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담합' 굴레 벗어야 산다>-안종주 | |
작성자 : 김수복 | 2012-05-01 05:52:06 조회: 16 |
<민주당, ‘담합’ 굴레 벗어야 산다>-안종주 http://www.pressbyp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24 |
2012-05-01 05:52:06 116.120.33.123 |
<가톨릭뉴스지금여기>
박지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이해찬 상임고문이 서로 힘을 보태 원내대표와 당대표에 각각 출마키로 한 합의를 두고 담합이냐, 단합이냐는 말씨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사실 박 최고위원과 이 고문의 2인3각 합의는 그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까지 언론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 낌새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짧은 기간에 갑작스레 이루어진 탓도 있지만 그동안 언론 등은 이 두 사람을 물과 기름처럼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견원지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합의를 두고 대다수 언론들은 결단을 내린 주체들의 주장보다는 이들과 원내대표 또는 당대표를 두고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쪽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담합 쪽에 무게를 두고 강도 높은 비판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과 이 고문의 이런 합의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 그는 언론과 민주당 내부 다른 경쟁자들의 통찰력 부족 탓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통찰력 부족 탓은 하지 않고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에 언론인, 경쟁자들 또는 그들과 가까운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담합이라는 부적절한 용어까지 구사하며 이-박 연대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해찬(세종시 당선자,오른쪽) 상임고문과 박지원(전남 목포 당선자)최고위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12.4.19/뉴스1
연합, 합종연횡은 정치에서 흔한 일
우리 정치사에서 원내대표나 당대표, 그리고 대선후보를 둘러싸고 많은 합종연횡 또는 단일화 등이 있어 왔다. 심지어는 이념이나 지향이 전혀 다른 여당과 야당이 하나가 되는 3당 합당(야합)사건까지 1990년에 있지 않았던가. 김대중(디제이)-김종필(제이피) 연합으로 거의 40년 만인 1998년에 민주세력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고 2003년에는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로 민주정부 2기가 출범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 정치나 정당에서 지도부 선출이나 대선후보 선출을 놓고 합종연횡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이-박 연합은 이런 우리 정당과 정치 역사로 볼 때 새로운 일이라기보다는 여러 사건 가운데 하나이며 앞서 예로 들었던 것에 견주면 그리 놀랄 사건이거나 그리 큰 사건이랄 수도 없다.
물론 민주당에서 나름 원내대표를 노리거나 당대표를 노렸던 사람으로서는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합의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쏟아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을 넘어 비난을 하거나 막말을 해대는 것은 자신은 물론 민주당에 칼을 꽂는 행위이다. 다시 말해 자해를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사실 원내대표나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면 19대 국회에서 야당으로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내고 사실상 과반의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에 맞서 어떤 전략으로 주도권을 쥘지, 그리고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18대 대선에서 어떻게 승리를 쟁취할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심판받는 것이 순리요 정석이다. 만약 누가 누군가와 힘을 합쳐 의원(당선자)이나 당원의 표를 많이 얻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워 나온다면 이쪽에서는 이에 맞서 이를 깨트리고 승리할 수 있는 전략과 단일화 등으로 맞서면 될 터이다.
한데 이-박 합의가 발표된 이후 요 며칠을 살펴보면 이런 논의는 거의 실종됐고 언론에는 오로지 담함, 단합 논쟁으로 도배가 되고 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논쟁은 과연 이-박이 연합해 제시한 지도부 구성이 최상의 조합인지, 아니면 이를 능가하는 조합이나 지도부 구성이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 분담은 담합이라며 원내대표 선출을 완주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의원은 "이해찬-박지원의 담합은 민주적이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으며, 이런 담합은 국민이 민주당에게 기대하고 지향해야 할 정치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2012.4.26/뉴스1
지금 민주당 원내대표 출마자 4명 가운데 박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이낙연, 전병헌, 유인태 후보들은 이-박의 합의를 담합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는 이-박 합의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싶은 언론사의 보도와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총리를 지내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지도급 인사들이 원내대표와 당대표 자리에 눈이 멀어 밀실에서 담합이나 하는, 형편없는 정당이 곧 민주당이란 인식을 국민들이 하도록 만들고 있다.
나흘밖에 남지 않아…형편없는 정당으로 옥죌 것인가
실제로 이들의 합의가 담합이라면 어떻게 될까. 원래 담합은 법률적인 용어로 국어사전을 보면 경쟁 입찰에서, 몇몇의 입찰 참가자들이 서로 짜고 입찰 가격이나 낙찰 대상자등을 정하여 실질적인 경쟁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또 남들이 모르게 자기들끼리 미리 짜고 약속하는 것도 담합이라고 한다. 순우리말로는 짬짜미라고도 한다. 담합은 일종의 범죄로 국가가 엄격하게 규제하며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 또는 행정적 제제를 받게 된다.
담합의 이런 사전적 정의만 놓고 보면 이 고문과 박 최고위원의 이번 합의는 담합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남들 모르게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지도부 출마를 제한한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담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물증이나 논리를 갖다 붙여야 한다.
하지만 담합이 지닌 부정적 성격 때문에 두 사람의 합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쪽에서는 담합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어 한다. 일부 최고위원과 이-박 합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쪽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이런 담합이란 용어를 그대로 쓰기가 멋쩍었는지 ‘일종의 담합’이나 ‘정치적 담합’이란 표현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 어떤 표현을 하든 담합이란 용어가 들어가는 것은 매한가지다.
이-박 연대에 맞서 다른 세 후보도 단일화를 모색한다는 말이 들린다. 이 단일화는 무엇인가. 담합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박 연대에 맞선 단합인가. 자신들의 단일화는 단합이고 다른 세력의 단합은 담합인가. 그리되면 국민들에게는 ‘남이 하면 불륜이요 내가 하면 로맨스’로 비칠 뿐이다.
만약 자신들이 내뱉은 말대로 이-박 합의가 담합이라면 이들은 이 고문이나 박 최고위원과 결코 한 배를 타고 있을 수 없다. 제수 성추행이나 논문표절과 같은 범죄행위를 한 사람과 같은 정당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역시 범죄나 다를 바 없는 담합을 한 사람들과 어떻게 서로 악수를 하고 덕담을 나눌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혹 박 최고위원이나 이 고문이 원내대표나 당대표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담합으로 된 사람들을 인정할 것인가. 인정한다면 지금까지 줄곧 이야기해왔던 담합이라는 주장은 거짓이 되는 게 아닌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지는 정치인이라면 당을 떠나는 것이 맞다. 만약 이들이 선거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담합이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내쫒아야 되지 않겠는가.
지금 민주당은 담합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를 옥죄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와 당대표 선거를 축제로 치러야 할 마당에 이전투구의 프레임으로 가고 있다. 국민들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는 프레임이 아니라 분열과 갈등만 보여주는 프레임으로 가고 있다. 이제 원내대표 선거는 사나흘 밖에 남지 않았다. 이 기간만이라도 담합이라는 용어를 버리고 단일화든, 19대 국회와 대선에서의 정치적 비전이나 전략이든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가는 말짓과 몸짓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 이것이 민주당이 사는 길이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 예방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이희호 여사는 민주당 문 권한대행 및 당선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 남편은 정치인들에게 늘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또한 국민보다 반발 앞서 국민의 손을 잡고 그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연말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하나가 되는 정치인으로 거듭나셔야 할 거다"라고 말했다.안종주기자 2012.4.19/뉴스1
<인터넷 플러스바이플에서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