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하루 못 들어왔는데 엄청 오랜만인 기분이에요
일단 가계부 투척!
주말과 월요일 내내 너무 바빴어요
수업을 줄였는데도 왜이리 정신이 없던지...
그리고 많은 일이 있었던지라
글 쓸 여유도, 글을 읽을 시간도
댓글을 달 짬도 없었습니다
그치만 하나하나 소중하게 댓글 다 꼼꼼히 읽었답니다
정말 감사해요 십만방님들~
일단 남편이 사 온 아이폰11은 저의 것이 되었는데요
제가 핸드폰을 하도 많이 떨어뜨려서
액정이 아작났을 때마다 남편이 고쳐주었고
지난 번 5번째 고쳐주던 때에 했던 말이 있었어요
- 한 번만 더 떨어뜨리면 이 폰이랑은 빠이빠이다
그 이후, 폰을 한 번 더 떨어뜨리진 않았지만
통화할 때 제 목소리가 안 들린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한 번씩 화면이 꺼지는 현상들이 생기면서
결국 남편은 참지 못하고 제 폰을 산 거였죠;;
저를 위해 구입해 준 것은 감사하지만,
아직 더 쓸 수 있는 폰인데 쓰지 말라고 하니 못내 아쉽고
괜히 정 들었던 이와 헤어지는 기분이어서
새 폰을 받는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답니다 ㅠ.ㅠ
게다가 연락처고 앱이고 간에
그동안 썼던 것들이 백업이 안 돼서리
일일이 연락처를 죄다 손수 입력하고
앱도 다 다시 다운받아서 비밀번호 입력하고
기억 안 나는 거 재설정하고 그래야 했어요;;
아놔,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식으로 살아야 하다니
그런데 좋은 거 하나는 있더라고요!
연락처를 적고 있으려니
모르는, 기억 안 나는 번호도 많고
쓸데없이 저장되어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연락 안 하는, 앞으로도 안 할 건 과감히 정리하고
지금 연락하고 있는,
혹은 꾸준히 연락하고 있는 분들만 입력했어요
이렇게 연락처를 정리하고 나니 왠지
일상이 미니멀해지는 느낌이랄까? ㅎㅎ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만큼이나 얽혀 있던 관계들이
깔끔하고 깨끗하게 정리된 기분이더라고요 ^^
한 번씩 이런 정리, 필요하다고 봅니다! 핫하
그리고 어제 지인쌤의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오늘 오전 장례식장에 다녀왔는데요
화환이 없이 허전하다고 해서 커다란 화환도 보냈어요
태어나서 이런 거 처음 해 봐요~
제가 누군가에게 준 것들 중 가장 큰 듯요 ^^;;
아직 학원도 안 차렸는데 그래도 이름은 있어야겠어서
얼렁뚱땅 지어서 보냈는데,
하핫, 지금 보니 민망하네요 ㅋㅋ
이 지인은 언제나 주변 챙기기 좋아하면서도
막상 뭘 받는 것엔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
제가 생각해서 할 수 있는 건 도와주고 싶었어요
동갑이지만 언니 같고,
옆에 있으면서 많이 배우게 되는 그런 사람입니다
나이 들면서 그런 인연을 하나씩 만나는 게
정말 참 감사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그런데 오늘 가장 가깝다면 가까운 남편이란 작자가
제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있는 죄책감을 자극했습니다
오늘 몇 시쯤 들어오냐는 말에
9시 30분쯤 온다고 답했더니만
- 넌 남의 자식 가르치느라 니 자식은 팽개치는구나
이렇게 말하고 나가 버리는 거예요...
아놔... 아니, 내가 뭘 팽개친다는 거야
자긴 아침에 일어나 자기 몸만 씻고
자기만 홀랑 나가버리면 그만이지만
나는 아침에 일어나 애 씻기고 간식 먹이고
애 등원 시키고 나서 출근하는데!
또 퇴근하면 내가 노나?
엄마가 아이 밥 챙겨주시고 가시면
난 목욕물 받아 아이 씻기고 같이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고 재우기까지 하는데 내가 뭘 내팽개쳐
그러는 동안 남편은 뭐 하는 줄 아세요?
소파에 드러누워서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있어요
아C...
오늘도 저보다 20분 일찍 퇴근한 남편은
곧바로 소파에서 잠들어 버렸고요
전 그동안 빨래 돌리고 애 씻기고 책 읽히고 재웠어요
하... 진짜 애가 저를 찾는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저에게 전가한 기분이 들어서 정말 힘듭니다
결혼 전에, 아니 아이를 본격적으로 둘이 맡기 전엔
제 일에 대해 언제나 응원을 하던 남편이었는데
이젠 자기가 맡는 일이 많아지면서 버거워진 건지
전 제가 좋아서, 가정을 팽개치고 일을 하는
그런 이기적인 여자가 되어 있더라고요
- 너 니가 좋아서 하는 거잖아, 그 일
진짜 이 말 할 때마다 입을 찢어버리고 싶어요
일단 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하니까 제 일도 반 이상 줄였고
집에 와서는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남편은 자기 회사 일이 힘들 때 저도 늦게 끝나면
자기는 결국 집에서 아무 것도 안 하면서
자기 힘든데 제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불평을 합니다
역시 한남들은 다 똑같은 건가...;;;
흠 제 넋두리가 길었네요
지금도 그냥 드러누워 자는 꼬락서니가 얄미워서
좋은 말이 나오질 않아요 흥!
내일 눈을 뜨면 맨정신으로 다시 이야기해 봐야겠어요
자...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오늘은 이런저런 일로 돈을 많이 썼으니
내일은 좀 아껴보려 합니다
시험 직보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밥값만 나갈 듯 하나
또 밥값이 만만치 않으니까요~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 볼게요!
그럼 오늘도 즐짠!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2.14 16:59