하는 농촌 밤 정취를 맛보기도 했다.
엿만들기 체험도 이색적이었고, 대가야수목원에서 코를 벌렁이며 자스민, 라벤다등 각종 아로마도 맡아보았다.
귀경 길목에서는 합천 가야산 (1,432m) 남쪽 명당 자락에 크게 둥지를 튼 천년고찰 해인사에 들렀다.
울창한 나무 그늘을 걷다보니 잠시 마음은 서방정토의 보살이 된듯했다.
해인사는 아무래도 고려 8만대장경이 하이라이트.
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각 쌍둥이 한옥이 주법당인 대적광전 뒤 사찰 최상단에 자리잡고 있었다. 법당 앞마당에는 연등이 걸려 있어 삼층석탑이 상단을 가까스로 밀어올려 숨을 쉬고 있는듯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장경각앞에 서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대부분 한번쯤 가봐 알겠지만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장경이 곰팡이로 부식되는게 방지되어왔다고 전
한다.
선조들의 구국정신 외에도 그 오랜 세월 썩지않고 보관될 수 있게 한 지혜가 더욱 가슴에 다가왔다. 종묘의 정전에 버금가는 길이의 한옥 건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36명의 <여행자클럽> 관광버스 일행중 10명이 남성인데 그중 8명이 보송회원. 여성들은 상당수가 50대 전후. 꽃밭속에서 1박 2일 기분좋았겠다고 부러워할수도 있겠지만 말을 섞기가 쉽지않았다.
저녁 개실 마을 기와집 평상에 앉아 개구리 합창 향연속에서 소주잔을 기울여봤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던 이유였나싶다(?)
첫댓글 후묵, 고령 1박2일 후기 작성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꿈같은 1박2일 다시 가보고 싶은 가성비 돟은 여행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몰랐던 가락국, 가야왕국을 공부 많이했습니다 동행한 보송회원 모두 고맙고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